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푼짜리 오페라 - 베르톨트 브레히트 희곡선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00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이은희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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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지의 오페라를 희곡으로 만든 이 작품에는 매키 메서의 적나라한 악행과 가난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피첨이 나온다. 성의 노예인 매키는 수배령이 내렸는데도 성매매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첫 번째로 잡혔을 때는 탈출하고 두 번째로 잡혔을 때는 교수형을 당할 처지에 놓인다. 이때 그리스 극작에서 주로 쓰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신의 기계적 출현)처럼 사신이 등장하며 매키는 교수형을 면한다. 마지막 결론은 모든 갈등이 일거에 해결되는 극작의 형태라기보다는 작가가 비극을 수용하기 어려운, 풍자로서 이 작품을 보기 위해 고안해낸 것으로 읽힌다.

 

 

  흔히 부의 유무에 따라 사람의 심성을 극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부자는 탐욕스럽고 가난한 사람은 선량하다는 식.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 각자 성향에 따라 사는 것 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새삼 느껴지는 부분. 구걸을 하며 얼마나 더 구차하게 굴수록 돈이 되는지 정확하게 아는 피첨과 도둑질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은 커녕 사회구조를 탓하며 자부심마저 느끼는 매키.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수긍이 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처음에 당황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가난한 사람이란 구조적 약자에게 의례적으로 기대하는 역할과 다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 먼 얘기일 수도 있는데 사회적 약자에게 내가 기대하는 건 수동적이고 일테면 피해를 당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의 자기 경험을 읽고 증언을 들으며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유독 다른 성향과 태도를 가질 것으로 기대하는게 얼마나 큰 패착인지 깨달았다. 매키와 피첨은 악행을 저지르지만 사회에서는 약자이다. 그들의 쾌활함과 당당함이 부유한 사람의 그것과 비교되면서 선뜻 수긍이 되지 않은 건 내가 기대한 것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가난한 사람 역시 내게는 타자이다. 나는 가난했지만 끼니를 걱정하고 다음날 생계를 염려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다. 타지에서 혼자 살 때 고생을 하긴 했지만 돌아갈 집이 있었다. 어느 정도 가난해야 가난한 것으로 인정되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나는 궁핍했지만 가난한 사람들과 나는 다르다고 인지할 정도의 가난한 상태였다. 나는 그러한 거리를 그들 틈에 섞여 있으면서 차이짓기를 마다하지 않는 생각으로, 기껏 대학교를 나왔다는걸 은연중에 드러내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처음에는 이 책을 왜 선정했을까, 풍자 코미디를 한번 읽자는 시도인건가 싶었는데 텍스트가 간단하다보니 여러 가지 생각할거리가 떠오르는 장점이 있다는데 생각이 미친다. 여성혐오적 표현과 성기로 국한해 여성을 기능적으로 소비하는 부분, 오페라의 구절은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점, 고전이어서 뭔가를 더 끌어내야한다는 강박과 더불어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역시 난 아닌가란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다양한 베타 텍스트꺼리 덕분에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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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페미니즘 - 여자의 삶 속에서 다시 만난 페미니즘 고전
스테퍼니 스탈 지음, 고빛샘 옮김, 정희진 서문 / 민음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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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실천만큼 체계를 잡고 정리할 수 있는 이론이 필요했다. 제목이 이래서 만나지 못했다가 만난 순간 푹 빠진 책. 페미니즘 입문서로 손색이 없으며 재미와 감동, 글맛이 살아있다. 아이를 요란 떨지 않고 성중립적으로 키우는 데까지 이르면... 소개된 책 다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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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적이야 그림책이 참 좋아 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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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그림보다 글을 좋아한다. 직접적이거나 가시적이지 않고 은유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좋다.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내용과 어울리는 것도 좋고. 이 책 역시 마찬가지. 조그맣던 아기가 어느새 이렇게 쑥 자라는 일,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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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리드 티셔츠 - M (반지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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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 리뷰에 허접하다고까지 얘기한거 들었는데 페북에선가 눈물의 고별전? 이렇게 들은거 같아 혹시나하고 샀는데 역시나다. 30수 중에서도 가장 얇은걸, 쓴 듯. 살짝 도톰하면 좋을텐데. 그래도 문구가 좋아서 두개나 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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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동물 펜케이스 - 랫서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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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으로 받으면 괜찮지만 직접 구입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서도 부득불 구입. 생각보다 -역시 구입 후기에 나온 말. 길이도 길이지만 너비가 넓다.- 크지만 견고하지 않은진 아직 모르겠음. 색감이 예쁘고 안쪽 구성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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