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나영준 기자] 언제부터인가 갓 구워 낸 베이글을 즐기며 진한 스타벅스 커피 향을 코끝으로 음미하는 미국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동시에 한 손엔 시가를, 다른 한 손에는 월 스트리트 저널을 움켜쥔 미국인들의 모습을 성공의 잣대로 삼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과연 한국인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일까. 세상살이가 각박해지는 요즘, "이 놈의 나라, 미국은 안 그렇다는데, 미국, 미국…"이라는 이야기를 습관적으로 내뱉는 이들은 없을까.

▲ 체인점 커피가 아닌 일반 커피점을 즐겨 찾는다는 스티븐 리비어 씨.
ⓒ2006 나영준
스티븐 리비어(Steven Revere, 34, 미국)씨는 한국에서 얼굴 깨나 알려진 외국인이다. 한양대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아리랑TV에선 한국어를 강의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외국인으로도 자주 모습을 보이는 등 방송인으로도 낯설지 않다.

그런 그가 작년부터 한 일간지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몇몇 외국인들이 칼럼진이지만 그의 글은 남들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WTO 회담 당시, 반세계화를 외치던 한국 농민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스티븐 리비어씨. 그의 말에 한국 문화에 대한 강한 애정이 묻어난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홍대 앞에서 그를 만났다.

"한 대학 앞에 스타벅스 커피숍만 세 개라는 게 말이 되나?"
한국 생활 어느 덧 11년차, 한국어교육 전공으로 연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첫 외국인이기도 한 그는 한국인들이 흔히 외국인들에게 듣고 기뻐하는 칭찬은 막상 외국인 입장에선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한국 사람들은 흔히 외국인에게 '한국은 완벽하다. 좋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 얼마든지 해 줄 수 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생각하면 되니까(웃음). 하지만 그런 천편일률적인 이야기 보다는 한국의 발전을 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직접 한글로 작성한다는(이후 한국인 친구가 교정을 보는) 그의 칼럼은 미국인이 본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표현도 종종 눈에 띈다. '미국의 설탕 뿌린 밀가루 튀김인 일명 도넛' 같은 문장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런 글쓰기가 자신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다 대기업화 되어서 매력이나 각기의 다름이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커피숍을 안 간다. 그런데 여기 홍대 앞에만 현재 두 개가 있고 지금 또 하나 생기려고 한다. 미국에서도 결국 스타벅스가 자리 잡은 부근의 커피숍은 망하게 된다. 홍대 앞 같이 독특하고 재미있는 가게들도 없어진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들이)내 글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한다."
 
▲ 한국 음식은 모두 맛 있지만 산낙지는 아직 부담스럽다고.
ⓒ2006 나영준
"활력 있는 한국의 시위문화가 자랑스러워"
그는 칼럼에서 지난 연말, 홍콩 농민 시위에 대해 '창의적이며 활력 있는 한국의 시위문화가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그에 대해 한국인 중에도 세계화는 어쩔 수 없는 대세라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반문을 던지자 "한 나라가 자기들의 먹을 것을 생산해 낼 수 없다면 그 나라는 다른 나라에 대해 의존적이 될 수밖에 없고 결국 스스로의 자유를 잃게 된다"고 답했다.

- 당신의 평소 칼럼을 보면 친환경적인 농업에의 예찬이 눈에 띈다. 반면 미국식 대기업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시선이 느껴진다
"의류를 만들 때 인간에 몸에 가장 안 좋은 재료가 무엇인지 아는가. 역설적이게도 바로 면화다. 원인은 농약 때문이다. 노동력을 아끼기 위해 미국 대기업에서는 무지막지한 농약을 살포한다. 그로 인해 면화 뿐 아니라 수질 등 모든 환경이 오염되기도 한다."
- 현대사회에서 소시민들은 대량 생산을 통해 제공되는 염가의 제품을 선호할 수도 있는데
"싼 가격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있다. 예를 들어 오로지 싼 음식을 찾게 되면 그것을 위해 대량생산을 해야 하고 이는 환경오염을 불러온다. 미국의 농업은 대기업이다. 기업은 법적으로 주주의 이윤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이윤을 높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농약을 많이 뿌리는 것이다. 결국 건강으로 그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제주도의 해녀에게 "왜 아직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옛날식을 고집하냐"고 물었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해녀는 그에게 "기계로 하면 한 사람이 100명 하는 일을 다 해 버릴 수 있지만, 나머지 99명은 뭘 하겠어?"라고 대답했다고. 그는 이 답변이 대단히 합리적이면서 아름다웠다며 그에 비해 미국의 기업은 돈만 잘 벌면 환경오염을 해도, 사람을 함부로 해고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일부 한국인들, '외국과 미국' 분리해서 생각해야"
- 한국의 정치인들이 미국에 비해 특별히 더 부패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미국이야말로 완전히 썩었다. 미국은 로비가 합법이 아닌가. 워싱턴에서 로비로 먹고사는 사람만 3만5천명이다, 3만5천명! 이제는 돈이 없으면 정치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시스템이 완전히 썩었다고 할 수 있다."
▲ Let’s speak Korean이란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 스티븐 리비어 씨.
ⓒ2006 아리랑TV
- 그럼에도 미국은 모든 것이 우리보다 '월등하다'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도 있는데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한국인들의 이야기 중 '외국에서는 그렇다더라'이다. 그런 사람들이 말하는 '외국'은 '미국'이다. 외국은 다양하다. 어떻게 외국이 미국이 되나? 도대체 외국 어디를 말하는 건가? 일부 한국인들 중 미국을 완벽한 천국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물론 한국보다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땐 한 가지 이슈를 골라서 이야기해야 한다. 또 '대체적으로 미국이 한국보단 나아'라고 하는 이도 있다. 그것도 말이 안 된다. 사안 별로 무엇이 나은지를 말해야 한다."
'한국에 살아보니' 칼럼 중 일부

