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조금씩 

내가 나이가 들고 있다는 어쩔 수 없는 사실 

그 사실을 이렇게 대면할때면 

심란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진시황도 못 막은 세월을 

내가 뭔수로 막겠는가 

안티 에이징? 안티 링클? 

아.... 나도 정말 그것들에 있어서 만큼은 

안티이고 싶다.  

 

밤 새워 교정 2교를 다 보고 나니 

일년치는 더 늙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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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8-23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나오기 초읽기 들어간 걸까요? 이 심란한 때에 당자는 어찌 되었냐고 눈치 없이 물으면 안 되겠죠? 그래도 환희양은 잘 지내겠죠? 플라시보님 화이팅! 전 사진 보고 배두나인 줄 알았어요.

플라시보 2009-08-23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그런 노골적인 칭찬을요. ㅎㅎ 배두나양이라니요. (실제 만나 본 결과 손톱만큼도 안닮았습니다만 아무튼 기분은 좋습니다. 그리고 당자는 현재 열심히 쓰고 있는 중인데 수정을 좀 거쳐야해서요^^

2009-08-30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30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내게는 그렇다. 

뭔가 새로운 곳으로 발을 내디디려면 

일단 발을 내미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잠시 멈짓한다. 

한 발만 앞으로 내밀고 나머지 발을 떼지 못하면 어쩌지? 

무사히 몇 걸음 걸었는데 이 걸음이 아니다 싶으면 어쩌지? 

그동안 내가 쌓아온 그 알량한 것들이 

이 단 한 걸음으로 무너지거나 사라지면 어쩌지? 

용한 점쟁이라도 찾아가서 묻고싶다. 

이 걸음을 내딛어도 될까요? 

'그 길은 니 길이 아니야. 지금도 괜찮은데 왜 사서 고생을 해' 

이 한마디면 나는 조용히 포기할지도 모르니까. 

그렇지만 내딛고 싶다. 

깨질수도 있다는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딛고 싶다. 

용기에 대한 문제보다 

아직 내겐 욕심에 대한 문제가 더 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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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내가 알라딘을 시작한 2001년 무렵부터 

여기의 비밀번호는 늘 그의 이름이었다. 

자판은 영어키로 둔 채 

한글로 치는 그의 이름은 

칠때마다 내게 말 하는 것 같았다. 

그를 잊어서는 안돼. 

그를 지워서는 안돼. 

어쩌면 그가 니 인생의 마지막 사랑인지도 몰라. 

그래서 

비록 화면에 글자로 나타나지 않는 

*********** 

이런 형태의 비밀번호였지만 

여기 들어올때마다 나는 그의 이름을 누르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아프기도 했었다. 

 

오늘 비밀번호를 바꿨다. 

이제 그의 이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그저 내가 외우기 쉬운 것으로. 

또 이메일이랄지 다른 모든것에 걸려있는 

똑같은 그 비밀번호로 바꾸었다. 

비밀번호를 하나로 통일하면 

비밀번호를 잃어버렸습니까? 따위를 클릭할 일은 없다. 

수 많은 아이디를 잊었으면 잊었지 

똑같은 비밀번호. 그 단 한 개를 잊긴 힘드니까. 

 

내가 비밀번호를 바꾼 이유는 

그를 잊어서가 아니다. 

그를 지워서도 아니다. 

단지 

내가 어느 날 부터인가 

그의 이름을 치면서도  

더이상 아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럴줄 알았다. 

죽을때까지 못 잊을 줄 알았다. 

아니, 죽어서라도 할 수만 있다면 나는 그를 만나고 싶었다. 

언제까지고 나는 

그를 떠올리면 괴롭고 힘들줄 알았었다. 

그런데 8년만에 

내 안에서 그는 깨끗하게 도려내져버렸다. 

기억은 나지만 

그 기억이 더 이상 아무런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으니 

그건 도려내진거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살다보니 

어느 날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고랄 밖에... 

 

그는 잘 지내고 있을까? 

가끔씩 그의 안부가 궁금하다. 

건너건너 들리는 그런 소문으로의 그가 아닌 

그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것을 생각하며 사는지 

아주 가끔은 궁금하다. 

그렇지만 그 궁금함 때문에 

아프지는 않다. 

더이상. 그렇다.  

