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대하여 - 다니자키 준이치로 산문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고운기 옮김 / 눌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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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라는 물건은 중국인이 발명했다고 들었는데, 서양 종이를 대하면 단순한 실용품이라는 것 이외에 아무런 느낌도 일어나지 않지만, 당지나 일본지의 결을 보면 거기서 일종의 따스함을 느끼고 마음이 안정된다. 같은 흰 종이라도 서양 종이의 흰색과 봉서지나 백당지의 흰색은 다르다.
서양 종이의 겉은 광선을 되튕기는 듯한 맛이 나는데, 봉서지나 당지의 겉은 포근한 첫눈의 표면처럼, 몽실몽실하게 광선을 안으로 빨아들인다. 그리고 손에 와 닿는 감촉이 보들보들하고 접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것은 나뭇잎을 만지고 있는 것과 같이 차분하고 촉촉하다. -20쪽

중국인은 또한 옥이라는 돌을 사랑하는데, 저 묘하게 살짝 흐린 느낌이 드는, 몇 백 년의 오래된 공기가 하나로 뭉친 듯한, 속까지 거슴츠레하게 둔탁한 빛을 머금은 돌의 딱딱함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우리 동양인만이 아닐까. 루비나 에메랄드와 같은 색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금강석과 같은 광채가 있는 것도 아닌 저런 돌의 어디에 애착을 보이는 것인지, 우리들도 잘 알지 못하겠지만, 그러나 그 흐린 표면을 보면 중국의 돌다운 느낌이 들고, 오랜 과거를 가진 중국 문명의 앙금이 저 두툼한 어떤 흐릿함 속에 퇴적되어 있는 것처럼 생각되어, 중국인이 저러한 색채나 물질을 선호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하는 것만은 끄덕여진다.

수정 같은 것도, 요즈음은 칠레에서 많이 수입되는데, 우리의 수정과 견주면, 칠레산은 너무 깨끗하고 지나치게 투명하다. 옛날부터 있는 고슈수정은, 투명하면서도 전체가 희미하게 흐릿하여서 좀더 무게가 나가는 느낌이 들고, 풀 들인 수정이라고 하여, 속에 불투명한 고형물이 한데 섞인 것을 오히려 우리는 좋아하는 것이다. 유리조차도 중국인의 손으로 만든 건륭유리라는 것은 유리라기보다는 옥이나 마노에 가깝지 않았을까. 유리를 제조하는 기술은 일찍부터 동양에 알려져 있었으면서도, 그것이 서양처럼 발달하지 못한 채, 끝내 도자기 쪽이 진보한 것은 우리의 국민성과 상당히 관계있음에 틀림없다. 우리들이 한결같이 빛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옅게 선명한 것보다도, 가라앉아 그늘진 것을 더 좋아한다. 그것은 천연의 돌이든 인공의 도구이든, 반드시 세월의 손때를 연상시키는 듯한 흐릿함을 띤 빛인 것이다. -21 - 22쪽

화려한 마키에 따위를 그려 넣고 번쩍번쩍 빛나는 왁스를 바른 작은 상자나 책상이나 선반을 보면, 너무 현란하여 차분하지 않고 속악하게조차 생각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그런 도구들을 둘러싼 공백을 새까만 어둠으로 빈틈없이 칠하고, 태양이나 전등의 광선 대신에 등불 하나나 촛불로 밝게 해 주면, 문득 그 현란하던 것이 바닥 깊숙이 가라앉아, 차분하게 무게 나가는 물건이 될 것이다.
옛날의 공예가가 그릇에 칠을 바르고, 마키에를 그릴 때는, 반드시 그런 어두운 방을 염두에 두고, 빛이 적은 속에서의 효과를 겨냥했음에 틀림없고, 금색을 호화롭게 사용한 것도, 그것이 어둠에 떠오르는 상태나, 등불을 반사하는 정도를 고려한 것이라 여겨진다. 결국 금 마키에는 밝은 곳에서 한번에 퍼뜩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 여러 부분이 그때그때 조금씩 드러내는 것을 보도록 만들어진 것이어서, 호화 현란한 모양의 대부분을 어둠에 숨겨 버리는 것이, 말로 할 수 없는 여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저 반짝반짝 빛나는 표면의 광채도, 어두운 곳에 놓고 보면 그것이 등불 끝의 어른거림을 비추고, 조용한 방에도 때때로 바람이 찾아온다고 알려 주어, 어느덧 사람을 명상에 빠지게 한다.
만약 저 음울한 방 안에 칠기라는 것이 없다고 한다면, 촛불이나 등불이 자아내는 괴이한 빛의 꿈의 세계가, 그 등불의 펄럭임이 때리고 있는 밤의 맥박이 얼마나 매력을 감쇄당할 것인가. 정말 그것은 다다미 위로 몇 줄기의 작은 시내가 흐르고, 연못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처럼, 하나의 등불 그림자를 여기저기에 비춰서, 가늘게 희미하게 가물가물 전하면서, 밤 그 자체에 마키에를 한 듯한 비단을 짜낸다. -26 - 27쪽