'…농민들의 항의시위 중 눈에 띄는 장면은 홍콩 항구의 바닷물에 뛰어 들어간 일이었다. 오물투성이인 홍콩 항구의 더러운 수질 때문에 병을 얻은 한국농민들도 있었다. 홍콩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무분별한 발전을 추구하면서 더럽혀져 희생당한 항구, 그 항구에 다시 빠져 희생자가 된 한국농민들. 또 좌초 위기에 놓인 1,000년 세월의 한국 농사 전통이 릴레이처럼 희생되는 모습을 미리 보는 듯했다.

홍콩의 아름다운 자산인 홍콩 항구가 환경피해의 희생자로 떠오른 것처럼, 한국에서는 농민들이 이 같은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농민에 이어 값싼 것만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포기하는 전통과 환경이 다음 희생자가 되지 않을까.'
- 06년 1월 13일, 경향신문 [한국에 살아보니] '한국 시위문화 감동적'
- 농민 시위에 대한 시각도 그렇고 소신에 대해 에둘러 말하는 편이 아닌데. 평소 한국 친구들이나 다른 외국인들이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않는가.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식의…
"…맞다. 다르다(웃음). 다른 외국인하고 좀 다르다. 하하하. 물론 분위기에 따라 아예 입을 다물기도 한다. 정반대의 입장인 것은 좋은데 타인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화를 내려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럴 땐 피곤해져서 아무 이야기도 안 하게 된다(웃음)."
- 한국의 전통 장을 담가 먹기도 했다고 들었다. 식사는 100% 한국식인가?
"반 반 정도(웃음). 한국 음식은 물론 건강에도 좋지만 옛 사람의 지식이 담겨 있는 훌륭한 음식이다. 덤으로 처음 한국에 올 때보다 살도 빠졌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은 갈 때마다 살이 찌더라(웃음)."
어느덧 한국에 와서 강산의 변화를 보낸 그는 10년 전만 해도 길가에 앉은 아주머니들이 깎아주고 보태주는 아름다운 삶의 미학이 있었다며, 지금은 24시간 편의점들이 대로를 점령, 단 돈 10원이 모자라도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래도 잠시 머물렀다 떠날 줄 알았던 한국에서 이렇게 긴 시간 있게 된 것은 자신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상으로, 한국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제가 지난 번에 쓴 농민시위 칼럼을 보면 댓글이 하나 붙어 있거든요(실제 긍정적인 내용의 댓글이 한 개 있다). 그분이 그 글을 통해 평소 생각하는 '미국인'에 대한 생각이 변한 거잖아요. 그럴 수 있다는 게 너무 뿌듯해요. 계속 방송에 출연하고 글도 쓰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아픔을 잘 나누고 어울리려고 하는 한국인들이 너무 좋다는 스티븐 리비어. 그런 만남의 자리에서 소주보다는 한국의 전통주를 먹었으면 한다는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슬쩍 웃음이 나왔다. 한국인 보다 더 한국 문화를 챙기는 것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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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1-26 10:2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스타벅스 커피 안 마시면 안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나저나 면옷이 몸에 안 좋다면 뭔 옷을 입어야 한당가요?^^
(저 청년 꽤 똘똘하네요.)

hnine 2006-01-26 11:14   좋아요 0 | URL
아~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혜덕화 2006-01-26 12:27   좋아요 0 | URL
저도 면제품이 몸에 좋은 것으로만 알았는데......의외의 소식이네요.
하긴 대량생산하는 것이 몸에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저 좋다 생각하고 입고 먹고 하는거죠. 그래야 마음이라도 편하니까.

