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EA TeM Watches_커플시계(실버-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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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비 디자인 매우 훌륭. 케이스도 종이로 된 깔끔한 상자. 따로 포장 필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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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EA TeM Watches_커플시계(실버-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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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과 사촌 동생이 하루 상간에 생일이라서 

늘 둘이 같은 선물을 해 주곤 했는데 

이제 하다하다 보니 할 것이 떨어져서 

저런 시계를 사게 되었다. 

물론 아주 비싸고 좋은 시계라서 

언제 어디서든 차고 다닐 수 있어요 같은건 아니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래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귀여움 같은게 있다. (그러면서도 싼티는 안난다고나할까) 

특별한 날 주면 좋을 것 같다. 

웨딩 시계라던지 아니면 직업군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꼭 차고 다니라는 의미보다는 

기념품으로 주면 좋을듯 

뭐,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차고 다녀도 아주 예쁘게 보이겠지만 (역시 늙으니 모든게 부정적?) 

아무튼 상품은 예쁘다. 

따로 포장 필요 없을 정도로 케이스도 예쁘고 (흔히 저런 시계들이 택도없이 지향하는 케이스의 

고급스러움. 그러나 결과적으로 빈티. 뭐 이런게 아니라 땟갈 예쁜 종이 상자에 들어있어서 꼭  

미술관 근처의 기념품샵에서 산 것 같은 분위기다. 즉 그다지 고급스럽진 않지만 디자인 면에서 

충분히 훌륭타.) 

시계도 꽤 견고해보인다. 마감처리도 깔끔하고. 

내가 구입한건 베이비2와 마녀1.  

암튼 더 다양한 직업군이 나와서 어떤 인간에게도 기념으로 선물하는게 가능하다면 

꽤 저렴한 가격에 여러사람 감동시킬듯.  

막상 물건을 받으니. 

음...나도 하나 살껄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근데 저런건 선물을 받아야 제대로 귀여운 법. 

누군가가 알아서 사 줄때까지 참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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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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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딴지일보와의 인연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기억이 좀 가물거린다. 아마 그 시작점은 알라딘이었던 것 같다. 알라딘에서 한참 말도 안되는 신변잡기적인 글을 써대고 있었는데 알라디너 중 한 분이 (이건 뭐 숨길것도 없으니 밝히겠다. 마태우스님이다.) 딴지일보에 다리를 놔 주셨다. 그때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선뜻 칼럼 자리를 내어주신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가졌다기 보다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 너무 뭘 몰랐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을 수 있었다. 허나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이 모든 시발점이 되어준 딴지일보에게 참으로 고마운, 또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나 고백할 것은 나는 딴지 일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 과격한 용어 때문이었던것 같다. 어지간히 고운척 좀 작작해라 라고 말 하고 싶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는데 좀 망설였더랬다. 내가 일하는 곳의 총수이시니 당연히 구입해서 당연히 읽어야 하겠지만. 솔직히 나는 일 하면서 봤던 그 과격한 단어들을 책에서까지 또 볼 생각을 하니 머리가 좀 아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 하자면 괜찮았다. 그런 단어들이 있어도 괜찮은게 아닌. 그런 단어들이 전혀는 아니지만 그다지 많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심장 약한 일반인들이 읽어도 전혀 무리 없으시겠다. (내가 성질이 더러워 그렇지 심장은 겁나게 약하다. 그네도 못한다. 오죽하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참 남한테는 관심이 많은데 자신한테는 관심이 없구나 하는.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봐야 희망이고 꿈이고 목표고간에 생길텐데 어쩌면 우리는 그냥 남들이 보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익숙한건 아닌가 하는. 나도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아는 내 모습이란 진짜 내 자신이라기 보다는. 남들이 보는 내 모습이 투영된 그림자에 불과했다.  

