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살아서 죽음을 경험하는 분 들이 있다.

피천득 선생님은 한참 동안 돌아가신 분으로 알려졌었다.

명예훼손이니 하며 송사를 걸어도 마땅할 일을 소년같은 작가는 그냥 그렇게 넘기셨나보다.

하긴 소모적인 말,글을 남기면서 나 여기있다고 광고해야 사는 것 같이 사는 세상이지만

피 선생님은 굳이 당신의 현존증명을 따지실 생각조차 없어셨던게다.

다시 '인연'을 찾는 무리가 생기고 해서 오랫만에 나스셨던 일이 생각 난다.

이런 경우 죽지도 않고 부활하는 셈인가.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살아서 신화를 쓴 사람들도 있다.

 '가인 김민기'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의 노래는 天品이라 할 만큼 아름답고, 

그의 육성은 저음이지만 우리의 영혼을 언제나 하늘 저편으로 고양시킨다.

 

내가 좋아하는 그의 노래는 '눈길'이다.

씨디에선 찾을 수 없어서 음질나쁜 테입으로 듣고 있는 이걸 노래라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니

노래의 정의가 새삼 궁금해지는데,

그의 휘파람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미끄러운 빙판위에서 위태롭게 걷고 있는

내 어린 날의 초상이 자동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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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국지를 두 종류나 가지고 있다.

'삼성출판사판'과 '이문열평역판'.

그것도 모자라  황석영의 삼국지를 또 한 질 들여 놓고 말았다.

허나 부록으로 첨가된 즐거운 삼국지 탐험을 보니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삼국지 매니아들의 글을 읽다보면 앞으로도 멀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음 목표는 김구용 선생의 번역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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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0-2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근사해요!!
삼국지...제 취향은 아니더라구요. 이문열판, 1권만 넘기면 미친듯이 읽게 된다고 하더니만, 저는 4권까지도 지루함에 미치다가 그만뒀어요. 그래도 황석영판은 이문열 것보다는 조금 더 전개가 빠르고 재미있더군요. 1권밖에 못 읽기는 했지만...^^;;
언제쯤 삼국지를 다 읽게 되련지...쩝.

코코죠 2004-10-2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저는 고우영판 만화 삼국지만 갖고 있어서...그나마도 너무 힘겹게 읽어냈는데요. 니르바나님, 존경해 버릴래욧>,,<

니르바나 2004-10-25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은 많은 책들을 읽으시니 삼국지는 천천히 읽으세요.
미친듯이 읽으면 남는 게 뭐 있겠어요.
늘상 하시듯 리뷰쓰신다 생각해서 조금 늦게 완독하셔도 좋을 듯 싶어요.

니르바나 2004-10-25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욕심쟁이 오즈마님 말씀들으니 제 삼국지 목록에 하나 더 추가해야 겠군요.
'고우영판 만화 삼국지'
저는 만화판 삼국지만 읽은 오즈마님을 이전부터 존경하고 있습니다.

stella.K 2004-10-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삼국지 못 읽는 줄 알았더니, 열등감 가질 필여 없겠네요. 저도 이문열판 1권 읽다 포기했습니다. 오래 전 단골 서점 아저씨하테 샀는데, "아직도 않읽었어?" 하시는 거예요. 순간 좀 민망했다는...그 아저씬 제가 독서광인 줄 알고 계셨거든요. 그 보단 책 읽다 지루하면 다른 책 금방 사버리는 변덕쟁이에 불과한데...흐흐.

니르바나 2004-10-26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이 세상의 책이란 책이 얼마나 많은데 그까짓 삼국지 안 읽었다고 대수인가요?
책에도 인연이 있게 마련인데,
삼국지 안 읽으면 논술고사에 낙방할 꺼란 상술로 현혹시키는
민음사를 포함한 한심한 출판사들의 작태이지요.
스텔라님의 독서 이력에는 이것 하나 빼놓아도 충분하지요.
시간나시고 연이 닿으시거든 그때 설렁설렁 읽으세요.
책 사는 변덕쟁이가 아름답습니다.
 

 

번역가의 길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행로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을 읽으면 예외없이 느끼는 거지만,

책을 구입할 때 가졌던 주인의식은 어느 새 저만치 물러서 나고 만다.

