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을 들쳐보니 은행돈 400억원을 횡령해 6만 번 베팅했다가
다 날리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전직 은행원의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바다이야기가 일확천금의 환상만 보여주고 먼지 뿐인 빈 쪽박만 남겨주었지만
온갖 도박의 위험을 분석해 주는 기획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반면교사처럼 욕망의 늪인 도박으로의 길에 들어설 예비군들에게 좋은 자극점이 되어
사회의 선순환을 위해 참 다행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컴퓨터 화면을 보며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장바구니에 처 넣을 때 마다
도박시 생성된다는 환상물질인 도파민이 이때도 분비되지 않나 싶어 오싹합니다.
우리 시대의 선지식들이 일러주시는 말씀들이 들을 만 합니다.
가끔 표지 날개에 싣는 사진을 보면 10년 20년이 지났어도 그 때 그 사진을 고수하는
책들을 보면서 내심 성의 부족이라는 생각이 쌓이곤 했는데
'그냥,살라'를 보면 최소한 이 점에서는 개선되었다고 여겨집니다.
첫 장을 장식하는 法頂스님부터 최근에 얼굴 모습인 듯 싶어 참 마음에 듭니다.
책 속에 인도 사진을 보면 관조스님이 찍은 성지순례의 친절한 소개가 가슴에 닥아옵니다.
번뜩거리는 특별한 종이질은 비록 아니어도 부처님과 제자들의 현장이
피사체가 되어 책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책은 저 책이 아닙니다.
도서관에서 보고 헌책방에서 수소문해서 구한 '만공법어집'입니다.
그런데 만공스님의 말씀을 담아낸 책이 새로 나와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사재기 하지 않으렵니다. 내 책 만공법어집으로 만족하니까요.
그런데 '대승기신론 통석'은 왜 이렇게 비싼겁니까. 3만 5천원
제가 정가를 매긴다면 2만 5천원 정도로 정했을텐데.
이 책은 전에 혜덕화님이 소개해주신 책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읽기 전에 한 번 살펴보면
좋을 듯 싶어 함께 묶어보았습니다.
道를 아는데 있어 티벹이냐 인도인가는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비유하자면 앞서 말씀하신 분들이 들어 가르키는 손가락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리라는 달을 보기에 앞서 손가락을 보기로 하지요.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