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3
임종애 지음 / 나무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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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에서 신간 코너를 훑어 보다가 눈에 들어 온 책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어떤 특정 단어가 들어간 책은 무조건 손이 가는 버릇이 있는데, 내겐 '디자인', '건축'이란 단어가 그런 경우에 속한다. 몇 년 전에 읽은 <핀란드 디자인 산책>에 이어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은 이미 처음 몇 장을 읽고도 쉬이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각종 브랜드 이야기는 물론 가구부터 주방용품, 생활용품까지 제품 사진들을 보는 재미는 당연한데, 글솜씨나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겉돌지 않고 현장에 잘 녹아 있었다. 특히 디자이너들의 삶의 태도, 교육관, 디자인 철학들에서 삶의 현명함과 재치, 긍정성을 읽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건축가들만큼 다방면에 호기심쟁이들이 없는 듯. 그들은 건축 재료를 탐구하듯이 공간을 채울 가구나 일상용품에도 관심이 많다. 본인이 지은 건축물에 어울리는 가구 디자인을 생각하다 그렇게 된 것이라 짐작해보지만, 역시나 이 책에도 많은 건축가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디자인한 제품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거리의 일상적인 컷이나, 미술관을 연상 시키는 유명 브랜드 매장, 디자인 뮤지엄등 마치 실제로 이탈리아 디자인 여행을 하는 듯 사진들이 모두 생동감이 있다. 다만 거기 있었던 의자들을 사진 찍었을 뿐인데 마치 달리는 치타 사진을 본 듯 역동성이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가진 마인드와 이탈리아 디자인의 힘인 듯 하다. 전체 조명 없이 부분 조명 만으로 살고 싶은 나란 사람은 늘 언제나 마음에 드는 스탠드 하나를 꿈꾸므로,  표지 디자인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그립감도 좋아서 만만하고, 들고 다니며 읽기(보기)도 편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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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환자 - 최인호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6
최인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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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인호의 소설을 읽었던가?
좀 이름있거나 베스트셀러다 싶은 것들은
이상하게 손이 안가는 습이 있어
어쩌면 최인호의 소설은 한 편도
안 읽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최인호 대표 중단편선<견습환자> 속의
「술꾼」(1970)을 읽고 소름이 돋았다.
최근 읽은 플래너리 오코너의
단편들도 기절하게 좋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단편이 있었구나
다행이다. 문장을 벼린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소설가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구나 라고 느끼며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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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15-01-2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꾼 진짜 장난 아니지..

2015-01-22 07:19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 길 없는 길을 출간 당시 읽었었고, 몇 년 전에 꼬모 대표님이 최인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작가라며 입이 마르게 칭찬하며 길 없는 길이 최고 작품이라고 한 것이 떠오르네. 그래서 책 정리할 때 길 없는 길 못 버리고, 언젠가 다시 읽어야지 했던게 이제야 생각 남. 모르면 누군가 옆에서 알려줘도 깨우치는 데 한참이 걸림.
 
사랑도감 -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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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괜찮으면 저를 좀 주워 가지 않을래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귀여운 남자. 불쌍한 그의 눈빛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하룻밤 재워 준 사야카. 일어나 보니 그는 재워 준 대가라며 눈물 나게 감동적인 아침식사를 차려 주었다. 알고 보니 식물에 관한 한 모르는 게 없는 식물박사에다 온갖 요리에 통달한 재주꾼이었다.

정성껏 차려진 자연식 아침식사 한 끼에 사야카는 그만 덜커덕 동거를 제안하고 말았다. 직장과 집만을 오가며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연명하던 사야카의 삶은 그날부터 완전히 뒤바뀌었다. 알고 있는 건 그의 이름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랑에 빠지기엔…. 건어물녀 사야카와 초식남 이츠키의 상큼하고 맛있는 연애가 시작된다.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에 혹해 식물도감인줄 알고 빌렸더니 사랑도감이었다. 저자는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성 작가 1위에다 연애소설의 달인이라고 한다. 중학교 때도 안 읽은 하이틴 로맨스가 이런 분위기지 않을까 짐작하며 책장을 넘겼다. 내용은 위의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상 이하도 아니고, 진지하지도 다이내믹하지도 않았다. 나는 식물이야기 나오는 부분과 그 풀들로 요리하는 부분만 집중해서 읽었다. 우리도 다 먹는 야생초이지만 일본에서는 어떻게 요리해 먹는지 궁금해서다.

