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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시스템은 익숙지 않다. 나태한 천성이 기존의 나와바리로 회귀하라는 압박을 가한다.

건방진 천성.. ㅎ 키신이 연주했던 라이브 실황 앨범이 왔다. 항상 예전 연주자들의 음악에

익숙해져 왔던 터라 키신의 타건이 산뜻하게 들린다. 그가 연주하는 쇼팽은 참 예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 앨범을 냈을 때의 키신의 나이가 10대 중반 내지는 후반이였을 테니

쇼팽의 초기 작품들을 명쾌히 표현한게 아닐까 한다. 오늘도 드팀전님 서재에서

여러 리뷰를 보고 나를 돌아보고 세상을 한번 돌아봤다. 와정지와라는 말이 언제나

나에게 적합한 말이라 생각했지만 그 추상적 언어를 내 눈앞에 현실화 시킨 것이

그분의 사상과 글이 아닌가 한다. 고등학교때 국어 샌생님이 기호 선생님도 그분과

사상이 많이 비슷하셨더랬다. 조금은 더 냉소적일지도 모를 그분의 삶과 오묘히

오버랩 된다. 여지껏 방랑 하고 있는 나의 젊음은 지나친 노쇠화 현상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몸이든 마음이든 모두가 일반인 보다 빠르게 노쇠화 하는 이런 느낌은

10여년간 앓고 있는 지병의 결과로 치부하는게 적당할 것 같다. 비겁한 책임 회피가 아닌

나름 객관적 이성의 판단이다. 별것도 아닌 것이 손을 대면 될수록 커져 버려 이젠

자각조차도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아프지는 않되 다소 힘든 이 병마와의 싸움을 위하여

나의 잡학에 대한 열정은 시작되었다. 왠지 철학이나 사회학 심리학이나 역사를 꾸준히

연구하면 인간과 사회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어 나의 마음에도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지 않을까 하여 시작했던 공부들.. 항상 지식의 과포화 상태라고 여겼는데

알라딘에서 활동 하시는 분들 보니까 그냥 스스로 안주하고픈 나약함이였던 것 같다.

이 블로그는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자신을 보여주는 훌륭한 PR도구이자 사람을 만나는데

검열(screening)하는 시간을 줄여 타인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홍보의 천재였다던 괴링이 이런 인터넷으로 그의 사상을 홍보했다면 자뭇 어떤 형태가

나타났을지 궁금하다. 히틀러가 괴링을 이용한게 아니고 괴링이 히틀러를 이용했다고

보는 나로서는 둘 다 똑같이 불쌍한 사람들이다. 히틀러가 세계 최고의 악당 두목으로

불리우기엔 그에 필적할 인간들이 여럿 있다고 본다. 다만 틀러는 계몽주의와 합리주의가

대세인 20세기에 그 따위 일을 저질렀기에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는게 아닐까..

마오쩌둥도 나쁜놈인데 이 인간은 사회적으로 규명이 안된 악당이라서 아직 영웅 비스무레한

대우를 받고 있다. 아.. 이제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이 연주되고 있다.

2번은 많이 들어 받고 3번은 루빈스타인이나 아쉬케나지 등으로 몇번 들어봤는데

쇼팽 답게 아름답긴 하다. 근데 이 곡은 왠지 쇼팽의 시정과 퇴폐적 우울증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 것 처럼 들린다. 아.. 3번이 아니였다.. 다음 트랙이 3번이다..

환상곡이 였다. 어쩐지 아름답더라.. 난 3번 들을때 아름답다는 생각은 별로 못했는데..

요즘 음악을 많이 들었더니 여러 음표가 머리에 혼재되어 떠다닌다.

이제 3번 나온다. 항상 장송행진곡 다음으로 들었던 곡이라.. 앞이 허전하다.

피소 2번 4악장이 나오고 들렸던 이 알레그로 부분이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는거 같다.

역시 방학은 좋다.. 과외나 잡일을 안해도 집에서 뭐라 안하니까 내 세상이다..

놀러 가고 싶다. 좀 특별한 사람과 많이 익숙한 곳으로 놀러 가고 싶다.

내게 있어 여행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누군가와 어떻게 보내는지가 더 중요하다.

항상 내 글을 보면 정신 산만한 불안증세 가득한 인간이 글 쓴거 같다.

나는 인상주의적 글쓰기라고 역설하고 싶다. 그때 그때 떠오른 생각들을 모니터에

두드리는 거다. 그런 조각조각이 모여서 하나의 글이 된다는게.. 인상주의적 글쓰기다.

내가 창조한 문파다. 움하하하하! 점점 도라이가 되어 가는거 같다.

