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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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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답고 감수성 넘치는 과학이라니! 우리가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지식만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과학책도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될 수 있다. 과학이 사랑스러워지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feat.나의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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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다락방님의 글을 읽으며 저도 두 번 읽은 이 책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아래의 발췌 문장을 보고 간단하게 페이퍼를 적어요^^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p.17)


이 부분을 읽다가 아, 나도 이 문장에 줄을 그었지 하면서 문득 몇 년 전에 읽은 시가 떠올랐어요. 저 문장과 비슷하게 일맥상통하는 시가 있거든요. 바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인생이란...... 기다림>이라는 멋진 시예요~











<인생이란...... 기다림>



인생이란...... 기다림.

리허설을 생략한 공연.

사이즈 없는 몸.

사고()가 거세된 머리.


내가 연기하고 있는 이 배역이 어떤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역할은 나만을 위한 것이며,

내 맘대로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


무엇에 관한 연극인지는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 올라가야 비로소 알 수 있다.


인생의 절정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늘 엉망진창이다.

주어진 극의 템포를 나는 힘겹게 쫓아가는 중.

즉홍 연기를 혐오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맞는 즉석 연기를 해야 한다.

한 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사물의 낯설음과 부딪쳐 넘어지고 자빠지면서도.

내 삶의 방식은 언제나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려 있다.

내 본능은 어설픈 풋내기의 솜씨.


긴장 탓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보지만, 그럴수록 더 큰 모멸감이 되돌아올 뿐.

정상 참작을 위한 증거들이 내게는 오히려 잔인하게만 느껴진다.


한번 내뱉은 말과 행동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법,

밤하늘의 별들을 미처 다 헤아리지도 못했다.

서두르고 덤벙대다가 잘못 잠근 외투의 단추처럼

갑작스레 찾아온 우연이 빚어낸 안타까운 결과.


어느 수요일 하루만이라도 미리 연습할 수 있다면,

어느 목요일 하루만이라도 다시 한번 되풀이할 수 있다면!

하지만 금요일이 되면 벌써 새로운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어김없이 나를 찾는다.

그러곤 묻는다―자, 모든 게 이상없죠?

(잔뜩 쉬어터진 거친 목소리로. 막 뒤에서 헛기침으로 미리 귀띔을 해주는 일조차 없이.)


지금 이 상황을 임시로 마련된 무대 위의 간단한 오디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는 정교한 무대 장치 아래 서서

모든 사물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배치되었는지를 똑똑히 보고 있다.

구석구석 놓여 있는 소품들의 정확성과 견고함은 가히 충격적이다.

무대를 회전시키는 장치는 벌써 오래전부터 작동 중이다.

저 멀리서 성운(星雲)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아, 이것은 틀림없는 개막 공연이다.

이 순간 내가 시도하는 모든 일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저지른 나의 행동, 나의 말, 나의 동작으로 영원히 굳어져버린다. 



/



이 시뿐만 아니라 펼치는 페이지마다 좋은 시가 가득한데 책이 두껍기까지 해서 너무나 좋아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끝과 시작]도 반복해서 읽었을 때 커다란 기쁨을 주는 책이에요. 이런 좋은 책들이 있어서 리허설 없는 인생이라도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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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쇠
    from 마지막 키스 2018-10-28 11:52 
    분명 이 시집을 사서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책장에는 없다. 어디로 어떻게 보낸건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고... 원더북 님이 올려주신 쉼보르스카 시를 읽고 나니 나 역시 생각나는 시가 있어 올려둔다. 그 시를 왜 좋아했더라, 하고 다시 읽어봤는데, 내가 다시 읽어보기 전까지 기억나는 거라곤, '열쇠' 였다. 열쇠가 나오는 시다, 그 시를 나는 좋아했다, 하는 것.오늘 이 시를 다시 읽고 올려두면서, 시집이야말로 두고두고 오래오래 보야아 하는 책이 아닌가
 
 
cyrus 2018-10-27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이란... 기다림˝이라는 구절을 보면서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생각났어요. 시에서 말하는 ‘기다림‘의 의미와 희곡의 ‘기다림‘의 의미가 다를 수 있겠지만요. ^^

원더북 2018-10-27 11:29   좋아요 0 | URL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에 대한 연상과 접점에 대한 이야기~~ 아주 즐겁습니다^^

다락방 2018-10-28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이 시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책장에 없는 걸 보니... 처분해 버렸는가 봅니다. ㅎ음.. ㅠㅠ

