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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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앤소니 브라운 책 답게 겉 표지부터 다르다. (책을 다 본 후 다시 한번 감상해보시길) 

책을 좋아하는 여동생과 축구를 좋아하는 남동생 왠지 섞이기 힘들다.
길을 가다가 가장 기분좋은 광경 중의 하나가 오빠와 여동생이 손을 잡고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이다. 요즘은 셋은 조금 벅차고, 남매가 많아지는 판국인데...
이런 모습은 조금 보기 힘들다. 나이터울도 있고, 여자와 남자아이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이해할 시간이 없으니 저런 모습을 기대하기란... 

내게 만약 남매가 있다면, 꼭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사이좋게 지내야지! 라고 훈계하기보다는 그림책을 다 보고 나면, 어느덧 서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마음으로 와닿지 않을까 싶다. 돌이 된 오빠를 안아주었을 때에는 왠지 모를 찡함도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책을 열어서 덮기까지 긴장하지 말아야 할 앤소니 작가의 숨은 그림과 숨은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터널안을 지날 때 그 으스스함을 경험할 수 있는 나무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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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레시피 - 레벨 3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이미애 지음, 문구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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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불고 있는 웰빙의 대열에는 항상 전통적인 것들이 들어가는 것 같다. 순수한 자연에서 얻어온 재료로 조미료넣지 않은 담백함이 항상 그 비법인 듯하다.
그래서, 사찰음식이나 웰빙음식의 레시피를 여기저기서 따다가 적고 그대로 해보기 일쑤이다.
그 바람이 이젠 책에도 부나보다~

서울에 사는 키가 껑충한 손녀딸이 방학숙제를 감하고, 인형을 사주는 조건으로 한달동안 외할머니와 동거를 시작한다. 짐짓 "집으로"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 영화와 같은 듯 다른 점이 있다면 할머니의 모습이랄까?

너무나 좋은 음식솜씨와 이것저것 나눠먹기 좋아하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지만, 혼자 살아온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마음 표현을 안해서 감정표현이 서툴러져 버려서인지... 너무나 씩씩하고 당차고 어쩔땐 무안하기까지해 서운함을 불러일으키는 화법도 불사하지 않는 할머니 그리고 서울소녀 서현이가 점점 시골생활 그리고 할머니와의 생활에 익숙해지게 된다.
구더기가 무서워서 배가 아플때까지 화장실에 근처도 안가던 서현이가 스스로 석유를 뿌려가면서 용변을 보고 나중에는 구더기도 한 생명이라는 생각에 석유도 뿌리지 않고 씩씩하게 화장실을 드나드는 건 생활에서 저절로 크는 아이의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아이들은 자연에서 자라야 하는데... ^^; 
무뚝뚝한 외할머니~그러나 음식솜씨는 최고다. 음식마다 들어가는 정성덕분에 서현이는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그 따뜻함과 맛깔스러움에 할머니의 음식 레시피를 적게 된다. 

어느덧 여름방학은 다 지나가고 서울로 가게 된 서현이. 할머니와의 재회를 꿈꾸지만...다시 바쁜 생활속에서 어느덧 그건 먼 나중의 바램처럼 바래져 간다.  어느날 걸려온 할머니의 전화에 보고 싶다는 한마디 말도 제대로 못하고 끊어버린 서현이. 그리고 서현이를 데리러 시골에 내려갔다가 하루 더 자고 가라는 어머니의 말을 뒤로 하고 왔던 엄마의 후회가...
아련히 아파오는 결말이 되어 버린다..

웃다가 울다가 보면 어느덧 이야기는 막을 내리고, 아쉬움이 가득이다.  
아이들의 책이 어른의 책보다 더 재밌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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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편해문 지음 / 소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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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학교에서 오자 마자 가방을 방에 던져놓기 무섭게 밖으로 나가 놀았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엄마들의 엄청난 잔소리와 데시벨에 못이겨 집안으로 들어가서 하루를 마감했던 것 같다.  

요즘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 끝나자마자 방과후학교나 학원으로 간다. 학교에서 조금 놀려고 하면, 무슨 스케쥴이 그리도 많은지 조그만 녀석들이 어른인 나보다 더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간다.  

