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의 숏컷 - 개정 증보판
김지운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8월
품절


중요한 것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다. 잘못 들어선 길이 지도를 만드는 법이니까.-25쪽

케이크를 보는 것과 맛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매트릭스>-00쪽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로 세상의 보편성과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게 화두다.-31쪽

재능이 없으면 쿨해지기라도 해야 하는데.. 야심이란 '재능은 없고 욕심은 많은 어떤 것'의 또다른 표현이 아닐까 한다.-33쪽

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들..-38쪽

연기는 대사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의 동기를 연기하는 것이다.-46쪽

문제는 왜가 아니고 어떻게.. -93쪽

"진실을 드러낼 때는 어떤 누군가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예술 혹은 영화는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진실을 드러내는 매체" <8과 1/2>-00쪽

천재란 과정없이 목표에 도달하는 사람들.. -261쪽

술먹는 사람들은 현재 무의미한 시간을 견딜 수가 없어서 술을 마시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마찬가지로 저도 무의미한 시간을 견딜 수가 없어서 그렇게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거거든요..
'내가 영화를 왜 하나'하고 생각을 해봤더니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가 현실의 무료하고, 권태롭고, 무의미한 시간들을 견딜 수가 없어서 계속 허구의 세계를 통해서 그것을 내 삶으로부터 충만시켜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내가 살면서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좋아진 것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렇다면 나도 이 세상에 어떤 아름다운 것을 하나 남겨두고 가야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거죠.-270쪽

아녜스 바르다 <행복>, 2008.09.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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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 한 젊은 예술가의 뉴욕 이야기
박상미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품절


베이스 플레이어들이 시커멓게 생긴 자기만한 놈들을 끌고 다니는 것을 보면, 남들에게 보이지만 않았지 어둡고 무거운 또 하나의 자아를 짊어지고 돌아다니고 있을 뉴욕의 다른 예술가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삿짐센터 인부들이 우리의 짐을 대신해서 옮겨주는 것처럼 예술가들은 인류를 대표해서 또 하나의 어두운 자아를 짊어지고 다닌다. 사실 이것은 예술가라는 직업이 가지는 직업병의 결과다. 모든 예술가의 궁극적인 소재는 자기 자신이고, 화가든 시인이든, 그들이 하루종일 하는 일이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씨름이다. 매일을 자기 자신과 씨름하다 보면 자아의 깊숙한 곳까지 내려가게 된다. 어디든 깊이 내려가면 외부의 빛은 차단되게 마련. 자아 깊숙이에는 어두움의 결정체와 같은 또 하나의 자아가 살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이 시커멓고 두려운 형체와 때로 싸우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때로 같이 엎어져 울어야 할 때도 있다. -39쪽

수전 손탁은 '해석에 반대한다'에서.... 예술가들은 고통의 가장 깊숙한 바닥까지 내려가는 것을 터득한 사람들인 동시에 이를 승화시키는 직업적인 방법을 개발해낸 사람들...' 인간으로서 예술가들은 고통스러워하고, 직업인으로서 이들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다.-39쪽

'인간은 동물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며, 이는 심연 위에 놓인 밧줄이다. 건너가는 것도 위태롭고, 지나가는 도중도 위태롭고, 뒤돌아보는 것도 위태롭고, 그 위에 떨며 머물러있는 것도 위태로운 일이다. 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은 하나의 다리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00쪽

어떤 사람들에게 삶과 예술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회의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미지와 불확신에 몸을 내던진다. 필립프티가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건너고 있을 때 그의 친구가 밑에서 이렇게 소리쳤다고 한다. "조심해. 연약한 필립, 너 그 위에서 너무 연약해보여! 너무 강해보여!"...누군가는 아름다운 발걸음 하나에 목숨을 건다. -113쪽

2008.10.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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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구판절판


폴 엘데슈는 헝가리 태생의 수학자이다. 세계 각지를 방랑하면서 각자의 수학자들과 공동연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좋은 정리에는 반드시 자연스럽고 간단한 증명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00쪽

내가 자네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수학이라는 세계의 입구에 지나지 않아. 그 입구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물론, 싫은 사람은 안들어가도 돼. 내가 시험을 치르는 것은 입구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절차야-160쪽

