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블로거 아름다운 청소년 14
아나 알론소.하비에르 펠레그린 지음, 김정하 옮김 / 별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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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7-085

 

아름다운 청소년-14 가짜 블로거

  _아나 알론소, 하비에르 펠레그린 공저/김정하 역 | 별숲

 

 

때로는 현재의 내가 아닌 다른 나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훌리아로 변신한 그날은 다른 금요일과 똑같이 시작되었다. 다른 모든 금요일처럼 그렇게 지긋지긋한 금요일이었다.” 모든 이들이 좋아할만한 금요일인데, 지긋지긋한 금욜이라니...

 

소설의 주인공 에바는 고등학생이다. 숨 막히는 집안 환경과 딱히 꼬집어 이야기하기 힘든 낮은 자존감 때문에 하루하루가 무료하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부하는 것이 제일 쉽다는 것,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비사교적인 성격이다.

 

그날 이었다. 그날 금요일. 에바는 동생 루시아가 장난삼아 찍어준 자신의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페이스북 계정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은 역광으로 찍혀있었다. 화장하고 원피스를 입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 사진이 더욱 맘에 들었다.

 

에바는 한 생각을 더 나아간다. 실명이 아닌 가명으로 페이스북을 만들면 어떨까? “ 봐서..아니다 싶으면 닫으면 되지.” 사진은 준비되었으니, 이름만 만들면 된다.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훌리아 에스파다로 정했다.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만든 페이스북 계정에, 순식간에 수많은 친구신청이 들어온다. 예상조차도 않았던 일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계정을 닫기가 힘들어진다. “이제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미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계정이 있었다. 지금은 페이스북에서 사라졌다. 친구 신청을 해온 사람들은 예전의 훌리아 에스파다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옛 훌리아는 독특한 독립 블로거였다. 특히 정치, 경제 부문의 모든 부패와 맞서서 정보 제공 및 캠페인을 벌이는 라이터이며 행동가였다. 그러다보니 어둠의 세력 속 제법 많은 적들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잠적한 줄 알았더니 다시 등장한 것으로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에바는 그 수많은 적들 중 한 세력에게 협박을 받게 된다.

 

에바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잠깐 동안 오프라인에서 몇몇 사람들과 접촉하게 된다. 이전의 훌리아를 알던 사람들이다(이전의 훌리아는 프로필 사진을 안 올렸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에바는 자신에게 잠재되어있는 능력(글쓰기, 분별력과 판단력, 단호함 등)을 알게 된다. 무료함과 답답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했던 SNS활동이 에바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당하게 블로그를 개설한다.

 

이 소설을 통해 SNS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가짜 블로거, 한 소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불의와 맞서는 방법, 요즘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지만 가짜뉴스를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뉴스의 여러 면을 읽고 문화계, 경제계, 정치계 등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표현 뒤에 숨겨진 것들을 찾아내는 거야.”

 

 

#가짜블로거 #아름다운청소년 #아나알론소 #하비에르펠레그린 #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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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블로거 아름다운 청소년 14
아나 알론소.하비에르 펠레그린 지음, 김정하 옮김 / 별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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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현재의 내가 아닌 ‘다른 나’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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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지음, 박세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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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7-086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_토드 부크홀츠 저/박세연 역 | 21세기북스

        | 원서 : The Price of Prosperity

 

 

국가는 무형의 존재일까? 유형의 존재일까? 이 두 가지를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답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국가 전체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예를 들면, 역사상 황금기를 구사했던 오스만 제국이나 합스부르크 제국, 영화 300의 주인공들인 스파르타 전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불멸의 존재, 불멸의 전사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다. 단지 그 찬란하고 카리스마 충만했던 그 존재감들이 왜 그렇게 어느 날, 타고 남은 재가 되어버렸을까?

 

이 책의 저자 토드 부크홀츠는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유한 국가들이 분열에 빠지는 요인들을 분석한다. 번영하는데도 이유가 있고, 쇠퇴하고 몰락하는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 맞다. 저자는 자신의 논지를 펼치기 위해 경제와 역사, 다양한 국가들의 정치적, 문화적 역동성까지 다루고 있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된다. ‘분열의 원인리더의 자격이다. 이 타이틀만 봐도 대권 주자들이나 정치판에 뛰어든 인물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엔 든 것도 없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남이 써준 메모나 읊고 다니면서 자신의 정치철학인양 하는 인물들이 꼭 만나봐야 할 책이다.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이 깊고 넓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국가들이 번영의 시절을 끝내고 불황의 시대로 접어들 때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한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내부적 요인이 불황의 시대로 접어들게 하는 나쁜 가이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나의 생각이 덧붙여진다.

