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독해져라 - 현장은 독해졌는데 리더들은 과연?
강진구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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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인텔의 앤디 그로브, GE의 잭 웰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그리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

 

2. 위대한 리더라는 타이틀이 붙지만, 괴팍하고 몰인정하며 남의 말에 관심이 없는 독단적 리더들 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독한 사람들만 진정한 리더인가? 그 반대의 성품으로도 충분히 거대한 팀들을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도 많다.

 

3.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소개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구글의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등을 들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직원 복지로 유명한 통계 패키지 기업 SAS의 짐 굿나잇 회장이나 불황기 독보적인 성장으로 주목을 끈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사장, 가장 인간적인 기업을 추구하면서도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고어 사의 윌리엄 고어 같은 리더들은 아예 직원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얘기조차 하지 않는다.

 

 4. 그렇다면 왜 저자는 '독한 리더'를 강조하는가. "여기서 말하는 독한 리더십은 잡스의 성격과 같이 외형적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다 실패하거나, 자신의 역량과 환경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조직 전체를 좌초시키는 경영인들의 모습은 더더욱 거리가 멀다. 독한 리더십은 원칙과 신념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내면의 독함, 자신에 대한 독함이 핵심이다."

 

 

5. 리더가 독해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조직을 살리기 때문이다. 리더가 독하지 않으면 함께 무너진다.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위기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조직엔 '독한 리더'가 있다. 물론 독한 리더라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독함으로 끝나는 리더도 많다. 그러나 그 마음안에 함께 간다는 마음. 직원들을 단순히 고용자로만 생각하지 않는 리더라면 독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괜찮다.

 

6.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1장의 주제는 '왜 리더가 더 독해져야 하는가'이다. 2장은 '독한 리더십'에 대한 실체해부다. 3장에선 독한 리더십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면 어떻게 그것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7. 현실적으로 국내 직장인들이 갖고 있는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저자가 몸담고 있는 직장이기도 한 'LG 경제연구원'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리더십 수준을 분석해 점수를 매긴 내용을 보면(2008년 10월) 리더에 대한 평가는 100점 만점에 44.1 점이었다. 낙제 점수다. 특히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상사와 다시 일해 볼 생각이 있느냐 물었을 때 10명 중 6명은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8. 그렇다면 평가가 낮은 리더들은 리더십에 관심이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 고집하며 다른 사람의 말이나 이론에 마음을 두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해 애쓸것이다. 홍수가 날 때 오히려 물이 귀하다. "리더십에 대한 책과 강좌가 넘쳐날수록 리더십에 대한 판단력은 흐려진다. 우선 내가 알고 있고 실행해 볼만한 태도가 필요하다."

 

9. 독함에도 원칙이 있다. 저자는 이를 다섯 가지로 요약한다. 완벽함-10번 확인하지 않으면 안 한 것 같다. 주변 상황이나 자기 자신과 함부로 타협하지 않는다.  집요함과 꾸준함 - 인격적 결함은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한다. 단호함 - "내 방식에 따르지 않으려면 떠나라"  불이익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한이 있어도 타협하지 않는다.  집중과 몰입 -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중요한 것'들을 포기한다. 다 잘하려고 하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통찰력- 독한 리더의 동력은 차별화다! 남들과 똑같이 보면서도 남들이 못 본 것을 포착한다.

 

 

10. 여러 이야기 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바로 '가장 염격한 잣대는 자신에게'적용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에게 가장 독해야 진정한 리더다. 본인에게 적용하는 잣대는 '이럴 수도 있지~'고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잣대는 '절대 그래선 안돼!!' 하는 리더가 얼마나 많은가. 솔선수범만 실천해도 진정한 리더의 대열에 들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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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과학 사상사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자연과학선집
조지 E. R. 로이드 지음, 이광래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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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키워드는 그리스 과학이다. 그 시작부터 아리스토텔레스까지 다루고 있다. '과학'이란 단어와 영역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과학은 근대의 카테고리이지 고대의 그것은 아니다. '그리스 과학'이라는 타이틀이 부여되지만, 그리스어에는 '과학(science)'을 한마디로 정확히 표현할 단어가 없다.


