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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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김하나 / 김영사

 

 

 

1. 책 제목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을 보면 마치 농담, 유머집 같다. 농담(弄談)의 사전적 의미는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농담이 문학적 소재가 된 일도 있다. 밀란 쿤데라, 오쇼 라즈니쉬와 천재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등이 떠오른다. 이 책은 농담집이 아니다. 유머집도 아니다. 그러나 재미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빛깔 생각들, 발상의 전환, 관례를 깨트리는 일상의 단면, 좀 덜 힘들게 살아가는 방법 등을 카툰처럼 그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2. 저자가 소개하는 크래시 배기지(Crash Baggage)'는 삶에 대한 태도에까지 영향을 주는 듯하다. 크래시 배기지는 이탈리아산 여행 가방이름이다. 이 하드 케이스는 표면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울퉁불퉁하다. 새로 산 여행 가방이 비행기 수화물 칸에서 치이거나 거리에서 이리저리 부딪쳐 표면이 패면 참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이 가방은 제작할 때부터 그 아픈 마음을 앞서가게 한다. 미리 손상되어 있으니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없다.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된다. IBM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찌그러진 가방이니 누가 가져가지도 않을 것 같다. 수화물 벨트에서 찾기도 쉽겠다. 크래시 배기지의 슬로건은 ’handle without care'. ‘마구 굴려주세요이다.

 

 

 

3. 1971년 고 정주영 회장이 조선소를 차리기 위해 자금을 빌리러 영국에 갔을 때 이야기는 여러 번 접했으면서도 볼 때마다 새롭다. 동양의 작고 가난한 나라에서 온 기업가를 불신하던 상대에게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보여 주였다던 이야기다. “이것이 한국의 지폐다. 우리나라는 이미 1500년대에 세계 최초의 철갑선을 만들었을 정도로 기술력을 가진 나라다.” 영국은 정주영 회장에게 막대한 돈을 빌려주었고 우리나라엔 조선 사업이 시작되었다. 크리에이터 김홍탁은 이순신 장군을 최고의 디자이너로 꼽는다.

 

 

 

4.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 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 마시지 말자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 김영승의 반성 16. 요즘 국내의 정치, 사회를 보면 참 답답하다. 취하고 싶다. 맨 정신으로 바라보기엔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취해서 바라보면 시인이 표현한 것처럼 답이 보일까? 그러나 어쩌랴 나는 술을 못 마신다. 그러나 취하고 싶을 때 꼭 술이 있어야만 할까? “이 쫀쫀하고 사람을 죽이도록 쥐어짜는 나라에서도 어떻게든 취하는 날들이 있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무엇에? 술에든 시에든 덕에든 음악에든 자연에든 사랑에든 그건 당신 뜻대로.”

 

 

5.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는 글은 불행도 행복으로 뒤집는 재주를 부려봤으면 하는 욕심을 품게 한다. 세로쓰기 글씨로 되어있던 책, 신문 등이 어느 날 글씨가 누워버렸다. 가로쓰기로 바뀐 것이다.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았을까? 좋아라 한 사람이 많았을까? 1940년대의 미국 화가 잭슨 플록은 캔버스를 바닥에 눕혀놓고 그림을 그렸다. 캔버스가 꼭 이젤에 있어야만 한다는 법은 없었다. 한옥의 들장지문도 발상의 전환이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희한하게 내 마음 이곳저곳에 숨어 있던 기억들도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책에 실린 글과 함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내 친척 어르신의 신혼 시절 이야기가 오버랩 된다. 신랑은 거시기 두쪽 밖에 없었다. 신부 쪽은 다행히 끼니는 굶지 않을 정도였다. 어렵사리 서울 시내 변두리 옥탑 방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신부가 장롱을 장만해왔다. 어찌어찌 방으로 들여놓긴 했는데, 높이가 맞지 않아서 세워 놓을 수가 없었다. 장롱을 바꾸면 된다구? 장롱을 바꾸려면 시골로 다시 보내야 하는데 장롱 값이나 운반비나 마찬가지였을 때다. 그 시절은. 어쩌랴. 서 있는 자세가 정석이던 장롱은 누워버렸다. 주인보다 먼저 누운 장롱은 침대가 되었다. 그 시절 침대는 호텔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었다. 옥탑방은 호텔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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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김홍탁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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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김홍탁 / 이야기나무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100가지 단상