책의 내용은 주로 고민 상담이다. 어찌나 고민의 내용들도 다양해주시는지 어쩌다 한 두 케이스 정도는 내가 보낸게 아닐까 의심이 들 지경이다. 이 많은, 또 내용 다양한 고민에 막히지 않고 답변을 하는걸 보니 새삼 총수가 대단해 보인다. 그저 막말 하고 야하고 그래서 뜬 사람이 아니다. 이 사람은 적어도 인생을 허투루 살지는 않았다. (그런 인간들은 상담할때 보면 지 주장만 관철시키려고 한다. 더구나 중요한건 지 주장에 어떤 논리적 근거도 대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나도 연애상담 코너를 한 적이 있었다. 편집장이 늘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원했었는데 그 한마디를 못해 결국은 1년동안 질질 끌다가 짤렸다. 그때 나는 속으로 촌철살인은 무슨 촌철살인이냐 했더랬는데 아니다. 이 책 읽어보니 알겠다. 이게 촌철살인의 한마디 라는걸 말이다. 문제는 화려한 문체 혹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글 솜씨가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의 진정성에 있다는걸 말이다. 지금 만약 그런 코너를 하나 떡하니 맡겨 주시면 매우 잘, 혹은 열심히 할 의향이 있는데 아깝다. 언제나 기회는 알고 나면 지나가두만. 

글 쓰지 않는자로 살때는 책을 읽는게 온전히 즐겁기만 했다.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그들의 생각을 단돈 몇푼에 (책값이 푼돈이란 소리가 아니라 내용에 비하자면 푼돈이란 소리다.) 내게 넘겨주는게 너무 좋았다. 그러나 되도않은 글이라도 쓰고 나니 읽는게 영 괴롭다. 이씨. 다들 너무 잘쓰는거다. 다 너무 잘났고 말이지. 요즘들어 특히 이런 작가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날 괴롭히려는 건지 아니면 이렇게라도 주제파악을 할 수 있는게 행운인지 모르겠다만.  

건투를 빈다를 읽으면 제목 그래도 정말 누군가가 내게 건투를 빌어주는 것 같다. 좀 못났지만 니 자신을 사랑하라고. 니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막말로 너 죽고 나면 다 무슨 소용이냐고 말 해주는것 같다. 안그래도 약간은 이기적인 인간인 나에게 더더욱 이기적인걸 부채질하면 어쩌라고 같은 생각이 안드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맞는 말들이다. 어떨때 우릴 보면 바보같다. 관계와 남들의 눈 때문에 정작 제일 중요한 자기 자신이라는 큰 과제는 그냥저냥 넘겨버린다. 명상이라도 해야 들을 줄 알았던 내면의 소리를 이렇게 들을 줄은 몰랐다. 책 한권 읽으면서 말이다. 이건 절대 내가 거기 원고를 기고하고 빌붙어 살기 때문에 하는 얘기는 아니다. 나 김어준 총수한테 서운한거 많다. (내가 책 낼때 책에 들어갈 서평 써주십사 부탁했는데 그러마 해놓구선 인쇄되는 그날까지 답 없으셨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서운한건 서운한거고. 책이 좋은건 좋은거다. 적어도 그건 알 정도의 시근이 들 나이가 된 것이다.  

단 한번도 나는 총수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내 담당 기자들도 본 적 없으니 감히 어찌 총수를 보았겠는가. 솔직히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대빵으로, 나는 그냥 칼럼이나 끄적이고 원고료 받는 작자로 각자 잘 살면 그만이었으니까. 근데 이거 읽고나니 시일 욕심이 생긴다. 이 사람과 술 한잔 하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어디다 압력을 넣어야 술한잔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 맞다 마태우스님이 있었지. 움홧홧홧) 아무튼 그러고 싶은 욕심이 들 만큼 책이 재밌다.  

상담보다 더 즐거운건. 상담 뒤에 그가 적어놓은 자신의 이야기이다. 나중에 상담 빼고 이런 것들만 모아서 책을 내어줘도 감사하겠다. 아무튼지간에 책 재밌고 더불어 유익하기까지 하다. 혹시라도 난 왜 이렇게 못난 인간인걸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진짜 누군가가 건투를 빌어주는, 내 편이 되어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건 내가 내 편이 되어야 한다는거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일단 내 편일때 남들이고 뭐고고 다 있는거 아니겠는가? 자신에게 냉정한것과 가혹한것을 구분 못하는 이 유아적 사회에서 살다보면 이런 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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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5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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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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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배우였다면. 그랬다면 나는 열흘이고 보름이고 노희경의 집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렸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지건 아니면 눈물콧물을 다 짜건간에 여하튼 나는 그녀의 드라마에 행인1이라도 반드시 출연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을 것이다. 적당한 트렌디 드라마를 찍고, CF로 왕창 돈을 버는 연예인이 아닌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면. 나는 내 이름 석자를 걸고 장담컨데 꼭 그리 했을 것이다.   