 

거대한 경제적 성취이후에 국가가 쇠퇴해가는 과정 중 다섯 가지 요인이 제기된다. 출산율저하, 국제교역확대, 민간과 정부의 부채 상승, 근로의지의 쇠퇴, 애국심 상실 등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유교에서 이슬람과 가톨릭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적 규범과 해양 저지대에서 산악 고지대에 이르는 다양한 지형, 수백 년 역사의 스펙트럼 속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뽑아냈다. 경제학은 물론 사회학, 인류학, 정치학, 역사학 등이 잘 혼합된 멋진 작품이다. 주석을 포함해서 487쪽의 분량이지만 의미 있는 주제와 흥미로운 소재는 책 읽기의 가속도를 올려준다.

 

그렇다면 국가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처방이 있는가? 저자는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는 것에 희망을 둔다. 단지 우리 사회가 걱정될 정도로 과거를 찬양하는 것과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군주와 대통령을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에 깊이 공감한다. 현 시점의 한국사회가 절실하게 통감해야할 부분이다. 국가가 한 개인의 끝 모르는 탐욕과 멍청함 때문에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많았다. 이 책의 원제 번영의 가치(The Price of Prosperity)’는 저녁과 아침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국가를생각하다 #토드부크홀츠 #21세기북스 #번영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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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09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기억의 역사만 가르치려고 하면, 안 좋은 기억의 역사를 잊게 됩니다. 후자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해줄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실패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습니다. 최근에 신영복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쎄인트saint 2017-05-09 11:12   좋아요 1 | URL
예..같은 역사라도..쓰는이의 관점과 위치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지지요.
수많은 못된 위정자들이..권력으로 역사의 기록을 뒤바꾸곤 했지요..
아무리...가리고 포장을해도...시간이 흐르면..모두 드러나고 만다는것을 모르는 바보들이지요.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지음, 박세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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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걱정될 정도로 과거를 찬양’하는 것과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군주와 대통령’을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에 깊이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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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
닉 부이치치.카나에 부이지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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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7-084

 

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

    _닉 부이치치,카나에 부이치치 공저/정성묵 역 | 두란노

        | 원제 : Love without Limits

 

 

결혼.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는 오래된 농담이 있다. 배우자를 잘 만나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 중 거의 반 또는 3분의 2의 삶을 더욱 활기차고, 행복하고 창조적인 일상이 되게 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존재한다.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배우자 선택도 믿음 안에서 기도하며 나아갈 때 합당한 배필이 주어지리라 믿는다.

 

이 책 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에서 닉은 그의 아내 카나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과정 중에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한다. 결혼 생활이 에서 우리가 되는 여행길이라는 표현에 깊이 공감한다. 다른 건 다 해도 결혼은 못할 것 같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닉이 그의 아내 카나에를 만나 믿음 안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한편의 아름다운 드라마이다.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지 않는 한, 사랑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예수 믿고서 배우자를 향한 기도가 달라졌다는 말은 결혼이라는 일생일대의 숙제를 어떤 관점에서, 어떤 마음에서 시작하고 결정하느냐에 크게 달라진다는 뜻이다. 내 생각대로만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예수님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준비할 때, 나에게 맞는 배필이 주어질 것이다. 그렇게 서로 기도하던 사람끼리 만나게 될 것이다.

 

닉은 신체적 핸디캡을 지니고 태어났지만, 그의 아내 카나에 역시 상처 속에서 성장했다. 카나에가 다섯 살 때 그의 부모가 이혼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안 좋은 환경을 탓하면서 갓길로 가지 않고, 꿋꿋이 바른 길로 앞만 보고 갔다는 점이다. 그렇게 서로 두 사람은 서로의 약한 부분을 터치해주면서 함께 걸어가고 있다.

 

예수님의 사랑 창고는 비어있는 적이 없다. 내가 결핍감을 느끼는 것은 주님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문을 닫기 때문이다. 닉 부이치치 부부는 말씀과 기도를 통해 언제나 그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주님의 음성을 듣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눈을 뜨자마자 성격읽기를 통해 하루를 열고 기도로 마무리하는 두 부부의 일상은 내게 큰 도전이 된다. 이 책의 원제는 Love without Limits이다. 통상의 번역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 결혼이 아니고 한계를 껴안는 결혼이라고 번역한 것이 무척 맘에 든다.

 

 

#닉부이치치 #닉부이치치부부의한계를껴안는결혼 #결혼 #부부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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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5-03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비종교인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쎄인트saint 2017-05-04 14:57   좋아요 0 | URL
예...맞습니다. 결혼은..굳이 기독교인에 국한된 내용이아니지요..
결혼 대상자를 두고 마음 결정을 내리기전 ..도움이 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