그 수학이론의 완성에는 앞으로 이십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자칫 그보다 더 걸릴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어려운 문제이기에 수학자로서 자신의 평생을 걸 만하다고 믿었다. 또한 자신 외에는 누구도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다른 것은 일체 생각하지도 않고, 잡무에 시간을 빼앗기지도 않으며, 오로지 이 문제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때로 그런 망상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 과연 살아있을 동안 이 연구를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할 때마다, 그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자신의 삶이 서글펐다.
어디를 가든, 이 파일만은 손에서 놓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단 일초라도 아껴서 연구를 한 걸음 더 진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그것이 가능하다. 이 연구만 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아무 필요도 없다.-293쪽

이 세상에는 거기에 관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숭고한 것이 존재한다. 명성 따위는 그 숭고함에 상처를 입히는 것과 같다.-392쪽

몸이 구속당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종이와 펜만 있으면 수학문제를 풀 수 있다. 손발이 묶이면 머릿속에서 같은 작업을 하면 그만이다. 아무 것도 안보여도, 아무 소리가 안들려도 좋다. 그 누구도, 그 어떤 힘도 머릿속까지는 건드릴 수 없다. 그 공간은 그에게 무한의 낙원이었다. 수학이라는 광맥이 잠들어 있고, 그것을 모두 파헤치는데 인간의 일생은 너무도 짧다.
누구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다. 물론, 논문을 발표하여 평가받고 싶은 욕망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수학의 본질이 아니다. 누가 최초에 그 산을 오르느냐가 중요한데, 그것은 본인만이 알면 그만이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살아가는 의미를 잃고 있었다. 수학만이 유일한 즐거움인 자신이 그 길을 가지 않는다면, 자신은 이미 존재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매일, 죽음만을 생각했다. 자신이 죽은들 아무도 슬퍼하지 않고 곤란에 빠지지 않는다. 아니, 죽었는지조차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390쪽

2009.09.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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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절판


어차피 우린 편견을 통해 이 세상을 다시 구성해간다. 20대엔 새로운 편견을 수집하기 위해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리고 30대부터는 그 사소한 편견들을 점점 확신하고 강화해간다. 세상엔 그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편견들이 있을 뿐.-39쪽

내가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에겐 분명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 세상에선 이런 여자가 눈부시게 빛날 수 밖에 없다.-57쪽

자신만의 방식과 원칙을 고수한 탓에 누구도 그의 권력에 흠을 낼 수 없었다. 학연도 인맥도 없었다. 그는 그냥 자유로운 단독자였다. 그래서 냉혹할 수 있었던 것이다.-64쪽

남자와 여자 사이엔 분명한 역학관계가 존재한다. 그것이 연애든, 비즈니스든 언제나 갑과 을이 생기게 마련이다. 타고난 싸움꾼인 남자들은 룰을 정하고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갈리는 게임을 즐긴다. 타고난 협상가인 여자들은 그 룰을 수정하고 서로 관계맺기를 즐긴다. 비즈니스에서 여자들이 종종 남자들에게 패배하는 것은 룰을 무시하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수정하려 하기 때문이다.-74쪽

소문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진화한다. 일단 소문이 나면 이미지가 변형되는건 시간문제다. 이미지는 실제보다 훨씬 강하다. -152쪽

게이들의 직감은 유독 예리해서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편견과 핍박에 단련된 만큼 스스로의 감각을 더 세련되고 날카롭게 키우는데 전력투구한 결과 온몸에 후천적 센서가 부착된 것이다.-188쪽

요리사는 잘 훈련된 킬러들 -229쪽

한시간이나 하루가 아닌 한달씩 뭉텅이로 사라지던 지난 몇년의 세월이 병원에선 천천히 흘러갔다. 시간이 침대위에, 창가옆에 자꾸만 쌓여있는 것 같았다. 책을 읽었다. 문장이 아닌 내 삶에 단단히 밑줄을 그으며, 몇가지 단어위엔 방점을 찍었다. 내게는 변화가 필요했다.-246쪽

