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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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으로 불로초를 찾기 위해 수하들을 전 세계로 보낸 진시황의 이야기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영생을 원하는 만큼, 불로장생은 비단 진시황의 꿈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인간의 평균수명이 30살이었던 선사시대부터 그 바람은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류의 그 오랜 바람대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최근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보건통계 2010'에 따르면, 2008년 출생아를 기준으로 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80세로, 8년 전인 지난 2000년보다 4살 더 늘어났다고 한다. 바야흐로 평균수명 80세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영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래 살기를 바라는 인류의 소원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환갑이 되면 오래 살았음을 축하했지만 이제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져 가고 있다. 이제 노년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길어진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길어진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노년을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조지 베일런트는 42년 동안 사람들의 삶을 연구한다. 1920년대에 태어나 사회적 혜택을 받으며 자란 268명의 하버드대학교 졸업생들(그랜트 집단), 1930년대에 출생한 이들 중 사회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이너시티 고등학교 중퇴자 456명(이너시티 집단), 1910년대에 태어난 지적 능력이 뛰어난 중산층 여성들 90명(터먼 여성 집단)의 삶을 조사한 '성인발달연구'가 그것이다. 이 하버드대학교의 성인발달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성인 발달에 대한 연구라고 한다. 따라서 성인발달연구는 그 자체로도 크기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성공적인 노화란 어떤 것인지, 그것은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배가 된다. 이런 의미 있는 연구를 토대로 한 결과물이 바로 다름 아닌 이 책 <행복의 조건>이다.  

 과연 성공적으로 노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할까? 나이가 들어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서글프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나의 초등학교 때 일기장엔 엄마, 아빠의 흰머리가 슬프다고 적혀있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내가 크는 만큼 엄마, 아빠가 늙어야 한다면 나는 어른이 빨리 되지 않아도 좋다고, 그렇게 적혀있다. 어린 나이였지만 엄마, 아빠가 나이 드는 것이 슬펐나보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나는 언젠가 엄마께 나이 드는 것이 슬프지 않느냐고 물었었다. 엄마는 나이를 먹는 것이 꼭 슬픈 일만은 아니라고 하셨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서글픈 일만은 아니겠구나'하고 생각한건 아마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어쩌면' 이라는 나의 생각에 '확신'을 주었다.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 집단, 이너시티 집단, 터먼여성 집단, 이 세 집단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노화가 단순한 쇠퇴의 과정이 아니라 한층 더 활기를 더해가는 삶의 과정임을 알게 해주었다. 물론 연구대상자 모두가 멋지고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것은 아니다. 이들 중 어떤 이는 불행하고 쓸쓸한 노년을 맞았다. 하지만 멋지고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대상자들을 통해 삶의 훌륭한 가치를 찾아내고, 불행하고 쓸쓸한 노년을 맞은 대상자들을 통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실패한 자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 이 책에서 베일런트가 성공적인 노년을 보낸 대상자만을 소개하지 않고, 불행한 노년에 이른 대상자들까지도 소개한 것은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연구대상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앤서니 피렐리'와 '프레드 칩'이었다. 앤서니 피렐리의 유년 시절은 불행 그 자체였다. 대개의 이너시티 집단이 그러하듯 피렐리는 매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부모님은 자주 싸웠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였다. 하지만 그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피렐리의 형제들은 단단하게 결속하여 서로를 돌보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피렐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피렐리를 애정을 가지고 돌봐준 누이 애나, 공부를 더할 수 있게 용기를 준 형 빈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 덕분에 피렐리는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고, 사업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 매사에 감사할 줄 알았던 피렐리는 내가 어릴 적 엄마가 들려주었던 그 말을 똑같이 해주었다. 늙는다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인생은 수많은 장들로 채워진 책 한 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생의 한 장이 끝나면 반드시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하며, 늙는다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했다.(p.44) 프레드 칩은 노년에 '항해 여행'을 취미로 삼으며 남은 인생을 멋지게 즐기는 이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 나이가 들어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늙는다는 것이 무력해지는 것이 아님을 몸소 보여주었다. 아마도 한 시인이 노래한대로 그에게 아직 가장 넓은 바다는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멋지고 행복한 노년에 이른 대상자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각각 달랐다. 하지만 '행복한 노년'이라는 동일한 결론에 다다르는 데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이점에 대해서 베일런트는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을 일곱 가지 주요한 행복의 조건으로 꼽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하게 되었는데 첫 번째는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 형태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통한 친밀감 형성, 사회적 유대관계를 통한 정서적 안정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같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위대한 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베일런트도 이 연구를 통해 절실하게 느끼는 바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인간의 말년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사랑의 빈곤이다.(p.268) 두 번째로는 '자기관리'를 들 수 있다. 역시 그 형태는 운동, 금연, 금주, 끊임없이 배우기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같다. 반대로 불행하고 쓸쓸한 노년을 맞이한 사람들에게는 앞서 말한 것들이 부족했다. 그들을 불행하게 만든 요소로 '관계의 부재'와 '자기 관리의 소홀'을 들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방법을 몰랐고,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자신의 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성공적인 노화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긍정적인 요소는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요소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서라도 개선해 나가야겠다. 베일런트는 2008년 3월에 한 인터뷰에서 "성인발달연구 대상자들에게 배운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사실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실감하였다. 하지만 이는 아직 나에게 많이 부족한 부분이다.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한 요소들 중 나에게 부족한 면을 찾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나이 든다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베일런트도 이렇게 말했지 않은가.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은 뜻밖의 행운이나 유전자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p.297) 또한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렇게 말했다. 행복한가? 그렇지 못한가? 결국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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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 -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대접하는 서영남 전직 수사 이야기
서영남 지음 / 휴(休)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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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 류시화,「민들레」에서 


