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
박연미 지음, 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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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박연미 / 21세기북스

 

 

1. “2007331, 칠흑같이 까맣고 추운 밤 나와 엄마는 꽁꽁 얼어붙은 압록강의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강둑을 더듬더듬 내려갔다.”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이루는 압록강은 탈북자들이 목숨을 걸고 건너야 할 생명의 강이자, 죽음의 강이다. 이 책의 저자 박연미는 열세 살 어린 몸이다. 영양실조에 걸려 체중이 27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 상태다. 그나마 최근 심각한 장염으로 몸이 더 쇠약해졌다. 연미는 엄마와 함께 탈북을 강행한다. “우리가 북한을 탈출한 데는 생존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며칠 전 중국으로 떠난 뒤 소식이 끊긴 언니 은미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2. 북한주민들의 실상과 탈북자들의 겪는 고통을 대략 알고는 있었으나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은 미처 몰랐다. 연미는 엄마와 함께 다행히 국경을 넘어서긴 했으나 중국인 브로커가 나이 어린 연미를 겁탈하려하자 모녀사이라는 사실을 숨겼던 엄마는 이모라고 둘러대면서 결국 딸을 지켜주기 위해 스스로 그들에게 몸을 연다. 딸은 자신의 눈앞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엄마를 봐야했다.

 

 

 

3. 이 책의 저자 박연미는 인권운동가로 소개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교에 재학 중이다. 1993년 북한 혜산에서 태어나 열세 살 때 탈북에 성공한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계 각국을 돌며 북한의 인권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22세 때 20142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참혹한 실상과 인권유린 사태를 전 세계에 고발했다. 이 연설은 언론과 인터넷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그 이후 수많은 나라에서 미디어 인터뷰와 연설 요청이 이어진다.

 

 

 

4. 책은 북한 -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중국 -죽음도 삶도 없는 곳 그리고 남한 - 살기 위해 선택한 곳으로 구성된다. 저자 박연미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너무나도 많은 어둠의 이곳저곳을 보고 겪는다. 어떻게 같은 하늘 밑 남과 북이 달라도 이렇게 환경이 다를 수 있나 생각을 안 해볼 수가 없다. “중국에는 약 30만 명에 다하는 탈북자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탈북 여성과 10대 소녀들 중 70퍼센트는 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단돈 200달러에 팔려가고 있습니다.”  박연미가 강연을 다니다보면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나요?” 여러 가지 많은 방법이 있지만 그녀는 특히 세 가지를 요청한다. 첫째, 여러분이 자신을 돌보듯이 북한에서의 인권유린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둘째, 자유를 향해 탈출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을 돕고 지원해주셔요. 셋째, 중국 당국이 탈북자 송환을 멈추도록 청원을 넣어주세요.

 

 

 

5. 박연미. 나이는 어리지만 참 지혜롭고 용감한 여성이다. 어린나이에서부터 겪지 않아야 할 여러 고통을 견뎌내며 지금 당당히 두발로 땅을 디디고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내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과, 북한을 탈출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쓰기까지 많은 고뇌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존 디디온이라는 작가가 한 말을 마음에 담고 그 고통의 흔적과 상처를 드러낼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북한 동포 그들을 살려주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북자를 외국인으로 대하는 마음을 지워야한다. 그들이 이곳에서 정착하기까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넘어온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이 차라리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갖지 않도록 보듬어 안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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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0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티비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고 이야기하기까지 참 많은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을텐데 정말 대단하고 멋진분이세요. 많은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생각해주시면 정말 좋겠어요. 잘 읽고갑니다. 파워리뷰어님^~^

쎄인트saint 2015-12-07 18:31   좋아요 0 | URL
예...같은생각입니다...자신이 거쳐온 어둠의 터널을 꼭꼭 감추고만 싶었을텐데..
그야말로 제대로 살기 위해 털어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나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일하는 이유 - 얼떨결에 서른 두리번거리다 마흔 내 인생을 찾는 뜨거운 질문
도다 도모히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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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이유도다 도모히로 / 와이즈베리

 

 

1.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으세요. 찾았다면 열심히 노력하세요. 여러분 모두가 열정을 쏟고 싶은 대상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분명 여러분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근사한 일일 것입니다.” _구로사와 아키라 영화 마다다요에서

 

살아가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은 사람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복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지금 내가 이 시간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좋아하는 일일까? 내 인생을 걸만한 일일까? 생각만 하다가 내 손과 다리의 힘을 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더 좋은 일, 더 마음에 드는 일을 찾고 구하는 것은 나쁠 것이 없으나 계속 그렇게 ‘pass'만 시키다 결국 나이만 먹어간다. 그리곤 꿈에도 없는 일을 붙잡고 살아가는 삶이 대부분 우리 삶의 현주소가 아닐까?