올려주신 시 너무 좋으네요. 이 시집을 읽으면서 제가 좋다고 메모해 두었던 시는 아닌데, 지금 읽으니 너무 좋아요. 시집이란 건 다른 어떤 책보다도 두고두고 오래오래 볼 일인가 봐요. 쉼보르스카 시를 이렇듯 적어주시니, 저도 쉼보르스카 시집을 읽고 시를 인용했었던 페이퍼가 떠올라 찾아봤어요. 그리고 그 시가 어떤 것인지, 답페이퍼로 쓰겠습니다. 먼댓글 연결할게요.
:)

원더북 2018-10-28 12:4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 페이퍼 너무나 궁금합니다^^
 
성性 정치학
케이트 밀렛 지음, 김전유경 옮김 / 이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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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이소오님께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종종 올려주시길래 저도 한 번 올려봅니다.(흉내쟁이;; ㅎㅎ)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도서관 두 곳을 하루가 멀다 하고 드나들며 대출한 책들입니다. 반납 날짜도 제각각인 저 책들을 다 읽느냐? 궁금하시죠?
아웅~ 저 책 중에 정독하는 책은 절판되어서 구입할 수 없는 경우와 사긴 아깝지만 한번은 읽어 봐야 할 필요성이 있는 책만 읽는답니다. 빌렸다가 간만 살짜기 보고 구입해서 보는 책도 여러 권이고요, 어떤 책인지 훑어보고 인덱스처럼 기억해뒀다가 다시 자료로 필요할 때 소환해오는 용도로 눈도장 찍어두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저 중에 몇 권은 그렇게 소환되어 온 책이랍니다.

제 평생 도서관에서 빌린 책 중에 가장 열심히 읽은 책 한 권도 소개해볼게요. 두둥~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입니다. 국가상호대차로 택배비 4500원이나 주고 신청해서 744페이지 중에 대략 150페이지 분량을 노트북에 필사한 책입니다. 책 읽으면서 메모와 함께 발췌문을 기록해두는 습관이 있는데 역대 최다 분량이었다지요. ㅎㅎ 아마도 자주 볼 수 없는 책을 반납하려니 아쉽고 부족해서 그랬나 봐요.
부디 재출간되어 저의 필사본 수준의 메모가 헛짓거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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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야~ 글을 올린 뒤에 다시 보니 페이퍼로 등록한다는 게 [성 정치학] 리뷰에 등록되었네요;;; 이러면 [성 정치학]에 대해서 뭐라도 더 적어야 하는데;;;; 공들여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떨치기 위해 짧고 강렬한 감상평이라도 급조해야겠네요...^^;;
역자 후기에 보면 이 책에 대해서 간결하고도 핵심적인 소개가 잘 나와 있습니다. 
"밀렛은 [성 정치학]에서 ‘가부장제’를 “지위와 기질, 성 역할에 근거한 지배적 정치제도”인 동시에, “스스로를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것이라고 제시하는 사회적 조건 지워진 믿음의 체계”, 즉 ‘이데올로기’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밀렛은 가부장제를 단지 여성과 남성 사이의 위계질서로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 사이의 불평등한 위계질서로까지 확장시켜 이해하고 있다. 즉 가부장제적 지배란 가부장제 사회에 만연한 인간들 사이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를 규정짓는 방식이다." 
특히 저자는 가부장제에 의한 남성들 사이의 불평등한 위계질서에 대한 설명을, 장 주네의 소설과 희곡을 분석하여 예리하게 설명해냅니다. 더불어 D.H. 로렌스와 노먼 메일러, 헨리 밀러와 프로이트를, 그리고 더 많은 작가들과 그들의 어떤 책과 문장을 이 책을 읽기 전과 같은 방식으로 두 번 읽을 수 없게 만든 책이랍니다. (유시민 작가님의 추천에 지극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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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11-1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더북님 안녕하세요~~~ 전 단발머리라고 해요^^
저도 성 정치학, 이 책 찾다가 반쯤 포기상태였는데 원더북님 방에서 만나니 완전 반갑네요.
공부하신 것들, 정리하신 것들 좀 올려주시어요~~~
저도 보고 싶어요. 엉엉ㅠㅠ

원더북 2017-11-13 12:41   좋아요 0 | URL
우왓. 이 책을 반겨주시는 분을 뵈어서 반갑습니다, 단발머리님^^
가끔 중고가 비싸게 올라와도 금방 팔려서 중고조차도 구하기 어렵더라구요. 정가의 몇 배나 더 주고 이 책의 중고를 사신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임이 틀림없어요. 이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읽는 사람은 없을 거거든요.^^ 저도 중고를 구입할지 목을 빼고 재출간을 기다릴지 고민 중입니다. ㅎㅎ
본문 발췌만 냅다 해둔 거라 여기에 글을 올릴려면 재가공을 해야겠네요. 이 책을 제대로 소개하기란 제 깜냥으로는 넘나 어려운 작업~ 하지만 조만간 애써 보겠습니다.^^

2017-11-13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벤트를 위한 페이퍼 또 하나 올립니다. 이것도 오늘까지 마감이라...^^;;;

열린책들 이벤트 때보다 적립금이 확~ 줄어서 참여하지 말까 고민하다가 마음 약해져서.. 아니, 마음 독하게 먹고 결국 난리쳤습니다. 스크롤 압박 주의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근데 우왕~ 진짜 고생해서 정리하고 사진 찍고 페이퍼 올렸는데 당첨 안 되면... ㅜㅜ 좌절할 것 같아요.