 며칠 전, 우리 집 마당에 민들레꽃이 피었다. 심은 적도 없건만 대체 어디에서 씨앗이 날아온 것인지, 민들레 녀석이 잔디들 사이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노랗게 웃고 있다. 그 옆으로 솜사탕 모양의 민들레 씨앗이 있기에, 그것을 따다 볼에 바람을 가득 넣어 후~하고 불어보았다. 씨앗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을 타고 넘실넘실, 바람개비처럼 날아갔다. 어쩌면 그리도 잘 날아가는지. 우리 집에 소리 없이 날아와 꽃을 피웠던 것처럼 우리 이웃집에도 그렇게 날아가 노랗게 꽃을 피우겠지.

 내가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와 만난 것은, 단지 우연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 우리 집 마당에 찾아온 민들레꽃, 한번 읽어보라며 이 책을 선물해준 아빠.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고 하지 않나. 이 책의 저자 서영남 수사와 민들레 국수집의 인연도 단지 우연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런 이유 없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서영남 수사, 아무런 이유 없이 봄이 되면 꽃을 피우는 민들레꽃. 큰 욕심 부리지 않고 개인의 자발적인 나눔만을 받는 서영남 수사, 높지도 낮지도 않게 세상의 강을 건너는 민들레 씨앗.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다.

p.14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데 이유는 없다. 
봄이 되면 노랗게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우연이 겹치면 필연, 작은 '기부'가 모이면 큰 '기적'이 된다. 지하철 동인천역 근처 화수동 골목길, 꽃섬고개에서는 기적이 매일같이 이루어진다. 거짓말 같은 기적이,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그곳은 바로 '민들레 국수집'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배고픈 이들이 마음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민들레 국수집을 연 서영남 수사와 역시 아무런 이유도 조건도 없이 민들레 국수집에 김치며 고구마며 보내주시는 분들이 그 기적을 만들어낸 주인공들이다. 

 무한한 경쟁의 시대인 지금은, 하루하루가 꼭 전쟁터 같다. 더 많이 갖고, 더 높은 위치에 서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하는 시대에, 부모로부터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은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그런 이들에게 민들레 국수집은 단지 밥 한 그릇이 아니라 '사랑'과 '희망'을 대접한다. 혼자서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다가 지쳐버린 그들에게, 어려운 사람들을 기꺼이 돕는 이웃이 있음을 알게 하고, 자신에게도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p.17 2003년 3월 초에 국수집 준비를 시작하면서
4월 1일 만우절을 문 여는 날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거짓말 같은 일이 있다는 것을,
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대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에 누군들 잘살고 싶지 않을까! 잘 살기 싫어서 못 사는 것이 아니다.

