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 - 문지원 대본집
문지원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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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 - 문지원 대본집

_문지원 / 김영사

 

 

책(대본집)을 받아들고 잠시 고민 아닌 고민을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드라마를 아직 못 봤기 때문이다. 책을 본 다음에 드라마를 볼까? 드라마를 먼저 볼까? 생각하다 일단 드라마를 먼저 보기로 했다.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정주행했다. 드라마를 먼저 보길 잘했다. 책을 읽은 후, 나중에 시간나면 보던가 했다면 어느 세월에 봤을까싶다.

 

대본집을 읽는 것은 드라마와 다르게 느낌이 새롭다. 드라마에서 놓친 대화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도 된다. 문지원 작가가 지구 최강의 연기자라고 극찬한 박은빈의 빛나는 연기도 한 몫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법’의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법은 구속일까, 자유일까? 나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며 억울한 일을 당할 때, 그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법’이다. 인권의 자유를 위해 가해자를 구속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그러나 종종 그 위치가 바뀌어서 가해자는 활개치고 다니고, 피해자는 더욱 더 깊은 절망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는 강점과 약점을 한 몸에 지닌 캐릭터다. 164의 높은 IQ,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는 기억력, 선입견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창의적인 사고방식이 우영우의 강점이다. 동시에 우영우는 정서적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며 감정 표현에 미숙하다. (...) 이런 우영우가 하필이면 변호사가 되겠다고 한다. ‘자폐(自閉)’는 이름부터가 ‘자기 안에 갇혀있다’는 뜻이다. (...) 과연 자폐인은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대본집 1권은 1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8화 ‘소덕동 이야기 Ⅱ’까지이다. 드라마와 대본집에서 가슴 저리며 본 부분은 3화 ‘펭수로 하겠습니다’이다.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 회장인 김진평, 전경희 부부에겐 아들이 둘 있다. 어느 날 늦은 저녁 부부가 밖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굳게 닫힌 큰아들의 방문 너머로 우당탕 소리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바닥에는 큰 아들(의대생)이 쓰러져 있고 작은 아들(자폐 스펙트럼)이 손과 발을 마구 휘둘러 바닥에 쓰러진 형을 때리고 있다. 형은 보통 키에 마른 체격인 반면 동생은 키가 크고 뚱뚱하다. 거구이다.

 

영우가 속해 있는 팀에 사건이 의뢰된다. 팀장이자 시니어 변호사인 정명석은 상해치사죄(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형이 목을 맨 현장을 목격한 동생이 형의 목에 감긴 줄을 풀어 바닥에 떨어뜨린 후 나름의 방법으로 형을 깨우고 야단치는 모습을 부모가 목격한 것이다)로 기소된 작은 아들이 자폐가 있다는 이유로 영우가 사건을 함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영우_“제가 자폐인이라서 이 사건에 배당하시는 겁니까?” 명석_“아무래도 나보다는 우영우 변호사가 피고인을 더 잘 알지 않겠어요? 자폐인 변호사가 사건을 맡으면 회장님도 든든해하실 것 같고.”

 

그러나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영우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진심을 다해 사건을 해결해보려고 하지만, 의외로 변호를 의뢰한 부부 중 특히 남편은 영우가 불안하다 못해 못마땅하다. 급기야는 영우 때문에 작은 아들의 변호의뢰를 취소하겠다고 문을 박차고 나간다. 아내의 간청으로 다시 변론에 집중하지만, 영우는 법정에서 느닷없는 검사의 공격을 받는다. 노골적으로 영우를 향해 자폐환자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몰아세운다. 재판장도 말릴 생각이 없다. 이 부분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난다. 명석이 그 상황을 수습해보고자 애쓰지만 불가항력이다. 더군다나 충격에 휩싸인 영우는 ‘무척이나 자폐인 같은 모습’으로 변호인석에 앉아 있다. 검사의 주장은 영우에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변호인이 피고인을 감형해달라고, 자폐가 있으니 봐달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폐 피고인이 심신미약자라면 자폐 변호사도 마찬가지아닙니까?”

 

이러한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우는 위 사건의 변호사로서 주어진 책무를 다하지만, 다시 한 번 깊은 상처를 받는다. 앞서 한 차례 변호의뢰를 거뒀다가 다시 맡긴 자폐아의 아버지 김진평이 “앞으로는 우 변호사 없이 재판했으면 한다”고 영우가 있는 자리에서 선포한다. 명석이 진평의 생각을 돌려보려고 설득하려는 순간, 영우가 나선다. “제 생각엔.... 회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의 자폐와 피고인의 자폐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저한테는 보이지만 검사는 보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판사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피고인에게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영우는 사직서를 명석의 책상위에 놓고 퇴사한다. 영우가 변호사가 된 후 맞게 된 첫 번째 깊고 큰 시련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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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 세트 - 전2권 - 문지원 대본집
문지원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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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에게 고래는 특별한 존재이다. 내면의 친구이기도 하다. 때로 고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팁을 영우에게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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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 - 문지원 대본집
문지원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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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건, 영화나 드라마이건 간에 긴장감이 없으면 재미도 없다. 『우영우』에선 영우와 생모의 만남이 관심사이다. 영우는 수미 변호사가 생모라는 것을 알고 난 후의 만남에서 영우는 차분하고 당당하기까지 한데, 특유의 성격으로 겉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수미의 마음은 심히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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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의 지대넓얕 4 : 보이지 않는 손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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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의 핵심 주제를 스토리로 엮었다. 어린이를 위한 인문교양 만화다. 4권에선 ‘경제’를 주제로 했다.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경제체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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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 -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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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같은 사물을 보고도 그 느낌이 다르다. 저자는 ‘산책’길에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로부터 자신이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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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1-04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게 읽었던 기억이 나 반갑네요
보고 보이는 것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면서요.

쎄인트saint 2022-11-04 14:09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엇에 관심을 두고 걸었던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