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소위, 명성황후를 찌르다 - 120년 만에 밝혀지는 일본 군부 개입의 진상
이종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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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황후 시해 사건. 을미사변.

그 굴욕적인 사건의 진범을 밝히기 위해 당시 사료들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적해 간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그렇기에 사전 지식이 부족하면 읽어 나가는 데 조금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을미사변의 진범을 추적해 가며,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고증하고 있으며, 그 사건 이후 미야모토 소위의 행적까지 추적하고 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미야모토 소위 이외에도 관련 인물들을 하나씩 검증하면서 진범이 미야모토 소위라는 확증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명성황후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기록 등과 중요 자료를 전문 번역하여 수록하고 있다.

 한 사건을 이렇게 끈질기게 조사하여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

한국인 중에도 있구나, 학자라고 칭할 수 있는 분이 계시구나.

 덕혜옹주의 소설 이전에 출간되었던 일본인 작가의 책.

그 책을 아직 읽은 건 아니지만, 궁금했다. 한국에 번역본이 나와있기는 했지만...

일본인의 시각으로 쓰인 책이라 덕혜옹주의 남편 소 다케우치를 옹호하는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질투랄까. 일본인이 먼저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수집해서 책으로 출간했다는 것에 대한 질투. 그리고 진위 여부를 알 수 없을 나.

 이런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책을 읽을 때는 독자가 작가 못지않은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작가가 기술하는 대로 따라갈 뿐 그 내용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게 되니까 말이다.

 그러니 더 공부하자.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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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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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루쿠라 게이코는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들과 같이, 그 속에서 고쳐진 것처럼 행동하고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어떻게 웃고 어떤 말을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편의점 직원이 되면서 배우게 된다.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면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계산을 하고 봉투를 건네고는 인사를 한다.

그녀는 그때 어긋나지 않는 하나의 부품이 되어 세계에 소속되었음을 감지한다.

그렇게 그녀의 인생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편의점에 근무한지 18년,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삶이 변하지 않을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런 그녀가 세상은 조몬시대 그대로 불합리하다고 말하는 사하라를 만나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읽기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다.

게이코는 자신을 사회에 맞춰야 한다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실만을 두고 본다면 게이코는 다른 사람과 다를 게 없다.

다만, 신경 쓰이는 것은 왜 게이코가 자신들과 같은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대학을 졸업해서 직업을 가지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는 삶이 당연한 것이고

그 길에서 어긋나있는 삶은 고쳐져야 하는 것으로 취급되어야 하는 것일까?

후루쿠라 게이코나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걱정을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까지 게이코가 자신들과 같은 삶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다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표준이라고 말하는 정해진 틀에 맞춰진 삶을 살기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사회니까.

요즘에는 암묵적이 아니라 대놓고 너는 이렇게 살아. 이렇게 사는 게 올바른 거야.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 같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게이코처럼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다 읽으면 알게 될거야.

그녀가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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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란 무엇인가 : 동경대 교양학부의 독서론 강의 - 삶과 철학 1 아로리총서 6
동경대 교양학부 지음, 노기영 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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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대 교양학부 교수들이 교양이랑 무엇인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고 교양을 쌓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 리스트를 수록하고 있다.

 교양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어온다면 내 대답은 어떨까.

 내가 생각하는 교양은 몸에 밴 매너나 우아한 태도, 귀품 있는 말씨, 당당한 몸짓은 아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언제든지 경청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니고, 그 의견에 자신만의 답으로 대답할 수 있는 소양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 많은 책은 읽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자신이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교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교양에 대해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공통적인 부분이 바로 책을 읽고 배우려고 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년 입학하는 도쿄대생의 기초 학문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공부를 잘하는 엘리트들만을 양성하기 위한 대학이 되어갈 뿐, 정말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대학에 들어가기 쉬워진 만큼 절실히 학문을 배우고 싶다는 학생의 비율은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나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대학에 들어갔고, 대충 자격증이나 따서 졸업했다. 그래서 결코 비난하거나 비웃지 않는다.

그런 행위는 똥 묻는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것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니까.

그저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다.

저토록 아름답고 생생한 나이에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나, 공부를 잘해도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저 안타까워서 그런다.

비주얼 정보는 순식간에 감각으로 들어옵니다. 뇌는 순간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문자언어는 이미지와는 달리 금세 모양이 떠오르지 않죠. 상상력을 동원해서 스스로가 모양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실은 이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효율이라는 의미에서는 아주 나쁘죠. 문자에서 이미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시간 차가 생기고, 그곳에서 생각하거나 상상해야만 하니까요. 물론 이것은 아주 짧은 순간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사이에 자신의 뇌가 상상력과 사고력을 발휘합니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언어의 운용능력이 생겨압니다. 책이 아니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P86

개인의 힘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위대함과 만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개인의 위대함이란 무언가를 성취하는 위대함이라기보다는, 그 인간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믿고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실패했는가 하는 전체적 내면에 대한 존엄에서 비롯됩니다. 그 속에서 스스로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처럼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의 의미를 만들고, 그 의미를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서도 펼칠 수 있는 힘을 개인으로서 가져야 합니다. 바로 이 점을 ‘깨닫는‘ 일이 가장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내면적인 언어능력이랄까요, 사고와 상상력의 과정을 소상히 알 수 있는 책과 꼭 만났으면 합니다. 개인의 저작도 그렇지만 어떻게 살았는가 하는 개인의 일기나 전기 등고 읽어야 합니다. 거기에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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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민음사 모던 클래식 60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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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인도를 좋아하는 친구가 소개해 준 책이다.

 9.11 테러 이후 백인의 사회에 살아야 했던 중동인의 심정을 밝힌다고 해야 할까.

물론 소재도 인상이 깊었던 것은 이야기식 화법으로 글을 이끌어갔다는 점이다.

 현재 화자인 찬게즈는 파키스탄의 아나르칼리 지역에 와있다.

그곳에서 한 미국인을 만나 그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두 사람이 장소를 이동해 가면서 대화를 나누는데 그 내용이 오로지 찬게즈의 목소리로만 들린다고 상상을 해보라.

즉, 우리는 찬게즈가 경험한 일들에 대해서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한해서만 알 수 있다.

그와 동시의 그의 내밀한 감정까지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결말 부분으로 가면서 힘이 좀 달린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야기 형식을 적용한 기술법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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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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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의 기록.

 읽으면서 술술 잘 읽혀서 놀랬고, 소설 창작의 기법이 눈에 들어올 때면 반가웠고, 얼마 전에 읽은 '내 목소리가 들려'의 책과 너무 다른 문체와 문장에 신기해하면서 읽었다.

 문장이 더욱 깔끔해졌고, 문장을 설명하기 위한 수식어들의 사용이 줄어서 단문이 많았다.

그래서 읽기 쉬운 것도 있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개는 최고였다.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해하면서 읽다 보면 어느샌가 페이지가 휙휙 넘어가 있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번역 서적을 읽다 보면 분명 작가의 초기작과 근래에 출간된 작품이라면 문장의 차이가 있을 법도 한데 그런 점들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저 구성적인 면에서 더욱 탄탄해졌다고 느끼는 경우는 많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작가의 기술법이 달라지는 맛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화자가 바뀌면 서술하는 방법도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과한 욕심인가?

 한 작가의 작품을 읽고 흥미가 생겨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으면, 이런 사소한 재미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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