 

1. 꾸준함을 이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국의 질 좋은 잔디를 벤치마킹위해 한 외국인이 물었다. “어떻게 했길래 잔디 상태가 이렇게 좋은 거죠?” “좋은 종자를 심어 성실히 가꾸는 거죠.” “너무 뻔한 대답 아닌가요? 무슨 비법 같은 게 없습니까?” “그걸 500년 이상 꾸준히 해왔다는 거죠.” 빈티지의 가치는 바로 이런 것이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빈티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인공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만이 그것을 해결한다.” 우리는 빠른 시간 내에 뭔가를 얻으려 애쓴다. 그것도 부당한 방법으로..

 

 

 

2. 책을 읽는 것도 습관이다. 안 읽는 것도 습관이다. 나는 다 읽은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을 때 우선 그 사람이 책을 읽을 만한 사람인가? 아닌가? 속으로 따져본다. 그냥 책을 준다면 마다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받아가서 다른 사람을 주던, 그냥 꽂아놓던, 라면 냄비 받침대로 쓰던 아무튼 공짜니까 받으려한다. 그래서 그럴 사람한테는 아예 책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이 책의 저자가 갖고 있는 책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많은 사람이 책의 가치에 대해 둔감한 편이다. 위대한 영혼과 대화하는 것을 지루하고 졸린 고전이라고 치부해버린다. 페이지마다 한 땀 한 땀 장인이 수놓듯 생각과 상상력을 입힌 책을 15천원 안팎에 구입해 읽는 것을 아까워한다. 그러면서 어디서 진리를 찾아야 하냐고 한탄한다. 손만 뻗으면 책장에 진리가 숨 쉬고 있는데...”

 

 

 

3. 이 책의 저자 김홍탁은 누구인가? 이름이 참 개성 있다. 미안한 소리지만, 갑자기 막걸리 한잔이 먹고 싶어진다. “세계가 주목하는 광고인이자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마케팅의 선두주자.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통합 캠페인과 공유가치 창출의 디지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한민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 이외에도 따라붙는 수식어가 무지 많다. 결론은 멋지고 근사하고 실력 있는 광고쟁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이 넓고 깊다. 따뜻하다. 광고쟁이라고 광고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광고/디자인/마케팅’, ‘정치/사회’, ‘문화/예술’, ‘IT/경제등을 테마로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100가지 단상이 저자가 쓰고, 찍은 사진들과 함께 실려 있다.

 

 

 

4.금반지가 존재하기 위해선 금과 손가락이 들어갈 구멍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전부라고 생각해 버린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니까, 구멍은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공간이라 생각할 뿐, 그것이 금반지의 본질이 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멍이 없다면 그것은 반지란 본질에서 아예 제외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금반지의 본질이 구멍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5.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변질되었나? 본질에서 멀어지고, 몸과 마음이 해리(解離)된 상태로 살고 있는가? 불안해서? 스트레스가 쌓여서?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해서? 요즘 부쩍 주변에서 결정 장애증후군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느 분식집의 아무거나메뉴가 아무렇게 생긴 것이 아니다. 분식점 사장의 고육지책으로 만들어진 메뉴다. 이 책이 인문, 철학서처럼(철학서적을 읽는다고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철학서적은 답안지가 아니긴 하다. 문제지다) 큰 도움을 못 줄지언정, 대략적이나마 방향을 제시해주리라 믿는다. 글이 산뜻하고 깔끔하다. 복잡하게 치장을 하지 않았다. 명색이 본질을 생각하는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에서 시작해 봅시다. 삶의 질()을 높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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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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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 아르테(21세기북스)

 

 

