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 전세계를 누비며 웃기는 두 남자의 19가지 유머실험
피터 맥그로우.조엘 워너 지음, 임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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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야기 2016-007

 

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피터 맥그로 & 조엘 워너 / 21세기북스

 

 

유머 찾아 떠난 15만 킬로미터

 

 

1. ‘웃음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 찰리 채플린이 남긴 말이다. 찰리 채플린 입장에선 웃거나, 웃기지 못한 날은 참으로 삭막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기록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가? 화를 내지 않은 날은 낭비한 하루? 성질내지 않은 날은 별 볼일 없는 하루? 이 책의 키워드는 유머와 웃음이다. 이 책은 좀 괴팍스러운 두 사람의 합작품이다. 피터 맥그로는 유머연구소의 창립자로 감정과 행동 경제학의 교차연구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행동과학자다. 과학적으로 유머 코드를 밝히려는 실험은 기상천외한 세계여행으로 이어진다. 유머세계여행에 동참한 조엘 워너는 언론인이다. 덴버의 시사주간지 웨스트워드의 기자로 일했다. 근무하는 동안 경찰과 시청의 부정부패 고발 기사를 줄기차게 썼다. 아마도 그 일에 신물이 났을 것이다. 뭔가 그 껄적찌근한 냄새와 기분을 털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많았던 모양이다. 선뜻 유머 세계일주에 따라나선 것을 보면.. 그런데 유머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냥 웃기는 것? 개그? 등등 여러 가지 답이 예상된다. E. B. 화이트란 사람은 유머에 너무 가까이 돋보기를 들이대는 사람들한테 이런 말을 했다. ‘유머를 분석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같다. 분석과정에서 개구리도 유머도 생명을 잃는데다 그 속은 오로지 과학적 진리를 좇는 사람만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역겹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저자들)은 출발할 때 이런 말을 남겼다. ‘이제 개구리를 죽이러 가보자!’

 

 

 

 

2. 콜로라도 덴버의 시끄러운 술집이 그 시작이다. 라스베이거스를 지나 부룩클린, 탄자니아, 오사카, 팔레스타인, 코펜하겐, 페루를 지나 몬트리올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여러 나라, 여러 이야기 중 탄자니아 스토리가 독특하다. 유머와는 좀 거리가 있긴 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이 탄자니아에 도착해서 착수한 작업은 1962년 탕가니카(지금의 탄자니아)의 웃음병을 추적하는 일이었다. 1962년 탕가니카의 서북쪽 마을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고통(이 증상을 그렇게 부른다면)은 급속히 퍼져나갔고, 아무것도 이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급기야 학교에선 휴교령을 내렸고 마을 전체가 극심한 고통에 휩싸였다. 수개월이 지난 후 웃음이 멈추기까지 이 질병에 감염된 사람은 1,000명에 이르렀다. 세 명의 여학생에게서 그 웃음병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좀 더 세밀한 자료(의료진)를 통해서 보면, 이들에게서 반복적인 웃음과 울음이 소녀들을 덮쳤다고 되어있다. 이 현상은 곧 다른 학생에게로 퍼져나갔다. 그해 130일에 시작된 이 요상한 전염병은 318일까지 95개 학교의 여자 중 고등학생 159명을 감염시켰다. 사실 탄자니아의 진짜 걱정거리는 웃음병이 아니라 장티푸스, 말라리아, 문맹, 에이즈 등이다. 웃음병에 관심 있는 의학자, 과학자들이 발병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감염, 바이러스, 식중독, 수계감염 질병 등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3. 그렇다면 이들이 유머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개구리를 죽이러 떠난 여정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그들의 메모 수첩을 들여다본다. LA에선 어떤 사람이 웃길까? 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웃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웃기냐는 것이다. 솔직하게, 진심으로 사람을 웃겨라. 뉴욕으로 넘어가선 어떻게 웃길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재미있는 소재는 얼마 되지 않으므로,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라. 탄자니아 사례에선 우리는 왜 웃을까? 가 화두이다. -웃음은 순간이다. 최대한 빨리 사람을 웃게 만들어라. 일본으로 넘어가 본다. 역시 말이 안 통하니 답답했던 모양이다. 코미디도 통역이 될까? -복잡한 코미디는 개인에 따라 다른 반응을 얻지만, 가장 기본적인 유머는 만국 공통이다. 말하자면 단순하게 웃겨라 등이다. 리뷰를 쓰면서 옮겨볼만한 유머가 있나 아무리 찾아봐도 내 생각엔 참 썰렁하다. 달랑 그것만 옮겨놓으면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저자들이 묘사한 것은 거의 라이브로 하는 유머 무대의 대사를 옮긴 것이라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뇌는 심각하고, 짜증나고, 화나는 생각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웃는 것도 좋아한다. 좀 썰렁하지만 웃기는 이야기도 좋아한다. 그래서 그냥 혼자서 이죽이죽 웃어도 뇌는 주인이 뭔가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구나 하고 덩달아 좋아한다고 하지 않는가. 두 사람의 떠난 여행은 어찌 보면 유머를 빙자해서 떠난 일상에서의 일탈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유머를 넓고,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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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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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어?』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 웅진지식하우스

