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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600페이지가 약간 넘는 분량의 '소설에 관한 소설'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소설이 아닌 그야말로 소설의 모든 것에 대한 소설이다.
600페이지면 상당히 많은 분량인데(하드커버 양장본이 아니고 보통사이즈의 책에 보통보다 조금 작은 글씨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어 길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든다.
1부-작가
2부-편집인
3부-비평가
4부-독자
로 나뉜다.
어떻게 작가가 책을 쓰고 그 책을 어떻게 출판사에서 출판하고 비평가는 어떤 마음으로 그 책을 비평하며 독자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 정도 궁금해했을 주제를 상당히 상세하게ㅡ 그러나 아주 감칠맛 있게 쓰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소설도 실제 존재해서 읽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무리고..
앤 패디먼의 독서 에세이 <서재 결혼시키기>처럼 읽다보면 영문학에 대해 살짝 들여다 보게 된다. <서재->가 우리나라의 보통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아마 한번도 듣도보도 못했을 작가들이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면, 이 책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작가들이 주로 나온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특히 비평가 부분에서 영국작가 중 칭송할 4인과 과잉칭송되고 있는 4인을 뽑는 부분, 미국 작가 중에서 고르는 부분도 꽤 읽을 만하다.
미치너의 주관이 많이 개입된 것인지, 실재하는 사람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인지(아마도 직접 인용한 부분은 실재했을 것같고, 등장인물이 발표하는 부분은 작가의 생각인 듯 하지만) 모르겠지만 그저 무조건 고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관례를 깨려는 시도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삼아 공개한다면,
영국 칭송할 4인 :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어트, 헨리 제임스, 조셉 콘라드
영국 과잉칭송되고 있는 4인 : 윌리엄 새커리, 찰즈 디킨스, 토마스 하디, 존 골스워디
미국(동순) : 허먼 멜빌, 스티븐 크레인, 에디스 워튼, 윌리엄 포크너
미국 : 싱클레어 루이스, 펄 벅,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가끔 고유명사의 표기에 있어서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주가 달려있고, 비문도 거의 없는 편. 읽을 만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