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 이야기 - 책의 역사를 배우는 지식 동화
정설아 지음, 이중복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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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의 역사를 배우는 지식동화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 이야기' 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다.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은 과연 어떤 책일까 하는.

 

책 뒷표지에서 힌트를 준다.
'좋은 책' 아래에 보이는 삽화는 18세기 영국의 출판인인 존 뉴베리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책 <작고 예쁜 포켓북>을 나눠주는 장면이다.
어린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서점에 들렀다가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뉴베리는
그날부터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모으기 시작하여 한 권의 전래동화집을 만들었다.
" 이 책은 작은 신사와 숙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즐거움은 어린이들을 강하고 튼튼하고 똑똑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라고 뉴베리는 말했다.
미국의 가장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은 바로 위의 존 뉴베리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다.
뉴베리 상 메달이 박혀있는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나쁜 책' 의 모델인 17세기 프랑스 청년 리슐리외는
왕을 찾아가 왕의 정책을 칭찬하면서, 왕이 얼마나 훌륭한지,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를
알리는 책을 만드는 조건으로 독점 출판권을 얻게 된다.
얼마 후 정부의 이념과 정책에 반대하는 책들이 지방의 작은 인쇄소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왕은 '나쁜 책'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책들을 태워버리며 자신을 칭송하는 책을 만드는 리슐리외에게 더욱 힘을 실어준다. 

'이상한 책' 의 삽화는 양피지 책을 만드는 과정 중의 한 장면이다.
파피루스 수출을 금한다는 이집트 왕의 결정에 책을 좋아하는 이웃 나라 페르가몬의 왕은 고민에 빠진다.
천 년 이상 보존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그런 책은 없을까하는.
고민 끝에 탄생한 양피지 책은 잉크도 잘 스며들고, 벌레도 먹지 않아 오래 보존할 수 있었다.
물론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노력이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그런데 왜 양피지 책이 이상한 책일까?
요즘 아이들에게 전자책 (e-book)과 양피지책 중 어떤 책이 이상한 책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대답을 할까?
음...답이 나온다.
책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양들을 잡았으니 어찌 이상하지 않을까. 

'책' 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이 책은 초등학생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재미난 이야기들과 함께 과거, 현재, 미래로의 책여행!
떠나보길 추천한다.

 

지하철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미래에는 또 어떤 상상도 할 수 없는 책이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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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1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놈놈놈의 패러디 책제목이 재밌네요.ㅋㅋ
수백마리의 양을 잡았을 양피지 책, 양들 입장에선 아주 나쁜책이겠죠.^^

엘리자베스 2010-11-14 22:22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제목이 떠올랐답니다.
그래서 따라해봤죠 '책책책'으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카르페디엠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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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을 모조리 읽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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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꼬마 플라톤의 이야기 철학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지음, 마씨모 바키니 그림, 김효진 옮김 / 조선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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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철학가와 사상을 무턱대고 외웠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동굴, 비유, 산파술....얼핏 이런 단어들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난다.
의미도 모른채 무작정 외우면서도 그때는 왜 궁금하지 않았을까? 

요즘 아이들은 참 좋겠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렇게 쉽게 풀어서 이야기 해주는 철학책이 있으니 말이다.
철학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우리때와는 완전히 다르지 않을까 싶다. 

<소크라테스와 꼬마 플라톤의 이야기 철학>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작품인 <대화편>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재미있게 풀어 쓴 책이다. 

진리란 무엇일까?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논리란 무엇일까? 

호기심 많은 꼬마 플라톤과 함께 위의 4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 떠나는 철학여행! 
동굴 속 모험도 해 보고, 두려움과 맞서 보기도 하고, 진정한 지혜란 무엇인지 곰곰 생각도 해보면서
여행이 끝날 때쯤에는 한층 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깊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을 철학책 몇 권 더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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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순 할매 쫓아내기 살림어린이 나무 동화 (살림 3.4학년 창작 동화) 2
이은재 지음, 윤희동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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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이 니는 세상에서 가장 맛난 반찬이 뭔 줄 아냐?" 

