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는 긍정의 힘 자신감/FBI 행동의 심리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를 믿는 긍정의 힘 자신감
로버트 앤서니 지음, 이호선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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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인에게서 붓글씨를 선물 받았습니다.
「있는 그대로 참 아름다운 너」
짧은 글이지만, 이 글이 내 마음속에 편안하게 자리 잡기 전엔 사실 좀 불편했습니다.
과연 그럴까? 내가 아름다운가?  물론 이 ‘아름답다’라는 말은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름답다’라는 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무엇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 무엇은 세상에서 흔히 일컫는 부와 명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먹은 대로 되는 때보다 안 되는 경우가 많은 세상인지라 실현되지 못한 지난날들에 휘감겨 낮은 자존감과 실추된 자신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자존감’은 ‘자기존재감각(정)’ 또는 ‘자기존중감각(정)’이라고 풀이됩니다.
그러면 ‘자신감’은 무엇일까요?  심리학 박사이며 심리치료사인 이 책의 저자 로버트 앤서니 박사는 ‘자신감’을 ‘자기신뢰감’이라고 풀이합니다. 앤서니 박사는 지난 30년간 성공한 사람들의 특성을 연구하면서 사람들 각자가 지닌 마음의 신비함을 밝히는데 집중 했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동기부여를 할 뿐이며, 그 누구도 자기 성찰과 성공에 이르기 위한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앤서니 박사의 글에서 제시하는 자신감 회복 방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책의 부제는 ‘내 안의 위대함을 깨우는 14가지 법칙’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그 마음과 의식 안에 잠들어 있는 ‘거인’이 있다는 이야기죠.
그 ‘거인’을 깨워서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내 주위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우리 살아가는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
당신이 진정한 자아를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당신의 삶도 변화할 것이다”

저자는 랠프 에머슨(Ralph Emerson)의 “우리는 우리가 온종일 생각한대로 존재 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만일 당신이 하루 종일 창가에 앉아 지금까지 맛보았던 실패의 경험만을 곰씹고 있다면, 당신은 스스로가 몹시 불행하다고 여길 것이다. 반면 지금까지 경험해온 놀랍고도 멋진 추억들을 떠올린다면 자신이 꽤 성공적으로 살아왔다고 느낄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합니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그 주요동기는 ‘비교’입니다. 그저 경쟁 일뿐입니다. 이에 대한 앤서니 박사의 처방은 간단합니다. “나는 나를 위해 존재할 뿐 다른 누군가를 상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행동 양상이 열거됩니다. 충분히 참고 될 만한 내용입니다.
  - ‘비난과 불평을 늘어놓는다’ ‘타인의 결점을 찾는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강하다’ ‘친구를 사귀지 못 한다’ ‘경쟁심이 매우 강하다’ ‘탐닉(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에 시달린다’ 등등에서 결국 ‘자살’까지 가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나의 자존감을 높이려면  
- 자신의 낮은 자존감이 형성된 궤적을 다시 살펴보고
- 나의 낮은 자존감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하는군요.

마음을 단련시키는 방법 중 ‘명상’이 소개됩니다.
굳이 앤소니 박사의 충고가 아니라도, 명상의 효과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입증이 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뇌생리학과 뇌생화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알파파’입니다. 인간의 뇌 속에는 많은 신경세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신경세포들은 전기적으로 변동하고 있고, 이 전기적인 진동을 ‘뇌파’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 뇌세포가 내고 있는 생체 에너지 또는 뇌 활동의 리듬이라고도 표현됩니다.

뇌파는 베타파, 알파파, 세타파, 델타파로 나뉘어 지는데, 뇌파가 알파파 일 때 경이적인 뇌력이 발휘된다고 합니다. 명상상태에서 나오는 알파파의 주파수는 9헬츠에서 11헬츠가 되는데, 이 주파수에서는 머리가 매우 맑아지는 상태가 됩니다.

저자 앤서니 박사는 명상을 위한 3단계 과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째, 이완하고 보내기.
둘째, 궁극에 이르러 귀를 기울이기.
셋째, 시각화하고 확인하기 등입니다.
물론 이 방법들이 그리 간단한 방법이 아니고, 용어 자체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긴 합니다만 명상이 주는 효과는 결국 밖으로 돌던 나의 마음, 타인의 시선에 휘둘려 정체불명의 존재가 되었던 나, 참나(眞我)를 돌아보는 과정입니다.

