나는 왜 참으려고만 할까? -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감정 조절 심리학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이정민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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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많이 찔렸습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부정적인 사람이 저와 너무 닮았기 때문입니다. 감정, 분노, ‘부글부글’, 비교, 공격적인, 허세 등등의 단어들은 바로 저를 말해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저자가 궁금해져 찾아보니 상담학회 회원이자 건강한 삶을 조언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특별히 ‘관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쩐지 했더니 역시나 싶네요. 일본에서 누적 판매 부수가 150만 부가 넘어가는 엄청난 작가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어보니 어렵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내용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짚어 줍니다. 책 제목은 <나는 왜 참으려고만 할까?> 이지만 내용과는 약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부제를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감정 조절 심리학’이라고 표현했는데, 책의 내용과 딱 어울립니다. 저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서두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무조건 덮어 놓고 싫어하거나, 또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휘둘려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느라 몹시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오랜 시간 부정적인 감정에 노출되어 이미 감정에 둔감해졌거나 참는 데 익숙해져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어떻게든 억누르고 견디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5)


전반부에서는 분노에 대해서 다룹니다. 저는 이 부분을 유심히 읽어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부분이라 조금 소개하겠습니다. 분노 또는 화는 왜 분출하는 걸까요? 어쩔 수 없이? 네 맞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당사자의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는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분노의 또 다른 이름을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말합니다.(15) 분노는 갑자기 폭발하는 것 같지만 이매 오래전부터 쌓아온 결과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사소해 보이는 아이의 잘못에 엄마는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를까요? 지금까지 아이가 보여준 잘못된 태도 때문에 그렇습니다. 즉 축적된 실망감이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 분노가 표출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자신에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습관을 기르게 되는 것’(18)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습관’이란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분노는 습관이 맞습니다.


분노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두 자지로 정리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이 고백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분노를 표출합니다.

“외톨이가 되면 무서우니까 버리지 마!”

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않고 사람들은 분노합니다. 분노는 이런 말입니다.

“나를 외톨이로 만들면 가만 안 둬!!”


저자는 이것을 ‘승인 욕구’(23)라고 말합니다. 승인 욕구는 ‘타자승인 욕구’와 ‘자기승인 욕구’로 나뉩니다. 타자승인 욕구는 타인의 시간으로 나를 보는 것이고, 자기승인 욕구는 자신이 스스로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 분노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키고, 문제를 ‘회피’(27)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분노를 무조건 참으면 될까요? 즉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분노는 타인을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분노는 ‘타자중시의’의 사람들에게 전매특허와 같은 것입니다.(35)


분노의 시작은 ‘비교’에서 옵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함으로 일어나는 열등감이 분노로 돌변하는 것이죠. 허세 또한 잘못된 것이데, 허세를 통해 타인보다 우위에 올라서려 합니다. 분노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허세인 것이죠. 허세를 부리는 이유는 결국 타인의 시각을 의식하기 때문이고,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 때문입니다.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할까요? 저자는 이러한 허세로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라고 조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힘없이는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해 타자승인에 매달리고 만다. 그런 부정적인 방향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고립시키고 사람과의 연결을 방해하는 것이다. 사회가 그럴수록 우리는 더더욱 나 자신으로 되돌아가 ‘내 감정’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128)


부정적 감정을 창의적으로 바꾸기


책을 읽으면서 코로나 블루가 지배하는 시대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분노와 마주하기


타자중심에 빠지면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휘둘립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부분만을 신경쓰고 상처 받게 됩니다. 이때 자신도 모르게 분노하거나 무조건 분노를 꺽으려고 합니다. 부정적 감정이든 자기중심적 감정이든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을 사랑하는 메시지입니다.(46) 가장 먼저 할 일은 분노의 실체 또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노와 마주하기 또는 분노와 직면하기입니다.


허세에서 자기 신뢰로


허세는 타자중심의 감정입니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죠. 자신을 타인의 평가에 맡기는 것이죠. 허세를 뛰어넘으려면 자기 신뢰를 가져야 합니다. 자기 신뢰를 가지려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선택’(132)해야 합니다. 내 마음의 깊은 곳에서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죠. 타인이 시선이 아니라.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때는 내 감정부터 인지한다.