"햄, 참치 통조림, 돈까스, 자장면, 치킨......" 

"그만해라, 이눔아! 세상에서 제일 맛난 반찬은 사람 반찬이다." 

"사람 반찬? 할매, 식인종이야?" 

"이눔아, 할매 말은 식구들끼리 한데 둘러앉아서 서로 얼굴 쳐다보고 먹는 밥이 제일로 맛나다는 말이다. 그런데 니놈은 집에서도 아빠 엄마 대신 찌그러진 식인종 할매 얼굴이나 반찬 삼고 있으니 불쌍하지 않냐!" (88~89쪽)

자칭 친환경 에코할매인 모양순 할매는 전직 교사출신으로 태범이 엄마 아빠의 큰 지지를 받으며 당당히 태범이네로 입성한다.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인 태범이 엄마는 할매를 '선생님'이라 치켜 부르며 집안일과 태범이 교육을 할매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아빠 또한 그동안 자신의 몫이었던 일들을 할매가 대신 해주니 좋기만하다. 

하지만 태범이는 괴롭다.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잔소리해대고, 매일 한시간씩 공부시키고, 벌점수첩에 점수를 적고, 그 점수만큼 알알이(청국장과 다시마, 멸치를 가루 내어 빚어서 만든 알갱이)를 먹이는 할매가 끔찍히도 싫다. 

참다 참다 폭발한 태범이는 모양순 할매를 쫓아내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회사에서 상으로 받은 모형구두를 실수로 깨뜨려 놓고 할매가 그랬다고 하고, 아빠가 애지중지하는 야생화를 일부러 뽑아놓고 할매에게 덮어씌우기도 한다. 

태범이가 그렇게 싫다고 할때는 눈도 깜짝 안하던 엄마 아빠가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망가진 후에는 할매를 다시 보게 된다. '선생님'이라 부르던 엄마는 어느 순간 '할매'라고 은근슬쩍 호칭을 바꾸고, 아빠는 혹시 할매에게 치매기가 있는건 아닌지 하는 의심을 한다. 

작전대로 잘 되어가건만 태범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 할매가 새벽에 자신의 방에 들어와 이불을 추스려주고 얼굴을 부드럽게 쓸어내려주는 손길이 싫지가 않다. 할매가 아침준비를 하는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도 한다. 

태범이의 '모양순 할매 쫓아내기' 작전은 어떻게 될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고 또 그렇게 된다.
하지만 이 찜찜함은 뭘까? 

모양순 할매는 자주 태범에게 불쌍하다고 말한다. 태범이는 자기가 왜 불쌍하다는 건지 이해를 못한다.
한창 부모의 사랑과 관심속에 자라야 할 나이인데 혼자 밥 먹고, 혼자 컴퓨터 하고, 친구 하나 없이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태범이면서도 자신이 왜 불쌍한지 조차도 모른다. 늘 그래왔으니까. 

엄마, 아빠는 또 뭔가.
모양순 할매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의무를 마치 다한 양 태범에게 당당한 모습하며,
'선생님, 선생님...', '할매, 할매...'하며 따르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는 모습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양순 할매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렵다.
지금은 태범이가 나서서 할매를 못나가게 하지만 점점 더 병이 깊어져서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어찌 될까.
친부모도 아닌 모양순 할매와 태범의 부모는 과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태범이를 믿어보는 수 밖에... 
집에서만 큰 소리 땅땅치던 마당장군이었던 태범이를 진짜 자기이름처럼 '커다란 호랑이'로 변신시켜 준 모양순 할매를 호랑이가 된 태범이가 끝까지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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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1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괜찮은 책이네요~
모양순 할매가 세상 떠날때까지 함께 살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하네요~

엘리자베스 2010-11-14 22:31   좋아요 0 | URL
쉽지 않겠죠? 끝까지 지켜주기가...
 