 

우선 민음사의 가장 대표 도서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부터 찍어봤어요..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시리즈라 10년도 넘게 모으다 보니 꽤 많아요. 거실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답니다.

 

민음사 모던 클래식 시리즈도 선별(?)해서 모으는 중입니다.

 

로마제국쇠망사도 있구요~

 

밀란쿤데라 전집도...^^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도 한 자리 차지합니다..

 

웬만한 집에는 다 있다는 삼국지 시리즈와 웬만한 집에는 별로 없다는 요재지이...^^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와 등등등...

 

환상문학전집 구판과 신판, 단행본들...

 

셜록 홈즈 시리즈와 어스시 전집 일부와 등등...

 

민음사 세계시인선과 장 그르니에 선집과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선집과 각종 단행본들...

 

들뢰즈의 창 시리즈와 각종 인문학 서적과 평전 등등...

 

흩어진 책들이 더 있지만 여기까지 모아봤어요. 먼지를 많이 먹어서 목이 컬컬;;; 다음에 책정리할 때는 출판사별로 모아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만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굿즈예요~ 서끈으로 열쇠도 달았고, 오르한 파묵 캐리커처를 자수실로 수놓은 북커버인데 가끔씩 뭔가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불끈할 때 이렇게 직접 굿즈를 만든답니니다 ㅎㅎ;;;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몇 권까지 나올지 궁금하고 저는 과연 몇 권까지 모을지 더 궁금합니다. 어쩌면... 그 답을 모르면 좋겠어요. 계속계속 나와줘서 문학의 위기란 말이 쏙 들어가기를, 그래서 저의 궁금증이 앞으로도 풀리지 않기를 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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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미 2016-03-31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 원더북님의 서재가 부럽습니다. ^^*

원더북 2016-03-31 23:07   좋아요 0 | URL
저는 제게 없는 지키미님의 책들을 부러워한답니다~^^

시이소오 2016-03-3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인줄 알았습니다.
완전 부럽네요 ^^

원더북 2016-03-31 23:50   좋아요 0 | URL
책 때문에 ˝이 집은 뭐하는 집이죠?˝라는 말을 가끔 들었어요^^;

cyrus 2016-04-0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황금가지 이벤트 기한이 오늘까지가 아닐 걸요. 발표일은 있는데, 마감일은 아직 언급하지 않았어요. 오늘 이벤트 마감이라면 이벤트 페이지가 사라졌을 겁니다. ^^

원더북 2016-04-01 23:20   좋아요 0 | URL
아... 그러네요. 제가 31일이라는 날짜에 너무 연연해서 헛것을 봤나봐요 ㅎㅎ;;;
 

 

문학동네 북커버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 사진 찍어봤어요. 제가 책오덕후라 이런 굿즈의 유혹을 피할 길이 없네요^^;;; 오늘까지가 마감인데 그동안 이런저런 서평 마감하느라 이제야 시간이 나서 올려봅니다~ 세계문학전집만 모았기에 망정이지 문학동네 출판사 초대전 '내 서가 속 문학동네 책' 이벤트였으면 집을 홀라당 뒤집어 놓을 뻔 했어요. (조만간 그런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ㅎㅎ)

 

 

초기에 벨벳 비스무리한 재질의 양장판 케이스들이 참 예뻤는데 그 케이스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케이스 때문에 10권씩 한 질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매했었지요. 이제는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낱권으로 모아요^^;;;

 

 

출판사마다 세계문학전집끼리 겹치지 않는 책들이 많이 나와서 기쁩니다. 물론 더 좋은 번역을 위해서 겹치는 것도 환영이긴 해요. 고전 위주도 좋지만 아직 번역되지 않은 명작들도 두루 출간해주시길 부탁드려요. 그나저나 [전쟁과 평화]의 출간일도 임박했죠? 몇 년을 기다렸답니다~ 앞으로도 독자들을 위한 문학동네의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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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3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더북님, 다음에 문학동네 출판사가 초대전 이벤트를 하면 이 사진을 반드시 쓰십시오. ㅎㅎㅎ

원더북 2016-03-31 20:15   좋아요 0 | URL
네~ 그래야죠! 에구에구 힘들어요~ 사진 찍느라 책 옮기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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