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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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스토리, 지겨운 전개. 신경 거슬리는 캐릭터 소개. 옛책이라 이해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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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cite mill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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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명의 사람이 여행을 온다. 그들은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과거를 숨긴채 그곳에 도착하고 이상하게도 자연재해? 등의 문제로 아무도 그곳을 떠날 수 없게 된다.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람이 차례차례 죽어나간다...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구조를 따르고 있는 <인사이트밀>은 예측 가능한 얼개를 바탕으로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기본적인 흐름은 위의 상황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인간 본성의 추악함이랄지 불신 같은 감정을 꽤 실감나게 그려낸다. 

주인공들은 시급 112,000엔에 모의실험에 참가하는 조건의 아르바이트를 보고 모여든 사람들이다. 시급이 말도 안되기 때문에 당연히 신문의 오타라고 생각하고 재미로 응모한 사람,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온 사람 등 다양한 인간들이 모여든다. 주인공/서술자 유키는 태평한 대학생이고 여자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선 차가 있어야 하니까 라는 단순한 목적으로 아르바이트에 참가한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신비한 미소녀 스와나도 다시 재회하게 된다. 

지하의 밀실에서 벌어지는 모의실험은 12명의 사람들을 일주일간 24시간 내내 실시간 관찰하는 것이다. 그냥 생활하는 것만으로 그 돈을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험 주최자는 참가자들이 서로 죽이기를 바라고 살인을 하는 자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각 참가자들에게는 트릭박스에 각각 다른 흉기와 흉기를 설명한 안내서가 주어지고 방문은 절대 잠글 수 없다. 한명씩 죽어 나갈 수록 죽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커지고 불면에 시달리는 주인공들은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외에 다양한 설정-가드, 감옥, 비상탈출구 등-이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밤에 읽었기 때문일까 주인공들이 느꼈을 공포감이 느껴져서 잠을 설쳤을 정도다. 보통 전통적인 얼개를 따르는 추리소설은 그렇게 무섭거나 하지 않은데 각 살인의 방법이 자세하게 그려진다는 점과 누가 범인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른 분의 서재에서 보고 재밌을 것 같아 읽기 시작한 책인데 정말 추천할만 하다. 기존의 추리소설이 가진 틀을 비트는 풍자적인? 요소가 있다는 해설을 봤는데, 그렇게 많이 읽은 편이 아니라 그런지 그런 점은 잘 모르겠지만, 모든 걸 떠나서 이 책은 재미있다. 현대적인 추리소설도 이제 식상하다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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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흩날리는 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4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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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책은 읽는 즉시 불쾌감을 불러 일으킨다. 글이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불쾌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로테스크>, <아임 소리 마마>, <아웃> 등을 읽어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작품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단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그냥 소설처럼 느껴졌다. 전통적인 탐정 캐릭터도 나오지 않고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정신 분열 같은 증세를 겪고 있고 자기 파괴의 충동에 시달린다. 그리고 그녀들의 행동은 자신만 파괴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까지 전부 뭉게버린다. 

그런데 이 <무라노 쿄코 시리즈>는 기존에 읽었던 작품들과 다르다. 일단 시리즈물의 주인공으로 탐정? 역에 가까운 '무라노 쿄코'가 나오고, 무엇보다도 난 그녀가 싫지 않다! 

물론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고 마음의 병도 있는 것 같지만, 그정도는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탐정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추억 아닐까? <얼굴에 흩날리는 비>는 이 시리즈의 1편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주인공의 성격이 크게 부각되진 않은 것 같지만 시리즈물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불안한 성격을 가진 친구 요코가 돈을 가지고 실종되자, 그 돈을 맡긴 약혼자 나루세와 그의 암흑계 친구들(야쿠자)이 쿄코를 찾아와 요코를 찾아내라고 협박한다. 졸지에 탐정 노릇을 하게 된 쿄코는 나루세와 짝을 이루어 요코가 사라지기 전까지의 행적을 추적하고 그녀의 어두운 세계도 알게 된다. SM과 스킨헤드 이야기도 나오면서 미스터리는 깊어진다. 최후의 반전까지 상당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이제 피부위를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벌레를 보는 것 같은 징그러운 느낌은 버리고 좀 더 산뜻한 무라노 쿄코 시리즈를 읽어봐야겠다. 물론 작가의 전작들이 그녀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지만 이런 일탈도 나쁘지 않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탐정으로 나오는데 그 이야기를 다룬 외전도 있다고 하니 그 책도 엮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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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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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 시리즈가 나오기 전부터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면서도 '매그레'라는 이름이 만화 코난에 뚱뚱한 반장을 연상시켰던 나로서는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나 매그레 반장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차였다.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발을 동동 구르다 손에 넣은 매그레 시리즈 1편!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말 그대로 국제적인 범죄자인 라트비아인 피에트르를 잡기 위한 매그레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박진감 넘치는 추리소설을 기대했는데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매그레 반장의 캐릭터는 묵묵하고 끈질긴 사내의 모습이다. 하드보일드의 주인공 답달까? 차이가 있다면 그는 냉소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부하 직원의 죽음을 보고 자신이 이곳에 있어야 했다는 자책을 하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범죄자 역시 마음이 여리기 짝이 없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다만 범죄자가 더 많은 활약을 펼치기를 바랬는데, 이미 쫓기고 있다는 전제라서 사건이 좀 적었던 게 아쉽다. 그래도 권을 더할 수록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겠지?  지금으로선 더 읽을지 의문이지만. 

