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매일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 한동안 연락이 뜸하더라도 

'서로 바쁘겠지 뭐'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이는 또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다 다시 붙어다녀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는 정말로 좋은 사이다.  

  

십 칠년을 봤다. 

한때는 우리의 첫 시작도 풋풋하다 못해 비린내가 날 지경이었었다. 

그러나 이제. 

같이 늙어가고 있다. 

봐도 봐도 아쉽다는 얘기를 하면서 

친정 엄마처럼 뭔가 서로를 챙겨 주면서. 

얘랑 같이 늙어갈 수 있어서 

또 할 얘기들이 아직도 많아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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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과 박수홍이 낸 박고태 앨범 중에 '욕먹을 사랑' 이라는 노래가 있다. 

들어 본 적은 없지만 이미 제목이 모든걸 말해주고 있다. 흐흐. 

이 사진은 욕먹을 사진 쯤으로 해야겠다. 

어려서도 안하던 짓을 늙어 하다니.. 

하긴 우리 할머니도 젊었을때는 단걸 싫어하시더니 

연세를 잡숫고는 단것만 찾으셨다.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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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10-02-0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거 메신저 메인 사진으로 올렸다가 온갖 편집자들과 친구들의 질타를 받고 내려버렸다. 너무 나와 어울리지 않는, 심지어 어떤이는 영혼이 없는 사진 같다고 했다. 정말 이게 그렇게 심한 사진인가? 남들이 미워하니까 난 이 사진에 오히려 더 정이 가 버리는 기분이다.
 



어쩌면 내가 남자가 되어 보고 싶은 로망이 있는 것의 8할은  

이 담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해도 난 멋있게 보이지가 않는다. 

남자라면 정말 근사하게 피울텐데.. 

이왕 피울거라면 정말 폼 나게 피웠을텐데.. 



작가가 되고나서 뭐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일로 미팅하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당연히 담배를 피울 것이라 생각하며 

또 내가 담배를 피워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끊을 생각이 없다. 

누구나 몸에 좋지 않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게 하나씩 있듯 

나에게는 담배가 그런 존재다. 

대신 먹는건 건강식으로 겁나게 잘 챙겨먹는다.  

어지간하면 정크푸드나 과자 같은건 입에 잘 안댄다. (과거에는 좋아했었다.)

하나쯤은 몸에 좋은 일도 해야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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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2-0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기로야 남자 보단 여자가 더 멋있죠.
대담해 보이기도 하고, 섹쉬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안쓰러워 보이기는 남자 보다 여자가 더하죠.
건강식을 챙겨 드신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플라시보 2010-02-01 11:25   좋아요 0 | URL
stella09님. 담배를 피우는 만큼 다른데 많이 신경을 쓰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특히나 음식은 아주 잘 조절하고 있습니다. 원래 육식을 잘 하지 않는 채식주의 인지라 (그러나 물고기는 잘 먹습니다.^^) 대충 떼우기 보다는 제대로 한끼 한끼 먹으려고 애씁니다. 음...근데 정말 여자가 더 멋있어 보일까요? 흐흐. 그래도 전 그 부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흐흐.
 



여기는 팬트 하우스. 

이름은 팬트 하우스인데 지하에 있다. (생각해보니 내가 잘 가는 레스토랑 B2 도 1층에 있다.) 

아주 오래전 기자하던 시절 취재하러 한번 갔었는데 그 이후로는 잘 안가다가 

최근 여기를 너무 사랑하는 지인을 만나서 왕왕 간다. 

와인도 괜찮고 기네스도 맛있다.  

분위기는 오리엔탈풍인데 무척 섹시하다. (일하는 언니들도 섹시하다. 흐흐.) 



언젠가 남자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렇다고 환생설을 믿진 않지만) 

근사하게 시가를 피울 것이다. 

아무대서나 아닌 시가 클럽 같은 곳에서 카드 놀이도 하면서, 위스키도 홀짝 거리면서.. 



우리가 잠시 머물렀던 자리. 

보드카 칵테일과 기네스와 약간의 과일과 견과류. 

그리고 지금도 어디선가 떠돌고 있을  

수 많은 얘기들, 혹은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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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30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는 몇 번 피워봤지만, 언제나 드는 생각은..

"이거 피다 죽을지도 모른다." 였습니다.

플라시보 2010-01-30 15:1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단단히 각오하고 피워야겠군요. 다음 생에서..ㅎㅎ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일이 짜 맞춘듯 맞아 떨어질때가 있다고.

뭐 살면서 저런 생각을 할 만큼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건 아니지만 

가뭄에 콩나듯, 빨래하려고 뒤진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만원짜리가 나오듯 

그렇게 한번씩 나에게 오곤 한다. 

 

나는 심한 불면증 환자이다. 

가만 놔두면 3일이고 4일이고 잠을 못 잔다. 