*내 기분과 감정에 따른 선택과 행동을 하며, 가급적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행동하기’로 결심한다.(133)


불안에서 구체적인 장면으로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막연한 불안을 벗어나 ‘구체적인 장면’(155)을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는 것은 ‘미래’의 불안을 ‘현재’의 구체적 장면으로 맞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저자는 여기서 방향치인 한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그녀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답사’를 진행합니다. 우리는 ‘굳이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인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저도 어떤 곳을 여행할 갈 때 치밀하게 준비하고 스케줄을 만들어 가는 편이라 차 시간, 도로 상황 등을 최대한 많이 알보고 갑니다. 요즘은 예전과 달라 로드뷰가 있어서 편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 감정으로 바꾸는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부분을 책을 통해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불안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살이 고 피가 되는 살이 되는 책입니다. 두고두고 또 읽고 싶은 책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취업을 못하고 방황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고 합니다. 앞으로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픈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 어떻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을지에만 신경쓰기 때문이다. - P25

이처럼 분노라는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부정하는 동시에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려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시하고 회피하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마주하는 것이다. 분노는 결코 어느 날 갑자기 솟구치는 감정이 아니다. 내가 왜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그 원인을 깨달아야만 한다. - P28

부정적인 의식은 부정적인 감정을 끝없이 생성해내고 그 감정을 타인에게 터뜨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증폭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분노‘의 정체다. 다시 말해 분노는 ‘타자 중심‘ 사람들의 이른바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 P35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에는 그것을 억누르거나 무시하지 말고 그때그때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며 그 원인이나 이유를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깨닫는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해소해 나간다면 그 자체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P45

즉 참는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따르지 않은 상태‘이므로, 끊임없이 인내하다 보면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무시하고 배신하며 스스로를 상처입히기 때문에 느닷없이 감정적이 되고 분노하며 냉정함을 잃고 공격적이 되는 것이다. - P69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고 소망하는 것처럼, 문제가 발생하면 그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고민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좀처럼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 주요 원인은 ‘실감‘에 있다. 그러므로 초조함과 불안함을 비롯한 부정적인 실감보다 긍정적인 실감을 더 늘려 나가는 것만으로도 고달픈 상황을 호전시키고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수 있을지 모른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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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말을 건네다
황진숙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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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항상 어렵습니다. 수도 없이 책을 읽고, 독서지도사 2급을 가지고 있지만 거의 장롱면허와 다르지 않습니다. 몇 번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누고 싶었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책을 나누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가 봅니다. 우연은 아닐 겁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가지고 수업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 출간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신청했습니다.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수업하는 선생님은 어떻게 할까? 부풀어 오른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서두에서 ‘주위에 선물처럼 주어진 모든 것들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다고 말하네요. 저 역시 그 눈이 필요합니다. 사소한 것을 주의 깊게 보는 눈 말입니다. 아마도 저자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듯합니다.


책을 모두 4부로 나누어 스무 권의 그림책을 나눕니다. 1부는 ‘마주보다’, 2부는 ‘손잡다’, 3부는 ‘놀다’, 4부는 ‘친구되다’입니다. 그런데 아직 그림책 나눔이 서툴러서 그런지 어떤 기준에서 나누었는지 알 길이 없다. 하여튼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해서 한장 한장 꼼꼼히 읽어 나갔습니다. 다행히 현장에서 진행하는 방식을 그대로 옮겨 놓아 인도법을 배우려는 이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꽃에서 나온 코끼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선생님은 그렇게 물었다. 아이들의 대답은 기발하다. 

“벌이 좋아할 것 같아요.”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날 것 같아요.”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는 나에게 대화들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아이들의 기발함과 순수함은 그대로 전해옵니다. 그림 독서모임을 인도할 때는 인도자가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을 만들고,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 예상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게 사실 너무나 어렵습니다. 노련한 인도자들이야 잘 하겠지만 나와 같은 초보들은 진땀이 흐릅니다. 저자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질문을 예시로 제시합니다.


Q. 꽃에서 나온 코끼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Q. 표지 그림 속 소년의 마음은 어떨 것 같나요?

Q. 무엇인가를 조마조마하게 지켜 본 적이 있나요?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묻고, 그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들으며 수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정말 뜻밖의 질문과 대답을 하거든요.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할 교사들이나 상담사들에게 꽤나 유용한 책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서론이나 1장 정도를 할애하여 이 책의 용도와 수업 진행 방식 등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 있었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자기 고백적 서술보다는 그림책 수업 진행 방식을 배우기 위해 책상에 앉아있는 이들을 위해 강의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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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 이야기가 있는 답사 여행
김학천 지음, 황은관 그림 / 선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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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 이 말이 왜 이렇게 마음에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너무 사실적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재 때문일까? 수년 전 한국 근대사를 공부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가면서 가슴이 아파서 중단해 버리고 말았다. 가슴 아픔에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도 있고, 한국 근대사의 기묘한 운명도 뒤섞여 있다. 물론 과거고 지금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이기에 과거를 단지 몽환적 흐릿한 기억으로 담고 싶은 마음도 적지 않다. 한국의 근대사는 알면 알수록 아프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독립을 위해 자신들의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고 바쳤던 독립운동가들이 후손들에게 잊히고 버림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립운동가를 망각하는 것에 저항하여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다.