“명상은 인류가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 개발한 수많은 보조 수단 중 대표적인 것이며,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몸이 안 바쁘면 마음이라도 그러합니다. 저자는 삶의 주도권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시간의 노예가 아닌 시간의 주인이 되라고 합니다. 간절히 원하는 그 무엇이 있다면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 서재에는 1997년도에 출간된 스티븐 코비 외  2인의 공저인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시간경영책이 있습니다만, 앤서니 박사 역시 ‘가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라’고 권유하는군요.

“화가가 붓을 쓰듯 시간을 쓰는 사람은 당신이다. 그러니 시간에 종속되지 말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도 당신에게 달렸다. 무엇보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의 번역자 이호선 교수가 우리 독자들의 정서에 맞게 평이한 문장으로 옮기기도 했지만, 글의 흐름이 부드럽습니다. 각 챕터마다 Point로 요약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가끔 Point만이라도 마음에 담는다면 낮은 자존감과 갈앉는 자신감을 상향조정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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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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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리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진실성이 결여된다는 신체언어 해석에 공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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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는 긍정의 힘 자신감/FBI 행동의 심리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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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대합니다. 건강한 사람보다는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환자들은 고통과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이 말보다는 몸이 더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입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자연적으로 신체언어(보디랭귀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의료자체가 서비스산업이기 때문에 환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어떻게 해주기를 원하는지를 빨리 파악하는 것도 환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입니다.

이 책의 저자 조 내버로는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25년간 대적첩보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의 특별한 능력으로 FBI내에서 인간 거짓말 탐지기로 불렸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수사관의 경험기록 차원이 아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해석을 보면서 내가 해석하고 활용했던 신체언어가 얼마나 단순한 것이었는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1952년에 미국의 선구적인 뇌 과학자 폴 매클린(Paul MacLean)은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뇌간), 포유류 뇌(변연계의 뇌), 그리고 인간의 뇌(신피질)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저자는 매클린이 ‘포유류 뇌’라고 부른 변연계에 집중합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몸의 언어는 변연계 반응으로 나타나기 때문이죠. 변연계란 뇌의 특정부위가 아닌 뇌의 가운데를 연결하는 여러 부위를 일컫습니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은 변연계의 지배를 받습니다. 변연계는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생각 없이 반사적이고 순간적으로 반응합니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대한 진정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동의 비밀은 변연계에 숨어 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권모술수가 능란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삶 자체가 사기로 점철되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변연계 반응에 의한 것까지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 책의 저자 조 내버로 만큼 전문가는 아니지만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파악하는 분별력은 갖고 있을 것입니다.  단지, 개인에 따라 또는 상대방을 신뢰 하거나 그렇지 못한 감정적 측면이 개입되어 있을 뿐이죠.

얼굴 표정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얼굴을 자주 보는 편인가?  아님 귀만 기울이며 대충 쳐다보는 편인가?  얼굴에 대해 이 책의 내용과 관련 있는 대목이 최근 읽은 다른 책에서 눈에 띄었기에 옮겨 봅니다.
    
“인간은 단 하나의 얼굴을 목 위에 달고 있다. 그러나 그 얼굴은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상황에 따라 돌변한다. 따라서 얼굴은 하나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셀 수 없는 여러 얼굴, 난해하고 읽을 수 없는 미지의 것이기도 하다. 그때그때 대면한 사람과 당시의 감정과 처한 여건에 따라 다르게 생겨나는 얼굴은 고정된 형상이라기보다는 가변적인 형상인 셈이다. 그것은 일종의 가면이기도 하다.”     얼굴이 말하다 / 박영택 / 225쪽

‘가면’이라는 단어를 보니까 ‘페르소나’ 라는 의미가 겹쳐집니다. 

조 내버로는 얼굴은 감정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표현합니다. 반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이제 표정을 숨기는데 대체로 능숙해졌다고 합니다. 이 점 공감합니다. 사람들은 간혹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애쓰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표정이 보내는 비언어 신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래전 국내 TV 프로그램에서 진짜 웃음(미소)과 가식된 웃음을 구분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웃는 사진을 다양하게 제시해 놓고 OX를 가리는 실험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정답을 못 맞혔습니다. 그럼 진짜 웃는 모습은 ?  입과 눈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사진이 진짜로 웃는 장면이었습니다. 반대로 가짜 웃음은 입만 살짝 움직이는 선에 그쳤습니다. 그냥 입만 본다면 웃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들 정도였습니다.

조 내버로는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기쁨의 진짜 감정은 얼굴과 목에 나타난다. 이마에 팬 주름살을 느슨하게 하고 입 주변 근육의 긴장을 없애며  입술이 완전히 펴지게 한다. 또한 눈 주위를 둘러싼 근육이 이완되고 눈 부위가 커짐으로써 긍정적 정서가 드러난다.”

