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회귀선- 헨리밀러 문학세계사, 김진욱 옮김(이 책이 절판돼서.)
나는 무엇이든 간단히 끝낸다. 만일 뭔가 새로운 문제가 생기면 더렵혀진 세탁물과 함께 배낭에 담아가지고 돌아다닌다. 나는 가진 돈을 다 써버렸다. 돈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나는 글을 쓰는 기계이다. 이미 마지막 나사가 잠겨졌다. 문장이 흘러나올 뿐이다. 나와 기계 사이에는 털끝만큼의 거리도 없다. 나는 기계이다.
-글을 쓰고 싶은 나는 이 구절이 신앙처럼 느껴진다.
일테면 박경리 선생님이 작가란 신을 닮으려는 부질없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칭할 때 잠시 느낀 갈망과는 비견할 수 없는 절망스러움처럼.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