저자인 김학천은 우연한 기회에 대구 역사 유적지 탐방을 맡게 되면서 지금까지 역사관련 안내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위로 임관하여 군 복무 기간에도, 한일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도 내려놓지 않았다. 보다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싶은 욕심에 국내 문화유산 해설사 과정까지 밟은 것을 보면 역사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프롤로그를 읽다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실감한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책의 속성이 그렇듯 그동안 찾고 정리한 사료들을 버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지면 안에 담아야 하는 한계로 인해 많은 것을 추려야 했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렇게 16명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추려 담았다.


책은 네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1장에서는 오해와 비난, 체포와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들을 소개한다. 안중근, 여운형, 김구, 김원봉이 그들이다. 2장에서는 세상과 소통하고 후학들을 길러내 정신적 힘을 길렀던 이들을 찾아간다. 손병희, 한용운, 이상룡, 이상재가 그 주인공들이다. 세 번째 주제는 삶으로 독립운동을 실천했던 헐버트, 안창호, 김마리아, 이육사이다. 저자는 외국인이었던 헐버트를 독립운동가로 넣음으로 한국을 한국인보다 더 사랑했던 헐버트의 기억하려 한다. 마지막 4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립의 길을 걸어간 이들로 스코필드, 최준, 유일한, 조아라이다.


독립운동가들은 가까이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일대기와 중요한 사건들을 짚어나가면서 그 시절 사건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백범 김구가 해방 후 경고장에서 저격을 당해 숨을 거둔다. 저격 현장이 지금의 강북삼성병원에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뿐 아니라 호인 백범이 백정(白丁)과 범부(凡夫)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분명 <백범일기>를 읽었는데 왜 이리 낯선 것일까? 역사를 좋아하지만, 한국 근대사에 관한 책을 거의 읽어보지 못한 나에게 저자의 친절한 정보들은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특히 임청각에 대한 이야기는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독립운동가가 많이 나와 눈엣가시 같았던 그 집을 의도적으로 망가뜨리기 위해 마당 한가운데로 철로를 놓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의 무관심이 아직도 복원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아담한 책이다. 조금 빠르게 읽는 독자라면 두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한 명 한 명을 천천히 읽어나가려면 시간이 필요할성싶다. 이미 알고 있고, 미처 알지 못한 내용이 간소하게 정리되어있다. 현장을 직접 찾고 문헌을 뒤져가며 찾아낸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너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체성을 잊지 말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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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06-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인생님 축하드립니다^^

이하라 2021-06-0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 - 소셜 미디어의 새로운 미래를 만나다
김경헌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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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낯설었습니다. 죄송하게도 ‘클럽하우스’라는 단어는 ‘술집’ ‘카바레’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곧 요즘 대세인 클럽하우스라는 새로운 SNS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것인가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렸습니다. 하지만 오래전 페이스북까지 탈퇴한 저에게는 굉장히 낯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클럽하우스에 빠져드는 걸까요? 먼저 클럽하우스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가입을 하게 되면 클럽과 방으로 구분됩니다. 클럽이 나라라면 방은 작은 도시나 마을과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니까 클럽 안에 또 다른 작은 방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방은 무한대가 아닌 최대 8천 명까지 참여가 가능합니다. 방은 오픈 방, 소셜방, 비공개 방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초대 형식을 따르고 있어서 어느 정도 인맥이 되고 친분이 쌓일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네요.




