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도깨비 옛이야기 그림책 13
권문희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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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 아들하고 함께 읽었어요.

"깜박깜박 도깨비" 라고 제목을 이야기하니까 아들이 얼른 받아치네요.

"깜박깜박 엄마~" 라구요.

평상시에 잘 깜박하는 엄마가 생각났나봐요.

 

<줄줄이 꿴 호랑이>를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어느정도 재미있을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네요.

보통 이런 류의 이야기에는 주인공의 행운을 부러워하는 욕심많은 이웃이나 형제들이 있을 법 한데 이 이야기에는 그런 나쁜 인간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또한 우리를 기쁘게 했답니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을 보면 집집마다 냄비 하나, 방망이 하나씩을 다 갖고 있답니다.

아이의 집엔 냄비 세 개, 방망이 몇 개(다섯 개 같기도 하고 네 개 같기도하고)가 남아있구요.

아이의 집에 방망이 하나, 냄비 하나만 달랑 남아 있었다면 저는 좀 서운했을 뻔 했습니다.

남을 도와주더라도 내 것은 좀 남겨두면서 돕는 게 훨씬 마음에 안정이 되는 스타일이라~

 

도깨비와 아이가 주고받는 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어제 꾼 돈 서 푼 갚으러 왔다."

"어제 갚았잖아."

"어라, 얘 좀 봐? 어제 꿨는데 어떻게 어제 갚아?"

 

계속 반복되는 이 대화를 처음 읽을땐 즐겁게 듣던 아이가 두번째 읽을 때는 그 부분은 그냥 패스하고 읽어달라고 하네요.

제 읽는 솜씨가 별로였었는지...아님 화면 가득 꽉차게 써 있는 그 글이 아이한테는 그냥 그림으로 인식이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이 겉표지를 보고 묻습니다. 엄마는 둘 중에 누가 더 잘생긴 것 같냐고.

도깨비 헤어스타일이 꽃남 구준표 스타일이랑 비슷한게 엄마는 도깨비가 더 잘생겨 보인다고 했더니 아들이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주인공 아이 눈이 너무 작다고 타박하네요. 근데 사실 이 책 주인공은 도깨비 아닌가요? ㅋㅋ

 

그나저나 이 도깨비 어쩌죠?

벌 다 받고 돌아왔는데 아이집을 찾지 못하네요.

그냥 아쉬운대로 우리집에 다녀갔으면 딱 좋겠다는 허황된 욕심을 부려봅니다.

요술냄비랑 요술방망이 엄청 탐나는 아이템이잖아요. 정말 갖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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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만날 수 있어 키쿠다 마리코 감성 그림책 시리즈 1
키쿠다 마리코 글.그림, 최혜정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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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 통화를 했다.

그냥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끊었다.

잠시 후,

엄마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있니?"

"아니? 아무 일도 없는데. 왜?"

"네 목소리에서 근심이 느껴져서......"

어느 지점에서 엄마가 나의 근심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목소리의 바이오리듬을 체크하고 있는 엄마에게 조금은 짜증이 났다.

난 그냥 엄마랑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전화했던건데 이런 식이면...

앞으론 기분 좋을때만 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

 

어쩌다 모임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다.

그 때, 내 이야기를 유심히 듣던 한 후배가 말했다.

"쌤, 엄마가 없다는 게 어떤 건지 아세요? 바로 그런 거예요. 내 목소리에 근심이 있다는 걸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거. 그거 굉장히 슬픈 일이에요."

반성, 반성, 또 반성했다.

도대체 철이라는 건 언제 드는건지...

 

그 후배가 좋아하는  책!

<언제나 만날 수 있어>

 

엄마와 각별했던 그 후배는 아직도 엄마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질 못하고 있다.

혼자 살고 계시는 아버지한테 이 책을 읽어드렸다고 한다.

읽어주는 후배와 가만히 듣고 계실 후배의 아버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후배야, 힘 내!!!

 

꼬옥 눈을 감고

미키를

떠올리면,

 

우린 언제나 만날 수 있지.

 

미키는 멀고도 가까이 있어.

 

살며시 눈을 감으면 변함없이

우리는 그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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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 - 나의 그림책 이야기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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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이 말하는 자신의 그림책 이야기. 본인의 글과 그림만큼이나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담백하다. 연도순으로 되어 있어 버닝햄의 작품의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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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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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가장 지키고 싶은 말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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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9
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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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커피를 한가득 담은 머그잔을 앞에 두고 사무실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그림책을 읽게 되었다.

신간을 모아놓은 책꽂이에서 이 책 <첫 번째 질문>을 뽑아 들었다.

 

첫 번째 질문.

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김소연 옮김.

책의 겉표지와 마지막 표지가 보이도록 펼쳐보였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감탄의 소리가 들린다.

흰색과 파란색의 청량감, 여자아이의 노란 장화에 마음을 뺏긴다.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는 그저 하얀색의 면지에서 하늘을 보았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오늘 하늘을 보았나요?

하늘은 멀었나요, 가까웠나요?

 

재개발을 눈앞에 둔 5층짜리 오래된 아파트 1층에 자리한 <그림책도시> 사무실.

모두다 약속이나 한듯 반쯤 열어 둔 주방쪽 창문으로 하늘을 내다본다.

 

구름은 어떤 모양이던가요?

바람은 어떤 냄새였나요?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쉰다.

 

좋은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오늘 "고마워!"라고

말한 적이 있나요?

 

좋은 그림책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런 하루.

고맙다.

 

창문 너머, 길 저편에

무엇이 보이나요?

빗방울을 가득 머금은 거미줄을 본 적이 있나요?

 

(중략)

 

몇 살 때의 자신을 좋아하나요?

잘 나이 들어 갈 수 있을까요?

세상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어떤 건가요?

 

지금 있는 곳에서 귀를 기울여 보세요.

무슨 소리가 들리나요?

침묵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나요?

가만히 눈을 감아 보세요.

무엇이 보이나요?

 

질문과 대답,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인가요?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 있나요?

 

당황스럽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고민한,

고민한 줄도 모르고 했던 그런 생각의 조각들이 여기 흩어져 있었다.

 

세상은 말을 가볍게 여기지요.

당신은 말을 믿나요?

 

믿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책장을 덮고 우리는 잠시 말이 없었다.

아주 짧은 일초, 이초의 침묵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 느낌이다. 

그리고...

봇물 터지듯 이 책에 대한 느낌이 쏟아졌다.

 

<첫 번째 질문>

진정한 4D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구름을 보고, 바람의 냄새를 맡고, 빗방울을 느낄 수 있는...

게다가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는 위로의 말을 들은 것도 같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로부터 시작하여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구름의 전람회>, <나의 형 빈센트>로 이어진 이세 히데코의 그림은 정말 나를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세 히데코의 그림에서 색이 자꾸 빠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수분을 너무 많이 머금어서 짜면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첫 번째 질문>은 그런 나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잡아주었다. 역시 이세 히데코였다.

그리고 좋은 그림책은 함께 나눠야 그 기쁨이 배가 된다는 것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시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워진 <첫 번째 질문>

오늘 나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볼까 한다.

오늘 하늘을 보았니? 라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꼭 그렇게 처리했어야 했는지 하는 의문이 든다.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마지막 면을 그냥 빈 공간으로 두었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굳이 그 자리에 판권을 표시해서 독자의 생각의 흐름을 방해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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