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
조엘 샐러틴 지음, 유영훈 옮김, 방원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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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극단적이고 근본주의적인걸 상상했다. 분명 그런 내용인데 완전히 설득당한다. 땅과 식물, 풀과 동물, 자연순환까지. 구구절절 밑줄긋게 만드는 책. 너무 극단적인 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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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 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 - 환자가 안전한 스마트 병원 만들기
피터 프로노보스트 외 지음, 강병철 옮김 / 청년의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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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조직내 변화를 이끌려면 문화를 어떻게 다뤄야할지를 숱한 시행착오와 도전으로 설명한다. 의료인처럼 목표가 분명한 직업도 이런데 그렇지 않은 조직에선 어떻게 해야할지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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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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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한도가 줄어드는 바람에 더 이상 카드 대금을 낼 수 없게 되자 그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언니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언니는 온갖 악담 중 순화된 건 동생에게, 강도가 심한 건 카드 회사에 퍼붓고 적금을 깨서 사금융에서 빌린 돈과 카드 연체금을 갚아줬다. 아니, 빌려줬다. 그녀는 다시는 카드를 만들지 않겠으며 자기 소득 범위 내에서만 생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혼자 서울 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정규직 전망이 보이지 않는 무한 비정규직의 20대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꿈일지도 모른다.

 

 둘, 이사를 하면서 대출을 받아볼까란 생각을 했다. 어차피 월세로 나가는 돈을 대출금 이자로 내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기본적인 돈 자체가 말도 못하게 없어서 어마어마한 전세 보증금을 감당할 수 없었다. 아파트 거품이 빠지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다들 몇천씩 수익을 올린다는데 끝물에 나도 살짝 발 담그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건 아니다. 뭔가 복잡하고 나랑 맞지 않는다고 느꼈지만 나만 가만히 앉아서 손해보는, 전혀 손해가 아닌데도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4퍼센트대 적금과 예금에 가입해 있던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자산 증식 잔치에서 소외된 듯한 억울함에 휩싸였다. 안정적인 재무관리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경쟁에서 낙오한 패자의 몫으로 느껴졌다. 결국 펀드 투자를 계기로 평범한 중산층도 불안정한 노동 소득을 대체할 대박 투자 기회를 얻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전국적으로 부자 열풍, 재테크 열풍이 불었다.

 

 셋,  관리비를 카드로 결재하면 포인트를 쌓아주는 카드가 있다. 이왕 내는 돈이면 포인트까지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카드를 신청하려다 조건을 살펴봤다. 최초 3개월은 조건 없이 포인트를 쌓지만 그 후에는 이용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 적립한다, 포인트는 어디 어디에 쓸 수 있으며 어쩌고 저쩌고. 포인트를 모아서 관리비를 절약하려는 야무진 생각은 복잡한 계산 앞에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특정 주유소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포인트를 훨씬 웃도는 기름값을 도로에 뿌리며 다니는 차주도 많을 것이다. 관리비 결재 카드를 쓴다면 포인트를 위해 배보다 배꼽이 큰 배팅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카드는 몇 푼 안 되는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에 대한 강박으로 소비의 선택이 제한되는 일이 허다하다.'

 

 약탈적 금융은 소득 수준을 뛰어넘는 신용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사회는 높은 신용을 제공하는 금융기관, 빚도 자산이란 프레임을 짜는 언론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다. 직접적인 연관은 없더라도 정부 역시 빚에 쪼들린 사람에게 또 다시 빚을 빌려주거나 법개정과 복지로 해결해야할 일을 모조리 빚으로 해결하는 셈이다.  전세자금대출이 아니라 주거 약자를 보호하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가혹한 채권 회수 시스템 자체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지금까지의 채권 회수 시스템은 채무자들을 고통으로 내모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든 다시 재기에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해 보려는 의욕마저 꺾는다. 채무상환에 앞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채무자의 품위부터 지켜야 한다'는 말 역시 그런 연속선상에서 나왔다. 채무조정이 지연될수록 범죄와 자살, 가정파탄 등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만 증가할 뿐이다. 채권추심에 시달리고 자신들을 도덕적 해이로 보는 사회의 시선이 만들어 내는 죄의식은 채무자들을 이중 삼중의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저소득층에게 더 불리한 채무조정, 개인파산 제도 역시 문제이다.