일본 요리는 먹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경우, 보는 것 이상으로 명상하는 것이라 말하련다. 그리고 그것은 어둠에 깜박이는 촛불과 칠기가 합주하는 무언의 음악인 것이다. 일찍이 소세키 선생은 [풀베개]에서 양갱의 빛을 찬미한 적이 있는데, 말하자면 양갱의 빛깔 역시 명상적이 아닐까. 옥처럼 반투명의 흐린 표면이 속까지 햇빛을 빨아들여서 꿈꾸듯 발그스레함을 머금고 있는 느낌, 그 색조의 깊음, 복잡함은 서양의 과자에서 절대로 볼 수 없다. 크림 따위는 그것에 비하면 천박하고 단순한 것이다.
그러나 양갱의 색조도 그것을 칠기 과자그릇에 담아서, 표면의 색을 겨우 알아볼 어둠에 잠기게 하면 한층 더 명상적이 된다. 사람은 그 차갑고 미끄러운 것을 입속에 머금을 때, 마치 방 안의 암흑이 하나의 달콤한 덩어리가 되어 혀끝에서 녹는 것을 느끼고, 사실은 그다지 맛있지 않은 양갱이라도, 맛에 색다른 깊이가 덧보태어지는 듯이 생각한다. -28 쪽

그러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언제나 생활의 실제로부터 발달하는 것으로, 어두운 방에 사는 것을 부득이하게 여긴 우리 선조는, 어느덧 그늘 속에서 미를 발견하고, 마침내는 미의 목적에 맞도록 그늘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다다미방의 미는 전적으로 그늘의 농담에 따라 생겨난 것이고, 그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서양인이 다다미방을 보고 그 간소함에 놀라고, 다만 회색의 벽이 있을 뿐 아무런 장식도 없다고 느끼는 것은 그들로서는 아무래도 당연하지만, 그것은 그늘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아니라도, 태양 광선이 들어오기 어려운 다다미방의 바깥쪽으로 차양을 낸다든지 툇마루를 붙인다든지 하여 한층 햇빛을 멀리한다. 그리고 실내는 정원으로부터 반사된 빛이 장지를 통해 약간 밝게 들어오도록 한다. 우리 다다미방의 미적 요소는 이 간접적인 둔한 광선밖에 없다. 우리들은 이 힘없고 초라하고 무상한 광선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다다미방의 벽으로 스며들도록, 일부러 정도가 약한 색의 모래벽을 바른다. 흙벽으로 만든 광이나 부엌이나 복도와 같은 곳을 바를 경우에는 광택을 넣지만, 다다미방의 벽은 대부분 모래벽으로, 절대로 반짝이게 하지 않는다. 만약 반짝이게 한다면 그 부족한 광선의 부드럽고 약한 맛이 없어진다.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빈약한 외광이, 황혼색의 벽면에 매달려서 겨우 여생을 지키고 있는, 저 섬세한 밝음을 즐긴다. 우리들로서는 이 벽 위의 밝음 혹은 옅은 어두움이 어떤 장식보다 나은 것이고, 정말로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다. -32 - 33쪽

