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들판 1
오사카 미에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월
품절


가슴이 찡하고 아파온다.
애달프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그럼에도 가슴 설레이는
누군가를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사랑하고픈 느낌.-0쪽

어느 사이엔가 친구가 되어 있었다.
그 밖에도 사람들은 많이 있는데 왜 그녀석이 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친구가 있다.-0쪽

연애란 건 정말 좋은 거구나.
비록 짝사랑이라도 괴로운 사랑이라도
사랑을 하는게 좋구나. 그 사람을 만나기 전보다 훨씬 좋구나.-0쪽

옛날부터 사랑스러운 것들은 언제나 도움이 안되는 것들뿐..

주머니에 모아두었다가 혼났던 어릴 적 보물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아침까지 읽었던 시험에 나오지 않는 책들.
바라보기만 할 뿐인 좋아하는 사람.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연인.
아무것도 안하면서 손만 가는 개.
먹을 수 없는 꽃.
손이 닿지 않는 별.
아침만 되면 사라지는 꿈.

하지만 괜찮아.
사랑스런 것들은 많은게 좋아.
너희들에게 둘러싸여 나는 이렇게나 부드러워지니까.-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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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독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3월
구판절판


궁극적인 권력은 사람을 죽이는 거지...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건 인간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권력행사지. 게다가 그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네. 그래서 요즘 많지 않은가? -305쪽

최고권력을 추구하며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 권력을 행사해버린 인간... 굶주려 있는걸세. 그토록 심하게, 깊이 굶주려 있는거지. 그 굶주림이 자기 혼을 먹어치우지 않도록 먹이를 줘야해. 그래서 다른 사람을 먹이로 삼는거야.-307쪽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화가 나있죠. 그들이 화를 내는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때도 있지만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없다’고 하는 말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고, 본인 입장에서는 분명한 이유가 있겠지만요.-398쪽

사람이 사는한, 거기에는 반드시 독이 스며든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들이 바로 독이기 때문에. ..그 독의 이름은 무엇일까.옛날, 어둠 속을 누비고 다니던 짐승의 송곳니 앞에서 보잘 것 없는 인간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날 짐승이 잡혀, 사자란 이름이 붙여지면서부터 인간은 그 짐승을 퇴치하는 방법을 짜냈다. 이름이 붙여지자 모습도 없던 공포에는 형체가 생겼다. 형체가 있는 것이라면 잡을 수도 있다, 없앨 수도 있다. 나는 우리 안에 있는 독의 이름을 알고 싶다. 누가 내게 가르쳐다오. 우리가 품고있는 독의 이름이 무엇인지를.-527쪽

2007.08.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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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구판절판


...어느 날 알게 되었다. 내가 '중용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자 했기 떄문도 맞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무지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렇다. 어떤 사안에서든 그저 중립이나 중용만 취하고 있으면 무지가 드러나지 않을 뿐 더러,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로까지 떠받들어진다. 나의 중용은 나의 무지였다.
중용의 본래는 칼날 위에 서는 것이라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사유와 고민의 산물이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것을 뜻할 뿐이다. 그러니 그 중용에는 아무런 사유도 고민도 없다. 허위의식이고 대중 기만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무지의 중용을 빙자한 지긋지긋한 '양비론의 천사'들이 너무 많다.-5쪽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마흔 넘어 새삼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우선 내 무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극단으로 가기 위해, 확실하게 편들기 위해, 진짜 중용을 찾기 위해!-6쪽

공부 가운데 최상의 공부는 무지를 참을 수 없는 자발적인 욕구와 앎의 필요를 느껴서 하는 공부다. 이 책에 실린 글들과 선택된 주제들은 2002년 대선 이후로, 한국 사회가 내게 불러일으킨 궁금증을 해소해보고자 했던 작은 결과물이다.-6쪽