1.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무슨 소리인가? 뉴기니의 중앙 산악 지역으로 가본다. 이 지역은 1932년까지 지구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지역이었다. 울창한 삼림으로 인해 그곳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된 상태에서 살던 원주민들이 백인을 처음 보고는 신 혹은 귀신으로 생각했을 정도이다. 1956년 미국의 생물학자 대니얼 칼턴 가이듀섹은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질병을 뉴기니에서 발견했다. 매년 100명 중 한 명이 중추신경계 퇴화로 사망했다. 증상으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떨었고(따라서 이 병은 관련된 부족의 언어에서 떨다를 뜻하는 쿠루병으로 불렀다).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없었으며, 다양한 감염증이 뒤따랐다. 이쯤 되면 감()이 온다. 이들에겐 식인풍습이 있었다. 가까운 친척의 시신을 먹는 것이 고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었다. 그들은 고인의 살과 내장 및 뇌를 익혀 먹었고, 빻은 뼈를 채소와 함께 조리해 먹었다. 지금은 없어진 풍습이다. 연구자들은 쿠루병의 원인을 이러한 풍습과 연관시킨다. 그러나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는 상태다. 식인 풍습은 그 지역에서 쿠루병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대부터 시작된 듯하다. 백인의 간섭으로 식인 풍습이 종식된 이후로는 쿠루병이 점진적으로 줄어들었고, 오늘날에는 거의 사라졌다. 따라서 여기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듯했다. 하지만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 조사가 시작되었을 즈음 원주민 정보 제공자들이 식인 풍습을 무척 상세하게 전해주었지만 식인 풍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이다.”

 

 

 

2. 그런데 새삼스럽게 쿠루병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것은 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같은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상장 장애를 해소하고, 여성의 불임을 해결하는 데 쓰인 치료 방법이 문제다. 인간 뇌하수체에서 추출한 호르몬을 주입하거나, 인간의 뇌에서 떼어낸 막을 이식한 후 아이들과 여성들이 사망한 사건이 이슈가 된다. 이 사안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단호하다. 인간의 몸에서 추출한 물질의 잦은 사용이 과거의 의학에 비하면 과학적으로 보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미신이고 맹신이다. 수년 전까지도 효과적이라고 여겨졌던 처치법이 유해하지는 않더라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현대 의학은 그런 처치법을 금지한다(번역본에는 빠졌지만, ‘해야가 들어가야 의미가 확실해진다. 따라서 금지해야한다가 좋겠다) 달리 말하면, 미신적 풍습과 과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행위 간의 경계는 생각만큼 명확하지 않다.”

 

 

 

 

3. 이 책의 저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벨기에 브뤼셀 태생이다.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1941년 미국으로 망명한다. 여러 논문과 저서를 내놓았다. 종래의 인류학, 사회학의 근친상간 및 친족 관계를 총망라한 대작 친족관계의 기본 구조논문과 함께 프랑스로 갔다. 파리에서 삶을 마감했다. 인간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으로서의 구조주의를 개척하고 문화상대주의를 발전시켰다.

 

 

 

4. 이 책에 담긴 글들은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가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의 요청을 받아 쓴 것이다. 1989년부터 2000년까지 프랑스어로 쓴 16편의 글을 모아, 여태껏 발간된 적이 없는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레비 스트로스는 법학, 문학, 철학, 사회학 등을 비롯해서 문화인류학, 구조언어학, 사회인류학 등에서도 깊이 있는 학문을 추구했지만, 시대의 관심사에도 주목하며 그 시대를 논쟁거리로 다뤘다. 대표적인 예가 미친 소파동이다. 앞서 언급한 쿠루병과 무관하지 않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소를 공격하며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안기는 같은 계열의 질병이 소에게 먹인 소의 골분을 통해 전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이 소에게 소의 골분을 먹인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사례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6세기에 프랑스를 피로 뒤덮었던 종교전쟁 동안 굶주림에 지친 파리 사람들은 납골당에서 빼낸 인간의 뼛가루를 주재료로 만든 빵으로 연명 했다는 것을 당시 기록에서 확인했다.”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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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너만 봐라 - 월급쟁이 노하우 100
이상진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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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너만 봐라이상진 / 나남

 

 

1. 회사란 너와의 계약관계에서 일 뿐이다 ;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다. 사회적으로 갑질 논란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아니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갑질이 더욱 넓고 깊게 퍼지지 않는가 염려가 될 정도다. , . 참 마땅찮다. 직장인, 월급쟁이는 고달프다. 회사의 규모가 크건 작건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갑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단지 스트레스의 질이 다르다. 그 모양새가 다르다.

