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미리보기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5
쿠로노 신이치 지음, 이미향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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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시리즈를 즐겨 읽는다.


굳이 내가 수고롭게 읽을 책 목록을 만들지 않아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시리즈 목록을 보면서 한 권씩 읽어 나가면 국내외 유명 청소년 소설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를 읽지 않았다면 사라 카노, 알렉스 쉬어리와 같은 청소년소설의 대가들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단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에서 출간된 책은 믿고 읽는다. 앞으로 집에 멋진 서재를 만들어 책꽂이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시리즈를 쭉 꽂아놓고 싶다. 그 정도로 나는 이 시리즈를 아끼고 좋아한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학교를 졸업하기만 하면

정규직으로 고용되었었대."

"응, 나도 그거 알아. 책에서 읽은 적 있어.

그 당시 대다수는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했었다지."

"그런데 어느새 부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나뉘더니 마을 전체가

낙오자가 돼 버린 거야.

예전에 산림업으로 번창했다가

자동차 공장이나 부품 공장 같은 것이 생기면서

그럭저럭 활기를 띤 적도 있었다는데."

-38쪽




지난 달에 이 시리즈에서 84번째로 출간된 한정영 작가의 <소녀 저격수>를 구입하고 나서 '역시 미래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85번째는 어떤 소설이 출간될지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9월 초, 드디어 신간이 발표되었다! 


제목은 <열일곱의 미리보기>. 베스트셀러 작가인 쿠로노 신이치가 지은 작품이다. 책을 받았을 때 표지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표지 속에는 풋풋한 10대 남학생과 여학생이 있는데, 둘은 서로 반대 방향을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무슨 사이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친구일까, 가족, 아니면 연인인가? 왜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소설은 정신과 의사인 '요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 초반부에서 요코는 '의사 따위는 최악'이라는 10대 환자 미카를 치료하고 있다. 미카는 5개월 동안이나 학교를 가지 않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불쌍한 아이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수준 높은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그 학교에는 정치가, 변호사, 의사 자녀들이 다니고 있었다. 이러한 아이들 틈에서 경쟁을 하다보니 당연히 마음에 병이 든 것이다. 그래서 미카는 정신과 의사인 요코 역시 잘 사는 집안에서 쉽게 공부하여 의사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요코의 부모님은 대학 교수도, 의사도 아닌 공장의 파견 노동자였다. 게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중퇴한 경력까지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중퇴 후 남자친구인 유타로와 도쿄로 사랑의 도피를 갔다는 점이다. 요코는 이러한 자신의 과거를 미카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요코는 중학교 시절부터 성적이 전교권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명문 사립고 진학을 포기한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우울증이 심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게다가 여동생인 유미는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서 언니인 요코에게 체육복, 교복을 사달라고 하거나 마치 엄마처럼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요코는 한 마디로 정말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였다.



나는 요코가 이토록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나가고 공부를 잘했지만 수준이 낮은 공립고에 진학했음에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다는 게 인상깊었다. 그리고 소꿉친구인 유타로가 비행 청소년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고 연인 사이가 된 것도 멋있었다. 10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위축되고, 비교하고, 우울해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과시하기 위해 쓸데없이 힘을 빼기도 한다.



하지만 요코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푼 이라도 더 모으려 했고, 비록 공부는 잘 하지 못해도 자신을 향한 마음이 한결같고 착한 유타로를 선택했다. 하지만 요코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짐작할 수 없다. 결국 요코는 가족이라는 짐을 과감하게 버리고 유타로와 도쿄로 떠난다. 


하지만 학력이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도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유타로는 계약직으로 성실하게 일을 하지만, 고용이 불안한 위치이다.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짤려나가는 사람들은 바로 계약직이다. 이는 유타로와 요코의 삶이 앞으로 평탄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더 이상 줄거리를 쓴다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여기에서 마무리하겠다. 이 소설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혀 이질감이 없다. 우리나라 이야기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이다. 공부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 10대들의 현실, 가족이라는 굴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10대 여학생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성범죄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들어 있어서 읽는 내내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이 소설에 대한 여운이 남아 있어서 마음이 먹먹하다. 이 소설은 정말 슬프고, 아프다.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희망'을 보여주는 소설이어서 더욱 좋았다.



가족, 연애, 공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 뿐 아니라 '왜 나만 힘들게 사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어른 독자들 역시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자신의 삶을 한층 더 희망적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열일곱의미리보기 #청소년소설 #신간 #추천도서 #미래인 #청소년걸작선 #소설추천 #독서 #책읽기 #쿠로노신이치 #이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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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세계 -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생각한 것들
신용욱 지음 / 부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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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마음이 힘들다면 꼭 읽어 보세요. 위로, 공감,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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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세계 -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생각한 것들
신용욱 지음 / 부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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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의 신간 <배우라는 세계>를 읽었다. 저자인 신용욱 선생님은 강동원, 원빈, 한지민과 같은 우리나라의 대스타들을 지도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 연기 코치이다. 책의 띠지에도 '강동원, 원빈, 한지민 강력 추천'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미 이 띠지만 해도 얼마나 저자가 대단한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다른 그 어떤 추천사보다 강력한 추천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배우 홍경의 추천사도 굉장히 좋았는데, 짤막하게 소개해 보겠다.