 잘 살고 싶었으나, 잘 살지 못하게 된 이들을 보듬고 따뜻한 체온을 나눈다. 볏단처럼 서로에게 기대어 겨울을 난다. 언젠가 따스한 봄이 올 거라 믿으며. 자신도 어려운 처지이면서 '콩 한쪽도 나눠먹자'는 마음으로 자기 것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봄은 오지 않고는 못 배길듯하다. 폐지를 모아 고물상에 판 돈을 전부 내주신 용자 할머니,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수익의 거의 전부를 내놓으면서도 "하느님만 아시면 돼요" 라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서영남 수사의 아내 베로니카, 쌀·계란·라면 등을 보내주면서도 이름을 알리지 않은 사람, 살림이 궁하지만 아낌없이 주기를 좋아하는 빵할머니, 그들이 모두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볏단이다.

 가난하지만 사랑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지금, 멋진 패자부활전을 준비 중이다. 치열한 경쟁에 부대껴 실패하고 좌절했었지만, 이제는 자신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진득하게 기다려주는 민들레 식구들이 있다.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려주는 민들레 식구들이 있어 그들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것이다.   

p.239 10년 넘게 감옥에 갇힌 형제들을 돌보고,
수년간 민들레 국수집에서 수많은 손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도 오직 사랑,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하게 하고 희망을 꿈꾸게 한다는 사실이다.   

 오갈 데 없는 노숙자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집을 제공해 주고, 가족이 되어주고도 무얼 더 해주지 못해 고민하는 서영남 수사를 필두로 많은 이들이 민들레 국수집의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언젠가 '릴레이 선행'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이야기였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어떤 승용차 한 대가 자신의 통행료를 내면서, 뒤에 오는 차의 통행료까지 내주고 톨게이트를 떠났다. 뒤차가 톨게이트에 이르러 통행료를 내려고 하자, 톨게이트 직원은 앞차가 이미 통행료를 지불했으니 그냥 가라고 하였다. 앞차의 선심에 기분이 좋아진 그 사람은 자신이 내야 할 통행료를 그대로 뒤차를 위해 내고 톨게이트를 떠났다. 그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는데, 그 다음 차, 또 그 다음다음 차도 자신이 내야 할 통행료를 뒤차를 위해 냈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그 일은 온종일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사람의 작은 선행으로 인해 그날 톨게이트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잠시나마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사람의 작은 선행은, 도미노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어져 작은 행복을 만들어냈다. 

 서영남 수사로 인해 또 하나의 선행 도미노가 시작된 것 같다. 부디 그 도미노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름다운 양심을 자극하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고, 감동이 넘치는 삶에 도전하고,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일이, 민들레 씨앗처럼 멀리 멀리 퍼졌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도미노 한 조각 한 조각이 모여 그 기적 같은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착한 도미노가 민들레 씨앗처럼 퍼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까.   

p.233 '그래, 세상은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 때문에 돌아가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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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5-2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들레 씨앗의 바람타고 여기저기 뿌려진다면 또하나의 기적은 정말 이루어질 것 같아요.^^
서로 돕는 사회가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어느멋진날 2010-05-25 17:5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가난한 사람들이 좀 더 웃을 수 있는 그런 사회요.^^
작은 기적이 모인다면 꼭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거라 믿어요.

stella.K 2010-05-26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으로는 읽지 못했지만 TV에서 봤어요.
이런 사람들 보면 아,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싶어요.
정말 님 말씀마따나 민들레 씨앗처럼 멀리 멀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어느멋진날 2010-05-26 13:22   좋아요 0 | URL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주는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많아진다면 정말 멋진 세상이 될 텐데요.
그런 착한 마음들이 멀리 멀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5-3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국수집 이야기는 신문과 방송에도 몇 번 나온 걸 봤어요.