 

 

 

2.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 집 큰아들이다. 그가 묻고 내가 대답한 기억들을 묶어서 책으로 만들었다. 주제는 직장생활이다. 아들이 자신의 월급쟁이 생활을 생각하며 생기는 의문들에 내 30년 세월의 직장 경험으로 시원한 답을 주고자 했다. 교과서적인 답변이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는 비법을 아들에게 전수해 주고자 했다. 공식적으로 회자되는 판에 박힌 이야기는 접어두고 상황을 꿰뚫는 경험론적 해법을 제시하여 적진(敵陣)의 아들을 구하고자 했다.”

 

 

 

3. 회사생활은 돈 버는 3’이다 ; 대학에 입학했다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풀리는 것이 아니듯이, 취업했다고 당장 그날부터 내 인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짜 시작이다. “회사 생활과 고3 생활을 비교해보면 경쟁이나 긴장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회사원은 돈 받고 다니고 학생은 돈 내고 다닌 것 이외에는...”

 

 

4. 체력의 중요성은 버티기다 ; “회사생활하면서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건 상갓집에서 밤을 새우건 끝까지 버텼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검증되었다는 뜻이다.” 직장인에게 체력의 중요성은 일시적인 힘자랑이 아니다. 얼마나 끈기 있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에너지든 물질이든 결국 그 양은 한계가 있다. 체력도 마찬가지다. 젊을 때 다른 사람보다 멀리 가겠다고 온 힘을 다 쏟아 붓고 나면, 반드시 에너지는 소진되고 몸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릴 게다. 물론 회사에서는 120~130퍼센트를 요구하겠지만 거기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 결국 현대 경영이란 합리적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술이다. 일단 내 할 일만 똑 부러지게 하고 나면 좀 뺀질거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적절한 에너지 안배 방법이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혹은 앞장서기 위해서 체력은 절대 필요한 요소다. 힘을 과시하지마라. 단지 선별된 장소에서 너를 키우거나 지탱하는 데 필요한 경우 80퍼센트만 써라. 까불면 자빠지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5. 수많은 자기계발서에 비해 이 책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곳저곳에서 빌려 온 처세술로 채워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30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삶의 지혜.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 제목처럼 아들에게만전해주고 싶은 직장인의 노하우 텍스트다. “30년 조직생활의 노하우를 나누는 것은 작게는 아들에 대한 간절한 사랑의 표현이고, 크게는 내 경험의 편린들을 후배들과 함께 나누는 숭고한 작업이라고 생각했다.(....)월급쟁이 아들에게 보내는 살아남는 비법들이 내 아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월급쟁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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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직장 20년차인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니..ㅎㅎㅎ

쎄인트saint 2015-10-20 14:59   좋아요 1 | URL
저 역시 ...30년차인데도...여전히 그렇습니다~^^

제시스패로우 2015-10-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직해서 다음주부터 새직장출근인데 읽어봐야겠어요...ㅋ새로운마음으로...ㅋ

쎄인트saint 2015-10-20 17:33   좋아요 0 | URL
저도 여전히 매일 아침 새롭게 시작합니다~!!
새로운 직장, 새 일터에서 더욱 멋지고 힘찬 나날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유영소 지음, 김혜란 그림 / 샘터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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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유영소 글, 김혜란 그림 / 샘터

 

 

1. “옛날에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꼬부랑 길을 나섰대. 꼬부랑 열두 고개 꼬불꼬불 산길을 꼬부랑꼬부랑 넘는데, 얼마나 힘든지 몰라. 꼬부랑 열두 고개를 어찌어찌 다 넘으니, 꼬부라진 오두막이 보이지 뭐야.” 요즘 아이들에게 꼬부랑 할머니의 이미지가 잘 그려질지 모르겠다. 요즘은 어르신들이 더 꼿꼿한 자세를 취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도시를 벗어나면 아직도 꼬부랑 할머니들이 종종 눈에 띄긴 한다. 꼬부랑 할아버지보다 꼬부랑 할머니가 눈에 더 자주 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할머님들이 밭일을 많이 해서 그럴 것이다.

