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법칙 - 그랑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말하는 요리와 인생
피에르 가니에르.카트린 플로이크 지음, 이종록 옮김, 서승호 감수 / 한길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쎄인트의 이야기 2017-058

 

감정의 법칙 : 그랑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말하는 요리와 인생

       _피에르 가니에르, 카트린 플로이크 공저 / 이종록 역 | 한길사

          | 원제 : Un principe d'emotions

 

 

1.

감정의 법칙이라? 감정에도 법칙이 있다는 이야긴데, 무슨 뜻인가? ‘내면의 불씨라는 표현도 나온다. “열여섯 살 때로 기억하는데, 새해 전날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고 있었어요.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는 친구들의 말에 냉장고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재료나 꺼내 두세 가지 음식을 만들어줬죠. 당시는 요리에서 잠시 손을 떼고 있을 때였는데 뜻밖에도 친구들이 엄청난 칭찬을 하더군요.” 그 순간 그는 묘한 감정이 가슴 한 구석에서 꿈틀댔다고 한다. 그때부터 요리라는 행위를 인식하게 되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요리의 근본 원칙인 감정의 흔적이라는 씨앗이 심어진 시점이기도 하다.

 

2.

는 이 책의 저자이자 인터뷰이인 그랑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이다. 셰프가 주인공이지만,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책이 아니다. 셰프가 단순히 요리사 차원이 아닌, 예술가로도 인정받는 프랑스에서 셰프 중의 셰프, ‘그랑(Grand)’ 셰프라 불리는 피에르 가르니에의 요리와 인생,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주방을 지휘하는 리더이자 레스토랑의 경영자다. 리더로서 그는 질서와 철저함, ‘타인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다.

 

3.

그는 겨우 다섯 살 나이에 자신의 조리복과 조리모를 갖추었다. 20세에 요리에 대한 아무런 열정이나 계획도 없던 상태에서 부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을 시작한다. 장남으로 태어난 이유만으로 가업을 맡아야했다. 갈등의 연속이었다. “요리사는 제가 선택한 길이 아니었으니까요. 선택의 여지도 없었고, 다른 뭔가를 꿈꾼다는 생각조차 못 했고요. 오랫동안 날개 꺾인 새처럼 지냈지요.”

 

4.

그러나 그는 한 요리 평론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준 것을 읽고, ‘진정한 요리사의 길을 굳힌다. “저는 손끝으로 섬세한 감각을 느끼면서 근사하게 차려진 접시에 정중하고도 간결한 동작으로 요리를 올리는 순간, 진정 살아있음을 느끼죠.” 이런 그의 마음을 장 프랑수아 아베르라는 요리 평론가가 그의 요리 철학이기도 했던, 고객들과 주고받는 관계를 잘 짚어주었다고 한다. “제 요리가 요리사와 고객 사이에 고요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감동을 준다고 평했죠. 요리로도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해준 게 바로 그(장 프랑수아 아베르)의 글입니다.”

 

5.

이 책을 기획한 사람은 프랑스 아르골 출판사 대표 카트린 플로이크이다. 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다양한 장소에서 대담을 진행했다. 이 책에는 요리의 창작과정과 현장, 요리하는 자세, 몸짓, 요리예술관과 미학, 맛에 대한 심미안 등 수많은 대화가 담겨있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요리의 거장이면서, 개성이 넘치는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결코 조용하지 않고 타협할 줄을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는 제가 아는 한 가장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카트린 플로이크의 코멘트이다.

 

 

#감정의법칙 #그랑셰프 #피에르가니에르 #카트린플로이크 #한길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
마크 스트랜드 지음, 박상미 옮김 / 한길사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저자가 시인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단상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
마크 스트랜드 지음, 박상미 옮김 / 한길사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쎄인트의 이야기 2017-057

 

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

     _마크 스트랜드 저 / 박상미 역 | 한길사 | 원서 : Hopper

 

1.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누구인가?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이다. 호퍼의 작품에선 두 개의 상반된 명령어가 자리 잡는다. 그의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어딘가로 향할 것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주면서 동시에 머무름의 미학을 전해준다. 호퍼의 그림을 보다보면 적당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림 속 인물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20세기 미국인의 삶의 단면을 무심한 듯, 무표정한 방식으로 그려냄으로써, 인간 내면에 깃들어 있는 고독과 상실감, 단절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호퍼의 그림은 다양한 장르의 책 표지 그림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이 책의 저자 마크 스트랜드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남미와 미국에서 자랐다. 예일 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나 시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열 네 권의 시집과 어린이 책, 미술 산문을 출간했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강의하기도 했고, 1990년 미국의 계관시인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말년에는 시 쓰기를 그만두고 미술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3.