여러분은 또한 그런 큰 건물의 안쪽에 있는 방에 가면, 이제는 전혀 외광이 닿지 않게 된 어둠 속에 있는 금두루마기나 금병풍이, 멀리 떨어진 정원의 밝은 빛의 끝을 붙잡고, 꿈처럼 멍하게 반사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 반사는 해질녘의 지평선처럼, 주위의 어둠에 참으로 약한 금색의 밝은 빛을 던지고 있는데, 나는 황금이라는 것이 그 정도로 침통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때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앞을 지나가면서 몇 번이나 뒤돌아 다시 보는 일이 있는데, 정면에서 측면 쪽으로 발길을 옮김에 따라, 금 바탕의 종이 표면이 서서히 크게 깔려서 빛난다. 결코 반짝반짝 잽싸게 반짝이지 않고, 거인이 안색을 바꾸듯이, 천천히 긴 사이를 두고 반짝인다. 때로는 지금까지 오직 잔 것처럼 둔한 반사를 하고 있는 나시지의 금이, 측면으로 돌면, 타오르듯이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어떻게 이만큼의 광선을 모을 수가 있는지에 대하여 불가사의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옛날 사람이 불상에 황금을 칠한다든지, 귀인이 기거하는 방의 네 벽에 황금을 붙인다든지 하는 의미가 비로소 이해되는 것이다.-38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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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 신문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
김태수 지음 / 황소자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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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별 없이 유행을 좇는 모던 보이, 모던 걸들의 출입이 잦아지자 백화점이 사치를 부추긴다는 신랄한 보도도 나왔다. [조선일보] 1993년 10월 29일자를 보자.

다른 곳은 다- 흥정이 업서도 가을이 되면 백화점이 더 번창이다. 사서들고 나아오는 것은 안사도 조흘 것 가튼 것을 보아서 아즉도 돈이 업단 타령하고는 딴판인지 모르나 백화점 승강긔 바람에 억개가 읏슥하니 백화점 출근을 하는 것인지 자식색기는 겨울이라도 뱃택이를 내노코 다니게 하고 코하나 씩기지 안으면서 주렁주렁 사들고 다니는 것이 그 무엔고 승강긔에 밋첫거든 아조 천국으로 이사를 가든지 백화점 상층 식당에서야만 애인을 맛날텐면 천국에서 사랑을 맷든지......
-254쪽

초창기 정찰판매를 원칙으로 하던 백화점들은 전면 광고를 내고는 '춘물 일소 대매출' 같은 할인행사를 열었다. 거기다 무료 야간 배달, 자유로운 반품, 상품권 발행 등 갖가지 서비스로 고객 끌기에 열을 올렸다. -255쪽

월간 [별건곤]이 1934년 5월호에서 다룬 '백화점은 미인시장'이란 기사를 보자.

스마-트한 청년들이 물건 보기보다 거기서 나비가치 경쾌하게 써-비스하는 쏩프걸들을 바라보기에 정신없는 광경을 본다. (....,,) 미쓰코시 백화점이 인물 선택을 가장 엄격하게 하며 순명이나 진명여자상업을 맞추고 가정이 비교적 점잔은 집안의 따님들을 채용하는데 그보다 얼골과 스타일이 아름다운 이를 채용하는 것을 선결조건으로 삼는다.....

기자는 마치 화신백화점 여성 점원을 신부감으로 내놓겠다는 듯 결혼시장의 핵심은 화신이라고 단정했다.-256쪽

백화점은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에도 포함됐다. 월간 [별건곤] 1932년 11월호에 실린 삽화는 백화점에 견학하러온 학생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백화점에 구경온 학생 중 한 명이 식당 앞에서 메뉴를 기록하며 혼잣말을 하는 내용이다. " 하 이것이 가쓰레쓰, 야사이사라다, 라이스카레 잠시 기록해두자." -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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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0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의 밑줄긋기인데 저런 제목이 가능할까 하고 들어왔습니다. ^^

BRINY 2005-08-0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매를 부추기는 밑줄긋기로군요.

panda78 2005-08-10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승강기에 미쳤거든 아주 천국으로 이사를 가든지.. 이거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요? ^^
브라이니님, 꼭 보세요. 다른 파트도 얼마나 재미난지 몰라요. ㅎㅎㅎ

하치 2005-08-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자가 왜 저 모양이야....읽기 힘들게....-_-;;;

비로그인 2005-08-1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유혹하는군요...;;;

panda78 2005-08-1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끼야, 그게 재미나잖아.. ^^ 나는 저런 거 좋아하는데.. 막 소리내서 읽어보구..