2. 저자는 이러한 점을 기반으로 하여 크게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째, 그리스인의 주의를 끌었던 과학의 다양한 문제, 이론, 방법이다. 둘째로는, 탐구의 본질에 관한 당시 저술가들의 생각이다. 주로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에 주력하면서 경우에 따라 수학도 포함시켰다.


3. 주요 텍스트로는 플라톤의 철학적 대화편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부분의 논문, BC 5~BC 4세기의 의학서적이 포함된다. 사실 우리의 일상은 과학으로 시작해서 과학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이 그리스인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과학을 행동체계가 아니라 지식체계로 정의하고 정리했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4.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원인에 대한 탐구가 밀레토스의 탈레스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BC 4000~ BC 3000년 사이에 나일강 하류 지역과 메소포타미아에선 매우 중요한 기술적 발전이 일어나는 동안 인더스강 유역과 중국에서도 똑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바로 시금술(試金術)의 역사가 시작된다.


5. 혹자는 기술의 발전이 문명의 진보에서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해도 거기에는 어떠한 과학도 포함되지 않으며, 다만 우연과 요행만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되곤 했다. 그러나 고대의 기록을 통해서 기술의 발전이 이론화 과정으로 진전되는 것이 미흡했을 뿐, 고도로 발달한 관찰과 경험을 통해 배워 가는 능력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6. 밀레토스 철학자들이 지닌 사색의 특징은 자연의 발견과 이성적인 비판, 논쟁의 실천이다. '자연의 발견'에 부언설명을 하면,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의 차이에 대한 이해, 즉 자연 현상은 엉터리거나 우연 발생적인 힘의 산물이 아니라 규칙적이면서도 확정할 수 있는 원인, 결과의 연쇄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7. 지금도 그러하지만 초기 그리스 철학자들간의 논쟁은 어떤 면에서는 끝이 없었을 것이다. 같은 문제를 연구하고 같은 자연 현상을 탐구하면서도 달라도 너무 달랐다고 한다. 하물며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은 매우 독단적이기도 했다.


8. 시선을 피타고라스학파로 돌려본다. 플라톤의 [국가, Republic]에서도 언급되지만, 초기의 피타고라스학파는 결코 조금도 자연의 탐구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들은 종교적인 신념과 실천으로 똘똘 뭉친 집단이었다. 과학보다는 삶의 방식에 도움을 주었다면 이해가 될 만하다. 피타고라스학파는 모든 사물의 원리를 수(數)에서 찾았다. 즉, 자연에 대한 지식에 수량적 수학적 기초를 부여하려고 했던 최초의 이론 학파다.


9. 그리스 과학 사상사에서 이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히포크라테스. 현재까지 밝혀진 히포크라테스 전집의 원전(原典)은 완전한 논문만 50편이 넘는다. 그러나 이 논문은 히포크라테스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그 추종자들 또는 연구가들이 쓴 것이다. 공자의 책들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 당시 의사라는 직업군은 정식으로 인정받는 직업상 지위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를 행할 때의 조건이 불안정했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간단한 외과적 조치는 이발사들이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매년 도시 국가가 고용하는 공무의사와 순회의사로 나뉜다. 순회 의사는 정평이 난 인물이 아닌 한 그가 머물고 있는 도시에서 업적을 쌓아야만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히포크라테스의 전집 가운데 몇몇 작품에는 아직도 미신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의료 기본에 대한 것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0. 그렇다면 우리가 백번 양보해서 과학자라고 부를만한 인물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나갔는가? 그 이유는 과학이 곧 경제적인 생산성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1) 독립적인 수단.  2) 의술이나 교수활동 같은 보수가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것, 3) 사람들로부터의 후원 등이다.