그 까닭은  책의 오롯한 주인은 번역의 과정에서 원작자와 교감하며 내용을 회치듯 썰어댔으니,

사서 소유권을 확보한 독자들은 항상 착각만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있어서 일등공신인 저자가

장준하 선생을 회고하는 장면이 참 이채롭다.

민주투사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씨와 매우 품위있는 사람이라는 말은

장준하 선생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또 하나,

옮긴이의 자기 소개의 글이 재미있다.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책 쌓기와 추천목록 괴롭히기

번역자 '권영주'는 틀림없이, 십중팔구는 알라디너일꺼라는 예감에 배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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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和, 평화 라는 한자를 풀면 같이 음식 禾 을 나눠먹자는 뜻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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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룩 빽빽하게 나온 게 영화고 앞으로도 나올 것이다.
영화를 즐기는 사람은 하루 밤에도 5, 6편의 비디오를 감상하던데
그리고 나면 이것들이 합성되어 내용이 뒤죽박죽되고
매니아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
그러면 나는 어떤가?
물론 나온 영화중에 알려진 영화는 대부분 보았지만
영화관에서 본 것은 정말 오래 전 일이다.
이상하게 영화관에 가서 예매하고, 줄서고 그런 일이 번거로와졌다.
언제부터인가 생각해보니 VTR이 보급되고, 신작 개봉 후 조금 기다리다보면 비디오샵에 진열되는 일이 빨라지면서 부터인 것 같다.
영화야 영화관에서 보아야 시작 전의 흥분감도 즐기고, 야한 장면에 숨 죽이며 침 삼키며, 극장에 다니는 쥐들도 가끔 보고 뭐 이런 재미가 있겠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나는 내 인생의 영화 한 10편 쯤 , 아니 3편 정도를 그저 내 인생의 영화로 삼고싶다.
잘 만든 명화야 그야말로 산처럼 많을테고, 기억에 남을 영화가 무지하게 많겠지만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영화 3편 정도를 선택해서 보고싶다. 반복해서
그 중 한 편은 어릴 적에 본 영화인데 잘 만든 영화도 아니고

그래서 영화史에도 없는 영화라 내 기억속에서만 상영이 된다.
주인공의 춤판속에 나오던 노래, '나나헤이 키스미 굳바이'라는 것도
나중에 커서 안 거지만 내 머리속 영화관에서는 계속 상영되는 영화다.
두 번째가 이 영화인데 작품 설명이야 여기 저기 나오니깐서두 부연해서 말 할 필요없고
그저 運氣生動이랄까 나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것이 정확한 전후사정이다. 이영화를 좋아하게 된...
해서 한 200번 정도 본 것 같다. 일년 내내 이것만 보았으니까
기억나는 대사는 상우의 아버지인 박인환씨가 아들에게 하는 "열심히 해 임마"다
나 보고 하시는 말씀같이 생각이 된다.
끝으로 무엇이 좋은 영화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나는 이렇게 말한다.
다 각자의 취향이겠지만 영화를 보고 최소한 잔향이 일주일 정도는 살아남아 자신과 대화하는 영화라야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사족이지만 한마디 덧붙이자면,
왜 디비디 가격이 비싼건지 모르겠다.
그림처럼 한 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똑같은 것을 수도 없이 찍으면서
씨디처럼 생산원가는 무지하게 싼 거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
어쨋든 닳지 않아 거의 원형 그대로 재생되니 이 점을 감사해야 되겠지.
한 1,000번 정도 보기위해 한 장 더 구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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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2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참 인상깊게 봤어요. 근데 200번쯤 보셨다니...시나리오 쓰시고 영화를 한편 만드셔도 될듯 싶은데요?^^

니르바나 2004-10-2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 200번 쯤 보면서 깨달은 것은
화면의 플레임들을 아직 다 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이 영화를 만든 허진호감독도 그럴겁니다.
보통 영화를 보고 있으면 우리는 다 본 것 같지만 어림없는 일이지요.
눈이 보는 것, 귀가 듣는 것, 맛을 보는 것 등
우리가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은 불완전하다는 겁니다.
제가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까닭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