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반역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황보영조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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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대중의 보호도 관심도 동정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철학은 전적으로 비실용적인 측면을 다룬다. 그래서 평균인에 대한 일체의 종속에서 자유롭다. 철학은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알고 선한 신(神)의 새와 같은 자유로운 운명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자신을 맡기지 않고 자신을 천거하거나 변호하지도 않는다. 만일 누군가에게 좋은 도움을 주었다면 단순한 인간적 공감 때문에 기뻐한다. 철학자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살지 않으며, 그것을 기대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철학이 자신의 실존에 질문을 던지는 데서 출발하고 자기 자신과 싸우며 자기 자신에 몰두한 채 살아가는 것이라면, 어떻게 그런 일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라겠는가? -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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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반역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황보영조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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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무한한 승리의 진보와 주기적인 퇴보 모두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개체의 삶이든 집단의 삶이든, 개인적인 삶이든 역사적인 삶이든, 삶이란 위험을 본질로하는 우주 내의 유일한 실체이기 때문이다. 삶은 부침의 연속이고 엄밀히 말하면 드라마이다.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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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베르길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소문은 세상의 악 가운데 가장 빠르다.
그녀는 움직임으로써 강해지고 나아감으로써 힘을 얻는다.
그녀는 처음에는 겁이 많아 왜소하지만 금세 하늘을 찌르고,
발로는 땅 위를 걸어도 머리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이 신들에게 화가 나
코이우스와 엥켈라두스의 누이로서 그녀를 막내둥이로
낳았다고 한다. 그녀는 발이 빠르고 날개가 날랜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괴물로 몸에 난 깃털만큼 많은
(들어도 믿어지지 않겠지만) 잠들지 않는 눈과 혀와 소리 나는 입과
쫑긋 선 귀를 그 밑에 갖고 있다. 밤마다 그녀는
어둠을 뚫고 하늘과 대지 사이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한시도 달콤한 잠으로 눈을 감는 일이 없다.
또한 낮에는 지붕 꼭대기나 높은 성탑들 위에 앉아
망을 보며 대도시들을 놀라게 한다. 그녀는 사실을 전하는 것
못지않게 조작된 것들과 왜곡된 것들에 매달리기 때문이다.-167∼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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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기질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 북스넛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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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 과거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분명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 형식에 젖어 있으면서도 그 기원 및 발달 과정에서 자신의 예술이 점하는 위치까지 알고 있는 거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역사적인 성향은 또한 과거의 정전과 그 자신의 뿌리를 노골적으로 거부한 초창기의 작품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 직관적으로 수용한 것을 이제는 좀더 의식적이고 거리를 둔 상태에서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이미 과거와 단호하게 결별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과거가 압도적인 무게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는 자주 먼 과거로 되돌아가게 된다. 스트라빈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상으로 우리와 더 가까운 시기가 더 먼 시기보다 일시적으로는 우리와 더 많이 떨어져 있는 게 세상 이치다."

-382쪽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가 과거와 자극적인 대화를 지속적으로 했다는 점은 두 사람이 오랫동안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였다. 그들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를 재창조함으로써 자신의 목소리를 한층 더 심화시킬 수 있었다. 이는 과학자나 수학자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그들이 이런 식으로 과거와 유희하지 않았다면 훨씬 개인적이고 급진적인 작품은 창조했겠지만, 이는 기껏해야 창조력을 갉아먹은 곤란한 재주에 불과했을 것이다.-3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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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기질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 북스넛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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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이 어느 분야에 몰두하다 보면 몰입 경험의 궤적이 변하게 마련이다. 한때는 너무 어려운 도전이라 여겼던 일이 쉽게 달성할 만한 일, 심지어는 유쾌한 일이 된다. 반면에 오래 전에 성취했던 일은 더 이상 관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나름대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음악 연주자들은 익숙한 곡을 정확하게 연주하면서 몰입 상태를 경험하며, 젊은 대가급 연주자들은 연주하기가 가장 어려운 곡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오랜 연륜을 쌓은 거장들은 익숙한 곡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연주가 매우 어려운 작품을 다시 집어 든다. 이러한 설명은 창조적인 사람들이 좌절을 겪더라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마치 도박판에서 '판돈'을 계속 올리듯 통례적인 보상을 받지 못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더욱 더 어려운 도전에 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준다.-69쪽

티모시 힐턴은 피카소의 다채로운 연애 경험, 미술 양식과 매체에 관한 다양한 실험, 보헤미안적인 삶과 부르주아적인 삶이 혼융된 생활 등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영감이 사라지는 현상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시도였다고 보았다. 어쩌면 피카소는 무의식적으로 인생의 판돈을 더 올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피카소가 작품 활동에서 늘 활용했던 방식이었다.-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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