11. 이 책의 지은이 조지 E. R. 로이드(1933~ )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고대 과학과 의학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인류학에 대한 관심은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이어진다.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인류학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저자의 관심은 고대 중국과 그리스의 정치적 문화 차이가 과학적 담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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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나 때때로 남편 - 서른살 워홀러 부부의 호주 일주 여행기
안정숙 지음 / 책구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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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은 고행이다. 집 떠나면 어쩌구 하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

람들은 여행을 꿈꾼다. 일상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처럼 맞

물려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2. 그러나 여행도 여행나름이다. 여행사 상품인 패키지 코스는 아무래도 맨숭맨숭하다. 가이드는

안 보는 척 하면서 지갑을 몇번이나 여나, 카드를 몇번이나 긁나 지켜본다. 혼자 또는 둘이 지도

를 보며 탐험가 흉내도 내보며 꼭 떠나보리라.

 

 

3. 30대 부부와 함께 호주로 떠나본다. 물론 나는 우선 두 사람이 지나간 길을 글과 사진으로 따

라가보는 것뿐이다. 저자 부부는 여행 경비는 현지에서 벌어서 마련한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oday, 이하 '워홀')를 생각했다.

합법적으로 일과 여행을 할 수 있는 '워홀'국가 중 호주가 단연 군계일학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4. 거의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아내와 만만디나 다름없는 남편의 여행 계획이 시작된다.

아내(저자)는 우선 인터넷으로 치밀한 정보 사냥에 나섰다. 그 사이에 남편은 호주 관광지 사진으로 사전답

사를 하고 있다.

 

5. 미대륙이나 유럽에 비해 호주는 비호감에 속하는 여행지라고 한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호주는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것이다. [대단한 호주 여행기]의 작가 빌 브라이슨은 "호주보다 생명체에

적대적인 곳은 남극뿐 일 것"이라는 표현을 했다. 호주는 기후가 극단적이고, 결정적으로 물이 '너무'귀한 곳이다.

 

 

 

6. 포도농장과 고기공장, 허브농장에서 그야말로 완전 노동자의 일상을 일년 넘게 지내면서 인내

심과 성취감을 자축하며 다독인다. 호주 일주 여행엔 자동차가 필수. 중고차시장에서 포드 익스플

로러(사륜구동)를 장만했다. 여행중 애간장을 태워가며 부부를 태우고 다녔다. 드디어 출발이다.

그러나 짐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이삿짐 수준이다. 그러나 저자는 어느 것 하나 차에서 못 내린

다. 어쨌든 출발이다. 애들레이드 힐 부터 본격적인 여정을 펼친다.

 

7. 책에는 '아웃백'이라는 지명이 자주 나온다. 프랜차이즈 아웃백을 연상하게 된다. 저자는 아웃

백을 이렇게 설명한다. "하도 아웃백 아웃백 하니까 '아웃백'이라는 특정 지역이 있는 것으로 오

해할지도 모르겠다. 아웃백은 일반적으로 노던테리토리와 서호주 북부를 비롯한 내륙의 사막 초원 지역을

일컫는 보통명사다. 기후가 혹독하고 건조해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공허한 땅이지만 울루루, 벙글벙글

같은 대표적인 관광지들이 위치해있고, 호주 원주민의 전통적인 생활 근거지다." 

저자는 아웃백의 하늘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지독한 푸른빛'이 가능한지에 대해 감탄정도가 아니라,

심장이 터지는 듯한 감동을 느낀다.

