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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은 우크라이나(‘변방에 있는 지역’이라는 함축 의미를 지님) 역사에 대한 방대한 작품을 구상하고 각종 문서, 전설, 민담 등을 수집했다. 이 소설은 학문적이고 객관적인 역사 연구가 아니라, 자포로제 카자크의 영광스러운 과거에 대한 영감 어린 서정적 서사시인 것이다. 이 서사시는 역사가의 방대한 서술이 아니라, 조국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싸운 영웅들에 대한 찬가라고 할 수 있다. 고골은 우크라이나인의 정서를 통해 과거 카자크들의 세계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민족의 서사시를 완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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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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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일일이 별들을 둘러 보고 오느라구요

...

이렇게 시작되네
이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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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스님이 볶아 오신 에티오피아 코사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서 법문을 들으러 간다.

(밤낮이 살짝 바뀌었더니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좋군)

 

낮은 여름 밤은 가을이 며칠 연이어지고 있는데, 일교차만큼이나 육신도 쑤시는 것 같다.

잠을 못 이루어 커피를 멀리한 탓도 있겠다. 영육을 잠재우려면 일깨우기도 해야하는데 커피를 안마시니 정신이 차려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하다 보니 커피장인들과 인연이 닿아서 커피 세계 입문의 언저리 정도에는 있게 되었다. 가을에 읽을만한 커피책은 단연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이고 커피를 마시며 읽을 만한 책으로는 울기좋은 방이다. ㅎㅎ

 

 

 

 

 

 

 

 

 

 

 

 

 

 

 

 

어제 법문은 집중하지 못했다. 몸과 마음에 욕심이 가득차서 어떤 말도 은혜롭게 들리지가 않은 탓.  어제 말씀 중에 "행복이 찾아서 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 본 모습 그대로가 온전한 것을 알고 타인에 대해서도 존중하면 그 자리가 평등의 자리이고 행복이다"라는 말씀만 겨우 건졌다. 말소리가 어찌나 산산히 귓가에서 부서지기만 하는지. ㅠㅠ 어제 알라딘을 여니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가 떴다. 스님이 말씀하신 '자기 본 모습 그대로가 온전한 것을 아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첫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이 아닐까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인정하기.

 

그런데 오늘 나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가 싫다. 인정할 때도 인정하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이고, 내가 꼭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 사랑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행복하게 인생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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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13월에 만나요의 작가 용윤선님이 성북동에 서점커피집을 열었다.

오늘 2시부터 6시까지 위의 두 책을 펴낸 달출판사의 대표인 이병률시인이 십삼월에 만나요 주방을 지킬 모양이다. 이시인이 내려주는 커피를 맛보실 분들은 성북동 가을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연준시인의 시집 베누스 푸디카를 읽고 있는데 베누스 푸디카의 뜻을 알고보니 최근 이병률시인의 사진이 실린 책 신화에게 길을 묻다에서도 베누스 푸디카이미지를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베누스 푸디카 뜻은 첫 시 각주에 달려있다.)

박연준시인의 시가 좋다는 얘기는 여러 차례 들었는데 이제서야 읽는다. 소문이 헛되지 않다.슬픔이 기저에 깔려있는 시들이 많고 그런 느낌들이 좋다. 기대하지 않았던 어휘를 사용해서 사유를 비트는 이런 시들이 내 취향인 것 같다.

사랑이 길어져 극단까지 밀고 가다
견디지 못하면
지구 밖으로 밀려나는구나
피가 솟구치다 한꺼번에
증발하는구나

베누스 푸디카 중 일부
-------

이파리로 가득한 숲속에서
나무는 얼굴이 어디일까 생각한다

바람의 힘으로 사랑에서 떨어질 수 있다면

이파리들은
나무가 쥐고 있는 작은 칼
한 시절 사랑하다 지는 연인

‘녹‘ 중 일부
-------------------

이미 태어난 슬픔은 악다구니를 피해
여전히 질투 나게 말랑한 누군가의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붉고 끈덕지게 새끼를 치고
나는 멀리에서 가벼워진 몸,
이라 생각하며
포기,포기,포기하겠다고 눈을 감지만

‘술래는 슬픔을 포기하면 안된다‘ 중 일부
----------------
시를 더 인용하고 싶지만 누워쓰는 북플이라 손목에 압박이 온다. 막더위가 속으로 들어와 오늘 내내 얼음물을 들이켰는데도 그 물이 시원하지가 않았다. 돌이켜보니 일주일 내내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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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2017-09-10 02:20   좋아요 3 | URL
커피집 분위기 참 좋네요. 시인이 내려주는 커피라니ㅠㅠ 서울이라면 당장 갈텐데ㅠㅠ

2017-09-10 08:23   좋아요 4 | URL
하리님껜 또 기회가 있을 듯 해요♡
 

 

 

 

 

 

 

 

 

 

 

 

 

 

 

가을은 정작 설익있었는데

가슴에 영근 것이 있어

나도 모르게 뒤돌아 보았다

 

땀이 흐르는데도

개는 가죽을 벗지 않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

 

땀이 흐르는데도

나는 외투를 벗지 않고 있었다

어찌하지 않은

.

.

.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오은 시 '계절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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