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알약 - 증보판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레데릭 페테르스 글.그림, 유영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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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날 좋아하는거야?
-횡단보도를 건널 때, 당신이 온거리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크루아상 냄새를 맡는 모습도 보기 좋고.
--이런 대답을 해줄 수 있는 boy라면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을텐데.-?쪽

난 아이들의 짧고 단순한 질문들을 아주 좋아한다. 싸구려 교훈조의 긴 대답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코끼리는 생쥐를 무서워해.
아이는 눈썹을 찌푸리고... 드르르 드르르... 머릿속에서 하드 디스크가 돌기 시작한다. -?쪽

... 사실 당신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중에 삶에 필요한 재능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야.-?쪽

매머드와의 대화 중에
아마 이 병은 자네한테 최악의 불운이자 최고의 행운이 될거야. 가장 본질적인 것에 눈을 뜨게 해줄지도 모르지.-?쪽

방콕, 그녀가 로비로 들어오는게 보인다. 피로에 지친 사랑스런 얼굴로, 불안과 욕망에 가득찬 표정으로, 가방에 푸른 알약을 가득 넣어서. -마지막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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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그 사람을 어떻게 아는걸까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1-07-13 15:11 
    어제 눈이 빠지려고 하는데도 끝까지 다 읽은 (책 한권을 끝까지 다 읽은게 얼마만의 일인가) 책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너무 괜찮은 만화책'푸른 알약'을 낸 세미콜론 출판사에서 나온 '마담 보베리'가 바로 그 주인공. 그린비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여성주의 글을 쓰는 분이 언급한 책인데 책을 읽고 나니감상이 전염되듯 '과연 사람을 안다는건 어떤걸까'란생각이 떠올랐다.플로베르의'마담 보봐리'에서 마담 보봐리를 빵집 주인이 지켜본다면 어땠을까. '마담 보베리'는
 
 
 
난 당신과 자지 않았어요
나딘 고디머 외 지음, 최선희 옮김 / 거송미디어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이책, 노벨 문학상을 받은 도리스 레싱의 단편이 실려서 집어든 책이다. 물론 제목에서 풍기는 야릇함이 한몫하긴 했다. 제목이야 나 같은 독자를 위한 출판사의 계략임이 단번에 적중됐다. 계략이든 음모든 그래서 좋다면야 상관없다. 네거티브 마케팅도 한다는데 출판사에서 귀여운 재치를 발휘하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건 정말 아니었다.

 책에는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어느 병사의 모험'은 이탈로 칼비노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고 싶을만큼 긴장되고 재미있었다. 물론 그때부터 이거 뭔가 이상하단 느낌이 들긴 했다. 설마, 기우이겠지. 아냐, 이거 뭔가 이상해. 그래서 책을 읽다말고 역자 후기로 직행했다.
 

 그럼 이제 우리는 <첫사랑>을 읽고 그의 글에 대해 따져보아야 한다. 이게 무슨 사랑이야기일까? 아니다. 이건 사랑이야기다. 그것도 아주 슬픈 사랑이야기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한 공간 배경은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고 온통 삶과 죽음이 별 차이 없이 공존한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살던 집에서 쫓겨 묘지에서 배회하다 창녀를 만나 그녀와 동거를 하면서 아이를 갖고 다시 결혼이란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는 일단의 줄거리를 생각해 보면, 이 남자의 무능함과 현실 부적응에 안타까움이 우선 든다. 그리고 이런 무능함을 우린 아주 신랄하게 비난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성공지향적인 시대에는 하등 쓸모없는 존재처럼 보이니까. 그러나 그래도 그 사내가 가엾다.

 번역자 약력에 버젓이 (사무엘 베게트 연구)를 옮겼다고 적어놓고선 그의 작품에 왜 이런 감상평 밖에 달지 못했을까? 게다가 이건 나보다 더 심한 비문의 향연이다. 대체 교정은 본걸까? 도리스 레싱의 노벨상 때문에 '급'출판을 한걸까? 무슨 배짱으로 이런걸까. 극장의 첫주를 노리는 전략처럼 나 같은 눈먼 독자를 꼬이려는 속셈이었을까. 번역한 사람은 출판된 책을 확인은 해봤을까.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번 잡은 책은 웬만해선 내려놓지 않는 고질병 때문에 다음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뭐, 이건 읽혀야 말이지. 그동안 번역된 작품들을 읽으면서 '내 독해력이 부족한거야. 외국어가 원래 이렇게 좀 난해한 구석이 있는거야'라며 추스렸던 불만까지 죄다 튀어나왔다. 대체 이걸 출판한 의도가 뭘까. 만우절 특집인가? 이런식이라면 차라리 이문열식 감상평은 제쳐두고 그가 선집한 세계명작산책을 보는게 나을뻔했다. -그럼에도 양보 안 되는건 사내들만의 미학 부분이지만.- 작품의 주제도 사랑이라고 했는데 대체 남자와 여자만 나오면 사랑이냐는 정의는 또 어디서 나온건지.