 

1. 책을 읽으며 얻는 장점 중 한 가지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집중하는 것이다. 하긴 책을 보다가 딴 생각 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책이 나를 볼 때도 있다. 기생충학자 서민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이제라도 스마트 폰을 내려놓고 책을 읽으시라. 남들의 생각을 자기 생각인 양 착각하는 대신, 스스로의 생각을 만들고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하자. 계속 스마트 폰만 본다면 시간은 잘 가겠지만, 나중에 당신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디 한 군데 호소할 곳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2. 이 책의 제목은 도전적이다. ‘생각해봤어?’. 부제는 좀 무겁게 느껴진다.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그러나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이야기 해주는 사람들이 알 만한 사람들이다. 골치 아픈 이야기도 쉽게 풀어주는 사람들이다. 생각도 빠르고 말도 빠른 사람들이다. 말에 발이 달린 사람들이다. 촌철살인의 장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합체하여 . . !’ 이 시대를 살아가며 이 세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면 외계인으로 인정해주겠다.

 

 

3. “인류가 전 우주를 정복한다 해도, 영원히 미래를 정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좋은 미래를 가져오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가장 고민해야 할 것, 우리 세대의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4. 치아가 튼튼한 세 사람만 계속 떠들면 시끄럽다. 하긴 세 사람도 곧 밑천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각 주제에 맞게 전문가들이 초청된다. 아마 초대받는 전문가도 삼인방의 합의하에 왔을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껄끄러운 사이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그동안 다룬 이야기 중에서 꼭 알아야 할 주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힌트가 될 내용만 추려 담은 것이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일주기가 되는 날이다. 아침부터 먹먹한 가슴이 여전하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눈물이 마를 틈이 없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다.“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나 비방이 아니고, 정의의 결과다.” 해방신학자 김근수씨가 게스트로 나와서 교황방문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군사평론가 김종대는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가 구시대적인 생각과 상태에 멈춰있다고 염려한다. 경제학자 정태인에겐 2014년 베스트셀러였던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야기를 들어본다. GMO 식품, 극우와 일베, 포스트 스마트 시대와 삼성, 핵 사고와 전기 요금, 북한인권법,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 카톡과 사생활, 기초연금과 의료민영화 등등 우리 삶의 질을 요동치게 만드는 이슈들이다.

 

 

5. 부록으로 폭넓은 생각을 위한 역사 속 말빨 사전이 있다. 이것도 유익하다. “한 가지 생각이란 물이 그대로 멈추어 있는 상태와 같지요. 결국 썩어요. 다른 생각, 다른 행동, 다른 가치관이 서로의 산초의 역할을 해서 부패를 막아주어요.” _리영희 21세기 아침의 사색》  정말 해야 할 일은 책임자로부터 보상을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올려놓지 않는 것이다.” _슬라보예 지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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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4 16: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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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4 16: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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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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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談論)신영복 / 돌베개

 

1. “나는 그동안 책을 여러 권 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책을 집필하지 않았다고 강변합니다. 옥중에서 편지를 썼을 뿐이고,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했을 뿐이고, 강의와 이 책처럼 강의를 녹취하여 책으로 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특별히 책을 집필하지 않은 이유를 소크라테스나 공자도 책을 내지 않았다는 것에 비유하는 것이 외람되지만, 강의록을 책으로 내면서 생각이 많습니다. ‘이 강의실을 떠나 저 혼자서 무슨 말을 하고 다닐지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책은 강의실보다 작고 강의실에는 늘 내가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하면 모든 텍스트는 언제나 다시 읽히는 것이 옳습니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2. 다소 긴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인용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책이 세상에 나올 때 어떤 마음으로 나오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책 출간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결국 책을 낸 것이 아니라 저자의 이름을 낸 것이다. 그리고 신영복 교수님의 이 책 담론(談論)은 마지막 강의다. 비록 육성으로는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이렇게나마 책으로 만나서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모르겠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한다는 지은이의 말이 가슴 한편에 콕 박힌다.