 

 이 책은 자칫 일반 사람들이 품고 있는 채무자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희석하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읽는다며 은행에서 일하는 분과 얘기를 하다가 나온 이야기도 그와 같았다. 전문적으로 빚을 지고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알려주는 학원까지 있다니 말 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의 잘못된 속성을 지적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요구하고 '선의의' 채무자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한다면 빚도 자산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너무 방어적인건 아닐까란 의문은 남는다. 하지만 한번 어긋나면 도저히 회생불가능한 현금융체계에서 더 큰 돈을 바라고 투자라기보다는 투기를 한다면 쪽박 차는건 순식간일 것이다. 게다가 거품 낀 집세와 가게세 덕분에 생기는 사회적 비용(청년층이 자립할 수 없고 내 집 마련은 점점 요원해지는 일)은 어쩌고. 이런 위험 대신 대박행진이니 누가 얼마 벌었단 식의 소문들에 일희일비하며 소극적 금융이용자의 자격지심만 덩달아 키운다면 약탈적 금융의 좋은 먹잇감이 될 확률이 높다.

 

  타협의 시대에는 큰 부자가 된 사람은 없었지만, 절대 다수의 미국인이 전보다 더 잘 살게 되었습니다. 비록 혁신은 덜됐지만 개개인의 삶의 스케줄은 대개 예측 가능했고, 지금과 같은 절박감이나 불안의 흔적도 없었습니다. 성공에 이르는 비밀이 어디 붙어 있는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를 필요도 없고, 언제 뱀사다리를 밟고 미끄러져 내려올지 몰라 가슴을 졸일 필요도 없었습니다. <죽음의 계곡>의 저자 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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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3-02-19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서점에서 <부채인간>이라는 책을 봤는데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채를 만들지 않는 것은 매우 힘들고, 부채는 결국 개인의 모든 것을 통제하여 지배한다는 이야기인데, 뭐 그것을 '약탈적 금융사회'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제 아는 분도 개인파산을 하신 분이 있고, 하우스 푸어들의 이야기도 들리고, 무엇인가가 상당히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요. (그 무엇은 파국일수도,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겠죠.)저도 최근에 가지고 있던 카드 몇 장을 없앴어요. 근데 도저히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이게 약탈적 금융사회의 자발적인 노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rch 2013-02-21 11:41   좋아요 0 | URL
저는 신용카드를 하나 갖고 있어요. 자동이체용으로. 몇달 전에 아예 없앴는데 처음엔 삼성꺼라 없애고 그 다음엔 너무 높은 한도가 부담된달까. 아니다, 이게 아니라 월급 받으면 고스란히 카드 대금으로 나가니까 허탈했어요. 카드 긁으면서 불안했거든요. 엄마랑 고스톱 치다가 제가 가리?하니까 '은행 돈 없어도 니 주머니에 돈 없는 일 없다'고 하시긴 했는데, 그런데 갑자기 이 얘기는 왜 나온건지.

숲노래 2013-02-1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가 어려워도 즐겁게 즐겁게 써서 좋은 생각 나누어 주셔요~

Arch 2013-02-21 11:41   좋아요 0 | URL
즐겁게 안 써지네요. 잘 정리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요.
 
