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경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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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야무진 입문서. 서문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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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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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기초과목에서 마쓰오카 세이고의 <정보의 역사>를 교재로 삼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역사를 이런식으로 구조화할 수도 있구나 하고 흥미롭게 보았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하지만 아주 큰 페이지에 지구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세계사를 연대표처럼 꾸며놓은 것이 가장 좋았다. 사실 역사책 보다보면 연도가 헷갈려서 사건 간에 전후가 헷갈리는 경우가 잦지 않은가? 특히 동양사를 다루다가 서양사를 다루게 되면 갑자기 이 시대가 그 시대인가 싶고... 여타 다른 연대표와 달리 마쓰오카의 방식이 특이한 점은 본인이 생각했을 때 흥미로운 사건을 층위와 상관없이 함께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름하여 <정보의 역사>! 당시 담당 교수님도 생각이 나고.^^ 

어쨌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는 그 때의 좋은 기억을 계기 삼아 골라보았다. 솔직히 독서술에 관한 책은 정말 많다. 자신의 독서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기부터 자기계발서처럼 짤막짤막하게 기술을 소개하고 있는 것까지. 다른 책을 읽다가도 한번씩 이런 책을 읽게 되는데 결국 한줄로 요약되는 그런 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 한줄은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이전에 보았던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과 비교하자면, 히라노의 책이 천천히 꼼꼼하게 읽는 방식, '슬로리딩'을 주장하는데 비해 <다독술...>은 한 주제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고 한 정보에서 다른 정보로 마구 연결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난독'과 '계독'을 주장한다. 이런 방식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독서론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본다. 저자는 실제로 '센야센사스(천일천책)'을 시행중인데 매일 밤 전날과 다른 주제의 책을 읽고 감상평을 쓰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부담감이 밀려오는데 강제성도 띌 겸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미 그 양이 방대해서 몇권의 책으로 발간했다고 한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의 이러한 프로젝트와 독서편력, 독서계기 등이 잘 드러나고 있는데, 저자의 독서론의 핵심은 '정보와 정보를 연결해서 새로운 의미 정보를 생성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나아가 자신만의 지적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소비자가 생산자로 바뀌는 디지털 사회에 딱 맞는 독서법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누구든 블로그를 하고 자신만의 생각, 감성, 이미지를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책을 읽는 방식 역시 수동적인 지식습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러 곳에서 흡수한 지식들을 적절하게 믹스하여 자신만의 레시피로 재생산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알라딘 서재만 봐도 그렇고 다른 서평 블로그를 보아도 여러 책을 비교 분석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흐름인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독서는 이제 조용히 앉아서 명상하듯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전투적으로 눈 앞에 놓인 텍스트를 해체하고 정보를 흡수하고 조작하는 방식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고 더 창조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래서 마쓰오카식 독서론은 창조를 위한 다독술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쉬기 위한 독서/생각하기 위한 독서 정도로 나눠서 읽고 있는 편이라 저자의 독서론이 마음에 들었다. 문학류는 주로 내 심신을 편안하게 하고자 읽는 것이지만, 인문학이나 사회학 분야들은 주로 생각하기 위해서 읽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부분에서 마쓰오카식 독서술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인드맵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도 좋은 팁인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해서 정신없이 지내는터라 주로 쉬는 독서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책은 한번 적용해 볼지도?  

뿐만 아니라 마쓰오카 세이고의 치열한 지식탐구 자세를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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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소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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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빨리 넘기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지에코의 15년은 얼마나 길던지. 

결말이 좀 생뚱맞은 게 흠. 

주인공의 도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사건 자체가 어떻게 해결되는지는 좀 허술하게 그려진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다른 **자 시리즈에 도전하고 싶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다.  

드라마로 찍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미 나와있는 건가? 몇가지 에피소드를 보태서 제작하면 재밌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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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원의 붉은 열매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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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일곱시를 가르키는 시곗바늘의 각도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녀가 편안하다면 나로서도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누구를 만나도 가슴이 설레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 자신에게 가슴이 설레길 원하지도 않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의 고통으로부터 너무 먼 어딘가로 초월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훨씬 더 관대하고 자연스러워졌지만 더이상 사랑을 믿지는 않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은 나를 슬프게 했다. 자신의 소유물을 하나하나 점검하여 나로부터 그것을 하나하나 빼앗는 식의 무력한 산수에 골몰했던 스물아홉의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77쪽

동네에 단골 술집이 생겼다는 건 기억에 대해서는 한없는 축복이지만 청춘에 대해서는 만종과 같다.-78쪽

기억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은 그 많은 시간 속에서, 아둔하고 자존감만 높았던 나는, 나만 모르는 장소에서 나만 모르는 얼마나 많은 수치스런 행위와 제멋대로의 오해를 반복했던 것일까.-118쪽

자기 악을 아는 것만도 대단한 성숙에 속한다... 등신과 바보. 둘 중 누가 더 불행한가.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등신이고 모든 남자들은 바보라는 관념이 점차 육중한 건물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아갔다. 가끔 바보를 속여먹는 불세출의 등신도 있다지만 단연코 불행한 쪽은 등신일 수 밖에 없었다. 바보는 불행조차도 모르니까.-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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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바라다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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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사키 조는 형사 시리즈물로 인기가 높다고 들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왠만한 건 다 읽어봤다고 자부해왔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 

한 작품이 좋으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연달아 보는 게 나의 독서취향인지라 적극적으로 사사키 조의 작품을 읽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폐허에 바라다>는 괜찮은 책이다. 엄청난 트릭이나 서스펜스가 있는 건 아니지만 범죄를 둘러싼 여러 인간군상을 잘 표현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이다. 추리소설이 서정적이라니 정말 의외긴 하지만 딱히 다르게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다.  첫 단편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에서부터 마을의 쓸쓸한 정경과 PTSD를 겪고 있는 센도 형사의 마음이 잘 표현된다. 

작품집의 제목이 된 <폐허에 바라다>는  쇠락한 탄광촌의 황폐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가족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입은 범인은 커서 여성을 충동적으로 죽이는 연쇄살인마가 된다. 그는 자신의 불행한 과거사를 변론으로 삼아 형량을 낮췄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억압하고 있던 기억마저 전부 회상하고 만다. 한 인간의 불행한 과거가 그 사람이 저지른 일의 변명이 되서는 안되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예 기회가 없었던 사람의 비참한 인생에 대해서 조금은 동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결국 그는 자신의 그런 상황을 이해받고 싶었기 때문에 잡힐 걸 알면서도 센도에게 연락한 것이리라.   

각 작품마다 매력이 있지만 내 취향에는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추리소설의 스릴은 없지만... 뒤에 <바쿠로자와의 살인>도 이 책에 실린 작품 중에선 의외로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권말에 평을 보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테마로 했다고.  

숨통을 조여오는 추리소설이 지겨울 때면 한번씩 이런 책을 보면서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쁜 책 표지는 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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