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269쪽)

 

"당분간 용돈은 없으니까 그런 줄 알아."

고스케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거울에 비친 아버지를 보았다.

"당연하지." 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너, 만 엔 있잖아. 그거면 충분해."

또 그 얘기인가 하고 짜증이 났다. 기껏해야 만 엔에. 게다가 아이를 상대로.

아버지는 손을 씻지 않고 화장실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스케 안에 있던 어떤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겼다.

아마도 그건 아버지 어머니와 맞닿아 있기를 바라는 마지막 마음의 끈일 터였다. 그것이 뚝 끊겼다. 그것을 고스케 스스로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278쪽)

 

일단 마음의 끈이 끊겨버리면 두 번 다시 이어지는 일은 없다......(293쪽)

 

포스트잇을 붙이다 알았다.

내가 '끈'에 연연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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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애는 어른이 자길 질투한다는 생각은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어. 어른들은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 애들은 어른을 너무 과대평가한다니까." (94쪽)

 

이랬던 아이가 점점...

 

 아이가 어른의 세계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될 때, 어른이 늘 숭고한 지성에 찬 존재가 아님을, 어른의 판단이 늘 현명하진 않음을, 어른의 생각이 늘 진실한 건 아님을 알게 될 때, 아이의 세계는 공포와 핍진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아이는 두 번 다시 이전의 온전한 세계를 회복하지 못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토록 아픈 것이다. (276쪽, 존 스타인 벡, 『에덴의 동쪽에서』)

 

지금 내 딸은 어떤 눈으로 나를, 우리를,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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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달력을 책상에 올려 놓고 한 주에 이틀, 일정을 넣지 않는 날을 만들어 보았다. 일주일 중 이틀은 생각을 하거나 자리잡고 앉아 일을 하거나, 멍하니 있거나, 책을 읽는 날로 하자. 물론 주말은 별도. 기본적으로 주말은 쉬는 날로 정하고 있으니까. 

 일단 적어두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는 법이라,

"그날은 약속이 있어서."

라고 하며 다른 날을 잡게 될 것이다.

오호라, 이거 괜찮네. 내년 달력에도 미리 일정을 잡아놓아야지! 나는 펜을 들고 일정을 넣지 않는 날을 일정에 쓱쓱 넣었다. 이것으로 오케이. 간단한 일이었다. 시간이란 것은 거침없이 흘러가지만, 그러나 스스로 만들 수도 있다. 달력을 바라보고 있으니, 묘하게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24-25쪽)

 

꽉 차있는 스케줄러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지금 나에게는 영화 한 편, 책 한 권 편하게 볼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계속 이 상태로 끌려다니다가는 모든 걸 놓치게 될 것 같다.

왜 이런 생각을 진작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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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어떻게 읽어야 할까?

아이와 부모에게 건네는, 깐깐하고 진솔한 그림책 가이드


1998년부터 시작된 저자 이루리의 그림책 사랑은 결국 저자를 그림책 애호가에서 『까만 코다』와 『북극곰 코다, 호』를 쓴 동화작가로 만들었다.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은 이루리가 그동안 여러 곳에 발표한 서평 가운데 고전부터 신간까지, 다양한 주제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59권의 그림책에 대한 서평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은 부모에게 아름답고 재미있는 그림책의 세계를 소개한다. 좋은 그림책을 읽는다는 건 그림책을 읽는 아이와 어른이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며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일임을 새삼 일깨워 주는 그림책 서평집이다.  


추천사


이루리 선생님의 책 소개글은 참 소박합니다. 

동네 아줌마 같고, 어색하게 아이 책을 골라주는 아빠 같습니다. 

작가이자 편집 기획자인데 전문용어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평론가들의 책 소개에 익숙했던 나는 당황했습니다. 

어려운 말이 하나도 없는데, 쉬운데… 참 깊습니다.      

- 김소희 어린이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 관장


그가 걸은 그림책 여정을 따뜻한 안내를 받으며 한 발짝씩 그대로 따라가 봅니다. 

그림책 읽기가 낯선 어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동심이 회복되는 힐링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내 인생에 그림책이 왜 그토록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림책은 사랑입니다.

- 임혜영 산그림, 그림책 박물관 대표


이 책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어른을 위한 책입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 우리는 그냥 행복합니다. 

이 책은 그림책을 보며 행복했던 기억들을 하나하나 떠오르게 만듭니다. 

특별히 아이들과 그림책을 함께 보며 

행복한 시간을 갖고 싶은 아빠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한상수 (사)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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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벤트 응모 방법!


1. 서평 이벤트 응모 방법 : 페이지를 블로그에 스크랩한 뒤 좋아하는 그림책과 읽고 싶은 이유에 대해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세요.


2. 응모 기간 : 2014년 6월 13일(금) ~ 2014년 6월 22일(일)


3. 당첨 인원 : 5명


4. 발표일 : 2014년 6월 23일(월) 오후


5.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면 : 서평단으로 당첨되신 분들은 서평을 작성한 후 서평단 발표 페이지에 개인블로그/알라딘 블로그에 남긴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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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평단모집] 아빠와 함께 그림책여행
    from hyon33님의 서재 2014-06-17 12:37 
    본문의 너비가 페이퍼의 제한 너비를 초과한 글입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새창에서 원래 너비의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어떻게 읽어야 할까?아이와 부모에게 건네는, 깐깐하고 진솔한 그림책 가이드1998년부터 시작된 저자 이루리의 그림책 사랑은 결국 저자를 그림책 애호가에서 『까만 코다』와 『북극곰 코다, 호』를 쓴 동화작가로 만들었다.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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