 

첫 장에 나오는 닭오줌덩쿨은 우리나라에서는 '계요등'이라고 하는데, 책에서는 아마 한자를 그대로 표기한 듯 계뇨등이라고 나와 있다. 꽃 중앙의 붉은 빛 때문에 '뜸장미'라고도 한다는 건 처음 알았는데 예쁜 이름이다. 계요등의 꽃은 잎에 비해 아주 작은 사이즈고,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꽃이 달린 줄도 모를 정도로 작은 종모양 꽃인데, 책에 있는 단 한 컷의 그림은 실제를 과장했거나 실물을 보지 않고 그린 그림으로 특징을 살리지 못했다.

 

머위꽃과 머위는 봄철 우리네 식탁에서도 환영 받는 쌉쓰름한 봄나물이다.(주인공은 쓰디쓰다고 표현) 우리는 보통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쌈을 싸먹는데, 조림을 하거나 튀김을 하는 것은 이색적이었다. 뱀밥도 먹는 줄은 처음 알았는데, 그 여리고 작은 것을 일일히 손질을 해서 먹는다는 것은 조금은 시간 낭비인듯.

 

달래와 서양갓 또한 봄철 입맛 돋우는 식물이다. 달래장을 만들어 밥을 비벼 먹거나, 서양갓은 생으로 쌈을 싸먹거나 나물로 먹는데, 스파케티를 해서 먹다니. 신선한 발상이다. 돌아오는 봄에는 도전해봐야 겠다. 민들레 개갓냉이 속속이풀은 된장에 무쳐 먹는 나물들이다. 책에서는 민들레는 튀김을 만들어 먹고, 개갓냉이는 나물로, 속속이풀은 참깨를 넣어 무쳤다고 나온다. 개갓냉이는 특유의 맵싸한 맛이 있어 어떻게 무쳐도 맛있고, 속속이풀은 심심한 맛이기 때문에 참깨를 넣어 무친 듯하다. 사실 봄에는 이 세 가지를 두서 없이 캐다가 섞어서 간을 약하게 무쳐 먹어도 맛있다.

 

