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정말 멋진 일이 많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전부 계획 없이 찾아와요'

오후 7시가 지나니 빼곡한 집들이 숨을 쉽니다.
건물에 난 창 틈으로 불이 하나둘 밝아오고 제가 머무는 반대편 집에는 식탁 앞이 요란하네요. 
가족들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 이 따스한 광경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예쁜 모습인 것 같네요. 
이런 고즈넉하고 포근한 저녁시간, 오늘 소개할 도서는 '드라이빙 미스 노마'입니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는 말 그대로 미스 노마 할머니의 드라이빙(여행) 스토리인데요 그녀가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여행에 동반자이자 인생의 동행인 딸이 쓴 책입니다. 
'에세이'이지만 소설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수필 같기도 하고. 틈틈이 나오는 날짜와 메모된 내용은 흡사 여행일기 같은 느낌마저 받을 수 있는 책.

90세라는 불혹의 나이에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미스 노마는 매혹의 땅 멕시코에서부터 아름다운 삶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사실 90세에 큰 병을 안고 거기에 휠체어를 탄 상태로 캠핑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일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나라면 90세에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아니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을지? 말이죠.
건강한 부모님을 모시고 한 곳의 여행지를 방문하는 일조차도 현실적으로는 꽤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실화지만 소설 같은 사실 하나만으로도 매우 대단하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습니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책 '드라이빙 미스 노마'는
늦었지만 결코 늦지 않은, 소녀 같은 노마 할머님의 여행 이야기로 57개의 이동한 장소에 따라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여행을 통해 딸이 바라보는 그녀 미스 노마는, 스스로를 다시 발견하는 삶의 새로운 계기가 되었지요. 세상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온전히 세상을 느끼고 떠나는 여행지마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직접 떠나는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의 향연. 바로 그런 것들이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스스로가 되기 위한 꿈. 여행의 끝에서 비로소 느껴지는 마음에의 치유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상상해보건대 여러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매 순간마다 특별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전 요리들, 특색 있는 지역 음식, 맛도 있지만 배가 부르고 더불어, 마음에 느껴지는 감정의 포만감은 가슴에 남는다는 내용의 말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13장 요리의 맛의 일부를 좀 소개하고 싶네요. 
어머니 노마와 함께 미시간 북부의 '페스티'라는 음식을 맛보고 여기서부터 로키산맥 굴 요리(소의 고환요리)까지의 먹방 여행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음식이 사랑을 전하는 도구이자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에게는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없었다. 요리를 하는 것은 내가 타인을 나의 가족처럼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다. ' - p241' 
그리고 저자는 말합니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이 음식 자체라기보다는 음식에 더불어 따라오는 사회적, 문화적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중략... 단순히 거기에 들어간 재료 이상의 것을  느낀다. 그러한 느낌을 엄마와 나누고 싶었다.' - p244 
p244의 이 글은,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었는데요, 늘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점철시킨 문장을 만나는 것이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나라 TV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생각났었는데, 노영석 PD 님도 이 책을 읽고 촬영 당시의 즐거움을 다시 회상하셨다지요? 책 드라이빙 미스 노마를 읽고 있으면 마치 프로그램을 볼 때의 그것처럼 할머님과 딸의 도란도란 수다가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이 드는데 아마도 그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은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노마의 여행을 책으로 만나면서 제게 와닿았던 큰 부분은 바로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일부 사람들은 온전한 자신이 되는 것이 삶의 목표인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제 경우에 빗대어 읽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모든 것을 다 놓아야 할 때 찾아드는 다급한 갈망이 아닌, 인간 본연의 목마름을 위한 아름다운 여행.
인생 자체가 여행이라지만, 스스로를 가장 자신답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그 때 느껴지는 온전함을 여행에서 찾을 수 있다면 사실 우리는 당장이라도 떠나야 하겠지요.
세기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여행의 참 가르침은 90세 노마에게도, 37세 저에게도 특별하네요.
언제나 주변에 여행을 권하는 저로서는, 자신과 여행을 사랑하고 여행의 결과가 무엇이라도 감내하고 시작할 수 있는, 그런 과감한 인생의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좋은 책들을, 좋은 계절에 만나 볼 수 있도록 그동안 함께 해주신 흐름출판에게도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리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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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양장) 헤르만 헤세 컬렉션 (그책)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옮김 / 그책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르치스와 골드문트(Narziß und Goldmund)'우정의 역사'-Hermann Hesse1930

