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 어쩌면, 때로는… 그렇게
윤서원 지음 / 알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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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제목에 이끌려 골랐지만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낯선 곳`보다는 `살아보기`에 방점이 찍힌 듯하여, 사는 곳이 아무리 달라져도 생각이나 삶은 쉽사리 달라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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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을 위하여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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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오히려 더 문학적인 인생을 사니 세상이란 참 아이러니하지. (40)

재능을 자기 자신을 위해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뜻이니까. (105)

누구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사랑받기 위한 노력도 절대 하지 않는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뼈에 사무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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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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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토끼 한마리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 (127)

처음에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돈을 벌지. 살아야 하니까. 그런데 한번 돈을 벌기 시작하면 먹고사는 일은 금세 끝이 나버려. 먹고 사는 걱정 없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돈 버는 게 재미가 있어져. 이렇게 해도 돈이 되고 저렇게 해도 돈이 되니까 신이 나. 세상이 엽전 구멍만해지고 사람들이 나한테 굽실거리는 모습이 재미있어. 그래서 한세월 또 돈을 버네. 내 생각에, 이만큼에서 멈추어야 좋아. 잔챙이일 때가 재미있어. 그래야 사람답게 살아. 돈이 돈으로 쓸모가 있는 건 이만큼으로 족해.
그런데 참 이상하지. 그보다 돈을 더 많이 벌게 되면 말이오, 그때부터 진짜 큰일이 닥친다오. 더 이상 재미로 하는 게 아니야. 재미가 다 뭔가. 꾼들끼리 겨루게 되는 거지. 죽고 사는 전쟁이 되네. 그 꾼들은 말이야, 다들 제각각 들러붙은 헛것들이 있어. 그때부터는 들린다고 해야 하나, 쫓긴다고 하나, 오히려 먹고살 것이 없을 때보다 더 절박하기조차 하오. 그건 욕심이 아닌 것 같아. 욕심만 가지고서는 사람이 그리 되나 어디. 욕심하고는 달라. 사람이 아예 어딘가가 고장이 나버리는 거야. 욕심보다도 훨씬 더 무섭고 지독한 거야, 그게. (235)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말이에요, 자기 어릴 때 굶고 괄시받은 기억이랑 싸워요. 그때 억울하던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내가 세상을 다 집어삼켜도 성이 안 풀려. 그래서 사람이 돌아버리지. 그럼 곱게 자란 부잣집 도령들, 재벌 2세들은 한이 없나? 그 사람들은 자기 아비하고 싸워요.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거든. 저놈은 아비 덕에 저걸 다 물려받았는데, 분명히 저걸 간수를 못 할 거다. 아비를 잘 둬서 그렇지 제가 잘난 건 하나도 없다고 그러거든. 그거 옆에서 보니 미칠 노릇입디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2세들이 더 표독하게 돈을 벌어요. 2세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거든. (236)

대한민국은 원래 흰머리나지 않은 여성이 존댓말 듣기 힘든 나라였다. (286)

인생을 건 진짜 사랑은, 그 자체로 훈장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 어차피 사람은 죽으면 헤어지게 마련이니까. (312)

청소년기의 그가 그렇게 미친 듯이 공부를 해댄 이유는 단 하나였다. 공부를 멈추는 순간 ‘왜?’라는 질문이 해일처럼 밀어닥쳤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질문이 파괴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과 싸워서는 이길 방법이 없었다. 두뇌회로에서 ‘왜?’라고 묻는 기능을 아예 삭제해버려야 했다.(329)

나는 이 세상이 그리 멋진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때문에 내가 박탈한 내 자식의 기회에 대해서는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딱 하나 내 아이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그 아이에게 김학원이 가장 사랑하는 조카가 되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었다. 김학원의 조카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왕국을 거느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 아이는 생일선물로 반달곰이나 별똥별을 받을 것이다.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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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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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순발력보다는 지구력이다. 그리고 지구력을 키우는 것은 순발력을 단련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1-51)

"학생한테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겠지만 어른이 되면 틀림없이 생길 거예요. 생판 모르는 타인, 그저 단 한 번 스쳐 지나는 타인에게, 가깝고 친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는 경험. 그런 건 대개 택시 안이긴 하지만." (1-172)

지울 수 없는 희망은 설령 그것이 진정한 희망이라도 사람을 좀먹는다. (1-352)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이따금 죽은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야. 난 그건 대단히 소중한 거라고 생각해. 이런 일을 하다 보면 말이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현세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절실히 들어." (2-49)

장례식이란 고인의 삶의 방식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남은 인간들의 본성을 까발리는 장이지. (2-369)

그렇구나, 기미짱은 행복하구나, 에이이치는 생각했다. ‘행복’이라는 말은 일상어였구나, 생각했다. (2-471)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 자기에게 매우 중요한 일을 어떤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지. 어떻게든 알아주길 바라지. 하지만 상대가 그것을 알아버리고 나면, 그때까지와 똑 같은 거리로는 더 이상 지낼 수 없는 일도 생기는 법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주길 바라지. 그 사람은 자네한테 고마워했어." (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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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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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일할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 같아. 내가 어떤 조직의 부속품이 되어서 그 톱니바퀴가 되었다 해도, 이 톱니바퀴가 어디에 끼어 있고 이 원이 어떻게 굴러가고 이 큰 수레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그런 걸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난 내가 무슨 일을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회사는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고, 온통 혼란스러웠달까. 아니 아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중고생과 다름없었던 거 같아. (19~20)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 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어떤 사람은 그런 행복 자산의 이자가 되게 높아….어떤 사람은 정반대지…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184~185)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지 않나. 자기 행복을 아끼다 못해 어디 깊은 곳에 꽁꽁 싸놓지. 그리고 자기 행복이 아닌 남의 불행을 원동력 삼아 하루하루를 버티는 거야. 집 사느라 빚 잔뜩 지고 현금이 없어서 절절 매는 거랑 똑같지 뭐.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남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해. 가게에서 진상 떠는 거, 며느리 괴롭히는 거, 부하 직원 못살게 구는 거, 그게 다 이 맥락 아닐까? 아주 사람 취급을 안 해주잖아. ..
정말 우스운 게 사실 젊은 애들이 호주로 오려는 이유가 바로 그 사람대접 받으려고 그러는 거야. 접시를 닦으며 살아도 호주가 좋다 이거지. 사람대접을 받으니까.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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