비숍님, 유혹에 넘어가셔도 후회는 없음입니다. ^ㅂ^

서연사랑 2005-08-10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서들고 나아오는 것은 안사도 조흘 것 가튼 것을 보아서 아즉도 돈이 업단 타령하고는 딴판인지 모르나' '백화점 출근을 하는 것인지 자식색기는 겨울이라도 뱃택이를 내노코 다니게 하고 코하나 씩기지 안으면서 주렁주렁 사들고 다니는 것이 그 무엔고
옴마나......저의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찍은 듯 하군요(뭐..자식새끼를 내팽기치는 수준은 아니지만서두.....ㅋㅋ)

Common 2005-09-0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 책 재미있어요^^ 근대에 관심도, 지식도 없던 저같은 놈도 킬킬거리면서 웃으면서 근대에 대한 탐구도 할 수 있는 쉽고 좋은 교양서죠.

panda78 2005-09-04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커먼님 오셨군요. ^^ 반갑습니다. 정말 이런 책 많이 나오면 좋겠지요? ^ㅡ^
 
발레 이야기 - 천상의 언어, 그 탄생에서 오늘까지
이은경 지음 / 열화당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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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저자 자신도 무용과 관련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무용을 접하고 좋아하게 된 사람이라 그런가, 발레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읽기에 정말 적합한 책입니다.  예전부터 궁금히 여겨 왔지만, 전문가들의 책에선 볼 수 없었던, 발레리나는 왜 다 절벽가슴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발레리나의 정년과 혹독한 다이어트, 심지어 발레리나가 일년에 몇 켤레의 슈즈를 소비하는가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말이지요.  

= 뉴욕시티발레단에는 약 90명 정도의 무용수가 있습니다. 이 발레단이 한 해에 소비하는 포인트슈즈(토슈즈)와 발레 슈즈(덧버선에 고무줄 달아놓은 것 같이 생긴 것)는 모두 몇 켤레일까요?

1) 2천 켤레   2) 4250켤레   3) 7700 켤레   4) 1만켤레  

발레의 탄생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발레의 역사 부분도 지루하지 않게 포인트를 잘 잡아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루이 14세의 별칭 태양왕이 실은 [밤의 발레]란 발레에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태양을 상징하는 의상과 장신구로 치장하고 등장하여 얻은 것이라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   

제가 맨 처음 이름을 외운 발레리나인 안나 파블로바에 대한 이야기부터 (지경사 판 청소년 문고 [꿈꾸는 발레리나] 그림 김숙. 을 보신 분들이라면 안나 파블로바의 빈사의 백조, 엄청 보고 싶으셨을 걸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약 중인 강수진에 이르기까지 발레 스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고, 

풍부하게 수록된 컬러 도판은 그야말로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거의 한 장 넘길 때마다 두 세개의 도판이 나옵니다. 도판만 봐도 즐거울 듯 합니다.  

뒷부분엔 발레 용어와 무용수, 발레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어, 실제로 공연을 보러 가거나 발레 DVD를 볼 때 유용하게 참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발레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즐겁게 읽으실 거라 장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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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5-07-04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가 발레 배우러 다녀요.....제가 먼저 보고 아이에게는 그림 보여주면 좋아할 것 같아요^^

BRINY 2005-07-0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양왕 루이14세..맞아요...왜 그 '왕의 춤'이란 영화의 주인공이 루이 14세 아니었던가요?

부리 2005-07-0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고보니 판다님이 발레 스타일인 것 같아요. 갸름하고 발끝의 힘도 강한 것 같구...근데 저 문제 답은 만컬레가 맞죠?

panda78 2005-07-0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개님, ^^ 그러게요- 이쁜 그림이 많아서 좋아할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발레책은 다 질이 떨어지는 흑백 도판 뿐이라 많이 아쉬웠는데, 이 책 보고는 참 기뻤거든요. ^ㅡ^

브라이니님, 그럴걸요. 저는 그 영화는 안 봤지만, 루이 14세가 발레에 아주 열중했었다고 하던데 그 당시를 그렸다고 알고 있어요 ^^ 앗, 말하다 보니 보고 싶어지네요-

까불이부리님, ㅎㅎ 발끝의 힘은 어떻게 아시남유? 함 채여 봤나? ㅋㅋㅋ
답은 만켤레 맞아요.어떻게 아셨어요? @ㅁ@


미미달 2005-07-05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의 관심은 지대하지만,
제 몸매엔 좀 ...........

panda78 2005-07-0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어차피 발레리나 할 것도 아닌데요,뭐.

모1 2005-07-3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그런데요. 발레 하면 앞모습은 이뻐도 뒷모습은 좀 안 이쁘데요. 그래서 발레사진이나 그림보면 앞모습만 나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다리 뒤쪽에 근육붙어서 안 이쁘다고 하더라는..(예전에 무용선생님이 해주신말인데 기억에 남아있었어요. 발레리나 실제로 보면 다리 뒷모습은 어떤지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후후.)