"긴 시간을 관통하며 선생님께서 하셨을 고민과 마음이 담긴 따뜻한 등불 같은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어두울 수 있고, 헤맬 수밖에 없는 길을 외롭지 않게, 또 좋은 발견을 하며 걸어 나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이 추천사는 이 책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배우지망생에게만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니다. 인생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모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배우 이야기는 곧 모든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이다. 도전과 실패, 방황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더 와닿을 것이다. 나는 특히 한지민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데뷔 15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는데, 남자 주인공 원 톱이 대부분인 영화계에서 여자 주인공이 극을 끌고 나가는 작품은 설 자리가 비좁은 게 현실임에도 꿋꿋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게 감동적이었다. 


<미쓰백>이라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히 돈이 되거나 소속사에서 시킨 게 아니라 배우 스스로 평소 관심 있던 주제인 아동 학대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서 선택했다고 한 점도 정말 멋있었다. 그리고 진짜 배우는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많이 기대했다. 사실 나는 배우, 연예인의 세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스타가 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 그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었다. 이 책에는 무명 배우에서 스타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저자가 무려 30년 동안이나 연기를 가르치며 생각한 것들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가지 일을 3년, 아니 3개월을 하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무려 30년의 세월 간 한 가지 일을 했다면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오랜 세월 같을 일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자신감을 잃고 살아가는 나에게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책이었다.


출판시장에서 가장 많이 출간되는 게 '자기계발서'이다. 훌륭한 자기계발서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 (자기 기준에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놓는 내용이 많아서 읽기가 불편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배우' 이야기를 하면서도 몇 안 되는 훌륭한 자기계발서처럼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인생 선배의 조언이 감동적이었고, 필사하기 좋은 문장들이 페이지마다 가득했다. 보통 책 한 권을 읽는 데 며칠이 걸리는 편이지만,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으니 몰입력이 엄청난 책이라고 하겠다. 글밥이 많아서 답답하지도 않고,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소음이 있는 지하철, 카페, 강의실에서도 얼마든지 집중하여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이 다 좋아서 포스트에 모두 모두 담고 싶은 심정이지만, 딱 한 부분만 더 쓰겠다.


"사람들은 자신이 상상한 무언가가 예상 적중했을 때 보통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예상을 빗나갔을 땐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이 충격이 훨씬 더 오래가는 법이다. 신인 배우들이 친절한 연기만 답습한다며 어느 순간 그들은 아무런 개성 없는 시시한 배우가 될 것이다."


바로 126쪽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나는 이 부분을 노트에 필사해 두었다. 배우들에게는 개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외모만 예쁘고 잘생기다고 해서 좋은 배우가 아니다. 그런데 이건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매력은 역시 다양한 면과 유니크함에 있다. 


나도 나의 틀을 깨고, 성공한 배우들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과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이 책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배우라는세계 #배우수업 #삶의태도 #필사하기좋은도서 #부키 #북스타그램 #독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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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낙원
김상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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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나오는 꿈, 기억, AI기술은 머지 않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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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낙원
김상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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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금방 다 읽은 소설이다. 나는 그동안 '과학'과 관련된 소설을 많이 읽어본 적이 없다. 이슈가 되었던 베스트셀러 과학 소설을 몇 권 읽어봤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내심 어려운 책이 아닐까, 소설의 탈을 쓴 과학 이론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왠만한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고 장담한다. 그리고 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아니다. 청소년 독자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만큼 글이 어렵지 않게 쓰여있다.





<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의 저자인 장동선 뇌과학 박사는 이 책의 추천사에 "나의 기억이 데이터로 치환되고 복사되어 뇌와 몸이 아닌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오고갈 수 있다면? 누가 진짜 나이며, 무엇이 실제 세상의 경험을 구성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새로 생겨날 터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추천사의 말이 딱 이 소설에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기억'을 변조시킬 수 있는 미래 시대, 그리고 그러한 행위가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 썼다.

'현실은 시궁창이어도 기억을 변조해서 럭셔리한 기억을 심어 그게 진짜 내 삶이라고 믿는다면? 그래도 괜찮은걸까?' 이런 상상이 <기억의 낙원> 소설에서 나온다. 조작된 기억을 '꿈'으로 만들어서 파는 수상한 회사인 더 컴퍼니. 그리고 학부시절 친했던 교수 추천으로 그 더 컴퍼니에서 일을 하게 된 하람. 이러한 소설의 설정만으로도 이미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단순히 소설의 설정만 흥미로운 게 아니다. 





이 소설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사연이 나오는데, 그 사연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현실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기억된 조작의 꿈을 사려하고, 무엇을 그토록 이루고 싶어했는지 알고나니 마음이 아팠다.



이 수상한 회사인 더 컴퍼니는 AI 기술, 거대한 돈과 권력과 연결되어 있는데, 나중에 이 회사의 실체가 밝혀질 때 손에 땀을 쥐고 읽었다. 꿈과 기억, AI기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딱인 소설이다.

(107쪽) 인상깊은 구절 - "혹시 아까 그 부부의 아이에게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짜로 심어주는 건가요?"



조 실장은 팔짱을 낀 채로 한동안 탁자의 중앙을 응시했다.

"가짜, 가짜라..."

"아니, 제 말은 그 아들이라는 아이는 지금 별다른 꿈이 없는데, 부모, 그 엄마의 선택에 따라서 의사라는 꿈을 강제로 만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요."

#소설 #웅진지식하우스 #기억의낙원 #김상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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