그(이탁오)는 '성인의 가르침'이란 짧은 글을 통해 "나이 50 이전까지 나는 정말 한 마리 개와 같았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 대자 나도 따라 짖어댄 것일 뿐, 왜 그렇게 짖어 댔는지 까닭을 묻는다면, 그저 벙어리처럼 아무 말 없이 웃을 뿐이었다"라고 썼다. 언젠가 나는 이 글을 보고 핑, 눈물이 돌았다.-81쪽

"시민이 책을 읽지 않으면 우중(愚衆)이 된다. 책과 멀리하면 할수록 그 사람은 사회 관습의 맹목적인 신봉자가 되기 십상이고 수구적 이념의 하수인이 되기 일쑤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내밀한 정신의 쾌락을 놓치는 사람일 뿐 아니라, 나쁜 시민이다... 독서는 민주사회를 억견(臆見)과 독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민들이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6 서문중에서-0쪽

2009.10.0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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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셔스 샌드위치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처비즈에세이
유병률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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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종전 이루 CIA는 자율성과 자유로운 행위를 강조하는 예술사조인 추상표현주의가 미국적 가치와 맞아 떨어지고, 또 동구권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맞설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집중 지원했다... 특히 추상표현주의의 영웅으로 꼽혀온 잭슨 폴록은 CIA의 최대 수혜자였다." <세계 명화 비밀>, 모니카 봄 두첸-19쪽

첼시의 갤러리들은 거리가 황량하기 때문에 그 안이 더 예술적으로 보입니다. 왠지 상업적인 것과는 단절된 것 같고, 세상과 격리된 채 오로지 예술 자체만 추구하는 듯한 느낌입니다...그러나 이런 배려 속에도 경제적인 마인드가 교묘하게 숨어있습니다. 미술가이자 비평가인 브라이언 오 도허티는 <하얀 입방체 안에서>라는 책에서 "하얀 입방체로 만들어진 전시 공간은 중성적이고 초월적인 신화적 장소가 아니다...이런 구조는 다른 일반 상품들에 대한 예술품의 배타성을 강화시켜 예술품을 색다르게 보이게 하고 가격을 비싸게 하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라고 했습니다.-29쪽

"유레카! 그것은 오랜 기간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노베이션은 진부한 일상 안에 들어있는 흥미로움에 대해 아주 작지만 서서히 영감을 쌓아가고 축적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마치 진주조개가 자신의 속살을 상처내는 모래를 겹겹이 에워싸는 과정에서 마침내 진주를 탄생시키는 것과 같다. 혁신은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 서서히 스며드는 것이다.
'아하!'의 순간은 기나긴 시간의 생각과 연구에서 나온다. 성공하는 기업가는 뮤즈가 그들에게 다가와 키스하며 명철한 아이디어를 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일을 하러 간다.-82쪽

요즘 미국의 은퇴자들은 여생을 보낼 최적지로 대학촌을 꼽습니다...나이 들수록 문화현장과 가깝게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덜 늙습니다. 각양각색의 문화 옆에 있어야 늙어서도 뭐라도 배울 수 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시간이 많다는 게 괴롭지 않습니다. 문화를 알아야 인생의 참맛도 느낄 수 있습니다. -132쪽

얼마 전만 해도 돈과 체면을 한 손에 움켜질 수 있었던 전문직이 이제는 단순사무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봉급이 줄고 체면이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일'과 '자기실현'에 대한 철학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참전에 사람들은 거대한 기업조직 속에서 표시도 안 나는 자신의 미미한 모습에 대해 끔찍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하고싶어 미칠 지경인 일을 자신이 정한 시간에 몰입해 하고, 주어진 업무가 아닌 스스로 무엇인가 아이디어를 내 직접 만들고, 결과물을 평가받고 싶어 합니다...'안정된 밥그릇'으로 성공을 평가하던 사람들이 어느새, 그 밥이 주인이 식은 던져줄 때만 기다리는 '개'의 밥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42,154쪽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문화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질적인 것''자신이 경험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것'에 대해 포용력과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중요한 것은, 때로는 '백지'가 되어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입니다.-147쪽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글을 안 쓰면 영원한 객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이제 글이 힘이고, 돈입니다. 카리스마고, 리더쉽입니다. 글쓰기가 생존력이 됐습니다. 아니, 글을 안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대입니다. 전국민에게 읽히는 나만의 매체를 누구나 공짜로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안 쓰는 것은 당첨확률 높은 로또를 쥐고도 번호를 안 맞춰보는 것과 같습니다. 글쓰기만큼 남는 장사가 어디 있습니까?-168쪽

