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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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와 코즈미디스는 더 나아가, 마음에 설계된 우정의 감정들이 수많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소외와 외로움의 원천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눈에 보이는 교환과 주고받기식 호혜는 우정이 없고 신뢰가 낮을 때 의존하는 낮은 차원의 이타주의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경제에서 우리는 수도 없이 낯선 사람들과 호의를 교환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다른 인간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어려움이 닥치면 쉽게 버림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물리적 편안함을 주는 환경이 정서적으로는 우리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환경에서는 위기가 최소화되어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7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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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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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의 이타주의처럼 친구 관계도 사기에 취약하다. 우리는 그 사기꾼들을 '좋은 날만의 친구 fair-weather friend'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른다. 사이비 친구들은 가치 있는 사람들과 교제하면서 그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거둬 가고, 그들 자신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온정의 표시를 흉내 낸다. 그러나 빗방울이 떨어지면 그들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사람들에겐 좋은 날만의 친구를 솎아내도록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감정 반응이 있다. 곤경에 빠졌을 때 도움의 손길은 대단히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뭉클한 감동을 느끼고, 그 관대함을 결코 잊지 못하고, 또 그것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는 못배긴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우정의 요점은 곤경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7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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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 자신을 누군가에게 가치 있게 만들면 그 사람도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내가 그(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그녀)도 내가 곤경에서 벗어나는 것에 이해관계가(비록 이기적인 이해관계이지만)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들은 나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나는 나의 재능이나 습관 때문에 그들에게 소중할 뿐만 아니라, 궂은 날에 그들을 곤경에서 구하는 일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소중하다, 내가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 여길수록 그 사람은 나를 더욱 소중히 여긴다. 이렇게 계속되는 과정을 우리는 우정이라 부른다. 만일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왜 친구냐고 물으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이 같고, 서로를 위해 항상 옆에 있어 줄 것임을 안다."-7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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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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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 당신을 위협할 때에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용'을 연장할 수 있는 일종이 보험으로서 어떤 종류의 생각과 감정이 진화할 수 있었을까?
-780쪽

첫 번째 전략은 나 자신을 독보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구 제작, 길 찾기, 분쟁 해결처럼 집단 내에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전문 기술을 계발한다면 나는 위급한 때를 위해 따돌릴 수 없는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모두가 내게 의존한다면 위기가 닥쳐도 나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만의 가치 있는 재능을 널리 알리거나 자신만의 재능을 독보적이고 가치 있다고 인정해 주는 집단을 찾는 일에 사회생활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지위 추구는 자신을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하는 동기들 중 하나다.
-780쪽

두 번째 전략은 당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들로부터 이익을 얻는 동지들과 연합하는 것이다. 그러면 단지 당신의 삶에 힘쓰고 당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부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결혼이 가장 분명한 예다. 남편과 아내는 자식들의 안녕으로 이익을 공유한다. 두 번째 예는, 마오쩌둥의 어록에 담긴 "나의 적의 적은 나의 동지"다. 세 번째 예는 이를테면 집으로 가는 길 찾기에 능숙한 것처럼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 동시에 남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기술을 소유하는 것이다. 그 밖의 예로는 나와 같은 온도의 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나와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다. 이 모든 예에서 우리는, 비용이 발생하는 동시에 그에 대한 보답이 요구되는 생물학적 의미의 이타주의와는 무관하게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7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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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적 사랑의 증거는 분명하지만 우애적 사랑이 진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투비와 코즈미디스는 우정의 심리학을 역설계하려는 시도로 '은행의 역설 Banker's Paradox'이라는 교환 논리의 한 측면을 지적한다.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간 많은 사람들이 정작 필요하지 않다고 입증할 수 있는 액수까지만 빌려 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좌절감을 맛본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표현한 것처럼, "은행은 맑은 날 우산을 빌려 주고 빗방울이 떨어질 때 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곳이다." 은행들은 단지 투자할 돈밖에 없으며 대출은 모두 도박이라고 말한다. 은행은 수익을 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업계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용 리스크(변제 불능의 위험성)를 평가하고 잡초를 솎아 낸다.-7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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