레알 청춘 -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는 청년들의 고군분투 생존기
청년유니온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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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초, 다시 연장 근무 얘기가 나왔다. 그 동안은 1시간 내외의 초과 근무에 대해서 수당을 받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오는 게 관행이었다. 같이 근무하는 아해랑 힘을 합쳐 연장 근무 수당에 대해 의견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그 아해는 당연한걸 왜 묻냐는 식으로 나온다. 당직 서는 분에게 부탁하면 된다는 둥, 매번 이럴 수는 없다는 둥 꼼수를 부렸지만 소용없었다. 꼼수가 더 나올수록 '이기적으로' 근무하는 직원이란 딱지가 이마에서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잠자코 있었다. 부당한데 전에 사람들도, 지금 옆에 있는 아해도 다 하는걸 왜 나만 못하냐는 암묵적인 비난.


 '사람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기적이다,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사회가 정말 힘든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사회일까. (젊은 사람들을 비난하기 전에)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레알청춘'에는 88만원 세대, 20대 위로론, 20대 개새끼론까지 20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벗어나 20대 본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격려 혹은 충고라는 이름으로 기대어린 말들'로 젊은 사람들의 입이 되어준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년 유니온이 인터뷰한 이 책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작 그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세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나 역시 그 말에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기존에 갖고 있는 생각들을 뒤집고 '안정된 직장을 찾아가는 청년들이 왜 매도되어야 할까. 오히려 적성에 잘 맞지 않음에도 그런 직장을 찾아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구조를 더 먼저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시각도 제시한다. ' 경험할 기회, 자기의 적성에 맞는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식이 없다.' 


어떤 교사가 되고 싶냐고 묻기 전에 우리 사회가 자문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교사를 바라는가.’

‘우리 사회가 바라는 아이들의 미래는 무엇일까’


 20대의 태반을 '돈'과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그 고민을 일거에 뒤집는 얘기도 나온다.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가 조화되지 못하고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이는 순간, 인류는 비극을 맞이한다. 일과 사랑, 생계와 예술, 밥과 꿈... 전자는 생존이요, 후자는 실존이다. 생존을 잃은 상태가 죽음이라면 실존을 잃은 상태 또한 인류에게는 죽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회는 탁월한 행운을 누리지 못하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죽음을 선사한다. 실존을 빼앗거나 생존을 빼앗는다.'


 사실 '프리랜서라는 고상한 이름을 가진 비정규직 공장이자, 노동권의 사각지대'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에게 이 책은 암울한 자화상으로 보일 것이다. 20대의 문제를 개인의 노력 여하로 환원하는 것 만큼 사회나 구조탓을 하는 것도 맥빠지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게 시작이라고 본다.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 문제를 고치고 나아지게 하는 방법도 멀리 있지 않을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인생은 그런거야.', '사회생활 경험이 없어서 뭘 잘 모르나본데.'란 관행에 치인다면 20대에게 불리한 판을 뒤집을 수는 없다.


 앞서 한 얘기는 싱겁게 끝났다. 누군가 이 상황을 우호적으로 보고해줬고 과장님은 흔쾌히 초과 근무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라고 했다. 누군가의 선의로 노동의 대가를 받는건 썩 좋은 경험이 아니다. 응당 그래야하는걸 사람들 눈치보고, 이기적인건 아닐까 자책하고, 퇴직과 암울한 재취업까지 생각한 면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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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힘 - 2012 시대정신은 '증오의 종언'이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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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의 생각'이 아니라 '안철수의 힘'이다. 안철수가 자신의 생각을 밝힌 내용만큼 강준만의 시선으로 안철수를 바라보는건 어떨지 궁금했다. 안철수가 대권주자의 행보를 걷는건 안철수 개인의 저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가 추구하는 가치를 열망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도 한 몫할 것이다. 강준만은 안철수에 대한 우려와 비난 등에 대해 그가 오랫동안 해온 글쓰기 방식을 통해 변호하고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안철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공감하거나 반박할 근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에서 인상적으로 본 것은 1960년대 미국 운동권 학생들의 영웅이라 일컬어지는 알린스키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기상 나팔>-'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이란 제목으로 나와 있다'- 부분이었다.  알린스키는 그 당시 급진주의자에 대해 '그들은 사회를 바꾸는 데 관심이 없다. 아직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일,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계시(revelation)일 뿐 혁명(revolution)이 아니다.'라며 한쪽으로 편향된 사고를 문제 삼았다. 원하는 세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봐야 한다는 말은 '알린스키의 법칙'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라는데 지금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시각이 아닐까 싶다.