특별히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발과 다리에 나타나는 비언어적 신호입니다.
이 역시 본인이 임상에서 해석, 활용한 부분이었지만, 저자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저자의 글을 보면서 발과 다리가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있었는지 새삼 놀랬습니다.  저자는 많은 사례를 들면서 설명합니다.
‘아내에게 뜻밖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남편이 대기실 의자에 앉아 아내에게 전화를 합니다. 공공장소임을 의식해서 말은 소곤소곤 표정은 별로 없지만 그의 행복한 발은 마치 생일 선물이 개봉되길 기다리는 아이의 발처럼 아래위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다리’ 부분에 대한 글을 시작하면서 ‘다리, 진실과 거짓이 밝혀지는 곳’이라고 표현합니다. 저자는 FBI에서 수천 건의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먼저 용의자의 발과 다리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즉 발에서 머리로 이동할수록 진실성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FBI 수사관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리의 관찰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저자는 또 다음과 같은 사례도 들려줍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포커 선수권 대회를 보던 나는 한 선수의 다리가 테이블 아래에서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의 다리는 마치 디즈니랜드에 놀러가는 어린이의 기쁨에 들뜬 다리처럼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테이블 위의 태도는 침착하고 표정도 냉정했지만 그 아래에서는 난리가 났던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어서 손을 털고 게임을 포기하라고 재촉했다. 그들에게 직접 조언 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결국 두 선수가 판돈을 불렀고 그들은 모두 돈을 잃었다.”

누군가와 대화 도중에 상대의 한쪽 발이 바깥쪽을 향하고 있다면 그가 그 방향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는 신호라든가, 발가락이 위쪽을 향하면 대개 기분이 좋거나 어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거나 좋은 얘기를 듣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지적 등은 매우 유용한 신체언어입니다.

사람이 무엇인가에 기대어 다리를 교차하고 있던 중 갑자기 교차하고 있던 다리를 풀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윗사람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그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양적 사고를 지닌 저자의 지적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런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내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각으로 사람을 볼 때 상대방의 얼굴보다 발이나 다리를 더 자주 쳐다보게 되지 않나 염려됩니다. 저자는 얼굴, 다리, 팔, 손 외에도 우리의 몸 이곳저곳에서 표현되는 신체언어의 풀이를 설명합니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서 주의할 점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내가 상대방의 신체언어를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해야겠지요.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신체언어 풀이가 모두 정답은 아닙니다. 내가 읽은 신체 언어로 상대방을 심문하듯이 따진다면 이는 더욱 곤란해지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해주는 여러 사례를 참고삼아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조 내버로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몸이 말하는 의도를 읽고 그 해석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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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fume 2010-11-2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어요~ 전 리뷰에 너무 제 감상만 적었는데, 책 내용을 알기 쉽게 요점 정리 해주셔서 복습하는 기분이네요 ㅎㅎ 앞으로 종종 들를게요, 잘 읽고 갑니다 ^^

쎄인트saint 2010-11-23 21:16   좋아요 0 | URL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날씨가 많이 차졌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 생태주의 작가 최성각의 독서잡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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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성각은 ?  1955년 강릉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및 같은 대학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강원일보] (1976), [동아일보] (1986) 등의 신춘문예를 통해 작가로 등단했다. 1999년 지인과 함께 환경단체 ‘풀꽃사상’을 만들었다. 책을 좋아해 책에 관한 글도 많이 썼으며,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환경책 큰잔치’를 기획해 진행하기도 했다.
여러 권의 소설집과 생태 에세이집을 펴냈다. 환경문화관련 상도 2차례 받고, 현재는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이며, [프레시안]서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이후 강원도 산골짜기에 ‘풀꽃 평화연구소’를 개설해 거위를 키우며(아무래도 저자의 표현 같음) 어설픈 시골 생활을 하고 있다.

책의 앞표지 띠에 실린 저자의 프로필을 보면서 우선 동년배라는 점이 마음에 닿았다. 나와 같은 해에 이 세상에 태어나 같은 시대를 살아온 저자. 이 사람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 왔을까 궁금했다. 서로 걸어온 길은 다르고, 일면식도 없지만 오래전 친구를 소식 끊긴 후 우연히 다시 만난 듯 반가웠다.

그런데 막상 첫 장을 열면서 어찌 같은 시대를 살았건만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였다. 그것은 나의 문제였다. 그저 내 앞길 보기에만 급급해서 시대적 아픔이나 이상적인 고민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이제야 새삼스럽게 느꼈으니 참 나는 어지간히 더디다.
 