 

 

 

8. 울루루. 어느 여행 관련 서적에서 본 일이 있다. 길이 3.6 킬로미터, 해발 867 미터.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 덩어리. 저자는 울루루 바위를 대면하면서 남편과 연애 기간이던 때를 떠올린다. 그

는 이제 막 군에 입대한 이등병이었다. 처음으로 오래 떨어져 있었다. 그 때를 회상하며 수억 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를 보며 인간의 삶과 사랑이 스쳐 지나감을 느낀다. 울루루는 일

몰이 장관이다. 바위의 색깔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9. "지나고 보니 둘이 하는 여행은 길눈이 어두운 남자와 지도를 읽을 줄 모르는 여자가 서로 도

와가며 목적지에 도달해가는 훈련이었다. 채소를 좋아하는 여자와 고기를 좋아하는 남자가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는 첫사랑이니, 영원함이니 하는 것들에 목

매지 않기로 했다. 그와 나의 사랑에 대해 정의 내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옆

에 있는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면 그만이었다. 그저 더 깊이 그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그를

사랑하고 싶을 뿐이었다."

 

10. 저자는 호주 여행을 이렇게 정리한다. "호주로 간 건, 호주 일주를 한 것은 서른살 인생을 통

틀어 제일 잘한 일이었다. 악조건처럼 보였던 척박하고, 광활하고, 텅 빈 것이야말로 호주를 호주

답게,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었으니 말이다. 이거야말로 통쾌한 반전이었다." 

이 책을 통해 호주에 대한 마음의 거리가 한결 가까워졌다. 이젠 몸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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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내공 - 내일을 당당하게
이시형.이희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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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업상 어르신들을 많이 대한다. 40~50대 연령층들이 내 앞에서 나이 운운하면 내게 한마디 듣

는다. '그래도 내가 봐드리는 환자 중엔 영계에 속하오. 나이 이야기 함부로 하지 마시오~!'

70~80대 어르신들도 많이 오시니 맞는 말이다.

 

 


2. 인생내공이라. '내공(內功)'의 사전적 의미는 '훈련과 경험을 통해 안으로 쌓인 실력과 그 기

운'이다. 보나 안 보나 다 보인다. 다 느낀다. 특별히 놀랄 일도 크게 기뻐할 일도 없이 그저 바

람 없는 호수를 연상해본다. 인생의 고수는 절대적 연륜이 필요하다. 젊은이가 고수 흉내는 낼지

언정 그윽한 내공의 향은 오래 뿜기 힘들다.

 

3. 바야흐로 인생 100세 시대에 들어섰다. 먼 그대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나의 이야기다. 우리들

의 이야기다. 만나뵙는 어르신들을 보면 100세는 무난하게 넘기실것 같다. 이 책은 뇌과학과 문화

인류학의 만남이다. 뇌과학자인 이시형과 문화인류학자인 이희수, 두 사람은 한국사회의 고령화

시대와 내일을 함께 고민해왔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4.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리는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100세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아주 끝날 때까지는 우리의 꿈과 삶이 끝

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덤에 가기 전까지는 끝이 아니다. 은퇴 이후를 인생의 '덤'이나 '나

머지'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당신들 인생에 남은 '내일'이 생각보다 훨씬 길 것이다. 그러니

평생을 당당하게 살아갈 내공을 바로 '오늘' 쌓아 가야 한다."

 

 

5.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세다. 계속 늘어날 것이다. 평균 수치 또한 확인하고 넘어갈 사항

이 있다. 40대에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면 이젠 100세까지 산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진담이다. 자

살 안 하고 교통사고만 안 난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6.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100세 인생의 다섯 가지 목표]
첫째, 100세까지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어야 되고
둘째, 100세까지 치매에 안 걸려야 되고
셋째, 100세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어야 되고
넷째, 100세까지 병원에 안 가도 되는 사람이어야 되고
다섯째, 100세까지 우아하고 섹시하고 멋있게 살아야 된다.

  
7.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지고, 각 파트마다 4가지 소제목으로 엮어졌다. '인생, 지금부터가

진짜다', '내일을 살아가는 힘, 세로토닌적 삶'. 여생(餘生)이란 단어가 있다. 은퇴후 주어지는

삶을 일컫는다. 인생 100세 시대에 남은 인생이 40년이 넘는데, '여생'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다

고 한다. 공감한다.

 

8. 자, 그렇다면 인생 후반전을 잘 뛰기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저자는 '인생 후반전을 위해 멀티

맨이 되라'고 권유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 한 가지만도 버거운데 멀티맨이라.