내 어릴 적 기억과 너무 다른 이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기도 하고.. 나라도 놀아주고 싶어 안달이 되기 일쑤이다. 어렸을 적 기억으로 고무줄 놀이도 가르쳐 주고, 비석치기도 가르쳐주고, 구슬치기, 딱지치기, 숨바꼭질 등등 끌어오지만, 아이들이 항상 100% 즐겁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이럴 때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역시 이녀석들 놀줄을 몰라~ 노는 법을 가르쳐줘야겠어. 경험을 하게 해야겠어."하며 또 한번 부르르 의무감에 넘쳤다가 놀이를 즐기지 못하는 녀석들의 모습에서 실망하고 또 계획하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그게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작가가 말한다.
놀이는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고 느끼고 저절로 체득하게 되는 거라고.. 내가 그 실수를 했던 것이다. 자유시간을 주었을 때 아이들의 꺄르르 웃음 소리가 넘칠 때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 기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스듬한 쇠막대 위에 원숭이처럼 엎드려 있으면서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내가 보기엔 하나도 재미없는데 자기들끼리는 연신 웃어대느라 숨이 넘어가려 한다.. 아까 놀자고 할 때는 이렇게 안 웃더니.. 참... 하며 어이없어 하면서도 그 모습이 또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하늘에서 내려 준 천사같은 아이들. 이 녀석들이 언젠가부터 천사의 본분을 잃고 그냥 인간이 되어 버렸다. 무엇때문일까? 공부! 공부! 공부! 만을 연신 외쳐대며, 아이들의 자유를 뺐고, 놀 공간을 뺐어 버렸기 때문이다. 세상에 갈 수록 험악해 지는 건 이 아이들이 우리에게 하는 복수가 아닐까?라고 했던 작가의 말에 뜨끔!! 그래! 바뀌어야 해!!

작가는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보기 위해서 인도로 갔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존재한다는 곳. 한번 갔던 사람들은 반드시 또 가고 싶은 매혹을 느낀다는 그 나라..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기 위해 먼 곳까지 가야 하는 현실이라니... -_-
이 책은 사진과 수필이 어우러진 형식으로 엮어진 책인데... 술술 잘 읽힌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모습들과 놀이를 보면서 또 한번 놀란다. 우리 만의 놀이여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놀이들이 사실은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비슷하게 하고 있는 놀이라는 사실이다. 원시적으로 타고난 감각이 바로 놀이라는 것이다. 금을 긋고, 편을 가르고 이기고 지고, 돌을 가지고, 실을 가지고 노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비슷하고 닮았다.  

요즘 우리 아이들 게임에 빠져 산다. 가상현실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폭력이 는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면 아이들의 에너지를 발산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놀이를 해야 하는데.. 놀이를 해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사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데 가상공간에서 그 욕구를 충족하여 그릇된 개념을 가지고 세상에 부딪혀 살아나가다 보니 무너지는 속도도 빠르고, 형성된 모습조차도 한없이 허술한 것이다. 이젠 돈주고 놀아야 하는 요즘..... 이다. 뭔가 상당히 잘못되었다... 
놀아주려고 하지 않아야 겠다. 아이들에게 공간을 주고, 시간을 주고 기다려야겠다. 스스로 알아내도록~ 자신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말이다.   

제목 너무 멋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이런 아이들을 우린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어린이 놀이 십계명 


1. 우리는 밖에서 놀고 싶어요. 실내나 울타리 안에 가두지 말아 주세요.
2. 우리들끼리 동무들과 놀고 싶어요.
3. 우리끼리 놀 때는 끼어들거나 관찰하거나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4. 우리들이 심심하도록 좀 내버려두세요. 우리 스스로 놀래요.
5. 우리에게 놀이 밥을 주세요. 놀면서 배우면서 몸도 마음도 커요.
(이건 정말 내가 추구하는 건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고민해봐야겠다.. ^^:)
6. 우리는 놀 때 가장 행복해요.
7. 우리에게 시키지 말고 도와주세요. 어른들이 시키는 놀이는 공부 같아요.
8. 우리를 사랑한다면 안전한 놀이터와 한가한 시간을 주세요.
9. 우리는 엄마, 아빠, 동무들과 놀고 싶지 물건이나 장난감, 교구들과 놀고 싶지 않아요.
10. 어른들도 일만하지 말고 좀 노세요. 일만하는 부모가 아이들 공부만 시킨대요.

(292p. 작가의 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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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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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지 : 따니의 잘못. 싫거나 미운 사람을 돌려내어 일에 관계되지 않게 하다.

