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stellanova 13cm 사계절 별자리 지구본
중국 OEM
평점 :
절판


사실 사기 전에는 사이즈를 확인 했음에도 불구하고 

온 방안의 천장이 저 별자리에서 나오는 빛으로 가득? 같은 상상을 했더랬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물론 깜깜한 밤에 해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커튼치고 했을 경우 

그 정도는 아님) 

생각보다 작고 깜찍하다. 멋있기를 기대했으나 귀여움쪽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수면등으로는 아주 적당하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딱 잠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여서 좋다.  

조명 스위치가 따로 달려있고 예비 전구도 하나 딸려나온다.  

불을 껐을때도 제품의 디자인은 훌륭해서 밝은곳에서 봤을때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인테리어 용품으로 써도 무관할 정도. 

다만 좀 가벼운 느낌이 들기는 한다. 묵직한 맛은 없다.  

여태 온갖 수면등을 찾아 헤매었는데 마침내 딱 맞는걸 찾은것 같다. 

이제 저걸 켜 놓고 자면 악몽 같은건 꾸지 않을라나? 

더불어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같은걸 껴안고 자면 우주 여행하는 꿈이라도 

꿔질라나?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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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 Thir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심야에 개봉을 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가서 박쥐를 봤다. 과연 박찬욱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평일 (수요일) 새벽 0시 5분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매진을 기록했다. 아마 그 후에 상영하는 박쥐도 거의 매진이리라.

박찬욱 감독은 스스로 그 영화를 자신이 여태 찍은 영화 중 최고라 했다던데...글쎄 난 거기까지 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히 좋기는 했다. 재미도 있었고, 스토리도 좋았고, 화면도 괜찮았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단 음악은 그저그럼) 과연 화려한 수식어나 각종 타이틀이 붙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렇지만 뭐랄까? 박찬욱이라면 이 정도야 뭐 가볍게 라는 생각이 자꾸 스멀스멀 올라왔다. 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이게 여태까지의 최고는 아닌것 같은데 라는 생각. 

차라리 초창기의 그 마이너리티함이 더 나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 마이너리티함에 반했던 관객들이 이제는 메이저 군단으로 자리를 잡아 버렸으므로, 박찬욱 감독 역시 자동적으리 메이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박찬욱은 이제는 메이저가 되어버린 그들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그들이 원할만한 장치를 얄밉도록 잘 배치했지만 그래도 약간은 미진했다. 

웃겨도 주었다가, 끔찍하게도 해주고, 슬프게도 해주고, 이런 영화를 보고 있다는 행복함도 적재적소에 터트려 주었지만 어쩐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감독' 에서 '관객들이 듣고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감독' 이 된 것만 같아서 못내 아쉬웠다. 아, 그렇다고 해서 후자를 지향하는 감독이 전자의 감독보다 하수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내가 박찬욱 감독에 환장했던 것은 어찌보면 관객을 이렇게 철저히 불편하게 해도 되는가 하는, 나혼자 '관객 개무시' 라고 부르는 그런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는. 만약 박찬욱이 아닌 다른 감독이 만들었더라면 나는 올해 최고의 영화라며 당연히 별 다섯을 주고 거기다 플러스 크리스마스때 제일 꼭대기에 다는 왕별까지 선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것은 박찬욱이니까. 박찬욱 감독표 영화니까. 하는,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진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제 박찬욱감독 하면. 어지간히 잘 만들어놓은 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캐스팅 이야기 잠시. 

김옥빈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의 선택이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내공이 많이 부족한 햇병아리 같은 배우임은 사실이지만 느낌이 살아있었다. 짐승을 사냥해서 아직 숨이 다 끊어지지 않은채로 뜯어먹는 승냥이같은. 여배우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파워플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송강호같은 대배우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자신의 감정선을 잘 펼치는걸 보니, 모르긴해도 강단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싶었다. 박찬욱 감독이 그런 부분을 알아보고 캐스팅을 했는지, 아니면 극중 소화해내야 할 만만치 않은 누드신을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마땅한 여배우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백프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금자씨 이영애보다 태주씨 김옥빈이 한 수 위였다. 둘 다 친절하지 않기로야 오십보 백보지만. 단지 여자 캐릭터만 놓고 보자면 금자씨보다 태주씨가 좀 더 매력적이고 악마적이며 원초적이다. (하긴, 금자씨는 어쩌면 잔인한 행동과는 달리 구원의 이미지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자면 이영애는 가장 적절한 캐스팅이었다. 포스터를 보라 마리아가 한국여자 버전으로 다시 태어난것 같지 아니한가.) 