 그래도 지병 탓에 원래는 이런 내용이겠거니 상상하면서 끝까지 책을 읽었다. 사실 명백하게 번역이 잘못된거라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역자 후기에서 아니다 맞다에 그치는 작품평에 놀라 오바를 한걸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이름으로 번역된 책이라면 작품을 이해는 해야하지 않을까? 번역자 스스로가 이해 안 되는 작품을 번역해놓고, 독자가 스스로의 독해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거야 말로 책을 팔기 위해 자기 멋대로 제목 바꾸기보다 더 치졸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군다나 웬지 두껍고 관념어로 무장된 책을 읽으면 밥 먹는 것보다 더 포만감을 느끼는 나 같은 독자에겐 이 얼마나 몹쓸 짓인가.

 잤느냐 안 잤느냐의 진실을 가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건 원작의 숨소리를 따라 가다가 결국은 번역자의 숨결을 느끼는 독자들이 다음번에도 옮긴이를 신뢰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생각한다. 물론 번역만 해서 돈벌이도 안 되고, 별다른 사명감도 없다면 패스다. 그리고 정말 자기가 지은 것처럼 정성을 들이고, 애를 쓰며 번역하는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이 얘기는 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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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피곳씨에게는 피곳 부인과 두 아들, 그리고 좋은 차와 좋은 집이 있다. 이만하면 남부러울게 없을 정도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집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안다면 함부로 남부럽단 말을 못할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피곳 부인은 혼자 집안일을 다하고 직장에 출근을 한다. 아빠와 아이들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 도리어 밥을 주라고 큰소리를 치기만 한다. 그러니까 이 집은 피곳 부인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아빠와 아이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다. 피곳 부인은 반복적으로 집안일을 하고, 자신의 음식을 조금 만들어 먹는다.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은 TV만 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피곳 부인은 쪽지 한장을 남기고 집을 떠난다. 피곳씨와 아이들은 우선 집에 남아있는 것으로 식사를 한다. 며칠 안돼 옷은 지저분해지고,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끔찍한 식사를 먹다가 그마저 떨어져 킁킁거리며 집안을 돌아다니는 그들 앞에 엄마가 나타난다. 피곳씨와 아이들은 엄마에게 돌아와달라고 사정을 한다.

 이제 요리는 피곳씨가 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한다. 그리고 피곳 부인은 차를 수리한다.

 돼지책은 아빠와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돼지처럼 변하는 삽화가 재미있다. 사람 뿐 아니라 사물들도 돼지처럼 꼬리가 생긴다거나 돼지코 모양으로 그려져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것처럼 즐겁다. 책을 읽어줄때 신경쓰이는 종결형 어미가 '습니다'체인데도 부드럽게 읽힌다. 그림도 적절하고, 글자 배열도 차분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앤서니 브라운의 이름값만큼이나 세련되고 잘 만들어졌다. 하지만 난 책을 읽고나서 아이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난 그만 불편해져 버리고만다.

 왜 피곳 부인은 이름이 없을까. 물론 서양에선 남자의 성을 따른다지만 아빠의 성을 따르는 아이들까지 이름이 있는데 대체 그녀의 이름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지희에게 책을 읽어줄때마다 생각난대로 '제인'이란 이름을 붙여줬다. 피곳 부인이 아닌 '제인은 화가 났어. 그래서 집을 나간거야'라고.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지도 못하는데 기껏 차수리를 한다고 존재감이 생기는건 아니니까.

 그리고 하나 더. 왜 마지막 결론에서 엄마는 차수리를 할까? 그냥 엄마는 여태껏 애썼으니까 좀 쉬면 안 되나? -그럼 엄마도 돼지코가 되려나?-아니면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안 될까. 책에서는 차수리를 하니까 엄마도 즐겁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도식적으로 성역할을 도치한 것으로 밖에 안 보였다. 가사는 엄마를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각자 생활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원활하게 배치하기 위해서 각자의 소임을 하는 것이다. 헌데 일률적으로 기존의 성역할에 반대되는걸 하면 서로에게 만족스럽단식은 곤란하다. 차라리 가족회의 끝에 '이렇게 하자'란 결론이 나오면 좋지 않을까? 아니면 다시 도돌이표겠지만 현실적으로 생전 처음 하는 집안일을 우왕좌왕 하면서 하다가 자신들이 그동안 얼마나 엄마의 수고에 편승했는지 깨닫는 결론이거나. 물론 '돼지책'의 결론이 훨씬 깔끔하다. 내가 생각한대로 한다면 동화책은 이야기의 곁가지만큼이나 좀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그림책 하나 보면서 왜 이렇게 딴지를 거는지 생각해봤다. 아마도 지희가 나중에 자라서 지내게될 세상엔 엄마만 집안일을 하고, 다른 구성원들은 도와주는걸로 생색내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일 것이다. 아이의 가치관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정당한 요구로 받아들여져 지지받기를 원해서인지도. 왜냐하면 지희의 장래 희망이 '슈가슈가론'에서 '엄마'로 바뀌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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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15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전, 이런 생각은 못했군요. 좋은 지적, 훌륭한 리뷰 잘 읽었어요.
주부가 되면 이름이 없어지는게 현실이라 그랬을까요?ㅎㅎ
그래도 나는 누구 엄마보다 아줌마의 이름을 잘 불러주는데... 더 열심히 불러줘야지!