미소녀 고은비 즐거운 동화 여행 23
한예찬 지음, 김민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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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었냐는 나의 질문에 딸아이가 주저리주저리 책의 내용을 아주 신이 나서 이야기 해댔다. 괜히 물어봤다.(줄거리를 다 알고 보는 책은 아무래도 재미가 덜하다) 
딸아이는 주인공 은비와 같은 나이(11살)인데다 관심사도 비슷해서 인지 아주 순식간에 이 책을 읽어 버렸다.
재미있다며 자기도 은비가 다니는 민들레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했다.
민들레 학교? 대안 학교의 냄새가 물씬 난다.

은비는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한다. 못생겼기 때문에 '플라워데이'날에 반아이들에게 꽃을 한 송이도 받지 못한 것이라며 불행해한다. 

플라워데이? 실제로 이런 날이 있나? 

1년 전에 '플라워 로맨스' 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나서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된 플라워 데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성 친구끼리는 백합꽃을 선물로 주고받고, 이성 친구끼리는 장미꽃을 선물로 주고받는 날로써 드라마의 내용에 따라 9월 14일로 정해져 있었다.(24쪽) 

만약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또 하나의 '데이'가 추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점에선 있지도 않은 '데이'를 만들어낸 것이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지않아도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빼빼로데이 등 챙겨야 할 '데이'들이 달마다 하나씩 있는 것 같은데(뭐, 난 그런 것과 상관없이 살고 있지만...)

성형수술을 결심한 은비는 병원을 수소문한다. 하지만 17살은 되어야 수술이 가능하다는 말에 절망한다.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보다 하는 순간에 열 살 이상된 여성이라면 누구나 성형 수술로 예뻐질 수 있다는 스팸 메세지를 받게 된다.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찾아간 '매직 성형외과'에서 마법의 힘으로 예쁘게 성형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이상한 물약을 먹게 된다. 

마법의 힘으로 예뻐진 은비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는 순간 마법의 힘이 사라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ㅎㅎㅎ 냄새가 난다. 짜고 치는...)

수술로 예뻐진 은비를 같은 반 아이들이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전학을 가야 한다며 은비의 부모님은 이사까지 감행한다.

은비가 전학 간 민들레 학교는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는 공립 학교로, 다빈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체험 학습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과 아뜰리에라는 문화 예술 활동과 체육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수업을 한다.(역시, 대안학교 맞군!)

은비가 달라졌다. 외모에 자신감이 생긴 이후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런 은비의 당당한 모습에 아이들은 끌리게 되고, 실제로 은비는 점점 예뻐지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이 사실은 엄마, 아빠가 꾸민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은비에게 엄마는 말한다.

"은비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남을 사랑할 수 있는거야. 너를 소중하게 여기고 더 사랑해 봐. 그리고 늘 자신감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따뜻하게 대해 줘 봐. 친구들이 너에게 다가오지 않더라도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어 주고 조그만 것이라도 건네 주고 그래 봐. 그러면 너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더욱 많아질 거야. 그리고 네 모습은 더욱 더 예뻐질거야."(140쪽)

딸아이도 나도 재미있게 본 책이지만, 솔직히 약간의 아쉬운 점이 남는 책이다.
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플라워데이'라는 날을 만들어 꽃집 좋은 일 시키는 거라든가(실제로 책 내용중에 은비가 꽃 세 송이를 주문하자 꽃집 아주머니가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연이라도 거울을 보면 마법이 풀린다는 억지스러운 설정(어떻게 한번도 거울을 안보고 살 수 있다는 건지), 그리고 꼭 대안학교여야 했는가 하는(은비가 다녔던 학교에서 갈등을 풀 수는 없었을까) 것들 말이다.

하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한다면 자신의 모습이 마법처럼 저절로 예뻐질 거라는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은비 또래 여자아이들에게 분명 좋은 영향력을 끼칠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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