 

 

2. 꼬부랑 할머니는 꼬부라진 오두막집 툇마루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아무도 집에 없는 것 같다. 조금만 쉬었다 가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벌써 해가 저문다. 배가 고프다. 부엌으로 들어가 봤더니 거미줄만 쳐있다. 어쩔 수 없이 굶고 잤다. 그리고 날이 밝자마자 아마도 오랫동안 사람의 온기가 끊긴 듯한 오두막집을 사람 사는 집으로 만드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3. “오늘부터 이 집은 내 거여. 주인이 와도 배 내밀고 안 비킬란다. 누가 집 비우고 어디 가랬나? 예는 인자 내 집이여. 방구들도 데우고, 뜨신 물부터 좀 마시자고.” 그러나 웬걸,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찾아온다. 가래떡, 소고기, 사과, , 도깨비가 들고 온 달걀, 김치뚝이가 가져온 김치, 감나무골 배 선비가 지고 온 쌀, 개똥이가 가져온 단감 한 바구니, 다람쥐가 가져온 모아 온 알밤, 칡을 잔뜩 캐 온 오소리 등등 하도 찾아오니까, 꼬부랑 할머니는 참말로 짜증이 났다.

 

 

4. 그런데, 희한한 일은 그 누구도 ! 그 꼬부랑 할머니가 아니네?’하면서 의문을 품지 않았다는 것이다. 잠시나마 고개를 갸우뚱 한 손님도 없진 않았으나, 대부분 바로 어제 보고 오늘 만난 듯 그렇게 살갑게들 대하는 것이다. 두 꼬부랑 할머니의 성품은 사뭇 다르다. 이 오두막집의 원조 꼬부랑 할머니는 베풂의 천사였던 듯하다. 베푼 만큼 돌아온다는 말을 생각나게 해주는 인물이다. 그러나 얼떨결에 그 자리를 차고앉은 꼬부랑 할매는 베풂이 익숙하지 않다. “이노무 할망구 대체 뭔 짓을 하고 살았기에 이렇게 손님들이 찾아오누. 아직 떡국을 얼마 먹지도 못한걸.” 아무리 음식이 많아도 내 입에 안 들어오면 아무 소용없는 것. 떡국이라도 한 그릇 배불리 먹고 나서 어찌 좀 움직여볼까 하는데, 연신 들이닥치는 손님(바리바리 싸들고 오는)들 때문에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다보니, 무심결에 툭 튀어나온 말이다. 이 할매의 성품이 그대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5. 할매는 공연히 오금이 저린다. “지금이라도 도망을 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손님 중에 하나라도 가짜 꼬부랑 할머니라고 알아채면 어째! 박박 우겨도 다 알아채면 어째! 그런데 가면 또 어디로 가누. 꼬부랑꼬부랑 도망쳐서 어디로 가누. 무엇보다, 무엇보다, 저 맛난 떡국은 어쩌고?”

 

 

 

6. 할매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리고 손님들이 감춰둔 마음들도 보여 진다. 할매는 뒤늦게나마 철이 든다. “....내가 그 할망구처럼, 예서 살면 어쩔까? 진짜 꼬부랑 할망구처럼, 그리 곱게 살아보면, 어쩔까? (......) 그런데 이노무 꼬부랑 할망구는 대체 어디 간 게야?”

 

 

 

7.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동화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 고운 꿈을 만들어주는 이야기다. 이어지는 두 편의 이야기는 각기 따로 인 듯 이어지는 스토리다. ‘나랑 같이 살 사람 여기 붙어라’, ‘신통방통 인절미 대작전두 작품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겠다. 이 책은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문학상 심사위원을 맡았던 이상배는 이 책(작품)을 이렇게 평했다.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를 읽으면, 우리 사람 사는 세상에서 서로 간에 어떻게 미덕을 나누고 지켜야 되는지를 알 수 있을 거예요. 그것도 아주 색다른 방식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풋풋한 인정과 나눔이 무엇인지를 생생한 감동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책 말미엔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라는 글이 실려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옛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좀 더 친숙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어 볼만한 이야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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