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코, 연애하다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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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사투리는 원래 원만하고 매끄러워서 친숙함이 느껴지는 겸손한 말투로, 듣는 이의 귀를 부드럽게 애무하는 것 같아 거부할 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다. (22)

어지간히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그래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내가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영리하다는 걸 굳이 알려줄 의리 따위는 없으니까. 그걸 아는 것은 남자의 책임이니까. (36)

돈보다 좋아하는 것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현대 최고의 낭만주의자니까. (65)

"이 세상에 돈 가진 사람은 올드미스들뿐이거든. 큰돈은 없지만 다들 그만그만한 목돈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도박 같은 데 돈 안 버리잖아. 남을 위해선 쓰지 않기만 자기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쓰거든. 올드미스 산업은 바야흐로 돈 벌게 돼 있어. 왜냐? 올드미스의 인색함과 에고이즘을 공략하기 때문이지." (74)

남자란 대개 가족의 냄새가 나는 곳에 있으면, 그 냄새에 전염되어 단순한 ‘가족의 일원’이 될 뿐 한 ‘남자’가 되는 일은 별로 없는데…이 남자는 어지간히 ‘남자’라는 느낌이 났다. (117)

세상이란 참 모순투성이고 냉혹하고, 사람의 의표를 찌른다. 나는 운명의 무정한 악의를 느낀다.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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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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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낸 이야기 안에만 담을 수 있는 마음도 있는 거예요. 만일 세상 모든 게 현실이라면,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너무나 쓸쓸할 거예요… 현실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야기를 읽는 거예요." (191)

어머니는 별거 아닌 눈빛이나 동작, 호흡이나 말하는 속도로 남의 마음을 읽는 데 능했다. 재빨리 책 한 권을 훑어보고 눈에 들어온 키워드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듯이.
이것도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꽂은 책갈피 같은 것이다. 뭐라고 대답하면 그 대답을 통해 더욱 많은 정보를 알아내리라.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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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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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 태어나면 무조건 선택의 여지도 없이 국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가 생기다니, 그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소? 뭔가를 억지로 해야 한다는 건 지배를 받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야. 사람은 지배당하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오? (1-51)

…만일 왕실이 없다면 이 나라는 품격없는 대중사회로 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왕실 사람들도 똑같은 인간인데 자신의 장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왕실에는 적잖이 동정의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질투심이 강하고 극단적인 동질사회인 일본에서는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서라도 도저히 침투할 수 없는, 도저히 손에 닿지 않을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왕실입니다. (1-52)

지로, 이 세상에는 끝까지 저항해야 비로소 서서히 변화하는 것들이 있어. 노예제도나 공민권운동 같은 게 그렇지. 평등은 어느 선량한 권력자가 어느날 아침에 거저 내준 것이 아니야. 민중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낸 것이지. 누군가가 나서서 싸우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아. 아버지는 그 중 한 사람이다. 알겠냐? (2-245)

지로, 전에도 말했지만 아버지를 따라하지 마라. 아버지는 약간 극단적이거든. 하지만 비겁한 어른은 되지 마. 제 이익만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라고.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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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30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라진 소년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3
아즈마 나오미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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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구비는 어리지만 뭔가 견실한 기질이 느껴지는 힘있는 얼굴이었다. 쓰레기들에 둘러싸여 불편해하고 있었는데, 자기 안의 소중한 뭔가를 지키려는 모습이었다. 소중한 뭔가를 지키고 실현하려고 방법을 찾아 헤매던 끝에 길을 잘못 들어 그런 곳까지 가버렸고, 역시 여기도 아니었구나 하며 난처해하는 분위기랄까. 하루코에게 전화를 건 것은 구해달라는 긴급 통신이었을 것이다. 잘못해서 사태가 점점 자신이 바라지 않는 방향을 가고 있으니 어떻게든 해달라는 구조 요청이었을 것이다. (26)

...조금 떨어진 장의자에 하루코가 앉아 있었다. 앉아 있다기보다 하루코라는 인간을 이루는 부품이 그곳에 쌓여 있었다. (40)

"...원한살인 같은 것하고 달라서 병이라고 병. 원한살인은 재범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강제추행은 병이니까 얼마든지 되풀이된다고. 치료하지 않으면 낫지 않아. 치료도 어려워."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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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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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교차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필연이지만, 타고 있는 사람들이 공간적으로 교차하는 것은 우연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 여러 고장에서 펼쳐지는 스쳐 지나가는 인생을 한없이 공상할 수 있다. 타인의 상상력이 만든 소설보다도 자신의 공상이 훨씬 흥미롭다. 꿈이 떠다니는, 고독한 즐거움이다.
한자와 숫자로 가득한 시간표가 요즘 나의 작은 애독서이다. (138)

미하라는 노면전차를 타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히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무작정 올라탄다. 행선지도 없이 탄다는 것이 이상하겠지만, 생각이 막힐 때면 멍하니 노면전차에 앉는다. 느린 속도와 적당한 흔들림이 그를 사색으로 이끌어준다. 자주 멈추고 그때마다 덜컹덜컹 흔들리며 출발하는 전차 좌석에 몸을 기댄다. 이런 환경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생각의 흐름 속에 잠기는 것이다.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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