트랜스포머라면 모를까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이 말은 담아둬야겠다. "멀티맨은 회사에도 공헌을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도 전혀 다른 차원의 확장을 가져온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다. 회사가 시

키는 것만 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스스로 연관된 인접분야를 많이 공부해야 된다. 그것이 현재

하는 일의 아이디어를 높여 줄 뿐만 아니라 후반전을 위한 준비도 된다."

 

9. '영 올드'(Young Old)라는 호칭이 있다. 시카고 대학의 뉴가톤이 한 말이다. 55세에서 75세를

영 올드라고 부른다. 이니셜로 YO다. 우리 말로 '신중년'이라고 번역된다. "꼬리로 잘려 나가는

세대가 아니라 머리가 되어 새롭게 용트림하며 창조하는 세대. 착륙하는 삶이 아니라 이륙하는 삶

, 그 주인공이 YO세대다."

 

10. 바버라 스트로치는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에서 중년의 뇌가 지닌 독특한 능력 중에서 '양측

편재화'의 재능을 가장 희만적인 료소 중 하나로 말했다. 중년의 어느 시점에 이르렀을 때 까다로

운 문제를 마주치면, 뇌의 한쪽만 쓰는 대신 양쪽 모두를 사용하는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남아 있는 것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 인생 후반부 뇌의 특징이다.

 

 

11. '세로토닌적 삶'의 세로토닌의 정체는 무엇인가? 뇌 속에는 특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물질

이 있다. 이를 '뇌내 정보 전달물질'이나 '신경전달물질' 또는 줄여서 '뇌내물질'이라고 한다. 알

려진 것만도 50종이 넘지만, 소위 '마음'을 연출해 내는 것으로는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하다. 도파

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등이다. "행복물질은 엔도르핀이 아니고 세로토닌이다. 연인들이

뜨거운 포옹을 하는 그 격정적인 순간은 환희이지 행복이 아니다. 포옹이 끝나고 숨을 고른 후 햇

볕 잘 드는 창가에서 두 손을 잡고 서로 마주보는 순간, 그제야 아련히 밀려오는 기분, 그게 행복

이다. 사랑과 행복은 우리 삶에 생각과 의욕을 가져다준다. 이게 세로토닌 상태다."

 

12. 독서 이야기를 안 할수 없다. '독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지적으로 나이 들기 위한 인생습관

이다. 나의 교만된 생각인지 모르지만, 40~50대 또는 그 이후의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살피다

보면 '생각대로 사는 사람'과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구별된다. 이 점에 독서가 개입된다. "요즘

힐링이 열풍이지만 독서야말로 힐링에 큰 역할을 한다. 감정회로를 활성화시켜 변연계 공명을 일

으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적 영역인 대뇌피질, 특히 전두전야에도 감동적인 지적 반응이 일어나

기 때문에 전두전야 단련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이 나이가 들었거나 들어가는 사람이 읽을

책이라고 생각말 일이다. 인생내공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에서 읽는다

면 더 멀리, 더 길게 갈 수 있을것이다. 인생 백세 시대는 바로 코앞에서 대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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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 삼백수 : 7언절구 편 우리 한시 삼백수
정민 엮음 / 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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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선비님네들은 이웃나라를 오가면서도 굳이 통역이 필요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한문으로

필담을 주고 받으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역사서에도 그 기록을 볼 수 있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에서도 필담이 통했다.

 

2. 조선문인의 일본견문록인 신유한(申維翰)의 해유록(海遊錄)을 보면 조선통신사의 일원으로 일

본을 방문한 청천(靑泉) 신유한이 일본의 문사(文士) 또는 관리들과 붓, 벼루, 종이 두루마리를

펼쳐놓고 시(詩)를 지어 주고 받는 장면이 나온다. 詩뿐인가. 필담을 통해 우리나라의 과거제도가

어떠한지, 청천이 합격한 과거시험은 어느 해에 시행되었으며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 시험을

주관한 관리의 이름은 무엇인지 등을 묻기에 곧 글로 써서 답해 주기도 했다.