거의 신으로 불리우는 한 방송 작가는. 자신이 쓰는 드라마 대본에 말투며 토시 하나까지 일일이 짚어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매번 대본 리딩때마다 참석해서 배우의 연기를 체크하고 지적한다고 한다. 그 드라마에 출연한 신인들은 놀랍게 연기력이 향상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그 무서운 호랑이같은 대작가님 앞에서 지적받지 않으려면, 그리고 어지간한 드라마 3편 분량에 해당하는 수많은 대사를 외우다 보면 절로 연기력이 늘 것이다. 그러나 여기. 신인 배우들의 연기력을 향상시키는 또 한명의 작가가 있다. 하지만 전자와 전혀 다른 타입으로 그는 배우에게 자기가 알아서 연기를 하게 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역할은 대본을 쓰는 딱 거기까지만으로 선을 긋고. 배우가 할 몫은 배우에게, 감독이 할 몫은 감독에게, 또 스탭몫은 그들에게 온전하게 돌려준다. 물론 그들이 도와달라고 말하면 흔쾌히 돕지만. 자기 쪽에서 '내 작품이니 절대 망칠 수 없어. 그게 누구라도' 하는 건 없다. 그러니까 노희경은 드라마라는 공동작업이. 정말 공동작업이 될 수 있게 하는 작가이다. 어지간히 파워를 가진 그녀가 이렇게 되기까지 참 마음을 많이 비웠겠구나 짐작이 간다. 당장 내가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라면. 나는 내 작품을 지킨다는 이유로 오만 간섭을 다해대서 사람들에게 진상으로 불리거나 화상으로 불리웠을께 분명하니까.

노희경의 드라마는 일명 마니아 드라마로 불리운다. 그 말은 소수의 열광하는 팬들이 존재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시청률에서는 좀 아쉬운. 그러니까 매우 대중적 코드를 갖고 있는 드라마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그래서 얼마나 더 반가운지 모른다. 물론 나는 마니아적 취향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내 여동생이 '너도 별 수 없구나' 라고 말할 정도로, 그야말로 개나소나 다 보되 내용 면에 있어서는 유치뽕짝이 하늘을 찌르는 드라마도 꽤 열심히 시청하니까. 그러나 아주 가끔은 닥본사 (닥치고 본방 사수라는 말이라는군) 를 못하면 잠이 안 올. 그런 드라마를 만나고 싶다. 그래서 노희경은 내게 있어 아주 소중한 드라마 작가이다. 만약 그녀의 드라마가 없었다면. 나는 그녀에 대한 연정으로 점철된 원고 하나를 못 썼을지도 모르며, 내 삶에 아주 큰 즐거움 하나를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노희경의 드라마란 드라마는 다 챙겨봤을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해 아주 작정하고 챙겨 본 것은 '그들이 사는 세상' 이 전부이다. 나머지 주옥같은 드라마들은 그러지 못했다. 1회부터 최종회까지 다 본 것은 그세사가 처음이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 작가를 사랑한다고 말 하면서도 어딘가 2%. 아니 한 20%쯤 모자라는 팬이다.  

예전에 드라마 작가, 혹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낸 소설이나 산문집을 열심히 보던때가 있었다. 그들의 영화와 드라마가 내게 감동 혹은 재미를 주었기에. 나는 주저없이 그들이 종이위에 펼친 작품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말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지만 너무 오만방자했다. 마치 내가 수천 수백만의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 하는 작가인데 이깐 소설책 하나 산문집 하나 어려울까. 하는게 느껴졌다. 그들은 한 장르에 있어서는 대가였을지 모르나 다른 장르에서는 초보라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까먹은듯 했다.   

그러나 노희경에게는 그런것이 보이지 않는다. 머릿말에 있기 마련인. 내가 비록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지만 책은 처음인지라 예쁘게 봐 주십사 하는 그 흔한 아부말도 없다. (근데 대부분 저렇게 적은 사람들은 본심과는 반대로 적었더군.) 그리고 책을 낼까 말까 망설였다는, 진짜 책을 통해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누가 될까봐 고민을 많이 했었다는 아무도 믿지 않을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그냥 묵묵히 글을 써놨다. 자신의 드라마와는 좀 다른. 하지만 어딘가 배다른 형제 쯤으로 보이는 닮은 구석을 내보이면서.  