이 책은 저자가 시인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단상집이다. 사실 시인과 화가는 공통점이 많다. 시인은 문자를 이미저리로 표현한다. 화가는 당연히 그림으로 말한다. 저자는 호퍼의 그림을 통해 시간여행을 한다고 표현했다. 저자 자신의 과거에서 온 장면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1940년대, 저자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세상을 호퍼의 그림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4.

호퍼의 1960년대 작품 볕을 쬐는 사람들엔 의자에 앉아있는 다섯 사람이 등장한다. 네 사람은 같은 방향(들판과 산맥)을 보고 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희극적인 정서와 쓸쓸한 정서가 혼합되어있다. 네 사람의 표정은 각기 다른 듯하면서, 공통점은 멍 때림상태이다. “이 그림 속 빛은 좀 독특하다. 사람들을 비추고 있긴 하지만 공기를 채우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실제로 호퍼가 표현하는 빛의 특징 중 하나는, 인상주의 회화의 빛처럼 대기를 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 사람 뒤의 한 청년(그림의 인물들 중 젊은 편)은 네 사람과 다른 자세로, 책을 보고 있다. 떠남과 머무름이 혼합된 그림이라고 느껴진다.

 

5.

책 표지에 실린 그림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빈방의 빛이다. 호퍼가 1963년도에 그린 마지막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누군가 그림의 전경을 잘라낸 듯, 방은 도막난 느낌이다. 여기서 보이는 건, 창이 있는 벽햇빛에 반짝이는 나무가 보이는 창이 있는 벽과 뒤쪽의 벽- 두 개의 묘비처럼 곧게 선, 빛의 평행사변형과 대비되는 종국의 벽-이 전부다.” 저자는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가 없는 세상의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요즘 심플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가 화두이다. 호퍼는 이미 우리의 삶의 공간이 물건과 가구에 파묻히게 될 것을 예상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저자의 표현처럼 우리가 없는 세상의 모습이 아니라, ‘드디어 우리가 존재하는, 자리 잡는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매우 잘 편집된 책이다. 지질도 도톰하다. 호퍼의 화집과 저자의 시적이면서, 깊은 내면의 향기 깃든 글들이 잘 어우러졌다.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다.

 

#빈방의빛 #시인이말하는호퍼 #호퍼 #마크스트랜드 #한길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 과학자와 함께 뇌를 탐구하는 여행을 떠나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뇌와 인간, 뇌와 정신, 뇌와 의미, 뇌와 영생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뇌 과학자가 답하는 철학적 물음으로 마무리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쎄인트의 이야기 2017-055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_김대식 저 | 21세기북스

 

 

1.

평생을 타인을 위해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다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정신적인 문제로 타인의 삶을 힘들게 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2.

마음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어딜까? 심장 언저리가 아니라, 바로 뇌가 그 자리이다. 한편 인간의 뇌를 오랜 시간을 두고 관찰해보면 분명히 변화가 오고 있다. 그 변화가 딱히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가고 있지 않기에 염려스럽다.

 

3.

뇌 과학자와 함께 뇌를 탐구하는 여행을 떠나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뇌와 인간, 뇌와 정신, 뇌와 의미, 뇌와 영생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뇌 과학자가 답하는 철학적 물음으로 마무리된다.

 

4.

데카르트가 남긴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생각할 수 있으면 존재 또한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생각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 생각은 다름 아닌 내 생각이라는 것, 내 생각을 갖고 있는 나라는 존재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저자는 이 순간에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라는 존재를 세 가지 들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우리가 모르는 것,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

 

5.

뇌 과학으로 본 자아의 위치는 어디인가? “우리들 뇌가 예측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문학적 고전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 역시 고전의 반열에 올라있는 도서 중에서 나름대로 고전을 재분류한다. 신간도서 중에서도 이 책은 스테디셀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중에라도 고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일어나는 책들도 종종 있다. “고전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다면, 르네상스가 있었을지, 계몽주의가 가능했을지,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유교적인 사회일지 예측하기가 어려웠을 테고, 이런 의미에서 그런 책들을 저는 고전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즉 그것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현재 내 모습이 어떨지 상상할 수 없기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을읽어내는과학 ##뇌과학 #김대식 #21세기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