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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1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
김민영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3월
평점 :
장장 1800페이지의 대하소설급의 팔란티어를 읽느라 주말을 꼬박 바쳤다.. 그러나 아쉽기만 하다. '한국 게임 스릴러의 전설', '당신의 상상력을 시험하는 완벽한 작품' 등등등 광고는 언제나 사람을 속일 뿐이다. 스릴러는 무슨... 이건 판타지소설이다.
이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 처음 출간되었던 1999년에 읽었더라면 주말이 이렇게 아깝지는 않았을텐데.. 무엇보다 시기의 적절성이 중요한 책이다. 온라인 게임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며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던 1999년과 2000년, 이 시기가 지나고 나서는 이 책의 장점인 참신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어찌된일인지 판타지 소설도 그때를 기점으로 활발한 꽃을 피우지 않았던가. 지금 시각으로 이 책은 진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보로미어라는 캐릭터와 가이아 세계를 창조해낸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보로미어란 캐릭터는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그리고 함께 퀘스트를 가고 원정을 떠나는 인물들 역시 하나하나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차라리 판타지라고 하지, 왜 스릴러라고 광고를 해서 사람 기대치에 어긋나게 하는건지, 판타지 소설이었다면 스릴러 요소가 양념으로 참가되어 더 재미있게 볼 수도 있었을텐데...
그리고 소설이 씌여진 때와 읽혀진 때, 시간을 떠나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여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모든 자잘한 설명까지 너무도 친절하게 되어있어서 독자의 상상력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그저 열심히 보고서 읽듯이 읽으면 되는거다. 그래서 1800페이지라는 엄청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된다.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 소설이 만화보다 100배 낫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상상력에 있다. 작가는 독자가 행간의 여백을 메울 능력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일일이 모든 것을 떠먹여주는 소설은 매력이 떨어진다. 여백의 미가 아쉬운 대목이다. 여백의 미를 잘 살렸다면 1000페이지 내로 끊을 수 있었을텐데...
나는 이 책이 스릴러가 아니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스릴러적 요소의 아쉬움에 대해선 말 안하련다. 솔직히 단점만 죽 늘어놓아서 미안해서 더 말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