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 : 식모, 버스안내양, 여공 - 시대가 만들고 역사가 잊은 이름
정찬일 지음 / 책과함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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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기억 속에서 간신히 끌어올려야 생각날 이야기들 혹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라 기억에서조차 지워지기 전에 제대로 정리해본 소중한 기록이다.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 보게 해주어서 고마운 책이었다.
결을 달리하지만 이 책에 이어서 ⟪ 만주 모던 - 60년대 한국 개발 체제의 기원 ⟫을 함께 읽기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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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 집에 초대한 손님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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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선언》에 담긴 철학이 이해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현실의 삶이 거기 쓰인 대로였기 때문이다. 그 책이 제시하는 음울한 세계상은 열일곱 살의 내겐 낭만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내가 실제로 살아가는 세상과 경악스러울 만치 닮아 있었다.

《우체국》이 신념이라곤 없는 사람, 멍하고 심드렁하며 자가 치유에 의존하고 있어 아무것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자의 노동 생활 기록이라면, 《누더기 바지 박애주의자들》은 똑같은 체제라도 신념을 지닌 채 갇힌 사람의 상황이 훨씬 더 끔찍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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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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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과잉의 캐릭터 없이 일상 속에서 볼 수 있을만한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너무나 밋밋해서 이게 뭐 재밌냐? 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피할 수 없는 ‘노병사‘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일처럼 읽혔기 때문에 가랑비에 옷 젖듯 빠져드는 소설이었다. ⟪ 달과 6펜스 ⟫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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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그’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결말의 뒤에 이어질 수 있는 구성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끝까지 다 읽었어도 처음의 장례식 장면으로 돌아와 다시 읽고 난 후에야 다 읽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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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의 유서를 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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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이 순간에 왜 내가 내 삶을 불신해야 할까? 차분하게, 똑바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훨씬 더 견실한 삶이 남아있는 것 같은데, 왜 내가 소멸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상상을 할까? (...) 그는 별난 사람도 아니었고, 일그러진 사람도 아니었고, 어떤 식으로든 극단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 나이에, 죽는다는 생각에 시달리는 걸까?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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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을 다시 만드는 건 불가능해.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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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간다.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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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는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친절, 남의 요구에 거리를 두지 못하는 마음, 매일매일 지극히 인간적으로 기울이는 정성이 몸에 배어 있었다. 모두 그가 피비를 떠나면서 어처구니없게도 과소평가하고 내버린, 이후에 자신이 어떤 것 없이 살아야 하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내버린 것들이었다.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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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안정에 의해 힘을 얻었다. 그것은 정지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정체였다. 이제 모든 형태의 위로는 사라졌고, 위안이라는 항목 밑에는 황폐만이 있었으며,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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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가족을 버린 것이 자식들에게 주었을 영향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 이 실수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실수, 모든 뿌리 깊고, 멍청하고 피할 수 없는 실수들로 인한 가책에 시달리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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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고 네가 속죄할 수 있는 것은 속죄하고, 남은 인생을 최대한 활용해봐라.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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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일생 #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 #남겨둘시간이없습니다 #살아있는동안할수있는최선에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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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기
#뉴필로소퍼9호 #삶을죽음에게묻다
#스스로행복하라 #법정스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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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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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사람이 어떻게 책을 읽고 메모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지를 엿볼 수 있어서 내게는 실용적인 책이었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서평 쓰는 연습을 하며 맥락이 있는 좋은 서평을 쓰려 노력해 봐야겠다!

좋은 서평은 바른 맥락 속에 책을 자리매김합니다. 하나의 책을 다른 책과 연결해 특정한 자리를 찾아 주는 것이 서평의 역할

공부만 하고 자기 입장이 없으면 그것은 그냥 사전 덩어리와 같은 것입니다. 또 공부는 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기 입장만 가지게 되면 남과 소통할 수 없는 고집불통이나 도그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공부해서 자기 입장을 만들고, 또 자기 입장을 깨기 위해 또 공부하고, 이런 것이 공부이고 그게 책 읽는 사람의 도리입니다.

그가 말하는 "입장"이라는 것이 바로 책의 평가를 위한 기준이고 관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을 갖추려면 성실한 선행 독서가 필요합니다. 한편으로는 여러 분야에 걸쳐 두루두루 독서를 해야 하지요. 다른 한편으로는 서평의 대상이 자리한 맥락을 이해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세상의 지식 영역에 대해 가능한 한 넓게 알아야 하고, 서평의 대상이 자리한 영역에 대해 깊게 알아야 합니다.

훌륭한 저작은 성실한 독자의 머릿속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넘실대게 만듭니다. 저자의 최선이 담긴 작품은 독자의 지적이고 정서적인 최선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최선은 느리고 세밀한 독서에서 시작됩니다. 섬세하고 차분하게 독서하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생각의 편린이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촉발된 사유는 그 순간에 곧바로 붙들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휘발되고 맙니다. 따라서 메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어느 정도 책에 대한 생각의 줄기가 잡혀 있어야 합니다. (...) 주요한 논지를 끌어내고, 지금 여기에 자리를 매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서평을 쓰는 토대가 됩니다. 서평의 흐름은 스스로 확정한 이해의 틀 위에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요약은 책에 대한 내 생각의 근간입니다. 만일 책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면 서평은 쓸 수 없습니다.

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나 막 서평을 쓰기 시작할 때는 머릿속에 그 책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원고지나 키보드에 글을 쭉 써 나가다 보면, 어느 샌가 자연스레 글에 질서와 형상을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 의식 이면에 자리하던 모호한 느낌과 판단이 하나의 일관된 틀 속으로 짜여 들어가 언어화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명을 가지고 자라게 되는 것이지요.

저자와 독자 사이에 위계가 사라지고, 대등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다름 아닌 서평을 통해 온전히 실현됩니다. (...) 서평의 증가는 곧 건강한 공론장의 확산으로 이어집니다. (...) 좋은 책을 읽고, 멋진 서평을 쓰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교양 혁명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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