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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학 / 시학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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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접한 것이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난 후였으니까, 거의 10년 만에 완독을 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또 언제였지? 그리스 로마 신화 말고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문서로서의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관심 말이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도 가장 뚜렷하게 기억나는 감정은 허탈함과 분노다.

여자는 시민이 될 수 없으니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던 시대니까. 그래서 오히려 스파르타에 더 집중했던 적이 있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수사학과 시학의 그리스 원서를 번역해 놓은 이 책을 읽으면서 드문드문 드러나는 여성차별 문구에 시선이 가는 것 또한 내가 여자라 서겠지. 여자도 용감할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지 뭐. 그 시대는 그런 시대였으니까. 내가 필요한 부분만 제대로 잘 활용하는 되는 거니까. 서양의 학문적 성과를 이룬 책들의 다수가 남성들에 의해 쓰인 글들이라 해도 어쩔 수 없지 뭐. 분노를 터트리는 방향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생산적입니다. 앞으로 힘을 냅시다.

  수사학은 '주어진 경우에 가능한 모든 설득 수단을 찾아내는 능력'으로 논리적 사고를 통해 각종 성격, 미덕, 감정의 성질과 성격의 발생 원인과 양상을 규명할 수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가 있다. (말은 언제나 쉽지요~나는 어렵지요~~)

  시민 연설이나 재판이 보편적이지는 않은 현대에서도 문장을 논리적이로 설득력 있게 구사하고 싶다면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읽으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청중의 감정을 자극하여 청중을 통해 설득한다는 부분이었는데, 이를 위해서 2권에 감정과 성격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부분과 각 감정들의 정의를 서술해 놓았다는 점이다.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 책이 아닌 수사학 2권만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부분은 캐릭터를 설정할 때도 각 인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참고하면 좋을 것도 같았다.

  시학은 훌륭한 시를 쓰기 위한 플롯의 구성, 비극의 정의와 요소에 대한 분석, 서사시의 구성 법칙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고전 서사시나 역사에 대한 내용을 같이 담고 있어서, 관련 지식이 부족한 나는 주석에 의지해서 이해할 수밖에 없어서 그건 좀 아쉬웠다. 어쩔 수 없다니까. 문화와 역사가 다르니까...

  그래도 읽을만한 가치는 있다. 고전은 고전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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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를 권리 : 폴 라파르그 글모음 - 필맥 휴대책
폴 라파르그 지음, 차영준 옮김 / 필맥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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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1842년에 태어나 1911년 자살한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폴 라파르그의 주요 저작을 묶은 것으로, 노동에 대한 '게으를 권리', 마르크스에 대한 회상, 아테나 신화, 추상적 개념의 기원, 말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 사회주의와 지식인, 여성문제에 대한 글을 수록하고 있다.

 그 중 게으를 권리가 발표된 해는 1883년...

  즉 그 말은 그때부터 노동의 불합리함과 부의 분배에 대한 역설에 관한 의견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 입각한 노동시장은 아직도 그때 제기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한국 사회에 큰 이슈거리인 노동시간 단축이 과거 유럽 사회에서 이미 대두되었던 화제였으며, 그들 또한 우리가 지금 겪고 있고, 앞으로도 목소리를 내야 하는 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이 이룬 업적을 지금의 한국은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과거의 선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여러 생각을 하기 만드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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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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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매 단편들이 다 작가님의 자전적 수기인 것 만 같은 생각에 빠진다.

그만큼 생생하고 뚜렷한 어떤 이미지를 그려낸다는 것이겠지.

읽으면, 내 어머니의 삶, 어머니의 어머니, 혹은 내 아버지의 어머니, 고모나 동네 아주머니 그렇게 어머니로 불리는 모든 이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현대문학, 2010년 2월)

빨갱이 바이러스 (문학동네, 2009년 가을)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문학의 문학, 2008년 가을)

카메라와 워커 (한국문학, 1975년 2월)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상상, 1993년 창간호)

닮은 방들 (월간 중앙, 1974년 6월)

 한 편 읽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또 한 편을 읽고 책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6편의 단편을 읽고 나니 6명의 어머니가 내 속에 있는 말 다 해서 속이 후련하다 말한다. 긴 말이 뭐가 필요한가.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하기가 어렵네.. 그만큼 짜임새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도 문체의 생생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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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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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을 준비하다 보니 역시 이상과 현실은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깨달음은 나 자신에 대한 부족함이라 지금 여러 의미로 복잡한 심경이다. 수업을 하는 것보다는 수업을 받아할 것만 같은데... 그래도 하게 된 이상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나중에 후회는 없을 것 같아서 읽고 또 읽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 믿고 또 새로운 분야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 읽고 있는 분야는 작사법.

  우선 이 책은 샀고, 다른 한 권은 전자도서관으로 읽었다.

나머지 책 한 권은 교육청 소속 도서관이라 드라이브스루 신청을 해 놓았고, 또 다른 두 권을 빌릴 도서관은 부분 개관을 한다고 해서 빌리러 갈 예정이다. 코로나19는 정말 나의 독서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도서관을 못 가게 만들다니!!! 그나마 사서 쟁여놓은 책들이 많아 이참에 읽었지만...