니르바나 2006-01-26 20:47   좋아요 0 | URL
로드무비님, 이렇게 이야기하면 야만인처럼 들리겠지요.
결혼과 동시에 발길을 끊은 커피숍에 다시 들어서려면
웬지 어색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다방식 커피에 익숙해져서 인가 메뉴판만 보면
그냥 원가계산( 이거 책 한 권 값인데 하고 자동 )이 되어서
일년에 겨우 한 번 이나 들어갈까요.
소시적엔 음악다방에 죽치고 앉아서 온갖 낭만에 초치고 살았으니
변화라면 큰 변화인 셈이지요.
저도 면화기사보고 놀랐습니다.
하여간 있는 놈덜이 더하다니까요. ㅎㅎ

니르바나 2006-01-26 20:53   좋아요 0 | URL
hnine님, 반갑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위해 어머니들은 몸에 좋은 것을 먹이고 입히려고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는데도
저런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말로 꽤심하네요.

니르바나 2006-01-26 20:57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 저들은 어머니의 마음을 모르는 족속들 같아요.
모성회귀정신으로 따라서 그 사랑의 마음을 본받아
공존공영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다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

로드무비 2006-01-26 22:08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님, 설 명절 잘 보내세요.
맛난 것도 많이 드시고, 휴식 시간도 가지시고.
저는 내일 밤(새벽) 떠나서 월요일에 올라옵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명절에 시댁 안 가고 친정에 가네요.
친정이라는 말이 저는 아직 어색해요.ㅎㅎ

새해 인사는 두 번 세 번 간절한 마음으로 했으니
다시 어쩌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무튼 멋진 일 많이 생기는 한 해가 되시라는 정도로 인사 남깁니다.
안 그러면 섭섭하니까요.^^

니르바나 2006-01-27 07:22   좋아요 0 | URL
로드무비님 아직 출발하지 않으셨군요.
연휴기간이 짧아져서 차가 정체되면 운전하는 분들 고생이 심할텐데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
이번에는 어떤 유쾌한 자리를 또 만드실런지 그 풍경이 기대됩니다. 로드무비님

로드무비 2006-01-27 07:43   좋아요 0 | URL
유쾌한 자리라 하면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유흥가로
진출해야 하는 것인데 그건 좀 어렵지 싶어요. 일정이 워낙 짧아서.ㅎㅎ
아무튼 좋은 시간 보내고 올게요.
니르바나님도!^^
 


 

"숯불을 머리에 이다."

 

이 구절을 경전에서 만날 때마다 내 머리가 지글지글 타는 끔찍한 형상을 그려보곤 하였는데,

오늘에야 이 말이 주는 뜻의 실마리를 붙잡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중생들은  붕붕 떠서 삽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세계, 눈에 들리는 세계, 상식적인 세계만 보고 살고 있습니다.

또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세상사가 머리속에 꽉 들어차 있어서 무겁기가 한량없습니다.

숯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지요.

이름하여 上氣病쯤 되겠군요.

 

우리 인생을 가장 심오하고 성실하게 사신 분들,

예컨대 공자나 석가, 소크라테스, 마호메트, 노자 같은 분들이 결국은 가장 성실하게

인생의 바닥까지 훤히 알고 사신 분들인데 그 분들의 말씀은 똑같습니다.

시대상황이나 중생의 근기에 따라 표현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계명을 묻는 이의 질문에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은 이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생명의 근본자리인 하느님을 마음을 다해서 오로지 믿어야 할 것이고,

 그 다음은 자기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

 

모든 종교는 이점에서 회통합니다.

 

나의  본래 생명과  우주의 본질,

즉 인생과 천지우주의 근본자리를 항상 생각하고 그 자리에다 마음을 풀어 안주하여야 합니다.

동시에 본래가 하나인 자리, 하나의 차원에서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의 스승이신 다석 유영모선생님은 늘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우선,

똑바로 앉아서 두 손을  무릎에 얹어놓으면 삼각형 자세가 되어 안정감을 주어

편하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그 다음은...

