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진청을 아시나요.
그럼, 런민르바오는요.
톈안먼이라고 말하면 알아들으시는 분들이 좀 있겠죠.
쯔진청은 우리가 뉴스에서 많이 본 자금성, 런민르바오는 인민일보의 중국식 발음입니다.
톈안먼은 잘 아시는 천안문이구요.
지금은 이 책의 저자를 루쉰이라고 표기하지만 그 전에는 아주 오래도록 작가 노신으로 불렸습니다.
우리에게 그 노신을 가장 많이 소개해주신 분이 사상의 은사로 일컬음을 받으시던 리영희 선생님입니다.
리영희 선생님의 저서 <대화>에 노신의 글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4천 년의 억압적인 봉건억압제도에 의해서, 중국 인민이 빛도 공기도 들어오지 않는 무쇠로 된
단단한 방 속에 갇힌 채 질식 상태로 죽어가고 있다. 감각이 마비됐기 때문에 죽어간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편안하게’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상태로 죽기를 거부하는 몇 사람이 그 속에서
정신을 차리고 그 무쇠의 방 벽에 바늘만한 작은 구멍이라도 뚫어서 죽는 줄도 모르고 편안하게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바깥을 볼 수 있는 가는 빛과 숨을 쉴 수 있는 공기를 넣어준다면,
그것은 오리혀 편히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고통만을 주는 일이 아닐까?
정신과 감각이 마비되어 죽는 줄도 모르고 죽어가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서
생각하고 볼 수 있는 빛과 공기를 줄 수 있다면, 몇 사람이라도 죽음의 상태에서 깨어나게 하여
함께 힘을 합쳐 무쇠방을 부수고 모두를 살려낼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요즘 개, 고양이 같은 동물들을 애완동물이란 표현 대신 반려동물로 격상시켜 가족같이 대접하다보니
접종 주사는 기본이지만 저 어릴 적에는 광견병 주사를 맞지 않은 개가 참 많았습니다.
동네 개한테 몇차례 물렸던 저도 빨간 소독약 바르는 것으로 끝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미친 개가 물었다면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약 미친 개가 동네를 어슬렁 거린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노신은 물에 빠진 미친 개는 물에 있던 뭍에 오르던 간에 몽둥이로 쳐야한다고 했습니다.
노신이 말한 미친 개란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사람을 무는 미친 개제국주의 일본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미친 개를 향해 큰 몽둥이를 들었던 분들이 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3.1절이 있는 이 계절에 고개 깊이 숙여서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