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밀실이 과다 공급 되고 있다. 나의 광장은 밀실과 그리 멀지 않지만

이런식으론 곤란하다. 싸이에 쓴 글을 여기에 복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점점 애착이 생기는 이 블로그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란 수필을 떠오르게 한다.

뭐 이 블로그는 내가 딱히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일상을 영위할 터이므로

그냥 내버려 두련다. 다만 여기는 나를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 스치듯 방문하는

공간이기에 싸이보다 밀실의 형태에 더욱 근접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나도 졸업을 생각하고 사회에 나갈 것을 대비해야할 시간이다.

나라고 뾰족한 수가 없지만 주윗 사람들은 나만은 특별한 무언가를 찾을 것이란

기대를 한다. 물론 내가 심어둔 환상도 있지만 그들의 약한 내면이 나를 우상화한

경우도 몇몇 찾아 볼 수 있다. 나는 그대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현실적이지 않은

그냥 몽상가에 불과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들의 기대가 가끔은 삶을 앞으로

잡아끄는 인력거와 같기에.. 참 계륵이다. 계륵 계륵.

어제도 일기를 쓰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어젠 참 재수 없게 쓴것 같다.

어느순간 부터 내게 생긴 엘리트 의식이 가끔 불건전한 방향으로 표출될 때가 있는데

에전과는 달리 그런 현상 또한 무던히 받아 넘긴다. 조금은 바보처럼 사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또 해본다. 나의 첫 여자친구 였던 그녀는

내년에 결혼을 한단다. 이상하다. 어색하다. 그냥 좀 기분이 계속 그렇다. 나답지 않다.

여기서 나다운건 뭔데!! 라는 유치한 질문은 던지고 싶지 않다. 그냥 나답지 않다.

어색함.. 딱히 말로 집어 낼 수는 있지만 그 적출과정에서 생길 여러 모세혈관들의

출혈이 예상되는바.. 그냥 포기하련다. 팀전님의 글을 보고 글이 점점 사람 냄새를

풍기는거 같아 좋다. 예전에 내가 쌓아두었던 혼자만의 상아탑에서 조금은

밝은 모습으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된것 같다. 하지만 연수가 결혼한다는건..

왠지 아프다. 항상 시절이 갈라 놓았던 우리 둘 사이에 이젠 인력으로는 건널 수 없는

넓다란 강이 생긴 것 같다. 언제든 느끼고 있었던 그 강이 시각이 아닌 촉각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걸 이제야 느낀다. 감촉은.. 가히 좋지 않지만 떠나는 물결에

좋은 추억도 함께 흘러 보내고 싶다. 잊으라는게 아니라 그렇게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히 자리잡길 원한다는 거다. 행복하라고 빌어 주는건 너무 식상하고..

그냥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예뻣던 미소만은 시간이란 물리적 작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렇게 밝았으면 좋겠다는 바램.. 단촐한가.. 코간 아저씨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클라라 슈만을 사랑했다는 이 고집쟁이 아저씨의 음악에선 일년을 가을에 살 수 있는

풍경이 보인다. 지금 내게 보이는 풍경은 여름이다. 브람스의 계절에도 여름은 있었나 보다.

싱그럽고 따스하다. 코간의 보잉은 강하다. 하이페츠 같은 서늘함은 아니고 강하다.

이 사람은 가을이다. 음악은 여름이고. 그래서 가을과 여름이 공존하는 이런 연주를 들으며

오수를 즐기는 것 또한 하루에 두계절을 느끼는 색다른 맛이 아닐까 한다.

아.. 센티멘탈 하다.. 누가 댓글좀 남겨 줬으면 좋겠다. 내마음 아실이 같은건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냥.. 도와줘.. ㅋㅋ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07-1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밤바 2007-07-1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좀 생각 없이 쓴 글이라서 민망했는데 보시는 분이 있긴 있군요. 하하
좀 더 세월이 지나면 중심이 생기겠지요~ ㅎㅎ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