Arch 2008-05-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압^^ 감사해요. 저도 언니 언니 하면서 이름 부르고 그래요.

shandsh 2008-12-22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하기 위해 로그인을 했습니다 구입을 하려고 알아보던중 훌륭한 리뷰를 만나서 추천을 하지 않을수없었네요
우리나라가 다른건 몰라도 결혼하고 성 안바뀌는건 참 특이한 나라다 라고 다시 생각해보았네요

Arch 2008-12-22 09:56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졸속 졸렬 리뷰인걸요~

숲노래 2010-10-06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책에서 '피곳 부인'이 아닌 '아무개'라는 이름이 붙었다면 <돼지책>을 낼 까닭이 없었겠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피곳 부인'이어야 비로소 <돼지책>다운 이야기가 됩니다. 왜냐하면, 마지막에 엄마가 차 고치는 일을 하며 비로소 웃음을 짓는다 하여도 미국이라는 사회에서도 여자가 '자유로웁지 못하다'는 실마리를 남겨 주니까요. 그런 데에서 이 <돼지책>은 더 빼어난 작품이 됩니다. 다른 일도 아닌 차 고치기를 보여주면서 미국 사회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주니까요. 여자들이 얼마나 갈 곳이 없으며, 엄마라는 자리가 얼마나 '고정관념에 붙잡힌 채 힘든'가를 하나하나 나타냅니다.

덧붙이자면, 아들과 아빠는 '중요한' 일을 하지만 엄마는 '안 중요한' 일을 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엄마한테는 아무런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돼지책>입니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구판절판


여기서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잊은 수피(역주-이슬람교의 신비주의자)의 우화 하나를 얘기해야겠다.
나스루딘이 한 친구와 찻집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인생과 사랑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자네는 어떻게 한번도 결혼을 하지 않게 되었나, 나스루딘?"하고 친구가 물었다. "글쎄" 나스루딘이 말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일생 동안 완전한 여성을 찾아다녔지. 이 여자, 저 여자를 만나면서 바로 이 사람이다 싶으면, 늘 뭔가 부족한 게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찾던 여성을 만났다네. 그 여자는 아름다웠고, 지적이었으며, 포용력이 있고, 친절하여 우리 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는 듯이 보였어. 실제로, 그 여자는 완벽했지.""그렇다면" 친구가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왜 그 여성과 결혼하지 않았나?" 나스루딘은 회상에 잠기며 차를 홀짝거렸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스루딘이 천천히 대답했다. "불운하게도, 그 여자 또한 완전한 남성을 찾고 있었다네."
우리의 경우 나는 완전한 남자를 찾았으며, 그 사람은 그보다는 덜한, 나로 만족했다.-104쪽

사랑하는 이여, 무엇을 위한 자유입니까?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그것은 삶 전체의 구조를 이루는 토대에까지 미치는 것입니다. 우리 둘이 리지우드에서부터 당신이 자유로워지도록 그렇게 열심히 일해 왔는데, 그것이 결국 당신이 발걸음을 돌려 다시 리지우드와 옛 관계들로 가기 위한 것이었습니까?-- 뒤에 자유의 목적과 의무에 대한 그의 편지가 적혀있다.-111쪽

믿기 힘든 유머
스코트는 내가, 타고난 절약가인 뉴욕 시 빈민가에 사는 한 작은 할머니 얘끼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 할머니가 죽은 뒤에 사람들이 작은 방을 샅샅이 뒤져보았더니, '쓸만함'이라는 표지가 붙은, 끝으로 가득찬 종이 가방들을 발견했다. 한 상자에는 '다시 쓰기에는 너무 짧은 끈;이란 표지가 붙어 있었다.
스코트는 또 너무나 절약을 해서 약이 조금 남아 있는 약병을 약장에서 꺼내서 버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한 여자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나도 어쩌면 그런 위험스런 성벽이 있었다. 그 여자는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그병들에 있는 약을 모두 삼켰다. 그 여자 말에 따르면 가장 먹기 힘든 약은 말에게 먹이는 약이었다고 한다. 나는 거기까지는 못 갔다. -131쪽

