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 홍승은 폴리아모리 에세이
홍승은 지음 / 낮은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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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합의하지 않았어도 이미 사회에서 연인은 몸과 감정의 독점적인 소유가 전제된 관계로 정의되어 있었으니까. ‘정상 연애‘ 문법에서 친구와 연인은 서로에게 기대되는 무언의 약속과 책임의 무게, 몸과 마음의 독점권에서 뚜렷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 P28

기존 연애 공식 따위가 들어설 자리가 없는 지금의 상황은 방황이 되었고, 방황은 소통으로 연결됐다. 혼란은 대화를 만들고, 그 대화는 우리를 어디로든 이끌 수 있다. - P32

어쩌면 나는 연애라는 역할극에 젖어서 상대를 고유하게 바라보는 법을 잊어버린 게 아닐까. 나에게 연애는 타자를 만나는 일이 아니라 ‘남자친구‘의 역할을 채우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관계의 양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내가 그에게 기대하고 그가 나에게 기대하는 바는 비슷했다. 관계의 고유성을 찾지 못하니 고유한 글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했다. - P97

어떤 노동은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돈,예술,인정,명예가 되고, 어떤 노동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흔적도 없이 빠져나간다. 한 번에 수십 가지 작업을 수행하는 고도의 전문적인 노동임에도 가족을 벗어나는 순간 이력서에는 공란만 남는다. - P230

다른 방식의 사랑은 불가능할까? 서로를 통제하지 않고, 존중하는 사랑은 불가능한 걸까? 단지 좋은 상대를 만나면 된다고 여기기에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의 모습은 낭만과 폭력이 위태롭게 공존하고 있다. 연애에도 전복적인 사유와 공부가 필요하다... - P36

은유 작가는 "사랑은 신앙이 아니라 생활양식"이라고 했다. 사랑과 연애는 낭만적 판타지가 아니라 함께하기 위한 끊임없는 협상과 노동이다...타자와 함께하는 일은 언제든지 배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위태롭거나 권태로워진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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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책)방 - 공간욕 먼슬리에세이 4
이유미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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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습관을 만들기도 한다. 독서 스팟이야말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독서에 필요한 조건을 갖춰놓으면 얼른 그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싶어지니까. - P21

서점은 책방 주인이 콘텐츠다. - P173

좋아하는 걸 지켜내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 P187

돌이켜보면 삶이란 ‘점을 찍는 일‘ 같다. 그리고 그 점들이 ‘선으로 연결되는 순간‘, 꿈으로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책을 부지런히 읽는 것, 밑줄을 긋고 필사를 하고 내 글을 쓰는 것, 시간을 쪼개가며 좋아하는 일들을 그렇게 짬짬이 이어가는 것, 그런 순간들을 점처럼 찍다 보니 어느새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 P33

본능적으로 사람은 자기만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그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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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 -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일하는 방법
김개미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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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기대고 의지하는 사람일수록 하나의 공간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해진다. 돌아오기 위한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자처럼, 진정한 집순이는 집이라는 베이스캠프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짧고 긴 외출들을 적절히 안배한다. (김영글) - P200

쓰는 글의 완성을 위해 나는 언제나 "나는 춤을 출 때는 춤만 추고, 잠을 잘 때는 잠만 잔다"는 몽테뉴의 말을 지침으로 삼는다. 적어도 글을 쓰는 동안은 글만 쓸 수 있도록 나를 관리한다.
"춤을 출 때는 춤만 추기 위해" 에너지가 손상되는 일에 말려들지 않고 기분을 그르칠 체험이나 만남을 회피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사교를 좋아한다면 글 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사교와 거리를 둔다는 뜻이다. 물론 사교와 거리두기는 절대적이지 않다. 사교와 거리두기는 "춤만 추기 위해서"이지 세상으로부터 나를 고립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춤을 출 때는 춤만 추기" 위해 불필요한 세상과의 사교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이유로 제한적으로 사교와 거리를 두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친구로 두면 된다. (노명우) - P122

프리랜서는 빛을 믿으면 안 됩니다. 영감은 매일 찾아오지 않습니다. 프리랜서의 생명은 성실성과 끈기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게 일하다보면 영감님이 이 양반은 누구인데 이렇게 매일 문을 두드리냐면서 가끔 얼굴을 비추는 것입니다. (김겨울) - P16

나는 자유롭고 외롭다. 내면에 집중하고 거기서 들려오는 소리를 소재로 시를 쓴다. 생활은 단조롭고 생각은 단순하다. 이 상태를 유지하려고 엄청 노력한다. 심리적 항상성을 유지해야 시를 쓸 수 있다...우울감에 빠지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쓴다. 우울에 대한 시조차 우울한 상태에서는 쓸 수 없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 고요하고 즐겁게 지낸다. 내가 나에게 쏟는 시간과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김개미) - P38