글을 읽으면서 나는 그녀가 무척 세련되고 감각적일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났다. 단 한번도 그녀의 드라마가 그런적도 없었는데. 어쩌면 나는 온에어를 너무 열심히 봤는지도. 아무튼 그녀의 글은 세련된 도회지의 냄새라기 보다는. 약간은 촌스러운 시골의 냄새가 났다. 그리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버린 나는. 당연하지만 그런 냄새가 훨씬 더 그윽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녀의 드라마 화두가 인간. 혹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어느 드라마나 인간을 다루지 않겠느냐만은. 그녀의 드라마에는 이건 드라마니까 하는 억지스런 갈등이 없다. 꽈배기 꼬이듯 온갖 역경과 시련을 겪는 주인공은 애초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그녀의 드라마에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보다보면 다들 너무 사랑스러워서 주연이니 조연이니, 혹은 인기 배우니 신인이니 하고 나뉘어지지가 않는다. 모든 배우들에게 골고루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것. 그것 또한 노희경의 힘이자 그녀의 인간에 대한 철학인것 같다.  

이 책에서 단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그들이 사는 세상의 독백을 옮겨놓은 부분이다. 물론 그 드라마의 팬이었던 나는 그들의 주옥같은 독백을 글로 만나 반갑기는 했다. 하지만 이 얇은 책에서 이것마저 끼워넣어버리면 그녀의 글이 더 줄어들지 않느냐는 아쉬움이 더 컸다. 그리고 조금만 그녀가 더 친절하게 더 길게 얘기 해 주었으면 (글이 친절하지 않은건 아닌데 짧은게 나는 불만이었으므로) 싶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라고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나는 무죄 판결을 받아 낼 자신이 있다. 왜냐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없다면, 그랬다면 이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추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 말마따나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들은 모두 유죄다. 얼른 그들이 사랑을 하여 무죄 판결을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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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스타일 - 시크한 여자들의 스타일링 & 쇼핑 노하우
이선배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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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캐리 브레드쇼에게 미쳐 있을때, 나는 비교적 비싸게 주고 산 곱창 밴드를 뜨악한 눈으로 쳐다보게 되었다. 극중에서 작가와 사귀게 된 캐리가 그의 책에서 뉴욕 출신의 여자가 곱창 밴드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데. 결론은 뉴욕 출신의 여자들은 절대 곱창 밴드 따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정하지 않는 남자에게 캐리는 함께 간 식당에서 곱창밴드를 한 여자에게 뉴욕 출신이냐고 묻고, 관광차 뉴욕에 온 그 여자는 남편에게 '여보 나 보고 뉴욕 출신이냐고 물어요' 라며 기뻐한다. 뉴욕 출신이라는 것은 그만큼 세련되었다는 것을 뜻하므로. 한참 열광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에서 최악의 아이템으로 지적한 곱창밴드. 긴 생머리로 올림머리를 할때나 일명 X머리를 할때 얼마나 편리하고 유용했던가 따위는 한 순간에 박살이 났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곱창 밴드를 화장대 서랍 깁숙한 곳에 쑤셔박아뒀었다. (과감하게 버리기에는, 곱창밴드라는 것만 빼면 너무 예뻤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나는 그 곱창 밴드를 아무 생각없이 하기 시작했다. 바나나 핀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곱창 밴드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꼴사납다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셔너블하지도 시크하지도 않은 나는 같은 연애칼럼니스트지만 캐리처럼 패션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솔직히 그녀에게서 가장 궁금한것은 대체 어디다가 원고를 기고하길래 집구석에 마놀라 블라닉과 디자이너 브랜드 옷들, 그리고 잇백이 넘쳐 흐르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캐리의 통장 잔고는 놀라 나자빠질 정도로 빈약하지만, 그리하야 아파트를 사는데 결혼에 실패한 친구의 티파니 다이아몬드 반지가 필요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저런걸 다 사대면서 카드값 돌려막기나 카드깡을 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하지 않는건 신기하다. 이게 뉴욕과 서울의 차이인건가?  아니면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인걸까?