5월의 끝자락. 타 도시에서 글을 남깁니다. 
5월은 제게 언제나 방황하기 좋은 달이며, 생명력이 넘치는 달 또한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시기적으로 늘 적당한 달이었지요. 
이런 소중한 5월의 여남은 며칠 동안, 스스로의 인생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물론 자주 있지만요..)
가까운 도시를 정해 KTX와 느린 기차로, 또는 버스로 이동을 하고 있었는데, 출발과 동시에 가방 속의 책을 분실하는 얼떨떨한 일이 생겼답니다. 아무튼 꼭 읽고 싶었던 헤세의 작품이었고 비슷하고 오래된 번역본 대신 최신의 번역본이어서 그 반가움이 더 컸던 책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배수아 옮김).' 
저는 주저 없이 가까운 서점으로 발걸음을 향했고 책을 얼른 다시 샀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오늘 소개하는 도서는 그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고전,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입니다. 
'우정의 역사'라는 부제가 있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바로 책 속에 
등장하는 두 남자의 이름이며 동시에 이원론적인 두 자아의 대표적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도원에서 만난 이 두 남자의 이야기는 젊은 수도사 '나르치스'가 아버지를 따라 수도원에 온 청년 '골드문트'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둘은 서로 다르지만 동일하게 서로를 '인식'하며 끌립니다. 이런 장면은 우리에게도 늘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양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도 꼭 나에게만 빛나는 사람을 만나곤 하니까요.(이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왠지 특정 개인에게는 끌리는 존재이곤 합니다. 마치 자석에 끌리듯. 그것은 연인이기도 하고 혹은 친구이거나 다시는 만날 일 없는 타인이 되기도 하고 말이죠.) 어느 날 골드문트는 수도원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에 이끌려 한밤에 수도원을 벗어나게 됩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진한 사과주스를 마시고, 어린 처녀들을 만나고 돌아오게 됩니다. 강한 목적을 품고 수도원에 온 골드문트에게 여성성의 등장과 그 짧은 순간의 접촉과 기억은 커다란 사건이 아닐 수 없었지요. 어머님이 없이 자란 골드문트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였을지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에 대한 권유로 시작되었다고는 하더라도 수도원에 옴과 동시에 스스로가 금기시하던 일들을 행한 골드문트의 번민은 펄펄 끓는 열처럼 티가 나고... 바로 다음 날 줄곧 골드문트를 주목하고 있던 수도사 나르치스는 금방 그 변화를 알아챕니다. 그리고 나르치스 특유의 장점이자 능력으로 열병과도 같은 골드문트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는데 이것이 결정적으로 그들의 우정이라는 문을 열어주는 중요한 시작이 됩니다. 이후에도 골드문트와 나르치스는 서로의 끌림과는 너무 다른, 대립되는 감정 속에서 자아실현을 주제로 하는 대화를 매우 열성적으로 나눕니다. 저는 이 대화들이 모두 가슴속에 와서 깊이 박히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르치스가 말했다. 그게 내 진심인걸. 우리의 과제는 서로가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란다. 태양과 달이, 대양과 육지가 가까워질 일이 없듯이 말이야. ... 중략... 우리의 목표는 서로의 장소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 것, 상대방의 본모습을 직시하고 존중하는 거지. 서로가 서로에게 대립이자 보완적인 존재가 되어서 말이야.' p63
이 글 뒤에 이어지는 내용에도 나타나지만 이 말을 들은 골드문트의 깊은 슬픔이 마치 저의 것처럼 가슴에 날아와 싸늘하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두 남자가 주인공이 되어 나누는 우정의 대화로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두 자아의 만남이 때로는 남자와 여자의 날선 대립처럼 보이기도 했고, 동성 친구 사이의 대화이기도 했으며 한편으로는 나와 내 안의 또 다른 자아와 나누는 대화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골드문트와 나르치스는 서로 다른 속에서 서로를 완충해주는 역할이 되어갑니다. 변함없이 이성적인 나르치스에 반해 몽상가의 기질을 모두 품고 태어난 듯한 골드문트는 방탕, 방황, 충격과 고뇌 그리고 조각하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며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많은 날이 흘러 죽을 지경까지 이른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의 도움으로 또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이하 결말은 제 글에서 숨겨둡니다만.. 책을 읽는 내내 골드문트의 생 속에서 지금의 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느껴지더군요. 
'골드문트는 형상에 끌렸다... 중략 ... 자연에서 살아 숨 쉬는 식물과 동물 외에도, 인간에 의해 창조된, 침묵하는 두 번째 자연이 존재한다는 비밀. 그는 자유시간이면 인물상, 동물 머리 조각상, 꽃과 이파리 장식을 스케치하는 일이 많았고, 진짜 꽃과 말, 인간의 얼굴을 그려보기도 했다. 'p57
만약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두 자아를 놓고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를 제게 묻는다면 후자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보면,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스스로를 대입하여 두 자아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문득, 
나를 이루는 주변의 다양한 자아들과의 만남도 회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정치, 그림 그리는 친구 등 각계각층에 몸담고 있는 이제는 다 자란 벗들과 나누던 대화들을요. 그리고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목표에 대한 고찰과 수없이 쏟아지는 존재의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아니더라도 책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헤세의 아름다운 문체와 주인공이 바라보고 겪는 주변 묘사의 한 문장, 문단. 그 곳곳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적인 책입니다. 
골드문트. 그의 