딴지일보를 맨 처음 접했을 때 통쾌하면서도 불안하고 막 그랬던 기억이 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래서인지 딴지일보에 대한 내 편견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딴지일보의 총수라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를 적어 냈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책을 열었다.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너무 많은 평점들에 의해서 선택을 하게 되면 정말 기준점이 높아지는 것 같아 문제가 있나.. 보다.  ㅋ 

건투를 빈다! ->Good luck to you~! 씩씩하게 잘 살길 바란다. 뭐 그렇게 해석이 되는 제목과 걸맞게 세상사의 잡다한 일에 연연해 하면서 우울해하고 힘들어하는 그네들에게 힘과 의지가 되는 말을 해주는 상담형식의 글이다. 그런데 말이지... 너무나 세속적인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있는 그는 말이지 참 초연하고,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부럽기도 하지만.. 조금은 나와 다른 노선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는 듯 하여 좀 씁쓸했다. 

그의 말이 너무나 맞기도 하고 안맞기도 한데 말이지.. 그의 자유로운 영혼의 한 조각을 맛봤다는 것만으로 건투를 비는 데 조금의 힘은 될 수 있겠지! 라는 말 정도로 갈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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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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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시간만에 이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었던 책이다.  
까페에 앉아 저 자극적인 제목에 끌려서 꼽아 들었는데.. 옆사람 신경쓰지도 않고, 킥킥대면서 읽어갔더니 어느덧.. 작가가 캠핑카를 사는데 성공하기를 빌어주는 한 사람이 되어 책을 덮었다.   

문화심리학자.. 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내 주위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문화를 글이라는 것을 통해서 다시 접하게 되니 새삼스럽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던 것 같다.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니.. 아마 작가는 A형이고, 작가의 아내는 B형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면서도 책속에 스며있는 작가의 엉뚱함은 AB형일 듯한 생각도 들고... ㅎㅎ 어찌나 킥킥대면서 웃게 하는지...

이 나라의 남자... 아저씨.. 아빠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 땅위의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단지 빼쩍 마르고 약한 자신과 반대되게 건강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작가의 단순함과 쿨하게 넘어가는 작가의 아내와 대조적으로 작은 것에 연연해 하고 소심해하면서도 의미를 찾고 있는 작가의 모습은 묘하게 언발란스하면서도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  

파트별로 재미있게 풀어낸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아..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공감대가 몇 가지 형성되었다.  

먼저 우리 아빠, 엄마,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던 이야기.
삶이라는 물결에 떠있는 힘없는 작은 종이배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조금은 무게를 달고 살자는 메세지 같은 ritual....  작은 것 하나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 나만의 것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자는 것. 

둘째,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작가는 결혼을 예로 들었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 왜냐... 하고 후회하는 것은 잠깐이지만, 안하고 후회하는 것은 평생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왠지 설득력있는 이야기이다. 항상 아쉬워하며 가지 않은 길을 바라보기보다는 일단 가보고, 아니면 돌아가는 게 오히려 목표지점에 도착하는 빠르고 건강한 방법이 아닐까? 

셋째,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식욕도 성욕도 아닌 감탄하는 것이란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식욕이나 성욕은 본능적인 것이기 때문에 원숭이도, 치타도, 뱀도, 금붕어도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아하~~ 유레카~~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인간뿐이다.. 그러니 매일 매순간 감탄하면서 살고, 그럴 일을 만들어가면 어느덧 좀 더 의미있게 살아가지지 않을까 싶다. 

제목을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하는 것처럼 써서 이를 공감하는 여러 뭇남성들을 낚시질 했지만,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하지 말고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살아가자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내가 먼저 죽으면 남자는 더 오래 살지 못하고 따라가지만, 남편이 먼저 죽으면 오히려 여자는 오래 산다고 하면서.. 자신은 아내가 죽어도 더 오래 살거라고 어필하던 대목에서 빵터졌지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되기까지 자신을 바라보고 성찰하던 작가의 모습은 고무적이었다.  

이 책이 많이 팔려서 자유로운 영혼인 작가가 캠핑카를 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가지고 삶은 즐기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좀 더 많이 감탄하면서 말이지! ritual이라는 것 생각보다 간단하더라.. 내가 위안받을 수 있는 내가 삶을 살고 있다는 데 감사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 그것만으로 우린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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