클럽하우스는 보여주는 SNS가 아닙니다. 대화로 소통하는 SNS입니다. 이전에도 적지 않게 보도되고 연구된 SNS의 피폐는 많습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지금까지 인스타나 페이스북은 ‘보여주는 SNS’였습니다. 보여준다는 말은 다양한 의미가 들어가 있습니다. 진실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지만 거짓된 또는 포장된 모습으로 자신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바로 이점에 있어서 많은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거나 경쟁적으로 자신도 ‘쇼’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자신의 차도 아니면서 길가에 세워진 람보르기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자신의 차인 것처럼 꾸며대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의 차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여지는 남겨둡니다. 심각한 우울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타인들에게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SNS가 좋다 나쁘다는 떠나 가식과 거짓의 포장된 ‘나’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고, 또한 실제로 그렇게 해왔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꾸며지지 않은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한 보고 싶어 합니다. 클럽하우스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책의 제목이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들이 자극적인 발언을 하기 때문에 관심을 받는다고 말하겠지만, 내 기준에서 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날것’이다. 정제되지 않았고, 잘못된 부분도 많지만 사람 냄새가 난다. 욕을 먹어도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했고, 이 역설적인 진정성이 가식과 포장으로 뒤덮인 요즘의 소셜 미디어에서 이들을 오히려 돋보이게 했다. 현대사회, 특히 소셜 미디어 영역 내에서 솔직한 사람의 목소리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사람들에게 그 둘이 일종의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것은 아닐까.”(29쪽)



사람들은 이제 진정성을 원하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진정성과 더불어 ‘코로나’입니다. 코로나는 기존의 소통 방식에 제동을 걸었고, 경계심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만나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만날 수 없는데 만나야 하는 운명, 바로 클럽하우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이유입니다. 클럽하우스는 영상이나 사진이 아닌 오직 현재적 음성으로만 소통합니다. 일종의 사이버 회의장, 또는 대화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자는 클럽하우스의 두 가지 키워드를 ‘실존성’과 ‘진정성’이라고 말합니다. 실존성을 실명의 사람이란 뜻이고, 진정성은 음성과 실시간에 기반합니다. 즉 ‘꾸며진’ ‘만들어진’ 모습이 아닌 실제 여기의 내가 말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우연성’입니다. 여기서 클럽하우스의 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① 자기 자신으로 임하세요.

②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세요.

③ 포용적 자세를 보이세요.

④ 공감력과 이해심을 형성하세요.

⑤ 의미 있고 진정성 있는 인연(관계)을 만들어 가세요.

이것이 클럽하우스의 전부입니다.


제가 보기엔 클럽하우스의 최대 강점은 ‘살아 있는 이야기’(75쪽)가 아닌가 싶네요. 책이나 검색으로 알 수 없는 실제 체험 말입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서로의 멘트가 되어 주는 클럽하우스’(94쪽)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성과 현재성을 전제로 한 클럽하우스의 최고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염려도 들었습니다. 현재성이라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거든요. 즉 지금 말하는 것을 듣지 않으면 들을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불필요하게 매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입니다. 혹시나 싶어 클럽하우스를 체험한 분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강하지는 않지만 그런 부분들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러한 염려는 기존의 SNS에 익숙해진 탓이기도 하고 아직 클럽하우스에 적응하지 못한 탓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택배가 발달해도 시장이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기존 형태의 SNS는 어느 정도 유지가 될 겁니다. 또 하나는 클럽하우스 또한 자신의 길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실험 또는 방법들이 모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득 현재 중이나 구글의 미트의 기능이 클럽하우스로 통합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책의 후반부는 SNS의 다양한 부작용 또는 염려들을 소개합니다. 클럽하우스도 완전한 것이 아니죠. 저자는 클럽하우스가 ‘마법의 거울이 아니기를’(147쪽)를 권고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필요하게 맞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한게 아닐까 싶네요. 클럽하우스는 아직 시작입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오늘 클하 말고 뭐했어?

내 기준에서 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날것‘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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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죽음 2천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다른 일을 하거나 잠을 자기 위해 책을 덮어야 한다는 게 화가 날 정도였다."


데이비드 드 실망의 경험담이다. 신약 최고의 교수 중의 한 명의 입에서 흘러나온 믿기지 못할 경험담은 이 책의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가늠하게 한다. 먼저는 소설이라는 것, 그러나 실제를 재구성한 소설이라는 점이다. 단지 흥미가 아니다. 신학자를 매료시킬 정도라면 충분한 고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예루살렘 입성과 십자가의 처형까지의 과정을 소설로 담아낸 책이다. 참 아쉬운 책이다. 한 달 전에만 나왔어요.. 훨씬 많은 관심을 가졌을 책이다. 절기도 무시할 수 없으니.. 하지만 교회 절기를 떠나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환영과 처형 사이에서 갈등한 유대인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굳이 예수가 아니어도 인간은 처음엔 환영하지만, 후엔 그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되기도 한다. 왜? 그 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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