미완성의 마리아 상은 어쩌면 다듬어지지 않은 우리네 인격과 삶을 나타내는 것은 또 아니었었을지... 

 

오랜 시대를 흘러오는 동안 다양한 각도에서 재해석되는 고전의 매력을 적극 추천드리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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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시차
룬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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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한 올 한 올 넘기던 어떤 낮을 생각하며 오늘의 책을 소개합니다.
'사적인 시차 - 우리는 다르고 닮았다.'
저는 제목보다 부제가 끌립니다. 이유는 아마도 표현의 '익숙함' 때문이겠지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어느 이의 블로그처럼, 밤새 해시태그를 뒤져보던 인스타그램처럼. 또는 잊히지 않는 누군가의 페이스북의 그것처럼.
제겐 아주 편안하게 다가온 도서 룬아님의 '사적인 시차'
요즘은 일반적인 삶이 없는 쪽이 오히려 일반적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요..
제가 일반적이라 함은 보통의 직장인을 떠올리고 하는 말입니다. 회사를 다니고 주말을 쉬는 패턴, 혹은 주말과 평일의 일부를 일하고 월요일을 쉬는 그런 형태의 삶을 '일반적인'이라고 묶어 말한다면 너무 편협한? 구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것들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일반적인 틀 안에서 답답함에 몸부림치며 꿈꿔왔던 일탈.
바로 그 일탈을 스스로 행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생의 방향을 돌린, 조금은 특별한 분의 책.
그분의 '일상의 기록'을 엮은 도서라고 말하고 싶네요.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더콤마에이>라는 곳에서 스스로 인터뷰를 하고 기록합니다.
인터뷰는 룬아님의 '내 마음의 인터뷰'라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인터뷰할 사람을 직접 고르고 대화하고 또 그것을 기록하는 삶.
그리고 그 삶 속의 가장 소중한 자신을 돌아보는 그런 내밀한 삶.
어떻게 하여 일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나는 누구인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그런 책입니다.
저는 그 안에서 또 하나의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우리는_다르고_닮았다'의 구절이 와닿는 이유네요.) 누군가를 지목하지 않았어도 정형화되지 않은 충고와 인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심한 감성을 만날 수 있었고요. 아마 저도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 더 가깝게 닿는지도 모르겠군요.
평범하지만 와닿았던 몇 개 문장을 조금 소개해보면
'... 내 디자인보다 더 나은 것들이 세상에 넘쳐 흘렀다. 내 욕심과 만족을 채우기 위한 쓰레기를 만들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에 괴로워졌다.'에서, 그리고
'나는 하고 싶은 건 해야 했다. 안 그러면 밤에 잠이 안 왔거든'에서도,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그래서 그걸 하면 뭐가 되는데? 이미 무엇인데 뭐가 되느냐니...........' 까지.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동일한 생각의 글에 흡사 제 얼굴에 거울을 들이미는 마냥 재미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창작에 대한 갈망 그리고 이미 많은 것들이 정점에 다른 현시대에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꽤 많은 분이 비슷한 마음을 품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감도 그렇지만 이 책이 매력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애써 뽐내고 꾸미려고 수식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의 대화를 오래오래 한 사람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채취가 납니다.
누군가를 계몽시키기 위한 책이 아니며 누군가를 의식해서 쓰지도 않은 그런 날 것의 신선한 느낌 때문에 위로가 되었던 책. [사적인 시차]
현자들의 명언을 모아둔 책도 아닌데 구석구석 접어가며 읽어보았던 2주.
개인적으로 짧은 여정이었던 울산과 언양, 그리고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기차안에서 항상 저와 함께 달려주었네요.
혹시 지금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 서 있는 분이 있다면..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한 구절을 옮기며 글을 줄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그릇을 가지고 산다.
욕심을 부리면 넘치고,
소심하게 굴면 놓친다.
하지만 넘쳐보지도, 놓쳐보지도 않으면
그릇의 크기를 알 방법이 없다. ' 