어느멋진날 2010-05-30 11:10   좋아요 0 | URL
네~인간극장에도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 후로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져서 기부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하네요. 민들레 국수집도 더 커졌구요.ㅎㅎ

미미달 2010-06-0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 참 정겨워요. 민들레 국수집 :)

어느멋진날 2010-06-03 20:1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참 정겹고 예쁜 이름 같아요^^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 기적을 이루는 그곳의 이름과 정말 잘 맞는 것 같네요.
 
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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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문학상이 올해로 제6회를 맞았다. 내가 세계문학상 수상작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생일 날 책을 선물 받아서 읽게 되었는데, 그것이 제2회 수상작 <아내가 결혼했다>이었다. 그때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에 많이 놀라기도 하고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어렴풋이 난다. 그 후로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읽게 되었다. 1억 원 고료의 상이라는 매력 외에도 궁금한 게 있었다. 어떤 이유로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한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든 건 어쩜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게 <아내가 결혼했다>를 시작으로 <스타일>,<내 심장을 쏴라>에 이어 이 책 <컨설턴트>를 만나게 되었다.
 
 컨설턴트.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땐 무엇을 컨설팅 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넘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것이 바로 '죽음'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했다. 아무리 오늘날 컨설턴트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지만 사람을 죽이는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아, 여기 있다. 이 책의 저자. 한마디로 이 책의 주인공은 킬러다. 킬러라고 하니까 주인공이 총을 들고 의뢰인이 지목한 사람을 찾아가 빵! 하고 쏘는 장면을 상상했다면, 혹은 주인공이 죽여야 하는 목표물과 사랑에 빠져 결국 죽이지 못하는 그런 스토리를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그렇게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그렇고 그런 뻔한 플롯으로 글을 썼다면 세계문학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주인공은 킬러다. 의뢰를 받아 목표물을 제거하는 킬러. 본인도 자신을 킬러로 불러도 좋다고 허락했다. 하지만 동창들을 만나거나 맞선을 본다거나 할 때 자신의 직업을 킬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의 명함에도 그렇게 되어 있듯이 그는 회사에서 컨설턴트의 일을 한다고 말한다. 누군가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컨설팅 하느냐고 물어 온다면, 죽음을 컨설팅 한다고 말할 수 없는 마찬가지 이유로 이렇게 말한다. 구조조정을 한다고. 회사에 다니며 구조조정을 하는 일을 한다고 하면 그래도 조금은 평범해 보이지 않은가. 물론 그는 평범하지 않다. 킬러라는 직업 때문에? 아니다. 킬러라면 영화나 드라마, 소설 이런 것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는 보통 킬러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킬러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킬러와 그가 다른 점은 첫째로, 목표물을 총으로 쏴죽이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타살의 흔적 없이 자연사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직접 실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목표물의 죽음을 자연사처럼 보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마치 소설을 쓰듯 그렇게. 그럼 다른 사람이 그 시나리오를 그대로 실행에 옮긴다. 그렇게 되면 구조조정이 완성되는 것이다.   

 주인공이 만든 시나리오는 완벽했고, 목표물들은 모두 그 시나리오대로 자연스럽게 죽었다. 아무도 타살이라 의심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무도 목표물의 죽음 때문에 비난을 받거나 처벌받지 않았다. 수많은 죽음들이 예컨대, 자살을 했거나 병으로 죽었거나 하는 것들, 그런 죽음들이 사실은 누군가가 작성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꼭 죽음이 아니라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누군가가 작성한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사실은 그 회사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심지어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도 그 회사에서 보낸 것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무서운가? 그런 생각하니 조금은 무섭긴 하다. 그래도 너무 겁먹지는 마시라. 나같이 이 일에 겁을 내는 사람들을 위해 그는 우리가 안도할 수 있는 말을 해준다. 

p267. 모두 공모자며 모두 종범이었고 모두 교사범이었다. 

공모자며, 종범이며, 교사범인 우리를 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배를 탔다는 의미가 이런 것 아닐까. 여기에는 슬픈 비밀이 있다. 이것은 다이몬드형의 도형 양 귀퉁이에 두 개의 삼각형이 그려져 전체적으로 큰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  

p201. 이 세상이 존재하는 질서의 원리죠. 큰 삼각형은 권력을 상징해요.
생태계의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강력한 지배권력, 삼각형의 안정감.
가장 안정된 형태의 도형이니까요.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사다리꼴은 우리 사회를 상징합니다.
당신도 학교에서 배운 적 있죠. 현대 사회의 계층 구조, 바로 이 형태죠.
소수의 상류층과 소수의 하층이 있고, 넓은 중산층이 존재하는. 