패션에 대해 예리한 심미안을 가진것도, 그렇다고 패션은 내 삶의 이유. 이지도 않으면서 이런 패션 관련 책들을 보는 이유는 딱 한가지 이다. 나 역시 더 예뻐지고 싶고, 멋있어 보이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진 여자이기 떄문이다. 아무리 엉망인 행색을 하고 있는 여자라 하더라도 스스로 못나 보이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대답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자는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그게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이건 아니면 옷차림도 전략이라는 일 때문이건, 그도저도 아니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건. 우리는 날마다 옷장을 열면 입을 옷이 없다고 한숨을 쉬고 어디선가 50%를 넘어 70% 세일을 한다면 마그네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카드를 긁어대게 된다. 좀 더 예뻐지기 위해서라면 미용실에서 엉덩이에 욕창이 날 만큼 앉아있고, 피부과에서 아파 기절할 것 같은 레이저 시술을 참아내며, 심지어 몸에 영양 공급을 중단하기도 한다. 허나 이런것에 비해 패션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게 우리를 아름답게 해 준다. 단지 다음달 카드값에 기절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은 2007년에 나왔고, 지금은 대망의 2009년이다. 3년이나 지난 패션은 이제 한물 간 유행이라고 하기에도 어렵다. 저자 역시 글을 쓰는 그 동안에도 패션은 끊임없이 변화했으며 자신이 잇백이라고 써 놓은 것이 지금은 '한때 유행했던 백' 이 되어버렸다고 고백한다. 패션의 주기가 얼마나 빠른지 안다면,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것이 패션 혹은 유행이라고 말하는데 아무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읽을만한 이유는 잇백이나 핫 아이템만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패션에 대한 고전. 그리고 유행을 타지 않는 베이직 아이템들이 나열되어 있다. 각종 패션 잡지에 글은 기고할 망정. 날아오는 패션 잡지들을 탐독하며 패션 감각의 끝을 날카롭게 다듬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뭐야? 한물 간 얘기들만 하고 있잖아?' 하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았다. (책에서 주장하는 잇백이나 모스트 해브 아이템 같은것들 중에는 대부분 내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것들이 수두룩했다.) 

나도 기고했던 잡지의 기자 출신인 저자는 패션 잡지 기자답게 온 대한민국을 휩쓴 유행은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몰랐던 제 3의 백이나 패션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대단히 발빠른 패셔니스트가 아니라면 3년이 지난 책이라 무용지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앞서서도 말했듯 이 책에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패션들을,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아울렛에서 괜찮은 아이템을 고를 수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 해 준다. 하나 마음에 드는것은 흔히 여자들에게 패션이나 사랑이나 일이나 암튼 뭐나 가르쳐주겠다는 책들 처럼 '너 어쩔래?' 하고 다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과 함께 읽었던 택도아닌 여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충고서를 미련없이 집어던졌다.) 곱창밴드나 바나나핀을 한다고 촌년 취급을 하지 않으며, 패션에 수많은 돈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넌 여자도 아니야 같은 소리는 하지 않는다.  

책의 목적은 분명하다.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스타일에 변화를 주거나 남들에게 세련되게 보이고 싶다면 지갑을 열어라. 다만 일~이 년 쓰고 마는 아이템에 지갑을 열지 말고 십년이 지나도 이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아이템에 집중 투자를 하라 이다. 그렇게되면 매 시즌마다 새 옷을 사댈 필요도, 옷장에 옷 뿐이건만 입을 옷은 하나도 없는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린제이 로한이나 올슨 자매. 혹은 저 유명한 쇼핑 광에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돈이 많은 페리스 힐튼이 아니라면 귀담아 들을 만 하다. 책은 오히려 자신만의 견고한 스타일을 가진 지젤 번천이나 시에나 밀러처럼 패션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질 것을, 그리고 오직 자신에게만 드러나는 분위기를 내라고 말한다. 제아무리 잇백이건 핫 아이템이건 내게 어울리지 않으면 그런걸 들고 걸쳤다고 해서 절대 패션 아이콘처럼 보이지 않는다. 책에는 많은 패셔니스트 스타들이 등장하지만 결코 그들을 따라하라고 말 하지는 않는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는 것. 그래서 평범한 소품과 싼 물건도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한다. 

굉장히 유용한 팁은 아마도 싸게 살 수 있는 쇼핑 정보일 것이다. 책은 비싸더라도 하나쯤은 장만해서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과, 그때 그때 싸게 사서 단품용으로 그칠 것들을 구분 해 두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만 휘감을 수 있는 돈이 있다면야 싸게 살 필요가 뭐가 있겠냐만. 알다시피 우린 호텔을 상속받지도 않았고 (심지어 상속 받은 그녀도 세일기간이나 아울렛을 좋아한단다.) 한도가 끝이 없다는 골드 카드를 발급받을 능력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왕 살 거. 싸게 살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것은 없을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마 쓸데없는 아이템에 고가의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용 빈도도 높지 않고 주변에서 '저거 뭥미?' 할 정도의 패션 소품들을 비싼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다면, 그러면서 정작 어떤 옷에도 매치 가능하거나, 혹은 모든 옷의 기본이 되는 매우 베이직한 아이템은 지독스런 싸구려나 카피 제품을 산다면 그야말로 헛돈을 쓰게 되는 경우인 것이다.  