 

 

3.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된다.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 ‘인간이해와 자기 성찰이다. 이미 전책 강의에서 다룬 동양고전들을 그간 지은이의 삶과 요즘의 주변상황을 찬찬히 둘러보시면서 다시 쓰신 글이다. 텍스트로 등장하는 동양고전은 시경, 주역, 사기, 초사,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지, 한비자 등이다. 고전 공부는 인문학의 한 축인 세계 인식이 핵심이라고 한다. 고전을 읽으면서 잠겨 있는 세계 인식틀을 여는 과정이 과제가 되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다. 고전의 아득한 미래, 꿈꾸는 현실이 어느 세월에 이뤄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에서 길을 물어야 한다. 고전은 내다봄이 길기 때문이다. 그 어느 한 축에 내가 잠시 걸터앉았다 가는 것뿐이다.

 

 

4. 2부는 가슴으로 읽는다. 1부의 시야가 세계로 향했다면 2부는 인간이다. 그동안 지은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을 향한 시선은 안으로도 향하고, 밖으로도 향한다. 20년 수형 생활 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중 몇 사람이 소개된다. 20년 동안 몸과 마음이 묶여 있던 감옥을 대학이라고 표현한다. 사회학 교실, 역사학 교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학의 교실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받아들이는 지은이의 마음을 닮고 싶다.

 

 

5. 청구회 추억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텍스트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글들이 쓰였을 당시의 심경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1심 판결에 이어 2심 고등군법회의에서 다시 사형이라는 선고가 떨어졌을 때 순간 모든 생각이 정지되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청구회 어린이들과의 약속이 생각났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5시 장충체육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어린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나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 어린이들과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남한산성에서의 16개월은 20년 수형 생활을 미리 짊어진 듯 무겁고 침울한 나날이었다. 수형 생활 중 재소자의 자살을 여러 차례 목도한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나는 왜 자살하지 않고 기약 없는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가?” 묻는다.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때문이었다. 겨울 독방에서 만나는 햇볕은 마룻바닥에 잠시 누워 있다가 신문지만한 햇볕을 마지막으로 사라진다. 신문지만한 햇볕을 무릎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 있음의 절정이었다고 한다. 지은이가 자살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 햇볕때문이라고 한다. 나와 그대의 삶에 이 햇볕이 남아 있기를 소원한다. 동전만큼 줄어든 햇볕이라도 좋다. 그 햇볕이 식어가는 서로의 마음을 데워주고 연결시켜 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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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볕 때문에 살기로 결심했다는 대목에서 가슴 뭉클해집니다.
확실히 볕은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드는 힘이 있씁니다.
볕은 항우울제입니다. 우울한 사람은 볕을 자주....

쎄인트saint 2016-01-14 14:57   좋아요 1 | URL
예..저도..그랬습니다..그 대목에서...너무 익숙한환경은 잊고 살기 마련이지요..
그 햇볕이 싫다고, 선글래스를 쓰기도 합니다만...
확실히 겨울은 정신적으로 디프레션되거나 안점감이 없는 사람들에겐 힘든 계절이지요.
건강한 겨울 나시길 소망합니다~^^

붉은돼지 2016-01-14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구회 추억` 사서 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 주문을 못했군요..
오늘 파워리뷰어님 리뷰 읽다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쎄인트saint 2016-01-14 14:58   좋아요 1 | URL
예...청구회추억도...그러고보면...스테디셀러입니다.
신영복 교수님의 글들은...참 진솔해서 좋습니다.

2016-01-14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4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1-14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가 되는 말이라 생각했음에도 ..저는 역시 저를 살게 하는 건 ㅡ밤의 어둠 이라고 신영복님 같은 위치에서 써야 한다면 그리썼을 지 모르겠다고..혼자 웃은 기억이
납니다.