왜 못자냐고 묻는다면 

그야말로 할 말이 없다. 

왜냐, 나도 모르겠으니까. 

그래서 나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수면제를 먹는다. 

수면제를 먹는게 좋지 않다는건 알지만 

내 담당의도 그렇고 의사인 친구 말을 들어도 그렇고 

사람이 3일 이상 잠을 못 자면 돌연사 확률이 50% 이상 높아지므로 

약에 내성이 생기건, 약이 좋건 나쁘건 무조건 먹어야 한단다. 

그런데 한번씩은  

이 약을 먹어도 잠이 오지 않거나, 자 봤자 2~3시간 밖에 못 잘 때가 있다. 

그렇게 자고 나면 자도 잔것 같지도 않고 너무나 괴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음... 하려던 얘긴 이게 아닌데... 암튼. 

그 주치의와 나는 꽤 친하다. 

개인 병원이 아닌 큰 병원이라 그런지 심각한 환자들이 많은데 

나는 비교적 가벼운 환자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일방적으로 상담을 한다기 보다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 주치의는 내 일에 관심이 많다. 

이번에 출장을 갔을때 출판사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연애얘기를 쓰되 심리학과 접목을 시켜보자는 제안을 했다. 

심리학? 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전 엎어진 기획 (내게 맞지 않는 기획이었지만 일 욕심에 한다고 물어놓고는 결국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엎어버렸다.)  을 생각하니 그래 어떻게든 해 온 연애 쪽 일이니까 해 보자 싶었다. 

기획자는 현재 소설 편집중이라 정확한 밑그림을 그린 상태는 아니지만 

나와 작업을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얼마 후  

수면제를 처방받으러 의사에게 갔다. 가서 그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의사가 정말 신기해하면서 

자신에게도 책 제의가 들어왔는데 연애 쪽이라 자신없어하고 있던 중이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는 아.. 그러세요. 하고 나왔지만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했다. 

주치의와 내가 같이 이 일을 내 쪽으로 접촉이 들어온 출판사랑 하면 어떨까 하고. 

그래서 기획자에게 전화했더니 너무 좋다고 했다. 

주치의가 운영하는 블로그 주소를 알려줬더니 글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또 다시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한마디로 매우 기뻐했다. 

서로 '제가 영광이지요' 라는 말을 하면서 

조만간 만나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아닌 일 얘기를 하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기안이 나온것도 아니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이건 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간 엎어진 기획들을 볼 때 

제안이 들어왔을때의 첫 느낌이라는게 분명히 있는것 같다. 

그때 약간 고개를 갸웃 하게 되면서 그래도 일 욕심에 한다고 하면 결국 잘 안되고 

듣자마자 이 일을 하면 너무 좋겠다 싶으면 일이 진행되고 결과물이 나왔다. 

너무 거창한 계획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해마다 한 권의 책은 꼭 내고 싶다. 

책을 낸 이후 여태까지는 그래왔는데 (그래봐야 꼴난 2권이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면 

정말이지 착하고 바르게 살겠다.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는 그렇게 특출한 능력을 가진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오래 꿈 꿔 왔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하는 마음 만큼 

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까지 따라주면 더 좋겠지만 

안되면 노력이라도 해서라도 잘 해 내고 싶다.  

내가 출판사를 찾아다니며 책을 내달라고 말 하지 않아도 어디선가 접촉이 오는 것.  

아무리 기획이 좋고 훌륭한 제안이라 하더라도 내가 진심으로 그 글을 쓸 수 없다고 판단되면 욕심 

부리지 말고 내려 놓을 것.   

나와 일한 기획자는 다시 나와 일 하고 싶도록 성실할 것. 

이것만은 내가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이다. 

이것만 잘 지켜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 좋은 기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마감이나 해야겠다. 

하루 2개 마감. 

좀 쥐약이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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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10-02-01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아름답노라...라고 생각만 하고, 멘트 않으려다 ㅎㅎ 마지막 줄을 읽는 순간, 댓글을 답니다. 님하...치열한건 좋지만, 쉬엄쉬엄 하세요. 하루 2개 마감이라뇨. 넘 소모될까 문득 걱정됨다. 1년 1권이라....아직 첫권도 내보지 못한 제가 뭔 말을 하겠슴까만..ㅎ ㅎㅎ 홧팅. 그러나 쪼금만 덜 압박 받으시길 ^^;;

플라시보 2010-02-01 02:46   좋아요 0 | URL
아...저도 저를 조금만 편하게 내버려 두는 타입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천성이 그런것 같아요. 뭔가 할 일이 없으면 부러 만들어서라도 하는.. 정신건강에도 육체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성격이지요.ㅠㅠ 앞으로는 조금 쉬엄쉬엄 그리고 나를 좀 덜 압박하도록 할께요.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마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