송강호씨야 뭐. 워낙에 다들 알다시피 딱 그만큼 해 주었다.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더 넘쳐흘러 영화 전체에서 오직 자기만 보이게 하겠다는 욕심을 뺀. 담백하고 구수한. 그리고 그 와중에 무심한듯 뱉어도 사람 기절시키는 코믹성까지. 이미 여러 매체에서 난리를 쳤던 송강호 성기 노출씬은 역시나 여성 관객들의 깜딱 놀람 혹은 어우어~~ 하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녀들만 모아서 숏버스를 확 틀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나 뿐이었을까? (삼천포인거 알지만 숏버스 제대로다. 헤드윅에서 진화 정도가 아닌 트렌스포머가 되어버렸다.) 한가지 굉장히 궁금한것은 대체로 배우가 극중에서 한가지 이미지가 아닌 상반된 이미지, 이를테면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면 분명 덜컹대는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대체 송강호씬 뭘 자시고 태어나셨길래 그렇게 심하게 자연스러울까? 아마 뱃속에서부터 상반된 캐릭터 두 가지를 설정, 연기를 연기같지 않게 연기하는 연습을 했을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이 어디....  

그리고 이건 누군지 알려주지 않아야 기절초풍할 사람이 한 사람 등장한다. 성별이고 뭐고 다 말 안해줘도 딱 등장하는 순간 알것이다. 순간 객석에서는 폭소가 폭죽처럼 터질터이니...

마지막으로 영어 제목. 정말 죽여줬다. Thirsty라니... 뱀파이어는 당연히 피에 목마를 것이고, 누군가는 사랑에 목마를 것이고, 누군가는 지금 이 형태의 삶이 아닌 다른 삶에 목마를 것이고, 누군가는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싶어 목마를 것이고, 누군가는 복수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음에 목마를 것이다. 극중 모든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정서는 목마름이었다. 그래서 박쥐보다 Thirsty가 백번 낫다. 차라리 한국 제목도 갈증, 혹은 목마름 정도로 했더라면 많이 촌스러웠을라나? 뭐 그렇다고 해서 박쥐가 그것들에 비해 월등히 세련되어 보이지도 않는다만. 그리고 박쥐는 어쩐지 영화를 안본 사람이나 단 한 장면만 본 사람이 지었을것 같은 제목이다. 누가 그랬을까?~ 

어쩌면 여성 관객들은 이 영화가 여전히 박찬욱 영화답게 관객을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이 영화는 그 불편함마저 철저하게 계산에 넣고 만든 영화같다. 마치 노이즈 마케팅처럼 말이다. 금자씨 이전 작품들은 어쩐지 박찬욱 감독이 '어? 난 불편하라고 그런거 아닌데...다들 불편하시다니 뭐 그런줄 알밖에요' 했을것 같은데 이번 작품은 '자 아까 고기서 웃음 터질꺼니까 이쯤해서는 한번 불편하게 해줘볼까? 했을것만 같다.   

끝으로. 웃겼다. 많이 웃겼다. 그런데 좀 너무 많이 웃겨버린 기분이 든다. 조금만 덜 웃겼더라면 좋았을 영화였다. 코믹이 양념처럼 들어가는건 좋지만 박쥐에서의 코믹함은 맛있긴 맛있되 다시다 (요즘에는 다들 산들애나 맛선생을 쓰실라나?)가 너무 많이 들어간 식당서 파는 김치찌게 같았다.  