- [사적인시차]룬아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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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함의 비용 - 막말 사회에 더 빛나는 정중함의 힘
크리스틴 포래스 지음, 정태영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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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바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대사인데요.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은 금세 장면이 떠오르실 거라고 생각되네요. 

'매너'

 
오늘 소개드릴 도서는 바로 이 매너에 대한 이야깁니다.
매너에 대한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이라면 어떤 형식으로든 다듬어질 수 있는 것 또한 매너라는 것 역시 알고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무릇 자기 계발서는 스스로가 아직 완전히 발전하지 못했고 그것을 속성으로 나아지게 하고 싶은 마음에 찾기도 하지만 책에서도 정확하게 언급했듯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아내 수정하고 현재보다 한층 더 목표 지향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 찾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마디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찾는 일종의 가이드가 아닐는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적당한 시기에 현존하는 가장 좋은 자기 계발서들을 꾸준히 만날 수 있어 서평 하는 일상이 나에겐 참 복된 일이며 또한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보통 다양한 형태의 자기 계발서들이 많이 있지만 크리스틴 포래스의 '무례함의 비용'이 더 다르고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녀가 현재 내로라하는 기업인 구글과 픽사 등에서 조직적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부분이 기본을강조하는 그 때문인데요. 이것은 바로 매너, 정중함이라고 말합니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또한 당연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정중함'이라는 행동양식에 대해서 스스로 테스트도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  

 

 