가족의 성원이라면 누구나 자기 성향에 맞는 일을 택해 가사에 참여해야 하며 그러지 못해 집안이 어지러워지고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면 오히려 돈 버는 일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려면 바깥일과 집안일을 분리해서는 안된다. (김택규)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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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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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면 머리속에서 노래가 흐르는 이유는 내가 기진맥진했을 때 아버지가 늘 불러주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를 맞춰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산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처음부터 나 혼자 힘으로 오를 수 있었던 것처럼 페이스를 흐트러뜨리는 사람과는 같이 오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염치도 없이 상대방에게 말했다. - P140

"애초에 언니나 형부나 이상해, 나 혼자, 나 혼자 하면서 뭐든지 자기가 하려 들면서 다른 사람은 자기한테 의지해주기를 바란다니까. 게다가 조금이라고 자기가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형편없는 인간이라도 된 줄 알지. 훌륭한 사람이라는 건 자기가 안될 때는 제대로 머리를 숙이며 부탁할 줄 아는 사람 아니야?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생각될까봐 자기쪽에서 먼저 밀어내는 건 잘못이야. - P232

산을 좋아한다면 한번은 뉴질랜드에서 트래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길‘이라 불리는 밀퍼드 트랙을 필두로 뉴질랜드의 유명한 트래킹 코스는 남섬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왜 북섬에 있는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선택했을까? - P292

아무것도 모르고 발을 디딘 곳에 상상도 하지 못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뒤에는 그것을 보지 않고 인생을 끝내기는 아쉽다.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 나를 시험해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형태가 남는 일을 하고 싶다. - P340

사람은 크든 작든 짐을 지고 있다. 단, 그 짐은 옆에서 보면 내려놓으면 될 것 같지만 그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오히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떄문에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모색한다. 그것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는 서로의 짐을 자신의 해석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었다. - P346

산은 생각을 하기에 딱 좋다. 동행이 있어도 말없이 한 줄로 걷고 있으면 자기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때 마음속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자기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으면 인생도 자기 발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일상생활에서는 외면하던 문제와 똑바로 마주 봐야할 듯한 느낌이 든다...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과 마주 보면서 걷는 것이 등산이라 생각했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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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화해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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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근간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집니다. 진정한 자존감은 타인의 혹독한 평가, 나의 가장 약한 지점을 건드리는 자극, 스트레스, 상처, 배신, 좌절감 등에도 그 근간은 쉽게 흔들리지 않아요. 즉, 해결되지 않는 갈등이 있다면 그건 어릴 적 중요한 관계에 있던 사람과의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내면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 잡아 그 이후의 삶에도 계속 영향을 주는 겁니다. - P88

내안의 핵심 갈등을 파악하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중요한 오류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간은 그 오류를 반복하고 산다 - P102

나는 이렇게 살면 안되는 존재다. 누구도 감히 나에게 함부로 할수없다 - P111

어릴 때는 어떤 일의 주체가 내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할 수밖에 없어 억울한 것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주체가 달라요. 잘 생각해보면 나를 둘러싼 대부분의 일의 주체는 결국 ‘나‘입니다. 내가 선택할 수도 있고, 진행할 수도 있고,결과도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괴롭다는 것은 자신이 굉장히 수동적인 입장인 겁니다. 어릴 때는 그랬어요. 이제는 내가 좀 더 주체적으로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서 아픈 부분을 좀 더 메우기 위해서 나를 알아차려 보세요...내가 진정 화해해야 하는 대상은...나 자신입니다. 미워할 수 없는 대상을 미워해서 받는 고통, 나의 내면의 고통, ‘어떻게 자기가 낳은 자식에게 그랬을까?‘하는 나의 처절함, 자신의 현재 마음 상태와 화해해야 하는 겁니다. - P157

어떻게 마무리할까요? 우선은 마음으로 ‘이제 그 관계는 마무리되었다‘라고 되뇌세요. 그리고 그들이 내게 계속 똑같은 영향을 주어도, ‘내‘가 조금이라도 다른 각도로 반응하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 궁리하세요.
화해는 내가 나와 하는 겁니다. 부모는 죽을 때까지 나에게 사과하지 않을 수 잇어요. 우리는 죽을 때까지 부모를 용서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 마음, 그냥 그대로 두세요. 누구도 나 아닌 남을 어쩌지 못해요. 부모도 내가 아닌 이상 남입니다. 결국 내가 화해해야 하는 것은 나예요. - P257

이제는 속절없이 주어진 삶이 아니라 창조적인 나만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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