누군가 깊숙이 접어놓은 페이지를 읽는다는 건, 그걸 보고 가슴아파 한다는 건 진짜 어른이 되어 간다는 증거 -329쪽

패션지 기자들 사이에서 이슈화되었던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가 있다.
'오늘의 스타벅스 커피 한잔은 내일의 빚(Today’s Coffee Is Tomorrow’s Debt)'
일주일에 5일씩 스타벅스 커피를 30년간 마시게 되면, 은행에 잔고 대신 엄청난 빚이 쌓일 거란 얘기다. 만약 커피 대신 그 돈을 저금한다면 우리 돈으로 5천5백만원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다. 복리로 계산해서 그렇다. 여기에 더 불행한 사실이 숨어있다. 이 금액은 커피 값을 미국 현지 가격인 3달러로 계산한 수치라는 것이다. 사실 한국은 스위스같은 곳을 제외하면 스타벅스 커피가 가장 비싼 나라 중에 하나이다. 게다가 입맛이 고급인 이 바닥 인간들은 평범한 까페라떼 같은 걸로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00쪽

2009.09.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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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품절


책을 두 권 내고 나니 희망이 또 늘었다. 피터 드러커 되기.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드러커가 "나는 경영학자가 아니라 문필가"라고 한 고백에 감명을 받았다. 그는 평생에 걸쳐 쓰고, 읽고, 공부했다는 것.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매년 새 주제를 정해 석달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이다. 95세에도 돋보기를 쓰고 명나라 미술에 관한 책을 보는 그가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37쪽

여성한테 주는 마지막 충고 한마디. 꽁짜 밥 좋아하지 마라. 당장 주머니에서 돈 나갈 일 없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누군가 밥을 사면 밥상머리의 주도권은 밥 산 사람한테 가는 것은 당연지사. 얻어먹는 처지에 그 사람 하는 말이 옳든 그르든 맞장구라도 쳐줘야 하고 먹은 후에는 빚진 느낌이 든다. 신세를 갚지 않고 쌓이다 보면 언젠가 상대방의 빚독촉을 받게 마련. 손잡자, 뽀뽀하자, 같이 자자 등 요구에 싫어도 거절하지 못하게 된다는 거다. 공짜 밥 몇끼에 평생 밥해주는 신세로 전락하지 말고 자기 입은 자기 힘으로 해결하자. -113쪽

책은 물건이다. 그 물건은 펼쳐져 읽힐 때 책이 된다. 마지막 장이 덮이면 책은 다시 물건이 된다. 책이 책됨은 무척 짧다. 책은, 책으로서보다 책이 되려는 기다림으로 존재한다.
기다림은 책방 혹은 책꽂이에 존재한다. 읽힘과 읽힘 사이가 밭을 수록 책은 제값을 한다.-117쪽

수류탄을 생각했다. 집회 지도부는 뇌관. 자기같은 사람은 장전된 폭약. 뇌관이 터지고 그 불꽃의 꽉 찬 화약에 옮겨붙어 폭발하면서 강고한 외피를 찢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이 한 걸음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 같은 사람'이 몸으로 터져야 모순이 깨지지 않겠는가.-288쪽

"건너편 육지가 보일 때 바다를 건너야 한다"...한 우물만 깊이 파는 대신 널리 그리고 이질적이고 대비적인 부문을 함께 공부할 것을 권했다. 거기서 공통점을 찾아내면 자기 것이 된다면서.-318쪽

책쟁이들의 특징은 서재 공개를 꺼린다는 점. 사람보다는 책과의 인연을 더 치니 폐쇄적이어서 그럴 법하지만 이들이 꺼리는 것은 서재가 곧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면의 대화를 거친 책들은 일종의 속살. 책을 꽂아둔 서가는 자신의 지적 편력, 곧 분신일 터이다. 어찌 쉽게 내보이겠는가.
또 책이 놓인 모양은 내면풍경과 다르지 않다. 모두어 분류한 방식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이고, 펼쳐놓은 방식에서 관심사가 드러난다. 하지만 대부분 책쟁이들은 비좁은 공간에 패총처럼 책을 쌓아놓아 소재를 알 길이 없고 보고 싶어도 꺼내지 못한다. 거기서 시간의 축적 또는 무의식 세계를 엿보게 된다.-335쪽

<나의 피투성이 연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 <솔라리스> <오! 한강> <화성 연대기> <두개골의 서> <일본침몰> <젠틀 매드니스>-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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