별점에 관한 변명 및 기타등등 : 별점 하나를 뺀 이유는 순전히 이 영화의 감독이 박찬욱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찍은 장소인 모 고등학교. 작년 여름 우연히 놀러갔다가 시커먼 '촬영차량' 들이 서너대 학교내로 들어오길래 '뭘 찍지? 드라만가?' 했는데... 학교 계단을 내려가다가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는 박찬욱 감독과 딱 마주쳤다. 촬영지마다 와이프를 데리고 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과연 진짜였다. 그때 조금 놀라서 싸인을 못 받은것이 천추의 한이된다. 다행스럽게도 잠시 쉬고 있는 송강호씨에게는 싸인을 받았다.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하니 한참 감정씬이 극에 다달았을 부분이었을텐데 -박인환씨와의 촬영분- 그 어렵게 유지하고 있을 감정선을 내가 겨우 싸인해주세요 따위로 방해한것 같아 조금 죄송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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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0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30 05: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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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 Vicky Cristina Barcelon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저따위 제목을 붙인 이유는 순전히 이 영화의 택도없는 제목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부러 쓴 것임을 일단 밝히고 시작하자. 정말이지 어떻게 해석하면 저 영화에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는 것일까?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을 오로지 스칼렛 요한슨과 페넬로페 크루즈로만 생각해야 뽑아 낼 수 있는 제목이다. 허나 정확하게는 그것도 틀렸다. 이 영화가 스칼렛 요한슨이 그가 사랑하는 남자의 아내인 페넬로페 크루즈마저 사랑하게 되는것이 주된 스토리가 아닌 이상. 저 제목은 확실히 판단 미스였다. 홍보팀이 얼마나 피말리는 마라톤 회의를 끝에 뽑아낸 제목인지, 또 고도의 홍보 전략으로 만들어낸 포스터인지 모르겠지만 이럴바에는 차라리 원작 제목과 포스터를 그냥 가져다 쓰지 뭣하러 저런 엄한 제목에 엄한 홍보성 카피를 끌여다 붙였는지 알다가도 모를일.  

어쩌면 이 영화를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이외의 누군가를 마음에 품는것 조차 배신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 말 할 것이다. 한국 실정에 맞지 않으며 대체 저런 방종하고 정신빠진 사랑놀음에 대해 왜 영화로까지 만들어 이 아름답고 순수한 세상에 뿌려대냐고. 그러므로 그런 성향이다 싶은 사람들은 애초에 이 영화를 안보는 것이 좋다. 나 역시 즐거운 사라의 마광수 교수가 잡혀간 것에 대해서는 통탄을 금치 못하지만 그 소설이 조금도, 약간도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이건 취향 문제일수도 있고 말이다. 허나 도덕적으로 그리 타락했다고도 혹은 순수의 결정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내가 볼때는 아주 썩, 아니 솔직하자 매우 훌륭한 영화였다. 순정파적 사랑을 다루지 않는다해서 사랑이 사랑이 아닌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게 뭔소린가?) 

포스터에는 마치 이 세 사람들이 쾌락을 위해서라면 먼 짓이든 다 할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그리고 영화에서 나로써는 결코 흉내내기 힘든 사랑들을 하기는 하지만. 영화는 전혀 그런류의 얘기가 아니다. 영화에는 나름대로 매력적이며 개성들이 강한 네 사람이 등장한다. 먼저 요즘 헐리우드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스칼렛 요한슨(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의 친구인 레베카 홀(비키) 그리고 크리스티나와 비키가 반하게 되는 남자의 전처 페넬로페 크루즈(마리아), 그리고 이 관계의 중심점에 서 있는 남자 하비에르 바르뎀(후안) 이 주인공이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내용은 말 할 수 없지만 이 영화는 절대 방종한 영화가 아니다. 사랑을 가볍게 다루지도 않았으며 사랑이 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라는 허무성 영화도 아니다. 이 영화는 분명 진지하고 심각한,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 얘기이다. 그 사랑은 꼭 남녀간의 사랑 뿐 아닌 동성간의 사랑 (동성애와는 분명히 구분짓고 싶다.) 과 친구간의 우정까지도 포함한다. 실로 다채로운 사랑의 감정들을 이 영화는 함께 잘 버무려낸다. 그러나 거기에 양념처럼 끼얹어진 나레이션 소스는 대략 난감. 뭐 우디알랜 아저씨가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겠으나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건 분명하다. 허나 워낙 복잡다난한 관계를 제한된 시간내에 풀어내기 위한 그의 해결책 혹은 관객이 스토리를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노파심에서 나온 정도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용서 가능. 