 

 

 

2. 이 책의 저자 도다 도모히로는 훗카이도대학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후 비철금속 제조회사에 취업했으나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3년 만에 그만두었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친 후 출판업에 뛰어들어 출판인과 저술가로 활동 중이다. 45세에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책이 출간 된 후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그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15만 부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3. 이 책의 특징은 저자 혼자만의 생각이 담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과 직장에 대한 생각을 단 몇 줄의 글로 정리해서 남긴 인생의 선배들의 글을 토대로 저자의 느낌을 담았다.

 

결국 알맞은 직업이란 좋아하는 일, 나와 맞는 일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이 아무리 많다

해도 내 기질이나 체질, 나이, 경험, 학력을 고려했을 때 꼭 맞아떨어지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좋아한다고 궁합까지 맞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알맞은 직업을 고르는 일은 연인을 고르는 일과 비슷하다. 좋아하면서 나와 맞는 일을 찾기란 사랑하면서 궁합까지 맞는 이성을 찾은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_혼다 신이치 한결 쉬운 인생을 위한 101가지 방법

 

이상적인 여성을 찾는 남성이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진짜 마음에 쏙 드는 이상형을 만났다. 그러나 그 여인도 역시 이상형 남성을 찾고 있었다. 그 남성은 그 여인에게 이상형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만나는 것은 어쩌면 이런 상황일 수 있다. 일도 나를 좋아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랴.

 

 

4. “나는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하기 싫은 일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그 끝에 남은 단 한 가지 일, 그것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다.”

_나카지마 요시미치 커리어 가이던스 N0.15

 

아직 직장다운 직장에 다녀보지 못한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출근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사람도 분명히 많다. 차분하게 그 원인을 따져 들어가 보면 일보다도 사람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일에 대한 평가와 분석도 중요하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면 그 일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조사해보는 것이 좋다. 그것의 핵심은 그 일을 직접 할 경우 경험하게 될 힘든 점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애로사항이 있고, 특정한 일에만 따라오는 힘든 점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 해도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하기 싫은 일을 거쳐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5. 일과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를 피하자고 아무 일도 안하고 살면 과연 행복할까? 얼마 전 미국의 패스트푸드 점에 근무하던 젊은이가 거액의 복권에 당첨됐다. 직장을 그만두고 실컷 돈을 쓰고 다니다가 그 생활도 금방 질렸다. 그래서 통장에 여전히 돈은 많이 남아있지만 다시 그 패스트푸드 점에 출근을 했다. 그러나 주위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시달림(손 벌리는 사람들 때문)에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 뒤론 어떻게 지내는지 못 들어봤다. 만약 모든 사람이 평생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과연 아무도 일을 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일을 통해 길을 찾고 의미를 발견하며 끊임없이 일할 것이다.” _고하마 이쓰오 가족을 생각하는 30

 

책 중간 중간에 글의 내용을 도와주는 명화들이 들어있다. 모네, 디에고 리베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이 또 다른 사색의 길로 안내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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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0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의외로 적더군요. 사람과 돈때문에 ㄷㄷㄷㄷ

쎄인트saint 2015-12-04 18:26   좋아요 0 | URL
지극히 공감합니다~ 그넘의 사람과 돈....
 
트렌드 에듀 2016 - 2016 대한민국 교육계를 뒤흔들 13가지 트렌드
이병훈 교육연구소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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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에듀 2016

 

 

1. 조령모개(朝令暮改).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을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반박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가속도가 붙었다. 트렌드도 수시로 변한다. 이 책은 바로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을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바뀌고 바뀌는 교육정책 속에서 이 책이 모쪼록 교육관계자는 물론 정보에 목마르고 발만 동동 구르는 학부모들에게 현명한 길라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대표저자 이병훈의 머리말이다.

 

 

 

2. 먼저 2015년 교육 트렌드를 리뷰 해본다. 소제목은 개천에서 난 용, 개천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퍼모먼스에서 해피니스로넘어간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평가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이 공부는 잘하지만 불행하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어야 함에도 유독 대한민국 아이들은 이를 괴롭고 고통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2015, 사회가 더욱 다양해지면서 더 이상 공부가 유일한 정답이 아니며 놀 줄 아는 아이가 오히려 성공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었다. 공부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가 무너지고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등장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하면서 열정적이며 소통할 줄 아는 인재를 선호한다. 여기에 창의성까지 겸비한다면 금상첨화로 여긴다.”