 

이상이 요 며칠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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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01-2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는 꼭 성경을 한번 끝까지 읽어야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신약의 부분 부분은 읽었지만 전체를 읽지는 만만치 않더군요. 종교라는 담을 허물고 진리를 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_()_

니르바나 2006-01-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참으로 훌륭하신 시각이십니다.
종교라는 울타리는 그릇에 불과하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그릇으로 경계지워진 虛이기 쉽습니다.
현대와 과학의 이름으로 이 물질문명만 키워 온 것이 또 역사적 사실이지요.
꽃을 꽃답게 해주는 것도 꽃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空한 세계가 배경으로 필요하듯이요.
진리를 보는 눈은 결국 空과 虛에 대한 세계를 보려는 태도가 아닐까요.

로드무비 2006-01-25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신새벽부터 님의 반가운 글을 읽네요.
숯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이라니, 상상만 해도 뜨겁습니다.
'붕붕 떠서 살지 않겠다'라는 결심을 한 것이 이십대 중반 무슨 책을 읽다가였어요.
일본작가(이시하라 신타로였던 것 같은데)의 소설을 읽다가였는데 이상하게
딱 그런 결심을 했어요.
붕붕 떠서 살지 않겠다!ㅎㅎ
님 페이퍼에서 그 문장을 만나네요.
(올해는 내게 있는 좋은 책들을 차분히 읽겠다는 결심을
뜬금없이 하고 갑니다. 니르바나님의 페이퍼 밑에서...)

편하고 좋은 하루 되시길......

니르바나 2006-01-25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반갑습니다.
바쁘시다 하시더니 새벽에 찾아주셨네요.
그렇지 않아도 로드무비님이 찾아주시지 않아서 허전했는데...
제 말 아시지요. ^^

로드무비 2006-01-2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말고요.^^
 



 

태어날 때 기쁘고 죽을 때 슬프지만, 공 가운데 부질없이 돌다가는 게 인간이네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닌데, 기쁠 것은 무엇이며 슬플 것은 무엇인가

맑고 한가로운 속에 자기 자신 깨달아, 홍진의 괴로움을 남김없이 털어내고

청정하고 평온하게 선 열락을 누리니, 내 몸 위에 걸친 누더기 한없이 소중하네

오호, 사해 간에 가장 높은 스님되어, 불전에서 소요하니 임금자리 부럽잖다.

출가를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마라, 예로부터 누대 동안 선근쌓은 공덕이니.

                                                                                   

                                                                                      ㅡ 순치황제 출가시

 

과거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서 종교지도자로 변신한 경우는 종종 있겠으나,

순치황제처럼 완벽하게 출가를 단행한 사람은 인류 역사상 처음 일 것이다.

징기스칸이 창업한 청조의 3대 황제인 순치임금이 출가하며 지었다는 시를 읽어보니

온갖 부귀영화를 옷에 붙은 검불처럼 여겨 떼어 버리고 아무도 모르라고

몰래 山門으로 숨어들어와 완벽한 출가를 단행한 결의가 구구절절 느껴진다.

 

지난 밤에 본 TV 프로그램에서 산간오지를 찾아 태양전지로 불을 밝혀주는 분의 선한 일을 보니

아직도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 모양이다.

그 동안은 초와 기름등만 이용하다 봉사자의 도움으로 전기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선

마치 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쁨을 마구 드러내고 있었다.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된 사람들의 표정이 저럴까...

 

대낮처럼 밝은 내 서재와 시도 때도 없이 방송되는 케이블방송, 컴퓨터와  인터넷 이용을

우리 주위를 감싸고 도는 공기마냥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온 것이 부끄럽기조차 여겨진다.

걸핏하면 부족을 이야기하고, 삶의 불행을 온갖 표정을 지으며  불평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니

고개가 두 무릎속으로만 파고든다.

 

 

    

 

제 아무리 고통을 잘 설명해도 남의 손의 刺傷이  내 손톱 밑에 가시만도 못한 것이고,

내가 겪지 않은 전쟁이란 기껏해야 화면속의 참화이기 십상이다.

 

전쟁이란 지옥과 좌우익의 극심한 반목 속을 통과하신 스님의 삶을 통해

우리가 겪는 슬픔이란 기실 견딜만한 것이며, 자신을 이겨낼  자양분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

또 다른 세상으로 용기있게 나설 수 있는 한 매듭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왜 내게 슬픔만 다가오는가 싶은 사람들에게

청화스님이 전하는 말씀을 꼭 한 번 귀담아 들어보라 나팔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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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2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6-01-1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천페이지 가량 되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읽고 있습니다. 내용도 어렵고 초발심 자경문 공부하면서 읽으려니 도통 다른 책은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이번주 연수가 끝나고 나면 청화스님 책 사러 서점에 나가 봐야 겠습니다.