영화에 나오는 이국적 풍경과 그림과 사진, 음악은 그야말로 보너스 보너스 되시겠다. 각자 예술적 재능을 가진 이들이 화면에서 펼치는 모든 행위가 예술 그 자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페넬로페 크루즈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예술적 기질이 없어 보이는 레베가 홀 마저도 매력이 넘친다. 영화에 Life is short 라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저 말은 약 7년전 만났던 남자친구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라서 무지하게 반가웠다. 어쩌면 이 영화의 제목이 차라리 저 제목이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짧은 인생을 즐기자는... 그렇다고 방종하게 내일 죽을것 처럼 오늘을 소진하자는게 아닌, 인생. 이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를 모토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즐거움과 행복은 결국 인간관계와 사랑으로 귀결된다.  

제발이지 저 포스터와 제목에 현혹되어 이 영화를 평가절하한 나머지 안봐야겠다고 마음먹지 않기를. 이 영화는 우디알랜이 만들었으며 골든글로브 작품상에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영화라는 것을 기억하자. 포스터에서 말하는 둘이 하면 로맨틱하고 셋이면...환상적일까? 혹은 파격적인 4각 로맨스의 달콤한 유혹 같은 카피는 똥통에나 쳐넣고 절대로 절대로 기억하지 말기를. 

덧붙이기 : 근데 말이지. 정말 왜 스칼렛 요한슨이 헐리우드 섹시 아이콘이 된걸까? 백치미의 대명사 먼로를 닮아서? 여기에서의 요한슨은 절대 섹시하지 않다. 오히려 페넬로페 크루즈가 마치 마녀처럼 섹시하다. 아마도 이건 내가 통통한 글래머를 싫어하는 개인적 취향 때문이겠지? 내 취향은 대략 마른 글래머? 아햏햏 (참 오랜만에 쓴다. 정겨워 눈물날지경) 그리고 한마디 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스칼렛 요한슨이 광고하던데... 볼때마다 내가 산 제품들의 가치가 마치 하락되는듯 기분이 안좋다. (환율 덕분에 실제로는 방방 뛰더라만) 지금은 내렸나? 암튼 한때는 자주가던 샵에 저 아줌마가 가방들고 입술 헤벌레하게 하고 있던 사진이 몹시도 신경쓰였었다. 이래서 제품의 모델이 중요한거야. 비오템봐. 효리가 광고하더니 얼마나 신선해졌어? 지금은 누가하는지 모르겠지만.. 디올 뷰티라인을 봐. 연식 오래된 샤론스톤 써 버리니 고만 잘 쓰던 나조차 더 늙어야 쓰는 제품인가? 하고 의심하게 되잖아...

사설이 길어 짜증났으리라...암튼 이 영화 심하게 강추. 별 다섯 모자람. 더 질문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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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
영화
평점 :
상영종료


3M흥업에서 이 영화가 괜찮다길래 (3M흥업은 과거 나와 함께 모 잡지사에서 연애상담을 했던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 다른 여러 기자들이 모여 만든 블로그) 오~ 이번에도 과속 스캔들 같은 웰메이드 한국 코메디 영화를 만날 수 있을것인가? 하는 기대로 봤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했기 때문일까? 재밌기는 했지만 뭔가 조금 부족한. 그래서 결코 웰메이드라 할 수 없는 코믹 액션물이었다. 

일단 스토리.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이 첩보 혹은 킬러나 기타등등 예사롭잖은 직업을 숨기고 만난다? 과거에는 졸지에 졸리 덕분에 이혼녀된 레이첼의 눈물겨운 희생이 뒷받침되었던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가 있었고, 최근에는 줄리아 로버츠와 클라이브 오웬의 더블 스파이가 있었지? 그래서 소재 자체는 전혀, 네버 신선하지 않다. 그러나 소재가 꼭 신선해야 좋은 영화는 아니므로 그건 패스. 뻔한 소재 훌륭하게 풀어낸 영화들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패러디나 리메이크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작 뺨치게 잘 만들 수 있으므로. 