 

 

 

3. 2016년 이야기로 넘어가본다. ‘원숭이의 해, 재주 많은 융합형 인재가 미래를 이끌어간다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져야할까? 유엔 미래 보고서 2030에선 가장 먼저 사라질 전문 직종으로 약사를 꼽는다. 처방전대로 약을 제조해주는 로봇이 약사의 일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한 미래학자는 20년 안에 사라질 확률이 높은 직업으로 의사, 변호사, 판사, 회계사, 교사 등을 꼽았다.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나 로봇이 이 일을 대체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소프트웨어가 세상의 많은 부분을 바꾸게 된다면 이를 다루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여기서 우리는 끊임없이 발달하는 기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코딩(coding)이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4.코딩이란 쉽게 말해서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각종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만드는 것부터 간단한 논리적 문제 해결 과정을 컴퓨터로 구현해내는 것까지 광범위하게 통칭한다. 이미 코딩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다. 컴퓨터, 스마트 폰, TV, 냉장고, 에어컨, 자동차 등 주변의 모든 전자 기기에 코딩이 적용되어있다.

 

 

 

5. 코딩교육에 이어 연결되는 2016년 교육에 관한 트렌드들 모두가 소제목만 봐도 관심이 가는 대목들이다. 인성교육, 자유학기제, 플립 러닝, 황금빛 물결 중국이 몰려온다, 강남을 떠나 자연으로 아날로그 교육법, 수학이 달라지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시대 따라잡기, 강남은 지금 국어 열풍, 고등학교가 대학 입시를 결정한다. 내 아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 유학 가지 않고 글로벌 리더 되기, 사교육 무한도전 등이다.

 

 

 

 

6. 현재 강남에서는 교육 대리모가 인기라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대학교 입학까지 남의 집 아이의 교육을 책임지고 담당하는 엄마들이 바로 교육 대리모다. 주로 자녀를 아이비리그나 서울대 등 명문대에 보낸 사람들로 보수는 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월 1000만 원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교육 대리모를 맡게 되면 아이의 학교, 학원 선택부터 과외 선생님, 학과 선택까지 모두 이들이 책임진다. 아이의 사생활과 교육을 친엄마가 아닌 대리모가 전담하는 것이다. 심지어 생활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숙식을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녀 교육에서 부모가 완전히 배제되고 아이의 선택은 고려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대리모의 주가는 상승가도다. ‘교육 대리모의 장점은 두말 할 것 없이 정보력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환경에 대한 흐름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이 그 정보력과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질문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 부모라면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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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02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육을 교육으로 부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똑똑한 바보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쎄인트saint 2015-12-02 17:32   좋아요 0 | URL
예...매우 적절하신 비유이십니다.
그래서...한국을 떠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이래저래 답답하네요.
우리 아그들이라도 제대로 된 세상에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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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유발 하라리 / 김영사

 

 

1.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품어봄직한 의문이다. 아니, 아직 이러한 의문점을 못 가져보고 살아왔다면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나의 삶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져준 후, 독자로 하여금 사유의 안길로 걸어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2. 인류 역사의 진로를 형성시킨 세 개의 혁명이 있다.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린다.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문제는 과거가 아니고 미래다. 과학혁명은 인류에게 축복을 줄 것인가? 재앙을 줄 것인가?

 

 

3. “135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 책의 첫 대목이다. 사람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저자가 해석하는 인간(human)이란 말의 의미가 독특한 긍정의 의미로 다가온다.

“‘인간(human)'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 외에도 여타의 종이 많이 존재했다.” 지난 1만 년간 우리(인간) 종은 지구상의 유일한 인간 종이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유일한 인류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사피엔스가 아닌 인류와 다시 한 번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판단을 유보한다. “나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일원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피엔스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겠고, ‘인류(human)'란 표현은 호모 속에 속하는 현존하는 모든 종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겠다.”

 

 

 

4. “농업은 수백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했다. 버섯과 견과류를 채취하고 사슴과 토끼를 사냥하던 호모 사피엔스의 한 무리가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영구히 정착해서 밭을 갈고 밀씨를 뿌리고 강에서 물을 끌어오게 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단계별로 일어났고 각 단계는 일상생활의 조그만 변화를 포함했다.” 저자의 관심은 농업혁명 이후 대부분의 인간사회가 남자를 여자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부계사회로 쏠린다. 가부장제는 거의 모든 농경 및 산업 사회의 표준이기도 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종의 보편적인 생물학적 이유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몇 가지 이론이 있긴 하다. 근력 이론이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힘이 세기 때문에 더 큰 완력을 사용해서 여자를 강제로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좀 요상한 표현이지만, 사회의 쓰레기라는 이론이 뒤따른다. 남성의 지배가 힘이 아니라 공격성의 결과라는 것이다. 나폴레옹의 숙적 웰링턴 공작의 입에서 나온 쓰레기라는 표현이 지금도 회자된다. 웰링턴 공작은 18세에 영국군에 들어갔을 때 즉각 장교로 임관되었다. 그는 자신의 지휘를 받는 평민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우리는 지상의 쓰레기들을 징집해 병사로 쓰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전쟁하던 시기에 동료 귀족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자는 묻는다. 어째서 높은 계급은 공작부인이 아니라 공작이어야 했는가? ‘가부장적 유전자이론이 남아있다. 완력이나 폭력성은 덜 중요하게 보고, 대신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남녀가 각기 다른 생존 및 번식 전략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5. 과학혁명 이야기를 해본다.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인류문화는 진보를 믿지 않았다. 황금시대는 과거에 있었고, 세상은 퇴화하지는 않더라도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지식으로 세상의 근본 문제를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근대에 들어서였다. 근대 문화는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무지의 인정이 과학적 발견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결합하자, 사람들은 결국 진정한 진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다. 인류는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적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난, 질병, 노화, 죽음은 인류의 피치 못할 운명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의 무지가 낳은 결과였다.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