 

십년도 못 가는 내 사랑 

십년도 채우지 못하는 내 마음 

십년도 유지할 수 없는 내 그리움 

참 가볍구나.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는걸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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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도 있는건가?  

한해에 대통령이 두 분이나 돌아가실 수 있는 건가? 

아마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무지막지하게 슬프더니 

이젠 슬프지조차 않다. 

하도 기가 막혀서 

하도 희한해서. 

 

코스모폴리탄에서 

8개의 연애 고민을 보내왔다. 

다들 학생들이라서 그런가? 

주로 고민들이 비슷비슷했다. 

난 취업했는데 그는 학생이에요. 

혹은 그녀는 취업했는데 난 학생이에요. 

그들은 서로 환경이 달라졌음에, 

또 공통분모가 사라졌음에 슬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환경이 서로 달라질 것이고 

공통분모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말이다.  

 

책이 이제 정말로 나오긴 나올 모양이다. 

첫번째 책을 계약하고 거의 석달만에 낸지라 

난 모든 책들이 다 그렇게 후딱후딱 나오는줄 알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벌써 7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며칠 전  

겨우 표지 시안이 나왔다. 

다섯개나 나왔는데 

디자인을 전공한 여동생의 말에 의하면 

시안이 5개나 된다는 것은 

디자이너가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그 중 두 개 정도 쓸만하고 

나머지는 그냥 보내보는 거란다. 

즉 강력한 한방이 없다는 얘기. 

그래도 좋다. 

촌스럽지만 않다면 

그리고 이 책값에 이 종이질에 표지가 말이되냐? 싶지만 않다면 

괜찮다. 

이렇게 말 하는 것은 

오늘 1만 2천원의 가격을 달고 있지만 

정말 대강대강 만든 (책의 내용이 아닌 어디까지나 하드웨어적 의미에서) 

책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연한거지만 

그 책은 나 재밌게 보라고 보낸 책이 아니라 

일하라고 보낸 책이었다. 

  

잘 아는 기자에게 간만에 전화했더니 

이제 막 파리에서 휴가를 보내고 왔단다. 

아참, 그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다. 

프리를 선언했으니까. 

근데 프리가 되고 나서 더 잘나간다. 

더 바쁘고 돈도 훨씬 더 많이 번다. 

그래서 자신이 잡지사에 있는동안 

얼마나 평가절하되었으며 노동력을 착취당했는지 

아주 뼈저리게 느낀단다. 

파리 갔다와서 부럽다고 하니 

'절반은 일했는걸 뭐' 한다. 

그게 실은 더 부럽다는거 

그녀는 알라나? 

 

저녁무렵 기분이 무척 안좋았다. 

뭣때문인지 이유없이 마구 화가 났다. 

그런데 달달한 아이스 카페 모카 한잔과  

라이스 칩 두 봉지를 먹고 나니 

씻은듯이 나아졌다. 

화의 원인은 결국 빈 위장 때문이었나? 

갑자기 내가 좀 한심하게 느껴진다. 

배고프면 인정하고 먹으면 될것을 

다이어트 중인것도 아니면서 화내기는... 

 

다음달 18일에 홍대에서 와우북 페스티발이 있단다. 

내 연애 오프 더 레코드도 나오기에 

나는 19일날 참석한다. 

누군가가 내 책을 사는걸 직접 본 적이 없기에 

몰래 숨어서 보면 

살짝 신기할것 같다.  

그리고 좀 고마울것 같다. 

아니 많이 고마울것 같다. 

담당자는 내게 말했다. 

'우리 그때  남은 2쇄 다 팔고 얼른 3쇄 찍어요' 

그래. 나도 3쇄 찍으면 좋겠다. 

어떤 작가들은 책 낸지 한달만에 5쇄도 찍고 6쇄도 찍지만 

어떤 인간은 1년이 훨 지난 이 시점에서야 

겨우 3쇄를 바라볼 수 있다. 

뭐. 내 탓이니 할 말은 없다만 

그냥 그렇다는 소리다.   

팔린 양에 비해서 

여기저기서 찾아주는 곳이 많아 고맙긴 하다만 

책이 많이 나갔다면 

나는 훨씬 더 고마워하며 살았을 것이다.  

 

요즘 내 주변인들은 다 트위터를 한다. 

싸이는 이제 한 물 간건가? 

다들 트위터 얘기만 한다. 