달팽이 2006-01-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베트에서 수년을 살면서 직접 자신의 수행여정과 같이 써내려간 책이라 저도 마음에 두고는 있습니다.
니르바나님 서재에서 또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읽는 사람 하나를 만나게 되는군요..
잘 둘러보고 갑니다.

니르바나 2006-01-1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반갑습니다.
저도 혜덕화님이 소개하신 책 '깨달음에 이르는 길' 을 구해서 읽어 볼 작정입니다.
1008페이지가 많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요.
달팽이님 서재를 찾아 인사드리겠습니다. ^^

니르바나 2006-01-1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지금 연수중이시군요.
방학중이래도 이일 저일로 바쁘시군요.
이번에는 혜덕화님 수행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붙드셨군요.
다 읽으시고 리뷰 올려주셔서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 주세요. ^^

니르바나 2006-01-1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19 님, 산다는 게 기쁨과 행복의 연속이길 바라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일까요.
그저 슬픔에서 기쁨으로의 길이기를 바라며 사는 것지요.
구체적인 것이 무엇인가는 좀 생각해 봐야될 것 같아요. ㅎㅎ
 

 

지난  일요일 저녁,

오전에 내린 눈으로 어지러운 길을 나서면서 고생하면 어쩌나 하고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오늘로 이번 학기 학업을 마친 두 부부가 찾은 곳은 이름도 아름다운 미사리.

이곳은 내 청춘의 점이지대인 군대생활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그것은 미사리라는 지명과 관련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이곳이 고운 모래를 채취하던 곳으로

공병부대에 작업용 모래를 조달하기 위해 군용트럭을 타고 달려가던 곳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88올림픽을 계기로 조정경기장이 생기고 난 후에  하나 둘씩 문을 연 라이브음악카페,

말로만 듣던 그곳으로 음악을 듣기 위해서 찾은 것이다.

우리시대의 가수 송창식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였다.

출연한다고 선전하던 가수대신 엉뚱한 사람들이 노래해서 김이 샜지만

다행히 약속시간이 조금 넘어서 송창식씨가 카페에 들어선다.

 

방송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를 두루 부르고 마치려고 말머리를 열기에

평소에 주변머리없는 내가 신청곡을 말하기 위해 일어섰다.

"밤 눈 이요~"

그러자 가수는 평소에는 힘들어서 안부르는 곡이라면서 카포를 옮기고 기타줄을 고르더니

척하니 부르기 시작한다.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감고 귀기울이면

까마득히 먼 데서 눈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잠만 들면 나는 거기엘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거기엘 가네

눈발을 흩치고 옛예길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 오리라

아니면 다시는 오지도 않지 한밤 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눈 나리는 밤이 이어질수록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가수의 노래는 그야말로 절창이었다.

 

사실 송창식의 노래를 들으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 하며 감탄한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며칠 전 나의 서재친구 한 분이 위의 음반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일이다.

우연히 이어진 노래 그 인연의 시작이 알라딘에서 시작되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본다. 

 

젊은 날 마음으로 부르던 노래들을 이제 감사하는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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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2-2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눈' 저도 무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송창식과 결혼해 일주일만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던 친구가 있었죠.ㅎㅎ
아, 이렇게 페이퍼만 읽어도 '밤눈'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최인호의 노랫말이었죠? 아마?
기막히게 낭만적인 밤이었겠습니다, 니르바나님!^^

혜덕화 2005-12-23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겠네요. 눈 쌓인 밤에 듣는 아름다운 노래, 부럽습니다._()_

니르바나 2005-12-23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정답입니다. 작가 최인호가 작사한 곡이지요.
꽃, 새, 눈물이란 시같은 가사도 생각나는군요.
저희 장인어른은 지금도 이미자씨랑 일주일만 살았으면 좋겠다 하십니다.
로드무비님과 동류항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ㅎㅎ

니르바나 2005-12-2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살아갈수록 주름살 늘어나듯 여유가 늘어나야 하건만
어찌되었는지 통 이런 시간 갖는 일이 어려워지는군요.
혜덕화님은 그러시지 않겠지요.
도로에 차가 없어서 막히면 세 시간 길을 한 시간 만에 돌아왔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아름다운 밤, 한가로운 밤이었습니다.

2005-12-23 2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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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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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8 16: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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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12-2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잘 읽겠습니다.

2005-12-30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03 1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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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4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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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5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05 19: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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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9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화스님 이야기는 혼탁한 이 세상에 서 있는

우리에게 청량한 바람을 선사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독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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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0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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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12-2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그럼 저도...
우선 짧게 인사드립니다.
서재로 찾아 뵙겠습니다. ^.^

2005-12-20 15: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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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1 19: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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