  다른 한 권의 책은 작사법에 대한 내용이 주이고, 아직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비교를 할 수가 없어서 우선 이 책에 대해서만~~~~

  제목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다.

김이나의 작사법.

김이나 작사가님의 작사법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꼭 맞는 내용이다.

  이 책은 작사가님의 말대로 예술로서의 글을 쓰기를 원하는 사람보다 확실히 직업으로서의 글을 쓰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자극이 될 만한 책이라 생각했다. 즉,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 나를 분노케 하는 사건, 나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보다는 이 글을 ( 이 가사를, 이 노래를 ) 부르는 가수에 대한 관심, 소비하는 주체에 대한 애정이 커야지 할 수 있는 일이 대중가요의 작사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의 기본 형식은

  한 파트마다....

이 곡을 작사하게 된 배경.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작사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노래를 부를 가수에 대한 애정과 관심.

작사를 하는 과정과 그 일에 대한 감상.

등등등

에 대한 작사가님의 글이 실려있고,

  그다음에 해당 곡을 소개하고 있다.

(그 곡에 대한 구조? 라고 해야 하나.. verse, d bridge, 후렴이 명기되어 있고, 특정 가사에 대한 에피소드, 정보 등을 김이나의 작사노트로 소개한다.)

  읽다 보면 어! 나 이 노래 아는데... 하는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다음 이어서 그 노래가 너무 듣고 싶어지더라. 바로 다음 차시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빨리 읽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애써 다음 수업에 반영해야 하는 작법적인 측면의 정보에만 집중해서 읽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이 책은 작사가님이 10년에 걸친 경험을 담고 있는 만큼 나도 천천히 해당 곡을 들어가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서야 속독으로 단숨에 읽히더라. 10년의 경험이 담긴 책을 두세 시간 만에 읽기는 미안했다. 올해 시간적 여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되면 내년 계획에 꼭 넣어서 다시 읽을 생각이다

  작사가님의 글을 한 편 읽고, 노래 가사를 낭독? 낭송?(시는 낭송이라고 하는데 노래 가사는 낭송인가? 낭독인가? 그것을 모르겠다. 낭독, 낭송, 낭영을 다 포함해서 낭독이라고 한다는데.... 음.... 누가 좀 알려주세요. )을 하고 난 후에 해당 노래를 다시 들어보는 식으로.... 그리고 다시 글을 읽고, 노래 가사를 한 번 더 읽고, 노래를 한 번 더 듣는 것으로 마무리~~

  그래서 이 책은 작사가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도 좋지만, 김이나 작사가에 대한 호감 혹은 그가 쓴 가사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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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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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래 시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 아니었다.

  내 경우는 그동안 나는 시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물론 그런 나 자신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쩌겠어. 그게 나인데라며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시를 읽고 있더라.

  처음 시작은 문예 창작 수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기 시작했지.

그러다 수업 과제로 시를 두 편 썼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쓴 시가 참신하다는 말을 듣고 머리를 쥐어짜서 쓴 시는 .... 음......뭐..... 내가 읽기에도 그저 그랬지. 그때 알았다. 시는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회사 생활한다고 바쁘게 살다가 김지하님의 시를 읽게 되었지. 그렇게 조금씩 시에 대한 관심이 생기던 중에 한 교양 과목에서 언급한 박노해 시인의 이름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새벽의 노동을 읽었다.

  공돌이, 공순이의 삶...

  내 친구들은 알지 못하는 삶을 나는 안다. 나는 겪었으니까. 그래서 "노동의 새벽"을 읽고 참 많이 아프고 예전 생각이 나더라. 그리고 이어서 읽은 책이 바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였다.

  이 시집을 읽고 당장에 페이스북에 있는 박노해 시인님을 팔로우 했다. 그리고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책을 몇 권 사서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친구들이 "노동의 새벽"에는 공감하지 못해도 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는 공감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를 영어로 하면 Poem, Poetry 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둘 다 시라고 번역을 하지만 Poem 과 Poetry 의 뜻은 다르다.

Poem은 창작되어 낭송되는 작품으로서 형식의 개념을 가지지만,

Poetry는 창작되기 이전의 시정신으로서의 내용의 개념을 띠고 있다.

- 시론, 김준오

  영어권 시는 Poem의 느낌이 강하다. 언어의 발음을 적극 활용하면서 그 안에 시정신을 담는다면, 한국의 시는 Poetry적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시 한 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인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는 그래서 시를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참...

  직유와 은유, 환유, 묘사와 상징화 등.

  지극히 개인화된 시인의 언어로 읽고 있으면서도 무엇을 읽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그 느낌이 나는 싫다.

 뭐, 내가 쓴 시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시를 읽을 때에는 머리로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느끼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머리를 차라리 시의 이미지를 상상하는데 쓰면 썼지... 이과는 시도 머리로 이해하려 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박노해님의 시는 Poetry적이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것이 결코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다.

강렬한 시정신, 이야기적 요소에 이런 시도 있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다.

  시 한 편을 읽는 것이 꼭 짧은 이야기 한 편을 읽는 것 같았다.

  시 한 편, 한 편이 나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너무나 명확해서 명언을 읽을 때처럼 깨달음을 준다.

  나는 박노해 시인님의 시가 좋다.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이과생은 그래도 읽는 순간의 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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