쎄인트saint 2016-01-15 11:19   좋아요 1 | URL
ㅎㅎ 밤의 어둠...저도 같은꽈입니다. 밤에 피는 장미도 아닌 것이...날밤을 새라면 새는데..
새벽아침에 일어나라면...헤매지요...

[그장소] 2016-01-15 21:08   좋아요 0 | URL
아하핫 ㅡ저는 생리적으로 밤을 좋아하는 꽈 ㅡ!
새벽아침도 문제없는데...눈부신 해는 좀... (어쩜 뱀파이어 족속인가 싶을만큼 싫어해서..)

해피북 2016-01-14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영복님의 `담론`이 마지막 강의라는 뜻이 이제 강의를 안하신다는게 아니고 학교에서 하시는 마지막 강의였다고 해요 ㅎ 저도 노유진의 팟캐스트에 이 책이 있어서 듣고 알았어요. ^~^

쎄인트saint 2016-01-15 11:21   좋아요 1 | URL
아...그렇군요...난 신영복교수님이 이젠 책내는 것도 그만두신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다행입니다...신교수님의 다음 책이 기다려집니다.

쎄인트saint 2016-01-1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 교수님의 별세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참 무겁고 안타깝습니다.
책을 한 권 쯤 더 내실줄 알았는데..
결국 [담론]이 말 그대로 `마지막 강의`가 되었네요.


또 다른 세상에서 평안함 누리소서~!!
님은 가셨어도..
저는 님이 남기신 글들을 꾸준히 읽으며 마음에 담으며 살다 가겠습니다.
 
통제 불능 - 인간과 기계의 미래 생태계
케빈 켈리 지음, 이충호.임지원 옮김, 이인식 감수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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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04

 

통제 불능 】      케빈 켈리 / 김영사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지는 것들

 

1. 살아있는 세포, 사람의 뇌 그리고 증권거래소, 이들은 과학적 주제로서 공통점이 없는 듯 하지만 복잡성 과학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이들은 단순한 구성 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복잡계(Complex System)라 할 수 있다. 가령 세포는 단백질, 핵산 등 수많은 분자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이들은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구성 요소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한다. 예컨대 사람의 뇌는 끊임없이 신경세포의 회로망을 재구성하면서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한다. 복잡성 과학에서는 단순히 그냥 복잡한 물체와 구별하기 위해 이들을 통틀어 복잡 적응계라 일컫는다.

 

 

 

2. 저자 케빈 켈리는 이 책이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힌다. 아울러 독자들을 비비시스템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는 만들어진 것이나 태어난 것이든 생명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는 시스템은 모두 비비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가령 생명체와 생태계로 알려진 생물 공동체와 로봇, 기업, 경제와 같이 인간이 만든 것들이 비비시스템에 해당된다. 요컨대 비비시스템은 복잡 적응계의 다른 이름이다.

 

 

 

3.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 기술자들은 생명체와 기계 양쪽으로부터 논리적인 원리를 추출한다. 이를 극도로 복잡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그 원리를 적용함으로써, 만들어진 동시에 살아있는 것을 고안해낸다. 이와 같은 생명체와 기계의 결합은 어떤 면에선 정략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4. 저자의 관심분야는 많고도 많다. 심리학 동네로 건너가 본다. ‘지루함은 마음을 육체로부터 이탈시킬 수 있다.’ 40년 전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은 극도로 지루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보고하는 기괴한 망상에 흥미를 느낀다. 레이더 감시병이나 장거리 트럭 운전사들은 종종 실제로 나타나지 않은 레이더 신호를 봤다고 보고하거나,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히치 하이커를 보고 차를 세우고는 한다는 것이다. ‘몸은 마음과 생명의 닻이다.’ 몸은 마음이 스스로 만들어낸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기계이다. 몸이 마음보다 무거운 것이 다행이다. 물론 체감 적으로 마음이 더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긴 하다.

 

 

 

5. ‘가장 보편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진화는 단단하게 연결된 그물망이고 생태계는 느슨하게 연결된 그물망이다.’ 보충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진화적 변화는 강하게 묶인 절차로 수학 계산이나 사고 과정과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진화는 뇌에서 일어나는 절차로 비유된다. 반면 생태학적 변화는 정신적 측면보다는 우리 몸의 순환계와 같이(우유부단하고 순환적인 절차로) 몸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서 바람, , 중력, 햇빛, 암석과 직접 부대끼는 절차와 비슷하다.