여튼 알라딘 블로그는 이래서 좋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막 써도 된다. 다만 공개된

자리에 쓰는 이유는.. 누군가가 볼지도 모른다의 생각하에 쓰는 글이 추후에 읽어 봤을 때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키신의 쇼팽 피소 3번은 예쁘다. 음색도 예쁘고.. 조금있다가

말러 전집오는데.. 말러 싫어라 하는데 방학이라서 할 일 없어서 샀다. 조금 있으면

바빠질테지만 지금은 그냥 이렇게 부유하고 싶다~ 풉풉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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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8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제임의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연상케 하시는 페이퍼군요.
좋아요 :)
의식하지 말고 즐겁게 쓰세요. 거기서 자기만의 인상주의 글쓰기가 나오더군요.

바밤바 2007-07-1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껄껄 근데 의식의 흐름 기법을 떠올릴때마다 오상원의 유예라는 소설이 더 자주 떠올라요. 수능 공부 한다고 많이 봐서 그런가.. ㅎ 근데 아바타 사진 멋지네요~ㅎㅎ
 

밀실이 과다 공급 되고 있다. 나의 광장은 밀실과 그리 멀지 않지만

이런식으론 곤란하다. 싸이에 쓴 글을 여기에 복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점점 애착이 생기는 이 블로그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란 수필을 떠오르게 한다.

뭐 이 블로그는 내가 딱히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일상을 영위할 터이므로

그냥 내버려 두련다. 다만 여기는 나를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 스치듯 방문하는

공간이기에 싸이보다 밀실의 형태에 더욱 근접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나도 졸업을 생각하고 사회에 나갈 것을 대비해야할 시간이다.

나라고 뾰족한 수가 없지만 주윗 사람들은 나만은 특별한 무언가를 찾을 것이란

기대를 한다. 물론 내가 심어둔 환상도 있지만 그들의 약한 내면이 나를 우상화한

경우도 몇몇 찾아 볼 수 있다. 나는 그대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현실적이지 않은

그냥 몽상가에 불과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들의 기대가 가끔은 삶을 앞으로

잡아끄는 인력거와 같기에.. 참 계륵이다. 계륵 계륵.

어제도 일기를 쓰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어젠 참 재수 없게 쓴것 같다.

어느순간 부터 내게 생긴 엘리트 의식이 가끔 불건전한 방향으로 표출될 때가 있는데

에전과는 달리 그런 현상 또한 무던히 받아 넘긴다. 조금은 바보처럼 사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또 해본다. 나의 첫 여자친구 였던 그녀는

내년에 결혼을 한단다. 이상하다. 어색하다. 그냥 좀 기분이 계속 그렇다. 나답지 않다.

여기서 나다운건 뭔데!! 라는 유치한 질문은 던지고 싶지 않다. 그냥 나답지 않다.

어색함.. 딱히 말로 집어 낼 수는 있지만 그 적출과정에서 생길 여러 모세혈관들의

출혈이 예상되는바.. 그냥 포기하련다. 팀전님의 글을 보고 글이 점점 사람 냄새를

풍기는거 같아 좋다. 예전에 내가 쌓아두었던 혼자만의 상아탑에서 조금은

밝은 모습으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된것 같다. 하지만 연수가 결혼한다는건..

왠지 아프다. 항상 시절이 갈라 놓았던 우리 둘 사이에 이젠 인력으로는 건널 수 없는

넓다란 강이 생긴 것 같다. 언제든 느끼고 있었던 그 강이 시각이 아닌 촉각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걸 이제야 느낀다. 감촉은.. 가히 좋지 않지만 떠나는 물결에

좋은 추억도 함께 흘러 보내고 싶다. 잊으라는게 아니라 그렇게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히 자리잡길 원한다는 거다. 행복하라고 빌어 주는건 너무 식상하고..

그냥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예뻣던 미소만은 시간이란 물리적 작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렇게 밝았으면 좋겠다는 바램.. 단촐한가.. 코간 아저씨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클라라 슈만을 사랑했다는 이 고집쟁이 아저씨의 음악에선 일년을 가을에 살 수 있는

풍경이 보인다. 지금 내게 보이는 풍경은 여름이다. 브람스의 계절에도 여름은 있었나 보다.

싱그럽고 따스하다. 코간의 보잉은 강하다. 하이페츠 같은 서늘함은 아니고 강하다.

이 사람은 가을이다. 음악은 여름이고. 그래서 가을과 여름이 공존하는 이런 연주를 들으며

오수를 즐기는 것 또한 하루에 두계절을 느끼는 색다른 맛이 아닐까 한다.

아.. 센티멘탈 하다.. 누가 댓글좀 남겨 줬으면 좋겠다. 내마음 아실이 같은건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냥.. 도와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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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밤바 2007-07-1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좀 생각 없이 쓴 글이라서 민망했는데 보시는 분이 있긴 있군요. 하하
좀 더 세월이 지나면 중심이 생기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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