스코트는 생활의 질을 높이기보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스코트는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하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잇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다.-132쪽

버몬트에서 메인으로 옮겨가며
나는 생각했다. 그래, 앞으로 나가자. '언제나 더 좋은 일이 눈앞에!' 스코트가 자주 쓴 감탄어였다.-145쪽

우리가 건강과 장수를 위해 실천에 옮긴 몇몇 지침을 소개합니다.
적극성, 밝은 쪽으로 생각하기, 깨끗한 양심, 바깥 일과 깊은 호흡, 금여느 커피와 차를 포함해 술이나 마약을 멀리함, 간소한 식사, 채식주의, 설탕과 소금을 멀리함, 저칼로리와 저지방,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음식물. 이것들은 삶에 활력을 주고 수명을 연장시킬 것입니다. 약, 의사, 병원을 멀리하십시오.
-184쪽

죽음에 대하여든 예시
기자기 웰즈의 마지막 날 즈음에 인터뷰를 하러 갔을 때 웰즈는 지나치리만큼 기자를 소홀히 대접했다. "나를 방해하지 마시오. 내가 지금 죽느라고 바쁜 걸 보지 못하시오?" 하는 말이 기자가 들은 말 전부였다.-209쪽

스코트가 좋아하는 우화
나는 바닷가에 서 있다. 내 쪽에 있는 배가 산들바람에 흰 돛을 펼치고 푸른 바다로 나아간다. 그 배는 아름다움과 힘의 상징이다. 나는 서서 바다와 하늘이 서로 맞닿은 곳에서 배가 마침내 한 조각 구름이 될 때까지 바라본다. 저기다. 배가 가버렸다. 그러나 내 쪽의 누군가가 말한다. '어디로 갔지?'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이 전부이다. 배는 우리 쪽을 떠나갔을 떄의 돛대, 선체, 크기 그대로이다. 목적지까지 온전하게 짐을 싣고 항해할 수 있었다. 배의 크기가 작아진 것은 우리 때문이지. 배가 그런 것이 아니다. '저기 봐! 배가 사라졌다!'고 당신이 외치는 바로 그 순간. '저기 봐! 배가 나타났다!'하며 다른 쪽에서는 기쁜 탄성을 울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218쪽

나 역시 사랑스러웠던 구절
그리고 스코트가 메인에서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동안 집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했던 한 마디 말이 내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그 사람이 숭배해온 톨스토이와 간디말고 동시대인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서 그이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헬렌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인터뷰를 하러 온 사람은 이렇게 썼다. "헬렌은 젊은 처녀처럼 행복한 탄성을 지르며 방을 가로질러 달려와 그 극적인 찬사에 대해 그이를 껴안고 키스했다. 스코트는 아주 흐뭇한 얼굴로 헬렌에게 잔잔한 웃음을 보냈다"-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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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구판절판


스코트는 언제나 시간을 딱 맞추어서 일하는 계획성있는 사람이었는데, 이 일에는 이만한 시간, 저 일에는 저만한 시간을 정해놓고 있었다. 덤벙덤벙한 내 습성을 생각해볼 때, 어떻게 내가 그 영역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이 하듯이 침대에서 단정하게 옷을 접어두는 대신 그 사람이 놀랍고도 재미있는 눈길로 보고 있는 가운데 아무렇게나 옷을 벗어던지면서도 별 말썽없이 적응해갔는지 신기했다. "당신은 화장지도 네모 반듯하게 접어 쓸 거예요." 언젠가 내가 장난삼아 핀잔을 주듯이 말했더니, 그 사람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86쪽

스코트의 편지
나는 우리가 같이 해야 하는 몇 가지 중요한 일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때까지 탐구하고, 그 일을 해봅시다. 당신과 함께 할일을 그려보는 일은 너무나 큰 기쁨입니다. 순간순간 당신은 내 생활의 일부로 있습니다. 나는 한편으로 당신을 통해 살고 있습니다. 우리를 함게 묶는 끈들은 매우 많으며 또 매우 강하고, 내게는 너무나 중요한 것들입니다. 나는 언제나 기꺼이. 당신이 그렇게 하고자 하는 때 당신을 떠나보낼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대로 있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어서, 만약 당신이 가버린다면 내 삶의 큰 부분을 가지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96쪽

결혼한 후.
우리는 그 뒤로 '내 남편' 또는 '내 아내'라는 말이 지나친 구속과 소유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거의 쓰지 않았다. 우리가 같이 한 삶, 그 뒤 결혼으로 이어진 생활은 성질이 서로 비슷한 두 영혼의 결합이었다. 폭넓은 공동 관심사, 비슷한 호기심, 간소하고 건강하며 몸을 쓰는 생활 환경을 좋아하는 것같은 모든 것이 진실한 결혼 생활을 이루는 사랑을 낳았다.``-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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