 

 

6. 이 책 어디에도 융합학문이학문의 융합이니 하는 단어는 전혀 찾을 수 없지만, 저자 케빈 켈리는 여러 분야를 자연스럽게 융합하고 있다. 생물, 자연, 심리, 정신의학, 산업, IT, 종교, 문학, 우주, 경제, 경영 등 종횡무진이다. 방대한 분량의 작업을 한 저자답지 않게 겸손하다. “이 책에 실린 개념 중 내가 독자적으로 생각한 것은 거의 없다. 이 책에서 소개한 개념들은 대부분 참고 문헌에 실린 책과 논문 외에도 다른 사람들과 나눈 대화와 인터뷰, 주고받은 편지를 압축하거나 고쳐 쓰거나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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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1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망이 진화를 만들고,,.욕망이 인연을 낳는걸까. 요즘 화두예요..
이걸 통제할 수 있을까 없을까..또 생각나네요..

쎄인트saint 2016-01-12 16:27   좋아요 1 | URL
이젠 그 무엇보다...인간의 [욕망이라는 열차]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어디까지 연결시킬것인가? 종착지는 어디로 할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할 때라고 생각듭니다.
 
희망의 예언자 오스카 로메로
스콧 라이트 지음, 옥타비오 듀란 사진, 김근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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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03

 

오스카 로메로 】       스콧 라이트 / 아르테(북이십일)

 

 

낮은 이들과 함께 한 삶

 

1.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인간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살기 위해 산으로 도망치고, 생존하기 위해 국경을 넘습니다.” 로메로 대주교가 암살당하기 얼마 전, 외국인 기자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답한 말이다.

 

 

2. 이 책은 1980324, 미사 도중 암살당한 엘살바도르의 대주교 오스카 로메로의 이야기다. 그의 죽음은 엘살바도르와 중앙아메리카 방방곡곡에 알려졌다.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해방신학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스는 라틴아메리카 교회 역사는 로메로 대주교 피살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라고 단호하게 표현했다.

 

 

3. 로메로 대주교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선 엘살바도르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엘살바도르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난이란 곧 죽음을 의미했다. 그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천천히 죽어가거나 폭력과 억압으로 갑작스럽게 죽어갔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엘살바도르의 가난한 이들의 운명이었다.

 

 

4. 1932, 막시밀리아노 에르난데스 마리티네스 장군의 독재 정권에 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소작농 중 3만 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소수의 부유층은 가난한 사람들의 노동력을 몇 대에 걸쳐 착취해 더 큰 부자가 되었다. 거의 50년 가까이 지속된 군부독재가 끝날 무렵이던 1970년대 말, 노동자, 소작농, 학생, 교사들은 수많은 기초 공동체를 조직했다. 엘살바도르는 내전으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정부는 이에 강경한 진압으로 대응해, 1980년 한 해에만 12000명 이상을 살해했다. 같은 해 로메로 대주교도 살해당했다.

 

 

5. 오스카 로메로의 삶은 여러 면에서 나자렛 예수의 삶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잘 것 없는 나라의 작은 시골,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것. 두 사람 모두 목수가 되는 훈련을 받았다는 것.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섰다는 점. 그리고 불평등과 부패를 강하게 비판하다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는 점.

 

 

 

6. “예수님은 박해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저를 믿으십시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들과 같은 운명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운명은 납치당하고 고문당하며 감옥에 갇히고 시신으로 발견되는 삶입니다.”

 

 

 

7. 로메로 대주교 강론의 가장 큰 특징은 강론과 실제 삶이 일치했다는 점이다. 그는 권위를 가지고가르쳤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용기의 소유자였다. 로메로 대주교가 지미 카터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의 일부는 미국이 엘살바도르의 정치적 상황에 얼마나 깊게 관여하고 있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지미 카터 대통령께, 미국 정부의 지원은 엘살바도르의 정의와 평화를 정착시키기보다 불평등과 억압을 강화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투쟁해온 엘살바도르 민중조직의 사람들은 불평등과 억압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만일 대통령께서 진정 인권 수호를 원하신다면,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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