 

 

3. 한문으로 詩를 지어내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7언절구 詩들처럼 7자에

딱딱 맞춰서 시다운 시, 글다운 글을 만드는 일은 대단한 경지다. 한문 실력과 시를 그려내는 심

력(心力)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4. 이 책의 저자 정민 교수는 아침에 학교 연구실에 올라와 컴퓨터를 켜면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매일 한시 한 수씩을 우리말로 옮기고 감상을 적어나갔다고 한다. 재워둔 곶감처럼 든든해서 이따

금 하나씩 뽑아 혼자 맛보곤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삼국부터 근대까지 명편 7언절구 3백수를 가려

뽑고 오늘날 독자들의 감상에 닿을 수 있게 풀이했다.

 

5. 雨歇長提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 정지상

  
   비 갠 긴 둑에 풀빛이 어여쁜데
   님 보내는 남포에서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저 물은 언제나 마르려나
   이별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 보태느니. 

   
  이별 그리고 해후를 기다리는 마음. 대동강 물이 마른다는 것은 거의 일어나기 힘든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대동강 물이 마르도록 그대가 보고 싶다. 
저자는 이 시를 읽으며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만났던 이수복 시인의 시를 상기한다.

"이 비 그치면 /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

늘엔 /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 이 비 그치면 /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 처녀애

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6. 산새. "노목이 우거진 옛 시내에 와 보니 / 집집마다 푸성귀로 배조차 못 불리네 / 산새는 근

심 겨운 백성 맘도 모른 채 / 다만 그저 숲 속 향해 마음껏 노래하네."   - 김약수

 

사람이 살아가며 아파서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것처럼 비참하고 애통한 것이 없으리라. 위정자들

의 잘못이든 하늘이 잠시 한눈 팔 때(기근)이든 먹을 것이 없어서 피골이 상첩하다 결국 숨을 거

두는 모습을 바라보는 남은 이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안타깝다. 
"이쪽은 배고파서 울 힘조차 없는데, 무슨 봄날이 저리도 신나는지 하루 종일 조잘댄다."

 

7. 군밤. "서리 뒤에 터진 밤톨 반짝반짝 빛나니 / 젖은 새벽 숲 사이엔 이슬 아니 말랐네. / 꼬

맹이들 불러와 묵은 불씨 헤집자 / 옥 껍질 다 타더니 황금 탄환 터지누나."  - 이인로

 

 옥껍질, 황금탄환 이라는 표현이 내 손에 밤 한톨이 쥐어진 듯 고맙다.
"황금빛 밤 알맹이가 총알 튀어나오듯 여기저기서 뻥뻥 터진다. 통쾌하다."

 

 


8. 부끄러움. "추운 새벽 빈 집에 맑은 바람 일더니 / 개인 저녁 긴 하늘 구름장이 걷히누나. /

문밖의 몇 사람들 손이 모두 얼었는데 / 나 홀로 비단 이불 덮은 것이 부끄럽네." - 이규보

 

때로 반복되는 일상. 수십년간 같은 일을 해오면서 진력이 날 때도 있다. 다른 것도 해보고 싶은

욕심도 간혹 생긴다. 그런데 딱히 지금하는 일보다 더 잘할만한 일이 없다. 매운 바람이 몹시 불

던 어느 겨울날 병원 창밖을 통해 보이던 과일장수를 보며 생각을 고쳐먹었다. 덥건 춥건 실내에

서 하루를 보내는 '복에 겨운'생각이었다.
"이 시는 이규보가 작목사(斫木使)가 되어 재목을 구하러 갔을 때, 추운 겨울 고생하는 아랫사람

들을 보며 안쓰러움을 못 이겨 지은 詩다.(...)윗사람이라고 따뜻한 비단 이불 속에 누워 그 소리

를 듣고 있는 내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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