기억에 남는 부분이 많지만 한 가지만 소개해드리자면, 242p에 <소셜을 점검해야 할까?>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재미있게도 '게임에서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일터에서도 무례하게 행동하는지 궁금했던 라이엇 게임즈 연구팀의 연구 결과였는데요. 
무려 1,800명이 넘는 직원들의 채팅 기록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롤이라는 유명한 게임(리그 오브 레전드)을 하면서 남긴 기록이 바로 연구 base 자료였습니다. 12개월 즉 1년 동안 게임을 하면서 남긴 직원들의 채팅 기록을 분석했고 게임에서 드러난 유해성과 일터에서 보이는 나쁜 언행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사실만도 참 흥미로웠는데 라이엇 게임즈는 이 경향성이 매우 강하고 변동이 가능하며 또한 이 변동의 궤적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직원들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서 라이엇 게임즈는 일일이 직원들과 대면했고 결국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이 되는 영예를 얻습니다. 
많은 사례들이 흥미롭긴 했지만 이 부분을 소개한 이유는 온라인상에서도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인연이 되는 일이 이젠 특별하지 않고 인터넷에서의 대화하는 일이 마치 숨 쉬는 일처럼 일상화된 요즘, 그럼에도 막말이 아무렇지 않게 난무하는 온라인 사회. 바로지금에 더욱 빛나는 내용의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매너와 정중함의 고양은 무례함이 그렇듯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이 되어 인격으로 발전하게 될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구요. 

인성이라고도 많이들 표현하죠. 정중함이 묻어 있는 말과 행동. 그것이 바로 품성이 아닌가 생각하며 글을 줄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스스로의 인성과 품성은 분명 아름다워질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문명에 있어서 지혜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품성이다.
-H.L. 멘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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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우리를 기억해 - 아빠는 육아육묘 중
우지욱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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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의 소중함.이라고 할까요? 
포토 작가 우지욱님의 포토에세이 '<아빠는 육아 육묘 중>오늘이 우리를 기억해'라는 도서를 만났습니다. 

고양이 좋아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참 좋아합니다. 고양이와 집사들의 세계에는 '묘연'이라는 예쁘고 그야말로 묘한 표현이 있는데요, 고양이와 사람과의 인연을 일컬어 그렇게 부르는데 어쩐지 이 단어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어딘가에 잊혀 겨우내 숨어있었던 활자들이 빼곡한 이야기들도 물론 매력적이겠지만 봄이라는 계절 때문일까요? '오늘이 우리를 기억해'라는 아늑한 사진과 은은한 파스텔톤의 종이에 새겨진 이야기들이 가볍고 편안하게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막상 책을 펼쳐보니 주인공인 '오냐(고양이)'를 저자가 만난 것이 2009년의 봄, 즉 이 즈음이었다고 하네요~ 
모든 만남이 모두 특별하기 때문일까요.. 여러 사람들이 '우린 정말 특별하게 만났어'라고 표현할 때 저는 참을 수 없이 귀엽다고 느끼곤 합니다. 작가는 우연히 어느 봄날 짜장면 가게에서 누군가의 제안에 손을 번쩍 들고 집사가 됩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이 작은 생명체에게 '오냐'라는 나만의 이름을 지어 주고 고양이 오냐를 기르며 생겨나는 작고 큰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처음 만나는 반려동물인 오냐를 배우고 또 고양이에 대해서도 공부하며 생활을 하지요. 그리고 고양이의 이름을 지어준 분과 부부가 되죠. 그리고 그들의 아이 제인과 로로의 탄생까지! 책은 이렇게 심플한 듯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도란도란하고 훈훈하고 푸릇한 일기장의 느낌. 


요즘은 인스타그램, 페이스 북처럼 모바일 안에서 직접 찍고, 마음이 닿은 곳에서 울려지는 이야기를 짧게 남기는 것이 거의 일상인데요. 웹에서 그치지 않고 한 장 한 장 책으로 엮어 한 권의 포토에세이로 만들고 나니 그 장면마다의 느낌이 배가되어 소중한 유물이 되었네요. 아마도 이것은 제가 아날로그 쪽을 더 좋아해서 그런 것이지만요. 이런 따스함이 가득 피어나는 사진과 일상의 이야기를 가만히 넘기고 있노라면 내가 만났던 고양이들과 나에게도 소중했던 순간이 참 많이 있었지... 하며 제 일상을 돌이켜 보고 또 그 장면들이 하나 둘 겹쳐,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언젠간 저도 오냐와의 포토에세이처럼 소소하지만 스스로에게 특별한 순간들을 모아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육아 때문에 육묘를 포기하려는 분들에게 선물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오냐와 제인 그리고 로로의 따스한 사진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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