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어이 누구와 친해지려 한 적이 있었다
나를 버리기 싫어 나를 내려놓는 비참한 시간이었다

그때는 온갖 말로 마뜩찮은 마음을 치장하였지만
지금 생각하니 명백한 굴욕이고 굴욕이었다

2.
내가 그를 절실히 여긴건 외롭지않기 위함이었고
그가 나를 품지 않은 건 그런 내가 절실치 않아서였다

그 간극이 못마땅해 홀로 틀어박혀 스스로를 보살폈지만
외로움은 고통이었다 그리도 서러운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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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부자되세요."

좋은 덕담이다. 이 말에 배금주의가 깃들여 있다 해도 덕담은 덕담. 
"여러분, 더 예쁘고 날씬해지세요."
기분좋은 말이다. 이 말에 외모지상주의가 깃들여 있다 해도 기분은 좋다. 
부자가 부자되라 하고 예쁜자가 예뻐지라하는 가진자들의 언어. 
이들은 기분 좋은 덕담으로 숫제 열등한 제 아랫사람보다 스스로를 추어올린다.  

그들은 말로 덕을 쌓고 부와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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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얼굴 좋아졌다."

고마워 할까.. 고민이 되더이다. 

"너 요즘 편한가 보다. 얼굴 좋아졌다."

나 좋으라고 한 말인가.. 고민이 되더이다. 

"이 새끼. 뭘 쳐먹어서 그렇게 살이 쪘냐. 땡보 새끼."

나 갈구려고 한 말인가.. 고민은 되지 않더이다. 살짝 불쾌한 감정때문인지 나를 거울에 비쳐 되새겨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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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그애가 울더라. 말로 다독여 줬지. 


B:왜? 왜울었는데?


A:몰라. 내가 여자의 눈물을 좀 자극하는 면이 있지. 걔가 나 좋아하나봐. 


B:미친새끼. 그니까 니가 안되는 거야. 


그랬다. 그애가 왜 우는 지 A는 몰랐다. 하지만 그애를 품고 봉긋한 가슴을 제 손으로 쥐었을 때 그 눈물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그렇다.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한게 아니라 여자의 눈물이 내뿜는 페르몬에 민감할 뿐이다. 다독임은 그애의 옷고름을 풀어헤칠 좋은 최음제일 따름이다. 그렇게 밤은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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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리저너블 하네요."

A가 짐짓 나를 평가한다. 
"그댄 참 패셔너블 하네요."
나는 거짓 A를 재단한다.
"어떻게 보면 델리케이트 하신듯도 해요."
"아.. 제가 좀 퀴어한 면이 있긴 하거든요."
"아.. 호모섹슈얼은 아니죠?"
"아녜요. 남잘 좋아할 바엔 마스터베이션이나 하는게 낫죠."
순간 엄숙이 가해진다. 
나는 이 '비치' 같은 년아 라고 말하지 못한 채 에둘러 A에게 성희롱을 가했다. 아메리카노인지 아프리카노인지를 홀짝 거리며 제 언어를 치장하기 바쁜 그녀에게 내가 최대로 베풀 수 있는 '리스펙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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