나도 남 못지않게 책 욕심이 많은 편인데, 저자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겠다. 책 도입부엔 저자의 서재 사진이 실려 있다. 빼곡하게 꼽혀 있는 책. 벽의 한, 두면이 아니라 중간에도 책장이 있고, 아마도 사진에서 안 보이는 어느 한 쪽도 역시 책이 가지런히 누워있거나 기대어 있으리라 짐작이 간다.  

아주 오래 된 책,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구할 수도 없는 책, 곰팡이가 서려 가끔은 양지바른 곳에 내놓고 일광욕을 시켜야 할 책들도 꽤 될 것으로 여겨진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실제로 그러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책을 아낀다고 하면서도 이사 때마다 어지간히 솎아 버렸다. 책에서 나는 곰팡내와 책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와 돌아다니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책벌레에 유난히 민감한 아내 덕분에 일단 색깔이 바래고 냄새가 나기 시작한 책들은 가차 없이 버려졌다. 그렇게 버려진 책들이 대략 300권은 될 것 같다. 지금 그 책들이 아쉽다. 절판되어 다시 구하지도 못하고, 지금 읽으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오리라 생각 드는데, 다시 만나기는 불가능하다.

저자는 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머리글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책은 피로에 지친 나를 덮어주는 따뜻한 담요였고, 세찬 바람을 막아주는 천막이었고, 아주 가끔은 모닥불이었고, 때로는 등불이기도 했으며, 언제나 의지할 기둥이었으며, 책 속에 빠져 있던 시간은 혼자만의 잔치판이기도 했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은 대부분 저자가 여러 매체에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청탁을 받고 쓴 글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청탁과 관계없이 책에 얽혀 있는 추억이나 책이 어떻게 저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는가에 관한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렇게 청탁에 의해 썼던 ‘서평’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기가 못내 마음 안 편했는지,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청탁과 관계없이 나를 만들고 흔들어대고 지켜준 책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기회가 허락된다면, 이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위대한 책들에 대한 아쉬움을 벌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아무렴 어떤가? 저자가 읽고 평한 책들은 내가 생각해도 좋은 책들이다. 물론 내가 미처 읽지 못한 책들도 많지만, 나의 손을 거쳐 지나간 책들도 꽤 된다. 소개되는 책들은 분야가 다양하다.
1부에선 저자가 젊은 시절 읽었던 책과 생각들이 담겨있다. 헨리 조지, 이태준, 다자이 오사무, 체 게바라, 피터 드러커, 오리아나 팔라치, 더글러스 러미스, 디 브라운, 리 호이나키, 에리히 프롬, 콜린 윌슨, 이보 안드리치 등이 소개되고 있다.
2부는 서슬이 푸른 군사정권시절, 2~3사람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도 누가 듣는 사람 없나 주위를 살펴야했던 암울했던 시절. 전국적으로 민주화 운동이 극에 달한 그 시절을 살면서 느꼈던 저자의 생각과 폭력, 양심, 자유, 4대강 문제, 생명, 자연, 생태, 행복들이 주제이다.
3부와 권말에선 부제 ‘우리에겐 바로 잡을 시간밖에 없다’에서 느껴지듯 자연과 생명에 대해 우리의 의식을 일깨우는 책들이 소개된다.   ‘우리 시대의 환경고전 17권’, ‘다음 100년을 살리는 141권의 환경책’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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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 - 스스로 일하게 하는 회사 주켄공업 이야기
마츠우라 모토오 지음, 이민영 옮김 / 지식공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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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이라 ?
군 생활을 해본 사람은 안다. 선착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
벌써 코 밑으로 황토 흙 내음, 먼지와 뒤섞인 풀 내음이 코 밑에 알싸하게 느껴진다. 죽기 살기로 뛰었던 선착순. 그러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선착순은 괜찮다. 맘에 든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선 학력도, 경력도, 나이도, 성별도 필요 없다. 이력서를 써가도 들여다보는 사람도 없다. 초임은 일차적으로 나이에 맞게 책정된 후 그 후 근무하면서 조정된다. 첫인상? 별로 신경 쓸 일 아니란다. 노랑머리도 좋고, 피어싱도 오케이다. 일하고 싶은 의욕만 있으면 된다. 일은 배우면 된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적으로 좋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직원들이 제 몫을 못한다고 투덜댄다. 좀 더 솔직한 표현은 제 밥값도 못하는 것들이라고 타박한다. 직원들이 최대한 능력발휘를 하고 못하고는 경영자의 마인드에 좌우되는데 그걸 모르는 경영자들이 많다. 문제 부모 밑에서 문제아들이 양육되어진다는 것은 너도 나도 아는 사실 아닌가?