책에 나온 말 중에 백번 공감한 말이 드레스룸을 마치 연예인의 그것처럼 꾸미라는 말이었다. 비싼 돈을 들여서 드레스룸을 비까번쩍하게 만들라는 소리가 아니라. 그만큼 눈에 딱 보이는 곳에 모든 옷, 모든 소품을 배치하라는 것이다. 나만 해도 빌어먹을 깊은 서랍장 안에는 대체 무슨 옷이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제일 아래 깔려있는 옷은 1년 365일중 단 하루도 내 눈에 띄지 않고, 따라서 그건 없는 옷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짐만 되는 경우이다.) 돈을 벌어서 작업실을 환장하게 아름답게 꾸미겠다는 목표 외에, 드레스 룸 제대로 만들기라는 목표가 또 하나 생성되는 순간이었다. 옷만 잘 정리해도 우리는 '이거 어디서 많이 본건데' 하며 집에 있는 비슷한 아이템을 또 사들이는 실수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다 옷장 앞에서 당췌 나갈래도 걸칠 옷이 있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나는 일단 우리네 서랍장부터 좀 없애든가 아니면 정 사겠다면 깊이가 얕아서 옷 위에 옷이 겹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짓말 같다면 지금 당장 집에있는 우물처럼 깊은 서랍장을 한번 열어보길 바란다. 아마 나처럼 거기에는 '어? 이것도 있었네?' 싶은 옷들이 잔뜩 있을 것이다. 물론 니트 같은건 옷걸이에 걸기 보다는 서랍장을 이용하는게 더 올바른 보관법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한개 옆에 한개. 이런식이여야지 한개 위에 또 한개. 그 위에 마지막으로 하나 더 추가. 이쯤 되어버리면 옷의 활용도는 최악이 될 것이다. 

이런 책 한권 읽었다고 해서 당장 걸어다니는 패션이 되거나 런어웨이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시크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책 한 권에서 단 몇 가지의 팁만 얻는다 하더라도 (책에 나와있는 아울렛 주소나 싸게 살 수 있는 인터넷 쇼핑 주소만 찢어서 코르크판에 붙여놔도) 본전은 뽑는 셈이다. (책 값에 대한 본전이 아닌 읽는 노력에 대한 본전이다.) 패션? 시크? 개나 물어가세요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이 (것도 저렴하게, 혹은 돈 아깝지 않게) 있다면 이 책은 적극적으로 읽어 볼 만 하다. 더구나 저자의 글 솜씨는 달리는 차 안에서도, 목욕 중에도 나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패션 잡지는 안보더라도 패션에 관한 책은 꽤 많이 읽은 내가 장담하건데 이 책은 상위에 랭크될 만 하다. 실용적인 면과 재미. 그리고 주장하는 바가 모두 합리적이다. 제일 뒷 장에는 내 남자친구를 위한 팁도 있는데,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의 스타일을 확 바꿔주고 싶은 여성이라면 참고할 만 하다. 

끝으로 내 주변에는 브랜드 알러지가 있어서 옷부터 소품까지 모든걸 보세만 사는 이가 있다. 그녀는 싸다는 이유로, 또 브랜드는 턱없이 비싸기만 하다는 이유로 그러는데 글쎄다. 그녀는 70%에서 최고 90%까지 저렴하게 파는 브랜드 아울렛을 가 보지 않은게 틀림없다. 그리고 알다시피 요즘에는 보세라고 해서 결코 싸지 않다. 브랜드 아울렛에서 싸게 건진 옷은 그 어떤 보세들 보다 저렴하며 가장 중요하게는 소재나 바느질이 보세보다 월등하게 더 훌륭하다. 보세는 아무리 예뻐도 저런 면에 소흘해서 해를 넘기면 후줄근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싸다는 이유로 보세를 입었건만 다음해에는 역시 그 이유로 그 옷을 활용하지 못하고 또 다시 싼 제품을 사야 한다면? 제대로 된 브랜드를 싸게 잘 사서 오래 입는 것과 경제적인 측면만 봐도 어느쪽이 이익인지는 자명하다. 브랜드만 걸친다고 해서 브랜드에 미친 인간 취급을 하기 전에 자신이 산 보세가 진짜 싸게 잘 산건지 부터 체크 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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