 

 

 

6. 이 책을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할까? 빅뱅을 시작으로 인류의 기원을 이야기하니까 자연과학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름 아닌 고유한 언어덕분이라는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사회과학으로? 돈의 탄생과 흐름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경제, 경영으로 분류해야할까? 이 책은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피엔스2011년 이스라엘에서 히브리어로 출간된 이래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다.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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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선 - 초판본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
천상병 지음, 박승희 엮음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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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선천상병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歸天 - 主日전문

 

찬상병 시인의 시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다. 아마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소풍 온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경지다. 참으로 깨끗한 마음이다. 소풍 길엔 단지 한 두 끼니 먹을 것, 마실 것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어떤가? 당장 내 주변을 돌아볼 때,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없어서는 안 될, 꼭 가져가고 싶은 그 무엇이 있는지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서, 이 세상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이 되어야겠다. 그러려면 지금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내놓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의 내면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면 내 주변도 아름다워질 것이다.

 

 

 

2.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아침전문

 

아침을 맞이하는 마음은 사람들 마음 마음마다 각기 다를 것이다. 기대감으로 가득한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 떨림과 두려움으로 시작하는 사람, 제발 아침이 밝아오지 않길 간절히 기도했을지도 모르는 사람.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은 어제일은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어둠의 장소로 숨어들지 않는 이상 태양은 그 빛을 모든 이들에게 고루 전해준다. 아무리 힘든 어제를 보냈더라도 새로 시작하는 오늘은 좀 덜 힘든 날이 되길 소망한다. 당신과 나에게.

 

 

 

3.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느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 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뿐이데/ 나는 어디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 성취다/ 하느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날개전문

 

李箱날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젠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이다. 시인도 결국 그 부족함을 토로한다. ‘가난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참 묘하게 그리 궁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낭만적으로 들린다. 여행을 가고 싶단다. 외국의 어느 가난한 작가가 주머닛돈을 털어 신문에 광고를 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다. 그 나라 남쪽의 어느 따뜻하고 조용한 섬에도 가보고 싶다고 광고를 냈다. 우연히 어느 크루즈의 선장이 그 광고를 보고 그 작가의 소원을 들어줬다고 한다. 천상병 시인이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대신에 좀 더 구체적인 표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렇게까지 욕심을 안 낼 분이라는 것이라 짐작한다. 그나저나 시인에게 날개가 달리면 어디를 제일 먼저 가보고 싶으셨을까? 아마 지금은 더욱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여기 훌쩍 저기 훌쩍 다니시고 계시리라.

 

 

 

4. “지금은 다 뭣들을 하고 있을까? 지금은 얼마나 출세를 했을까? 지금은 어디를 걷고 있을까? // 점심을 먹고 있을까? 지금은 이사관이 됐을까? 지금은 가로수 밑을 걷고 있을까? // 나는 지금 걷고 있지만, 굶주려서 배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마는 그들은 다 무엇들을 하고 있을까?”  

    〈同窓전문

 

 

연말이 다가온다. 각종 모임이 늘어나는 때다. 특히 동창 모임은 예민한 기운이 감도는 모임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사람. “지금 뭐해?” “사업 잘 되고 있지?” 에 그래도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 참석한다. “그런 데로..” “힘들어 죽겠어..”하는 사람들은 아직 죽을 정도는 아니다. 시인을 바라본다. ‘나는 지금 걷고 있지만, 굶주려서 배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마는...’ 이런 생각도 든다. 시인은 지금 걷고 있다. 그러나 걷기는커녕 앉기도 힘들 정도의 깊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단지 배가 고플 뿐이라면,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 비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내가 가장 비참하고,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은 버리자. 나보다 못한 사람 분명히 있다. 나 정도면 천년만년도 살겠다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 내 삶을 사랑하자.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자. 다행히 시인도 시에 담은 것은 원망이 아니다. 지금 나는 이런데 그 친구들은 잘 되고 있을까? 잘 되고 있겠지 하는 소박한 바람을 담을 뿐이다. 시인은 늘 이런 마음을 잃지 않고 소풍 길을 잘 다녀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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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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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16: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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