저자 마츠우라 모토오는 1935년생. 2010년 현재 나이 76세. 아직 왕성한 현역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체 주켄 공업의 창업자이자 경영자로 1965년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저자의 경영철학이 아름답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 책임감은 본인은 물론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책임, 그 사회와 나라에 대한 것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회사는 사원들에게 안심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저자가 부언 설명해주고 있는 ‘안심’이란 매일 정해진 날에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나아가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희망’은?  희망이란 매년 반드시 연봉이 늘어난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때에 따라서가 아니라,‘반드시’이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상사의 평가나 판매 성과에 따라 매월 수입이 늘거나 준다면 늘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실제로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이다.

저자의 회사에서 만드는 초정밀 기계부품은 내게 생소하다. 육안으론 잘 보이지 않는 세계최초 〈100만분의 1그램 기어 휠〉이 현재는 실용성이 없다지만 지금처럼 과학의 발전이 빠른 템포로 나아가는 상황에선 조만간에 꼭 활용이 되리라고 믿는다. 예를 들면 SF영화 또는 만화영화에서나 보았듯이 인체 내 혈관을 따라 돌면서 이상 징후를 포착, 진단, 치료까지 기능한 나노 마이크로 로봇에선 충분히 쓰일 수 있는 부속이라 생각이 든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1부는 ‘가능성을 조립하는 꿈의 회사 주켄’이 창업되기 전 저자를 경영자의 길로 이끌어준 사람들과 시간들을 적고 있다. 아울러 저자가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2부는 지난 45년간 위기의 파고를 넘어 주켄 공업을 이끌어온 마츠우라 사장이 미래의 경영자들과 현 (중소)기업경영자들에게 주는 경영조언이다. 일본의 기업 경영사정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얻는 바가 그만큼 크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정식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 도요하시에서 최고의 아니 유일한 재즈 트롬본 연주자 이였다고 한다. 고교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밤무대를 뛰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출근하면서 ‘말단 사원시절부터 사장처럼 일했다.’첫 직장 출근 에피소드 속에서 저자의 성품과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책상이나 사무용품을 비롯하여 서툰 주판대신에 쓸 전자계산기(당시에는 상당히 고가)따위를 저자의 돈으로 구입해서 출근했다. 책상이 들어오자 임원부터 부장, 과장, 여사원까지 모두 입이 쩍 벌어졌다고 한다. 회사에는 한 대도 없는 최첨단 철제 책상인데다 전무가 쓰는 책상보다 훨씬 컸다고 한다. 회사에서 쓰는 책상을 자기 돈으로 사들고 입사한 사원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아마 앞으로도 없을 듯). 단순히 저자의 ‘치기’였을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음악밴드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었을 뿐이라고 한다. 밴드는 1인 기업이다. 생계도구인 악기를 모두 자기 부담으로 구입해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사무용품 일체를 갖추어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란다.

책의 후반부에서 주는 경영조언은 굳이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점, 최고가 아니면 도전하지 말라는 것, 회사의 몸집을 키우기 전에 재무구조부터 탄탄히 다질 것, 실패한 경영자의 공통점은 빈약한 재무지식에 있는지라, 경영자의 빠르고 정확한 결단은 대차대조표에 달렸다고 강조하는 점은 새겨둘만한 내용들이다.

작금의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 자세와 선명하게 비교되는 내용이 있다. 저자는 회사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수차례 역설하고 있다.  2009년으로 개업한지 44년째를 맞이하는 주켄 공업. 그동안 적자를 기록한 해는 딱 두 번으로 개업 첫해와 오일 쇼크로 발생한 1973년뿐 이라는데, 배당과 임원상여금은 한 번도 지급한 적이 없다고 한다. 난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내 눈을 의심했다.
번역이 잘 못 된 것일까? 배당과 임원상여금을 한 번도 미지급한 적이 없다는 내용. 즉, ‘미’자가 빠진 것은 아닌가? 그러나 좀 더 읽어보니, 잘 못 된 내용이 아니었다.

국내 일간지 경제란에 단골로 등장하는 내용들은 어떤가?  1년에 수백, 수천억씩 적자를 보면서 국민들의 귀한 세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채워져야 하는 일부 공기업들. 주인 없는 회사들. 책임질 사람도,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는 회사들. 아무리 적자라도 임원들 배당금과 직원 상여금이 지출의 우선인 기업들. 눈먼 돈에 눈은 물론 마음까지 멀어져가는 딱한 사람들. 이 분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겸허한 마음으로 마츠우라 모토오 사장이 주는 조언을 받아들이며 눈이 밝아지고, 마음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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