많이 캐어다가 물김치를 담아도 맛있는 물냉이나, 생잎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쑥이야 그렇다 쳐도, 호장근이나 쇠비름을 나물로 무쳐 먹는 것 외에 나베요리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봄철 들판에 돋는 풀들은 왠만한 것은 다 요리 재료이지만, 샐러드나 나물 정도로만 먹어 왔던 것을 새로운 스타일로 먹어 보기를 시도해봐야 겠다. 이런 소재로 사랑이야기를 쓴 사람도 있는데 요리책으로 읽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밤이다. 영화로 나오면 전형적인 일본영화가 될 것 같다. 언젠가..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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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먹으러 가자 먹으러 가자
까날 지음 / 니들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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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먹으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책은 한 번 들춰본다. '걸어서 찾은 맛집 77곳'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홋카이도의 10군데 지역의 맛집을 소개했다. 나는 삿포로와 오타루만 참고했다. 삿포로의 먹거리는 스시와 미소라멘, 스프카레, 케잌가게,징기스칸, 오타루는 오타루역에서 가까운 어묵집 정도가 눈에 띈다. 특이한 점은 새벽 6시 30분 부터 문을 여는 시장이 있어 아침부터 저렴한 스시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추운 겨울 아침에 눈길을 걸어 스시를 먹으러 갈 일은 없겠지만, 새벽시장을 구경하고 싶긴 하다. 스시나 스프카레 미소라멘 등은 사실 어디가도 그 맛이 그 맛이지 않을까 싶어 심드렁 하게 봐지는데, 눈에 띈 가게가 하나 있다. 1952년에 지어진 민가를 개조해서 만든 찻집. 여기서 파는 이치고젠자이(딸기 단팥죽) 일본식 단팥죽에 딸기절임을 올리고 그 위에 딸기 아이스크림을 올린 것이다. 단팥죽도 딸기 아이스크림도 싫어하는 품목이지만 이 집은 왠지 가보고 싶어 스캔해두었다. 이런 식의 일별한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거부감이 덜하다. '아침으로 스시를 먹다' '스프카레의 호쾌함'등 어쩐지 읽어 보고 싶어 지는 소제목들이다. 아쉬운 점은 맛있는 커피집 소개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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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인생 - 어느 뉴요커의 음식 예찬
루시 나이슬리 지음, 최세희 옮김, 박찬일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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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와 미식가를 부모로 둔 덕에 남보다 일찍 맛의 세계에 빠진 저자는 자신의 개인사와 맛 좋은 음식들의 만화경이 한데 어우러진, 다양한 요리와 함께 음식을 나눠먹는 행복에 관한 만화를 그렸다.'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인지 나는 아직도 만화를 잘 읽지 못한다. 안 읽힌다. 그런데 만화 좋아하는 남편이 이거 당신 좋아할 것 같아서 라며 빌려다 줘서..흠.. 맛있는 인생. 아..읽을 수 있을까 하며 첫 장을 넘겼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 버렸다. 저자의 음식에 관한 추억과 레시피.

 

며칠 전 유치원 다니는 외동딸을 키우는 동생한테서 문자가 왔다. ...언니 참고 참다가 오늘 아침 드디어 지우한테 소리 지르고 신경질 부렸어.. 동생의 딸 그러니까 내 조카는 어린 것이 자아가 무척 강하다. 우리 둘째가 조카 만 했을 때의 에피소드들을 다시 듣는 것 같다.

 

유치원 발표회를 하는데 남들이 나를 구경하는 것이 싫다며 율동을 안하는 것이라든지. 엄마에게 쿠키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서, 놀이터 앞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쿠키를 판다던지..아이는 그게 놀이라고 한 것인데, 외동이 키우는 부모는 아이의 동무가 되어 주어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너무 저렴하게 팔아서 불티가 났다는 후문. 암튼 이 책을 읽는데 동생 생각이 자꾸 났다. 이 정도 레시피는 동생에게 도움이 될 거 같고, 이야기들이 넘 웃기고 따듯해서 동생이 좋아할 것 같았다.

 

언젠가 티비에서 보았던 바질 페스토 스파게티도 나왔는데, 티비 요리 프로그램이 아닌 여행 프로그램에서 이태리 첸꿰데레 마을 민박집 할머니가 해주는 스파게티를 본 것이었다. 그 때 너무 인상 깊어서 만드는 순서와 재료들을 머릿 속에 꼭 꼭 넣어 두었었다. 그런데 바질 페스토를 스파케티소스로 먹는 것만이 아닌 다양한 활용의 예를 볼 수 있어 눈이 번쩍 띄었다.

 

이 책은 [어느 뉴요커의 음식 예찬]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 뉴요커의 부모는 뉴요커적인 음식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는 것. 저자가 엄마와의 시골생활을 추억하는 부분은 정말 부러웠다. 나도 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었건만. 그렇게 컸어도 마음이 따듯한 멋진 만화가가 되지 않았는가. 저자의 추억 안에는 엄마의 세계요리가 다 담겨 있고, 특히 10대에 한 여행 멕시코와 일본의 추억은 어찌나 생생하고 흥미진진한지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그만이겠다. 기본적으로 음식에 대한 추억담이지만 이혼한 부부와 외동이 자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는 똑 같구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충분했다. 온 가족용 도서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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