 알린스키의 말은 어떤 사안이든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치고 받고 싸우는 정치에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주문한다. 정치는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네이버 사전) 나쁜 FTA와 더 나쁜 FTA는 없다. 어느 정권이 무상급식을 하든 결과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하는건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그런데 왜 그런 문제마다 서로 힘을 합쳐서 추진하는 대신 서로  말다툼을 하느라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걸까. 보수든 진보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정치집단은 요원한 일일까.


 나조차도 어떤 기사가 뜨면 저게 어느 당에 소속된 사람이 저지른 일인지를 먼저 본다. 사안의 호불호가 어느 당에 따라 달라지는거다. 진보쪽에 있다고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을테고 보수쪽이라고 모두 도덕성에 문제있는게 아닌데도 말이다.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개별적인 사안에서 반응하는건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어떤 정치집단이 일을 추진하는가에 따라서 사안의 성격과 결이 달라질 수 있다. 복지 개념이 없는 주체의 예산 처리 방식이 오랫동안 복지 분야를 연구한 정치 집단과 다를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시 알린스키의 말에 귀기울여보자. 


 '알린스키는 사회규범과 법질서라는 체제 안에서 사람들이 자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사회개혁이며 개혁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믿었다. 그는 시민들 스스로가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사회질서의 변화에 참여할 때, 많은 사회문제가 느리긴 하지만 올바른 방식으로 해결되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활동가들에게 평범한 시민에 대한 믿음과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시민운동을 해 나가라고 부탁했다.' (알라딘 책 소개) 

 
 믿음 가는 정치 집단을 뽑아놓고 알아서 잘 하라고 하는 대신 그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옹호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내기, 언론과 사법의 공정하지 못한 태도에 대해 문제 제기하기, 어느 진영에 대한 편견으로 그들을 싸잡아 나쁘다거나 좋다고 생각하지 않기.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 실천법인데 두리뭉실한 감이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진영 논리로만 풀어가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물론 예쁜 놈은 울어도 예쁘다지만 그들의 소모적인 다툼이 우리 삶을 휘두르도록 앞으로도 놔두기만 할 것인가. 지나치게 뻔하고 시계추처럼 반복적이다. 


 진보측에선 신자유주의 경쟁을 저주하는 것이겠지만 진보가 기존의 경쟁관을 바꾸지 않으면 한국 사회를 약육강식형 경쟁관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손아귀에 넘겨주는 비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공정한 경쟁, 진정한 경쟁으로 경쟁을 선점해야 하는 게 아닐까.


 진보가 앞으로 가야할 길은 안티 보수가 아니라 프레임을 선점하는 것이다. 그 프레임에 따라 사람들의 맘을 얻는 것이다. 혹여 보수쪽에서 그 프레임을 건드리면 그들의 지향하는 바가 단순히 선거용에 그치더라도 누가 먼저 선점했느냐를 놓고 싸우는 대신 프레임의 공정한 실천을 협력해야 한다. 어떤 열망을 등에 업은 것만으로 그 열망을 바라는 사람들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면 반열망에 맞서 싸우는 것보다 그 열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다. 선후가 그렇다. 진보 진영은 '안철수 현상'에 편승해 대선 레이스에 이용할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열망의 맥을 잡을 수 있을지 감을 잡았으면 좋겠다. 그게 비록 더디고 표 안 나는 일이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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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0-1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임을 만들어도 언론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개인이 알기는 퍽 어렵기도 해요.
그래서 적잖은 사람들은 ㅁㅈ당 같은 정당이 진보인 줄 잘못 알기도 하고,
선거 때가 아니면, 진보정당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기도 해요.

한국사회는 늘 인기투표로 모든 것을 갈무리하잖아요.
대통령이든... 가수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