심농이 창조한 매그레라는 캐릭터는 매력적이긴 하지만 레이먼드 챈들러가 좀 더 내 스타일이다. 이 생각이 바뀔지는 다음 권을 읽어보고 판단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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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연습 -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
서동욱 지음 / 반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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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뭘까? 고뇌하는 영혼, 이마에 깊게 새겨진 주름, 두꺼운 안경이나 담배 뭐 이런 게 전형적인 이미지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이 철학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부담스러움'이나 '어려움'이 먼저일 것이다. 나 역시 철학에 무지하기 때문에 아무리 군침도는 신간이 나왔다고 해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다. 뭔가 사전지식 없이 읽었다간 이해도 하지 못한채 머리만 싸매게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동시에 나 자신과 세계에 대해 틀 밖에서 생각하는 것은 네오가 그랬듯이 친절한 가르침이기 보단 지금까지 확고했던 한 세계의 붕괴이고 고통이 수반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자의 이미지는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찡그린 얼굴과 고독한 그림자를 안고 있는 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니다. 외려 지금까지의 세계를 깨부수는 것은 나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바깥에 뭐가 있든 모험은 시작되어야 하고 그 모험이 끝날 때 비로소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 사람이 철학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일상에 매몰된 채 간신히 인간 형상만 갖추고 살 것인가,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만족하는 인간이 될 것인가. 자신의 존재와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세계에 대한 고민이 없는 한 나는 일하는 기계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많이 나오는 철학 에세이 류는 한국말인데 이해를 못하겠다는 기존의 철학서를 탈피하여,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간다고 할 수 있다. 짧게 한 꼭지씩 철학자별 이론이나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테마로  여러 이론들을 소개하는 류의 책을 기초 체력 다지기용으로 삼고, 더 관심가는 주제나 철학자를 대상으로 독서를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서동욱 님의 신간 <철학 연습>은 여러 좋은 분들의 서재에서 추천 받은 책이고,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대에 부풀어 구입했는데 역시나 서문부터 느낌이 좋았다. 다만 네이버 캐스트에 연재했던 것을 묶어낸 거란 걸 모르고 산 점이 아쉽다. 왜 네이버 캐스트를 주의해서 보지 않았던가! 

책의 1부에서는 스피노자, 키르케고르, 니체, 프로이트로 현대적 사유를 위한 준비를 하고, 현상학과 그 너머, 구조주의와 그 너머를 살펴보며 현대 철학의 중요 흐름들을 훑는다. 2부에서는 오늘의 철학 연습으로 현대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테마들을 꼭지로 어떻게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1부에선 스피노자의 긍정성과 질 들뢰즈로 이어지는 생의 긍정이 매우 인상 깊은 구절이었다. 이데아의 그림자에 불과했던 현재의 가치를 복원한 긍정성에 감탄.

   
  삶은 단지 살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지, 가책과 죄의식과 부정을 통해서 단죄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며, 저편 어딘가에 있는 최종적인 완성된 단계를 목적 삼아, 훈육 받으며 머무르는 열등한 중간 기착지 같은 것도 아니다  
   

사르트르는 혁명 세대?라 그런지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의식은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선택이라는 실천'을 통해 표현되는 의식, 개인의 의식이 공동체적 의식으로 확산됨을 말하였다. 

구조주의 부분은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과 함께 볼만하다. 푸코는 역시나 매혹적이고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학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 흠흠 

2부 철학 연습에서는 시뮬라르크, 사랑, 노마디즘 등등이 재밌다. 특히 마지막 '책의 종언 뒤에는 어떤 읽기와 쓰기가 도래하는가'는 개인적으로 몹시 관심있는 이슈다.(있어야만 하고..) 

   
  그러나 결국 정보는 쓰기와 읽기의 혁명과 동떨어져서 항상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항상성을 보호하고 보편화하기 위해 기기의 혁명이 있는 것이다...... 진짜 사유의 내용을 담은 정보는 동굴벽화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요술이 아닌 지적 노동의 담당 영역이며, 오로지 테오리아와 프락시스, 즉 성찰과 연마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도구가 바뀌어도 그 도구를 사용하는 목적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도구의 발전은 목적을 더 적합하게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치를 가지지, 모든 것을 바꿔놓을 만큼 위력이 강하진 못하다.   

책의 종말에 관한 많은 얘기들이 떠돌고(이미 오래되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확산이 아무리 대세가 되어도 결국 내가 책의 가치를 믿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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