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만들기의 빛과 그림자
현대인은 인맥이 필요하다. 카네기는 그의 인간관계론에서 사람의 성공은 80%가 인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단언한다. 처음에 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또는 이직을 하게 되면서 곧 이 말의 위대함을 깨닫게 되었다. 인맥, 중요하면서도 사람을 피곤하게한다. 인맥도 관리해야하고, 성공을 위한 대가로 지불되어야할 소비재인 셈이다.
근대 미국 정신은 위대하다. 아니 놀랍다. 그동안 신비와 모호함으로만 남겨인 인간 심리를 기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속속 증명해 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속담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고 했다. 이것도 미국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심리학의 창시자라 일컬어지는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야 말로 가장 공부할 만한 것이라고 말하며, 곧 모든 것을 밝혀 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여려 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인간을 '성정욕망'이란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공자는 논어에서 학문을 갈고 닦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사귀라고 충고한다. 즉 인맥을 억지로 만들어서는 안되며, 자연스럽게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몰려 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논리에는 인맥은 수단화 되어서는 안되고, 자석에 철이 끌리듯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야 한다.
인맥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시시때때로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선물도 주어야 한다. 인맥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직업은 서비스업이라고 할 것이다. 자영업자나, 비지니스, 특히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인맥의 중요성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인맥은 곧 생존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인맥은 매우 소모적이고 위로나 격려를 받을 수 없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소외당한다는 느낌을 받고 관계를 끊어 버린다. 받기만 하는 관계이다. 그래서 인맥에 대한 찬반론은 뜨겁니다.
인맥만들기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을 위해 인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아래의 책들은 대체로 인맥 만드는 기술을 말하며, 인맥만들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왜냐하면 인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인맥이란 결국 성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 진정한 존재론적 관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지니스로 인해 인맥이 구축된 관계는 이해관계가 끝나면 인맥도 끝나는 경우다 대부분이다. 피상적인 관계로 인해 오히려 삶의 무게와 짐을 지게하며,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화 시킨다는 점에서 인맥의 불필요성을 역설한다.
허은아는 <인맥을 디자인하라>에서 진정한 인맥은 자신이 먼저 채워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인맥은 수단을 넘어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다. 친구는 그 사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친구를 통해 자신을 보는 것이다. 와타나베 쇼이치는 <지적생활의 발견>에서 지적 생활을 위해 불피요한 인맥을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다.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지적 생활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고독을 즐겨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닌 이상 굳이 애를 써서 인맥을 만들 필요는 없다.
양광모는 <인맥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에서 인맥을 수단이 아닌 사회성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성공은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어쨋든 인맥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아리스토 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사람은 사회적 동물'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누구나 필요한 인맥, 그러나 인맥을 만들고 유지하느라 자신은 잃어 버리지는 않는지, 사람은 수단화시켜 이용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