비로그인 2005-08-2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이도 발레 배우는데... 뭐 성장에 도움이나 될까해서 재미로 배우고 있습니다.
 
권력과 광기 - 왕들의 광기는 역사에 무엇을 남겼는가?
비비안 그린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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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둘 다 주제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치기보다는 가십성 기사에 가까운 글이기 때문이다. [왕의 정부]가 주제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좀 더 가십에 가까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슷한 듯 하다.
  [왕의 정부]가 이 왕은 이러저러한 여자를 왕비로 맞이하였으나 이러쿵 저러쿵해서 요런 여자를 첩으로 맞아 들이는데, 뭘 사 주고 뭘 해 줬다는 이야기고, [권력과 광기]는 이 왕은 어려서 이랬고, 권력을 잡고 나서는 이랬고,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있었고, 가족들은 이랬고, 이런 병에 걸리기도 했고, 그래서 실로 다양한 종류의 광기에 사로잡혔는데 그 때문에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그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많은 고초를 겪었으며 역사에 이러저러한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나는 원래 정사보다 야사, 논문보다 스포츠 신문 기사가 좋은 사람이라 두 책 다 꽤나 즐겁게 읽었다.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부패한다의 자리에 미친다를 집어넣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닐 만큼 많은 권력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광기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게 된다. 하긴 정신병자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가르는 분명한 기준이 없으니만큼, 관점에 따라 모든 사람은 미쳤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수 대에 걸친 근친상간 탓에 광기의 뿌리를 이미 갖고 태어난 권력자도 있고, 처음엔 정상인, 그것도 특출난 재능의 소유자였으나 권력의 맛을 본 이후에 조금씩 미치기 시작한 경우도 있고, 정신병질을 유발하는 병에 걸린 결과 안타깝게도 성군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왕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도 한다.
 
'절대 권력을 쥔 왕의 정신 건강은 국가의 뿌리를 흔든다'

'군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왕의 인격적 능력이다' 

위 명제의 수많은 예증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듯 하다.

  52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임에도 지질때문인지 과히 무겁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었고, 편집도 깔끔한 편이며, 그리 적지 않은 수의 도판이 실려 있는 것도 좋았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가십성 글과 야사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 잘 들어맞는 내용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광기를 유발했는가 그리고 광기에 사로잡힌 왕들은 어떤 영향을 받아 정신이상의 증세를 보였는가. 그 중에서도 의심과 음모가 곳곳에 숨어있는 왕실 분위기가 통치자에게 어떻게 정신적 장애의 배경이 되었는지를 추적'한 점에서는 그런대로 만족할 만 하지만, 권력자의 광기가 그 세계의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서술은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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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6-2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보다 스포츠신문 기사가 좋다는데 마구마구 동감이에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어룸 2005-06-2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두요, 저두 동감!! ^^
재밌게 읽고 "참 잘했어요오옹~~"해드리고 갑니다~!!!
 
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구판절판


독서란 효율적인 시간 운용이라는 사회적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독서도 사랑이 그렇듯 그저 존재하는 방식인 것이다.
문제는 내가 책읽을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그렇다고 아무도 시간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진대),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결국 시간에 대한 장황한 논의는 올백머리 가죽부츠의 황당한 몇 마디로 일축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읽을 시간요? 난 아예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요!"
그가 주머니에서 짐 해리슨의 [가을의 전설] 포켓판을 꺼내 보이자, 벌링턴이 그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아하..... 그래서 재킷을 살 때는 먼저 주머니의 크기가 포켓판인지 제대로 된 규격판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거로군!" -161쪽

"어머어머 어떻게 스탕달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물론 그럴 수 있다.-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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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1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nda78 2005-01-2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아닌데요? ^^ [소설처럼]이 온 거에요. ^^;;

panda78 2005-01-2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저는 루슬란과 류드밀란도 좋은데요? ^ㅡ^;;

2005-01-27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4-19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작봤으면 좋았을 글입니다!! 정말 제목이... 유혹적이네요.. 구입하게 만드는... 당분간 보관함에 넣고 고민하게 생겼네요...^^;;

미네르바 2005-05-0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다른 님의 서재에서도 보고 보관함에 넣었어요. 꼭 사고 싶어지는 책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