우선 김하늘 연기부터 짚고 넘어가자. 확실히 하늘이라는 그녀의 이름처럼 하늘하늘하니 갸냘픈 김하늘이 소화하기에는 아주 빡새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액션은 그녀가 다 소화한다. (요것이 좀 신선했다랄까? 투톱 영화 체제에서 여배우가 액션 다 하는 영화는 거의 없다.) 강지환은 액션이라기 보다는 헐리우드 액션에 가까운 (헐리우드 배우의 액션이 아닌 말 그대로 과장된 슬랩스틱 코메디 같은) 허둥꽈당만 해대니까. 그러나 그녀의 연기는 그저 그렇다. 이 영화를 찍기 전에 했던 드라마의 아우라가 워낙 컸기 때문일까? 그녀의 반짝이던 연기력도 도도함도 이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연기를 아주 못한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성장이나 발전이라는 의미에서의 연기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참 예쁘더군. 특히 사격훈련하는 장면에서의 김하늘은 멋지구리했다. 

다음은 강지환. 강지환의 팬인 나는 (방문객때부터 홀라당 반했다. 그 영화 꼭 보길) 사심없이는 도저히 그를 논할 수 없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단연 독보적인 아우라를 발산했던 소지섭보다 나는 강지환이 훨씬 더 눈에 띄였다. 그러니까 폼 잡고 어쩐지 고독해보이기까지 하는 간지가이 소지섭 보다 (오죽하면 별명이 소간지 겠는가) 약간 껄렁하고, 적당히 비겁하면서, 오만방자하기도 한 그의 캐릭터가 좋았다. 그리고 그 역활을 너무도 맛깔나게 잘 소화해냈다. 여기서 강지환의 캐릭터는 전작 영화의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양아치나 쌈마이 같은 기질 대신 해외 유학파라는 그럴싸한 스킬을 갖추었을 뿐이다. 어쩌면 이 캐릭터는 살인의 추억에서 모든 단서는 문서와 정보 안에 있다고 외치던 형사 (이름이 왜 기억 안나지? 유명한 배우인데..아마 마스크가 내 타입이 아니여서 그런가보다. 흠..) 와 비슷하다. 실전에는 어리버리하지만 해외 유학파인 만큼 프리젠테이션 하나는 꼭 연기하듯 그렇게 한다. (실제같이 해야지 영화가 설정한 현실에서 연기처럼 하면 그게 더 웃김) 그러나 거기서도 이 사람. 똘똘하지는 않다. 원리원칙을 지키느라 모든 것에 패스워드를 다 붙여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특기는 회의중에 엄마한테 전화받기 (나도 사랑해 엄마 등등) 다 된 작전에 멍청하게 굴어 코빠트리기가 취미다. 근데 이 역활을 어쩜 그렇게 귀엽게 소화해내냐고...하하 

영화 전체의 진행은 나쁘지 않다. 적당한 템포로 관객을 이끌어간다. 하지만 워낙 '대형 사건을 해결해보세' 같은 구조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이 영화 역시도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흐르지는 않았다. 예사롭잖은 액션 연기를 한 김하늘과 어리버리한 강지환은 결국 마지막에는 뭉쳐서 열심히 이 사건을 해결해보아요 모드가 되어버리니까.  

큰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시한번 당부하지만 별점에 현혹되지 말고 기대하지 말라. 아무 기대없이 가서 웃는게 백번 남는 장사지. 나처럼 혹 해서 갔다가 약간 피식 하다가 오는건 자기 손해다. 군데군데 폭소탄이 터질 요소들도 충분하니 적어도 웃지 못하고 나올 걱정은 접어두셔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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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4-2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기대 안 했는데, 리뷰를 보니 보고싶네요 ^^

플라시보 2009-04-24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하지 않고 보시면 괜찮을것 같아요. 가서 많이 웃고 재미있게 보시길^^
 
7급 공무원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드라마보다 약해진 김하늘. 그러나 강지환은 심하게 매력적. 큰 기대만 없으면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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