나는 내가 다이아몬드가 서 있기 위해 필요하다는 작은 삼각형인지, 아니면 다이아몬드의 중간층 쯤 될지, 아니면 밑의 부분을 이루고 있을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주인공의 시나리오에 죽게 된 사람과 그로 인해 득을 본 사람을 생각해 본다. 아마도 죽은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를 온전히 설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작은 삼각형 두개의 역할을 하였겠지. 나는 아직 죽기 않았기에 아마도 그 작은 삼각형이 아니라 다이아몬드의 계층 구조 중 하나를 이루고 있을 것이라 결론짓는다. 다행인 것일까? 나를 지탱하기 위해 누군가는 죽어 없어진다고 해도 내가 평범하게 잘 살아 갈 수 있다면 그것이 과연 다행한 일인지. 높은 곳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언가를 밟고 서야 한다. 나는 지금 몇 명을 짓밟고 서 있는 것일까. 나는 몇 명을 죽이고 지금 살아있는 것일까. 

 주인공은 킬러다. 사람을 죽이는. 그것도 더 지능적이고 악랄하게 사람을 죽이는, 자연사로 위장해 죽음을 서비스하는 그럴싸한 시나리오를 쓰는 킬러다. 그렇다면 나는? 나도 킬러인 것인가. 나는 어떤 시나리오로 사람을 죽이고 있는가. 앞서 말했던 주인공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정정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하게 사람을 죽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소재를 사용해서 글을 썼음에도, 일단 한마디로 재미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많은 조사를 하고 고민을 했을지 눈에 보인다. 작가의 기발하고 발칙한 상상력이 두드러진 이 작품은 역시 세계문학상 수상작의 타이틀을 걸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 책의 저자인 임성순 작가는 회사를 주제로 한 <문근영은 위험해>와 <전락>을 집필 중이라고 하는데 그것 역시 기대 된다. 그리고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어떤 것일지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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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5-25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네요.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어느멋진날 2010-05-25 17:5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재밌는 책이었어요.
세계문학상 수상작들은 대부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소재도 독특하고 스토리도 흥미로운 것 같아요.^^
 
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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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나마 렙과 헨리를 만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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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5-04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열심히 하시구요. 건강도 챙기세요! ^^

어느멋진날 2010-05-06 09:57   좋아요 0 | URL
후애님 덕분에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건강!! 항상 건강이 최고잖아요^^
 
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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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갔다가 돈벌레와 마주쳤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벌레인 이 녀석은 요리보고 저리 봐도 참 호감형이 아니다. 다리가 오십 개는 족히 달렸을 것 같은 이 녀석을 보면서 문득, 내가 벌레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아마도 나는 나처럼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 손에 죽거나, 지나가는 자동차에 깔려 죽거나, 그도 아니면 나보다 더 큰 어떤 생명체의 발바닥에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이 얼마나 허무하고 슬픈 일인가.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나는 내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새삼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왜 돈벌레가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났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수많은 벌레들, 수십 종의 동물들 중의 하나가 아닌 사람으로 이 세상에 보내진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만일 정말 내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라면, 혹은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왕 이렇게 사람으로 이 세상에 보내질 것이라면... 그렇다면, 좋은 조건들까지 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좋은 조건들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나와 출발선 자체가 다르고 느꼈다. 아무래도 돈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한 삶, 행복한 삶을 살기 더욱 쉬울 것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느꼈던 것이다. 또한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큰 시련을 겪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바쁜 사람들이 오히려 잘 살아가는 현실은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나의 생각을 더욱 굳건하게 하였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었던 내용은 분명 이것이 아니었다.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복을 받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어려움에 빠뜨린 사람은 벌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착한 사람이 꼭 복을 받는 것도 아니고, 못된 사람이 꼭 벌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행복한 자, 부유한 자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냐고 그렇게 따져 묻는 나에게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렇지 않다고, 이 세상 한 번 살아볼만 하다고 말한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성직자 앨버트 루이스(렙)는 행복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이 책의 저자 미치 앨봄에게 이렇게 답한다.