특히 내가 아는 모 작가와 모 디자이너는 

트위터 광이다. 

나도 합류해야하나 잠시 고민스럽다. 

 

컴퓨터를 바꿀때가 되었다. 

이외수 선생께서 맥킨토시를 적극 추천하셨다. 

정말 맥을 살까? 

그래도 아범이 아직은 편하지 않을까? 

근데 맥이 예쁘긴 확실히 예쁘지. 

선생께서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전 세계 5% 사용자 때문에 악성코드 만드는 인간들이 별로 없다나?  

살때 사더라도 

모바일 연애상담 서비스가 시작되면 

그때 사야지. 

지금은 좀 느려도 상관없지만 (사실 욕나오게 느리다.)

48시간 이내 답변해야 한다는 으름장이 적혀 있는 계약서를 보면 

좀 빠른 컴퓨터로 바꾸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낮에 PD가 경품으로 나가는 화장품 셋트 교환권을 슬쩍 챙겨주었다. 

좀... 

기뻤다. 

공짜 좋아하면 머리 빠진다던데 

그게 좀 걱정이긴 하다. 

 

손글씨를 하도 안썼더니 

오늘 뭔가 메모를 하나 적는데  

완전 괴발새발 이었다. 

안그래도 악필인데 

이젠 나도 못 알아볼 지경에다 

쓰면서 그 모양새에 마음이 다 저릴 지경이니 

좀 심각하긴 하다. 

천재는 악필이라던데 

다 뻥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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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새로운 어려움에 봉착할때면 생각한다. 

역시 겪어보지 않고서 거기에 대해 뭐라뭐라 떠드는 것은 다 헛소리 혹은 개소리 였구나. 

이해한다는 말, 난 알 것 같다는 말. 

거기다 나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겠다 부터 니가 그래서 되겠냐는 말까지 

아... 그동안 나는 얼마나 오만했던지. 

뭐든 지가 다 알고 뭐든 다 겪어본 사람처럼 

남의 일에 그렇게 감놔라 배놔라 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든다. 

일상이 힘들어지지 않는다면 

그래도 힘들다라고 하는 일들 중 대부분은 견딜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제일 기본적인 일상이 힘들어져버리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무너질지도 모른다. 

다만 그 힘이 든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가질때인지는 각자 개인의 역량(?) 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다리는 일은 이제 지겹지 않다. 

그런데 기다린다는 사실은 여전히 지겹다. 

고생 끝에는 대충 낙이 온다는데 

그게 아니라 벌이 기다리고 있으면 어쩌지? 

 

이사를 싫어하는데 

요즘들어 자꾸 이사를 가고 싶다. 

아마도 이 공간이 

끝내 내 공간처럼 착 감겨오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내게 그렇게 감겼던 공간은  

2000년도에 살던 원룸이었다. 

요즘 자주 거기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내가 쓸고 닦고 어여뻐할 수 있는 공간은 

딱 원룸 정도가 한계인가보다.  

더 큰 공간은 내게 무리다. 

 

바이올린을 하는 친구가 계단에서 떨어져 

두 발목이 말 그대로 똑 하고 부러져버렸다. 

사람많은 대학병원에서는 잔인하게 한날 한시에 두 다리를 모조리 다 수술해주었다. 

그리고 2주 후에 나가란다.  

내가 막 거품을 물자 그녀는 말했다. 

'사실 내 연습실 근처에 정형외과가 하나 있는데 말이야. 휠체어 타고 왔다갔다 하면서 

나는 레슨을 하면 어떨까 생각중이야' 

무서운년. 그 와중에도 돈 벌 생각을 하다니. 

하긴 강의 하는 것 보다 레슨이 더 짭잘할테니 누워있어도 삼삼했겠지. 

그런 독한애들을 보면 

난 아직 한참 멀었구나 싶기도 하고 

어쩌면 영원히 그렇게 되지는 못 할것 같기도 하다. 

 

책장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예전 사진들을 펼쳐봤다. 

거기에는 

좀 촌스럽지만 분명히 젊은 내가 있었다. 

젊으니까 예쁘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뭐. 

지금보다는 나은게 사실이니 가슴아프지 않을수가 없다.  

보톡스와 주름살 땡기는 수술. 

이젠 다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세월이 안겨준 포용력이군 흠흠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좀 거시기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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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09-07-28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사진, 예쁜거 맞아요.