하버드는 익스포스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글쓰기와 사고력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훌륭한 사고력은 훌륭한 글쓰기를 필요로 한다"고 말합니다.-179쪽

'완성이란 아무것도 덧붙일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더 떼어낼 것이 없을 때 오는 것'-생텍쥐페리-202쪽

2008.08.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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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책만 읽는
이권우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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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슬픔을 거름삼아 삶이라는 꽃을 피워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꽃에 맺혀있는 이슬은, 그 꽃이 밤새 게워놓은 눈물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깨닫게 해준 작가에게 우리 모두 경의를!-49쪽

만약 인간의 영혼을 투시하는 엑스레이가 있다면, 그래서 그 가상의 기계에 영혼을 얹혀놓고 찰깍, 찍으면 어떤 형상이 나타날까...인화지에는 날카로운 맹수의 발톱에라고 할퀸 듯한 생채기들만이 현상될 듯하다. 산다는 게 결국 상처를 주고받는 일인데, 정작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상처받은 일 뿐이다.
...특히 어릴적 순정했던 영혼이 입은 상처는 제법 오래가고 도통 치유되지 않는다. 갓 구워낸 자기에 쨍, 하며 금이 간 채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얹혀진 꼴이다. 없는 듯 잊혀진 듯하지만 사실 한 꺼풀만 벗겨내도 골 깊은 상처가 드러나게 마련이다.-93쪽

국가 권력에 맞서는 시민운동은 늘 질 수밖에 없다...계속 지게 되어 있지만 "그러나 어느 날인가 이기지는 못하지만, 지고 있지도 않는, 그런 때가 올 것입니다"...-136쪽

나는 고전의 문을 여는 열쇠는 치열한 문제의식이라고 여겨왔다...막장을 뚫고나갈 지혜를 묻고, 그 답이 현재적 가치가 있는지 토론한다. 도전적인 토론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의 사상이 안고 있는 한계가 드러나며,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을 찾게 된다. 이쯤 되면, 고전의 주위를 맴도는 지은이라는 '유령'이 가만히 당할 리 없다.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자신의 다른 책을 참조해야 한다고 복화술로 변호하기도 한다. 고전을 읽는 행위는, 그러므로 묵독일 수 없다. 제대로 읽으면 그것만큼 소란스러운 책읽기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카니발적 책읽기에 몰두하게 된다.-205쪽

지은이가 보기에 '해리포터'의 성공은, 과대광고 덕이 아니라 대중들의 문화적 성감대를 정확하게 건드린 데 있다. 그것을..'역혁명'이라 칭한다...역혁명은 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으로 포장된 것을 가리킬 때에 쓰이는 말이 되었다...
역혁명 현상은 신자유주의적 망령에 사로잡힌 세계가 권력과 부를 불평등하게 분배하는 현실과 관련을 맺고 있다. 자신의 힘을 박탈당한 자들이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영성의 형식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현재를 견디기 위해 과거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324,326쪽

내 삶은, 이를테면 교양주의 정도에 불과할 성싶다. 앎에 대한 열정이 나 자신과 세계에 대한 변혁에 이르지 못한다. 정열은 "극도로 강렬한 차가운 지속성"이라는 말은 이즈음 내가 고민하는 것에 답을 던져주었다.-127쪽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자본론 범죄> <주기율표> <미완의 시대> 네그리의 <귀환> <재일 강상중>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 <플라톤 향연>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풀숲을 쳐 뱀을 놀라게 하다> <전쟁에 반대한다> <전쟁중독>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고우영의 <삼국지> <채링크로스 84번지> <네 멋대로 써라>-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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