   
 

그래. 이 물질적인 사회는 우리가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하지. 이런저런 새로운 물건을 사고, 더 큰 집을 장만하고,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말일세.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야. 그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인생 상담을 받으러 나를 찾아오곤 했는데, 그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거든.

 
   

 렙은 그렇게 말했다. 그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고. 좋은 조건들을 가지고 태어나 남들보다 훨씬 앞의 출발선에 선 그들이 행복하지 않다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렙은 그 이유를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러면 그보다 더 많이 갖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게 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물질적인 욕망에 휩싸이면 오히려 불행하게 된다는 것인데, 간단하지만 깊은 뜻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했던 것도 어쩌면 물질적인 욕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 많이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깝고 분하게 생각해서.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성공한 것이고, 행복한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얼마큼 가졌느냐를 성공한 삶, 행복한 삶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것이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면 나에게 주어진 조건들은 썩 괜찮은 건지도 모른다. 또한 더 많이 가진 자들보다 얼마든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때는 문제아였고, 비행청소년이었고, 나쁜 범죄자였던 성직자 헨리 코빙턴이 물건을 도둑맞아 화가 난 노숙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화내지 말게. 자네보다 훨씬 나쁜 상황에 처한 사람도 많아.

 
   

노숙자에 물건까지 도둑맞은 사람에게 더 나쁜 상황에 처한 사람도 많으니 화를 내지 말라는 헨리의 말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헨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물건을 도둑맞은 노숙자의 상황은 그렇게 절망적인 것이 아니다. 열네 살 때 아버지를 잃은 헨리는 추락할 수 있는 데까지 추락한다. 마치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의 추락과 타락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찾아와 그의 삶을 힘겹게 만들었다. 코카인, 알코올, 헤로인에 중독된 그는 비틀비틀 대며 공중의 외줄을 타고 있는 듯 위태위태해 보였다. 헨리에게 그것은 이미 정해진 삶이며, 그는 거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변화한다. 마치 한 인간에게 주어진 나쁜 조건들을 어디까지 이겨낼 수 있는지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에게는 자신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 시련들을 이겨낸 헨리는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같이 강인하고 늠름한 큰 나무가 된다. 삶의 고난으로 인해 주저앉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어주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같이 노래를 불러주는 그런 나무가 된다. 나에게 주어진 시련은 나를 다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절망 속으로 빠뜨렸었나 생각해본다. 작은 시련에도 쉽게 주저앉진 않았었는지, 좋지 않은 상황에 부딪쳤을 땐 이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맞섰는지, 아니면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해하기만 했었는지 생각해본다.

 어쩌면 내가 불평했던 대로 나에게 주어진 조건들은 아주 훌륭하진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가난한 어린 시절 사촌의 옷을 물려 입어 놀림을 당한 렙과. 태어나 처음 한 기도가 자신의 집에 있는 쥐를 쫒아달라는 것이었던 헨리에 비하면 나는 괜찮은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 나는 첫째로 태어나 늘 내가 쓰던 것을 물려 쓰는 동생에 비해 새것을 많이 써왔고, 내가 태어나 처음 한 기도는 생각나지 않지만 헨리가 했던 기도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렙과 헨리는 노래하는 삶을 살았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려는 듯, 아직 이 세상 살아볼만 하다고 알려주려는 듯 말이다. 그들의 노래와 믿음은 그렇게 나에게 왔다. 오늘 아침 만났던 돈벌레를 다시 만난다면 난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내가 사람으로 이 세상에 보내진 이유는 아직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나에게 주어진 조건들을 불평하면서 살라고 보내진 건 아닌 게 확실하다. 나의 소중함을 안다는 것, 인생이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첫걸음임을 알겠다. 수많은 벌레들. 수십 종의 동물들 중의 하나가 아닌 사람으로 태어났고, 꽤 괜찮은 조건들이 주어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나의 몫이다.

 이 두 분과 연결된 삶을 살기 위해 의미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야겠지. 아마도. 

(마태복음 5장 13~15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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